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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 Wave/Synth Pop의 생존자들 (5회) - Chapter 2. Howard Jones (Part 2)

80팝/80년대 팝 아티스트

by mikstipe 2006. 9. 25.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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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번째 앨범을 통해 '신시사이저'보다 '감성'을 우선에 두다

  그 후 2년 이상을 투어와 곡 작업에 몰두한 하워드는 89년 봄에 네 번째 앨범 [CROSS THAT LINE]을 내놓게 되는데, 재미있게도 영국 시장에서의 썰렁한(?) 반응과는 상관없이 미국 시장에서는 싱글 [Everlasting Love](13위, 어덜트 차트 1위)와 [The Prisoner]가 좋은 반응을 얻음으로써 당시의 10대 팝과 헤비메탈의 강세 속에서도 현상유지를 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 앨범에서 그는 프로듀싱까지 대부분을 스스로 해 내면서 (그러나 히트 싱글들의 프로듀스는 Tears For Fears의 앨범에 참여했던(아니, 이런 우연이? ^^) Chris HughesIan Stanley등이 담당했다.) 그의 음악적 역량이 한층 성숙했음을 보여주었으며 사운드 면에서도 신서사이저의 의존도를 줄이고 리얼타임 연주에 집중하면서 ‘신스 팝’이라는 한정된 틀 속에서 그도 서서히 탈피하기 시작했음을 보여주기 시작했다. 하지만, 어쩌면 그것은 일반 대중들에게서 그의 인기가 서서히 떨어지기 시작했음을 알리는 신호탄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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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CROSS THAT LINE (89)

  이 앨범은 하워드 존스의 음악 여정에서는 한 Decade(10년)를 정리하는 의미를 지니는 작품이며, 동시에 그의 음악적인 변화 과정의 가장 중간 단계에 위치한 작품이다. 이 앨범의 가장 큰 특징은 우선 (본문에서도 잠시 언급했듯) 이 앨범부터 하워드 자신이 상당수의 곡을 직접 프로듀싱하면서 앨범 제작의 주도권을 완전히 그의 것으로 만드는 데 성공했지만, 반대로 편곡 면에서는 각 악기의 리얼타임 연주의 비중을 전작인 [ONE TO ONE]보다 강화하여 자신을 ‘북치고 장구치고 다하는 존재’에서 하나의 밴드의 일원으로 객관화하고 있다.

  하워드의 신시사이저 연주와 Andy Ross의 기타 연주가 묘한 긴장감을 유지시키고 있는 싱글 [The Prisoner]는 단연코 이 앨범에서 음악성 면에서 돋보이는 트랙으로 팝/댄스 곡들과의 차별성이 거의 사라져버리던 80년대 후반기의 신스 팝 넘버들 가운데서는 창의성이 빛나는 곡이며, 가장 대중적으로 히트한 싱글인 [Everlasting Love]는 그의 주특기인 밝고 경쾌한 비트와 멜로디가 잘 살아나 있는 트랙으로 마치 퍼커션을 치는 듯한 신시사이저 이펙트가 인상적이다.

  하지만 앨범의 전반부가 그의 80년대의 영광에 기대고 있다면 반대로 후반부는 그의 90년대를 위한 서곡의 역할들을 수행하고 있는데, 그의 음악중에 최초로 신시사이저를 전혀 배제한 어쿠스틱(!) 연주곡 [Out Of Thin Air]는 건반주자로서의 하워드의 진가를 숨김없이 보여주며, 샘플러를 이용하여 장중함을 가한 [Guardians Of The Breath], [Those Who Move Clouds]등에서는 그의 이후 앨범에서 나타나는 화려함을 자제한 감성적이고 편안한 연주를 들려준다. 그러나 이 앨범에서 가장 국내 팝 팬들의 귀에 어필할 곡은 베이스와 신시사이저로 가공해 냈지만 실제 악기 못지 않은 아름다움을 느끼게 하는 스트링 섹션과 그의 보컬이 노래 제목처럼 완전한 3박자를 이뤄내는 [Fresh Air Waltz] 이다.


( Videoclip : The Prisoner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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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쿠스틱한 방향으로의 선회, 그리고 메이저에서 자신의 세계로

  90년대에 들어서 하워드 존스의 음악적 관심은 신시사이저의 테크닉에서 벗어나 얼마나 곡에서 자신의 건반연주 그 자체를 확실하게 들려줄 것인가에 집중된다. 그러한 그의 변화가 그대로 투영된 작품이 바로 92년에 발표된 5집 [IN THE RUNNING]인데, 싱글 [Lift Me Up][Tears To Tell]이 차트에 오르기는 했지만 앨범 자체는 영국은 물론 미국 시장에서도 차트에조차 오르지 못하는 참패를 당한다. 대중들은 그가 80년대에 보여주었던 화려한 테크닉과 신시사이저 효과음들을 기대하고 있었지만, 그의 음악적 취향은 그런 바램과는 완전 다른 방향으로 흘러가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후 베스트 앨범이 93년에 발표되고, 다음 해에는 자기 집에 있는 스튜디오에서 자체 제작하여 자신의 공연장과 인터넷 팬클럽에서만 판매하는 희귀 앨범인 [WORKING IN THE BACKROOM]도 발표되었다.)

  그러나, 그는 이러한 대중적 실패에도 아랑곳없이 자신이 하고 싶은 음악적 지향을 계속 유지하는데, 그것의 결과물이 바로 94년부터 시작된 전세계 어쿠스틱 투어였다. 자신의 어쿠스틱 피아노(또는 거의 이펙터가 걸리지 않은 전자 피아노)와 대동한 여성 퍼커션 주자 Carol Steele의 다양한 퍼커션 연주만으로 펼쳐진 이 하워드식 ‘Unplugged'공연은 거의 2년 가까이 이어졌고, 특히 미국 각 도시의 소공연장들을 위주로 펼쳐진 ’Live Acoustic America‘ 투어는 나중에 96년 초에 인디 레이블에서 라이브 앨범으로 제작되어 발표된다. (사족: 필자는 96년 학업관련으로 보스턴에 머물 때 이 투어의 마지막 공연을 본 적이 있는데, 우리 나라 모 클럽만한 크기의 공연장을 하워드의 팬들이 가득 메운 가운데 펼쳐졌던 무대는 예상보다 열광(!)의 무대였다. 한 도시에 그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그렇게 많았다니!)

  97년에는 일본의 Pony Canyon레이블을 통해 일본에서만 앨범 [ANGELS & LOVERS]를 내놓고 정력적인 활동을 이어가는데, 이 앨범은 거의 하워드의 ‘발라드 앨범’이라고 할 정도로 그의 부드러운 면이 가장 강조되어 있는 작품이었다. (그러나 앨범의 타이틀곡은 엉뚱하게도 마치 고무로 데쯔야식의 유로 팝 스타일의 곡이었다! 아마 일본측의 주문이 아니었나 싶다.) 이 앨범에서 타이틀곡을 포함한 2곡을 빼고 3곡의 신곡을 첨가해서 내놓은 작품이 바로 미국 시장용 앨범인 98년작 [PEOPLE]인데, 인디 레이블 ARK 21에서 발매되어 대중적으로 주목받지 못했으나 첨가된 신곡들에서는 80년대 그의 전성기의 분위기를 재현할만한 힘이 실려있어서 이후 작품에 대한 기대감을 갖게 해 주었다.

  그 당시 막 재결성된 컬쳐 클럽 등과 함께 합동 투어를 벌이기도 했던 그는 작년 말에 자체 제작한 새 앨범 [PERFORM '00] [Perfawn] (일본판 제목은 [Metamorphosis])을 동시에 발매했는데, 이 앨범들은 그의 예전 히트곡들을 새로운 방식으로 재 연주-녹음한 2000년판 베스트 앨범의 두 가지 버젼들인데, 후자에는 Duncan Shiek과의 듀엣곡인 [Someone You Need]를 포함한 3곡의 신곡이 들어가 있다. (전자는 유럽지역에서만 나와있고, 후자의 앨범은 오직 그의 팬클럽에서만 판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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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PEOPLE (98)

  이 앨범은 사실 일본에서만 발매되었던 97년작 [ANGELS & LOVERS]을 미국시장에 맞게 재편집한 소위 ‘개정판’ 앨범이다. (ANGELS ... 는 당시에 국내 포니캐논 레이블에서 소량 수입을 하기는 했었다.) 원래의 ANGELS...... 앨범에서 너무나 왜색적(?)이어서 전혀 하워드답지 않은 타이틀곡과 [When Lovers Confess]를 빼고 대신에 [Tomorrow Is Now], [Everything]등 3곡의 업템포 작품들을 추가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이 앨범의 전체 기조가 ANGELS ....에서 벗어난 것은 결코 아니다. 다시 말하면 이 앨범에서 하워드 존스는 그의 음악 여정 가운데 가장 ‘정적인’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데 미국 TV시리즈 PARTY OF FIVE의 사운드트랙으로 삽입된 바 있는 [If You Love]는 하워드의 건반연주가 [IN THE RUNNING]앨범에서의 분위기를 그대로 이어가는 잔잔한 발라드 곡이며, 이미 전미 어쿠스틱 투어에서 팬들에게 선보여졌던 [We Make The Weather]도 이의 연장선상에 있다.

  물론 이 앨범에서 가장 국내취향이라고 할 트랙은 단연코 그의 피아노 연주와 원숙해진 보컬이 잘 조화를 이룬 [Sleep My Angel]인데, 이 곡에서만큼은 다른 곡들에서 느껴지는 ‘축 처진’ 느낌 없이 정갈한 그의 발라드의 진수를 느낄 수 있다. 하지만, 그의 80년대 초-중반 음악 의 경쾌함을 좋아하는 팬들에게는 이 앨범은 그 시절을 재현하는 듯한 새 타이틀 곡 [Let The People Have Their Say]이외에는 별로 끌릴 노래들이 없을지도 모른다. (그래서 사실 이 앨범은 신스 팝 매니아들에게는 별로 권하고 싶지 않다.) 그러나 그가 뽑아내는 인간적인 멜로디 라인만은 이 앨범에서도 ’죽지 않고‘ 살아있으니 그것 때문에 하워드를 좋아했다면 한 번 (인터넷으로 미제 CD를) 사서 들어도 무난한 앨범이다.


( Videoclip : Let The People Have Their Say (Single Remix)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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