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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 Heavy Metal의 전무후무한 역사적 증인 - Loudness

80팝/80년대 팝 아티스트

by mikstipe 2006. 10. 12. 11: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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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iography 1980-2000 (GMV 2000년 8월호 이현재씨의 글 발췌)

  지난 80년대 록 음악을 들었던 팬들이라면 라우드니스라는 이름이 결코 생소하지 않을 것이다. 또한 얼마 전 내한공연 때 그들이 보여준 모습은 아직도 건재한 일본 록의 전설을 말해주었다. 후반기에 기타리스트 아키라 다카사키가 독특한 도의 세계(?)로 빠지기 전까지는 그야말로 정통 헤비 메탈의 진수를 선사했다. 정통성을 중요시 여기면서도 가장 일본다운 아기자기한 헤비 메탈을 온 세계에 떨친 라우드니스의 역사는 지금으로부터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81년 일본에서 기타리스트 아키라 다카사키, 드러머 무네다카 히구치가 주축이 되어 보컬리스트 미노루 니하라와 베이시스트 마사요시 야마시다를 맞이하면서 라우드니스의 역사가 시작된다. 그들은 다소 촌스럽지만 왕성한 창작력이 돋보이는 데뷔 앨범 BIRTHDAY EVE를 발표한다. 그룹 송 Loudness를 중심으로 일본 팬들에게 그룹의 이름을 알린 이 앨범은 앞으로 전개될 화려한 역사의 서막에 불과했다. 당시 일본에는 앤섬이나 EZO 등 헤비 메탈 그룹들이 일종의 붐을 타고 등장했는데 단연 이들의 존재는 독보적인 것이었다.
  이듬해인 ’82년에는 두 번째 앨범 DEVIL SOLDIER를 발표하는데 Lonely player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히트곡 없이 '83년 세번째 앨범 THE LAW OF DEVIL'S LAND로 이어진다. In the mirror, Speed 등의 히트곡을 배출한 이 앨범부터는 멜로디 라인이라든지 사운드 전개 등 어느 정도 자신들의 스타일을 확립해 나갔다. 이해 국내 활동을 정리하는 의미의 두 장짜리 라이브 앨범 LIVE-LOUD-ALIVE를 발표했다. 초기 이들 음악의 진수를 라이브로 만끽할 수 있는 이 앨범에서는 당시 동양인으로는 탁월한 테크닉을 지닌 아키라 다카사키의 실력이 단연 돋보이는 것이었다. 1984년에는 영어 버전과 일어 버전 각각 두 가지로 발표된 DISILLUSION이 발표되어 동남아 시장에 이들의 이름을 널리 알렸다. Crazy doctor, Ares' lament 등의 히트곡을 앞세운 이 앨범은 미국 시장을 발판으로 전세계에 진출할 수 있는 교두보적인 역할을 하게 된다.
  그러나 이들의 세계 시장 진출이 본격적으로 이루어진 것은 1984년 앨범 THUNDER IN THE EAST로 지금까지 발표한 여러 장 앨범 가운데서 가장 뛰어난 명반으로 꼽힌다. Crazy night, Like hell, Heavy chains 등 당시 초보 밴드들에게 교과서적인 역할을 한 곡들이 수록된 이 앨범 이후부터는 다소 팝적인 멜로디를 들려주기도 한다. 86년에 발표한 LIGHTING STRIKES부터는 이러한 경향이 두드러지는데 히트곡 Let it go는 그런 성향을 대변해 준다.
  한편 이 전성기는 오래가지 못하고 88년 보컬리스트 미노루 니하라가 그룹을 떠나고 89년에 발표한 SOLDIER OF FORTUNE 앨범부터는 우리에게 잉베이 맘스틴의 라이징 포스의 보컬로 유명한 미국인 보컬리스트 마이클 베세라가 가입해 ’91년 또 하나의 앨범 ON THE PROWL까지 생사고락을 함께 한다. 파워풀한 사운드와 스피디한 전개로 완벽한 영어 발음을 구현한 이 두 장의 앨범은 라우드니스가 일본 그룹이면서 가장 일본답지 않은 사운드를 구사한 작품으로 평가받았다. 하지만 이 라인업도 그다지 오래가지는 못했고 92년 발표한 셀프 타이틀 앨범 LOUDNESS에서는 보컬리스트 마사키 야마다와 베이시스트 타이지 사와다가 가입해 이전보다 정통성을 강조한 사운드로 변화를 꾀한다.
'94년 즈음에는 리더인 아키라 다카사키가 솔로 앨범 [氣]를 발표하면서 완전히 변한 음악성을 표현하고 이들의 팬들은 서서히 줄어들기 시작한다. 그의 솔로 앨범은 재킷과 외모부터 이전과는 다른 분위기였고 80년대 중반과 같은 보스 핸드 태핑이나 속주가 난무하는 화려한 연주를 기대했던 팬들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찬반의 양론으로 분리된 문제작 [氣]를 뒤로 하고 후에 비슷한 성향의 솔로 앨범을 하나 더 발표하는 아키라 다카사키는 거의 해산 상태에 놓인 그룹을 재정비해 새로운 앨범 HEAVY METAL HIPPIES를 발표한다. 우여곡절 끝에 그룹의 건재를 만천하에 알린 이들은 97년부터 99년까지 3장의 앨범 GHETTO MACHINE, DRAGON, ENGINE을 1년 간격으로 연달아 발표하며 새로운 음악으로의 기행을 시작한다. 노장의 연륜이 배어 나오면서도 새로운 감각이 혼합되어 있는 이 세 장의 앨범은 뒤늦게 국내에 라이선스로 소개되기도 했다. (2000년 이후 Data 추가: 그룹 결성 20주년을 맞이했던 2001년에 원년멤버들이 다시 모여 공연을 하게 되었는데, 그 반응이 너무 뜨거워서 결국 밴드는 원년멤버로 재편되고 그 후 지금까지 아시아, 유럽, 미국 등을 도는 순회공연과 신보 발매를 이어가고 있다.)

2. 라우드니스에 대한 개인적 추억과 소회...

  필자가 라우드니스의 미국 1집 [Thunder In The East]의 백판을 처음 봤던 것이 1985년이었다. 동네 레코드점에 다른 라이선스 LP들과 나란히 전시되었던 그 단색의 백판LP는 한 눈에 이 음반이 일본 애들의 것이라는 것을 확인하기에 충분했고, 마침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그들의 이름을 본 기억이 있기에 '걔네가 얘네였군"을 확인하기는 참 쉬웠다. 우리는 아직 시나위, 부활 1집도 나오기 전인데, 그들이 빌보드 차트에 진출할 정도로 인기가 있다는게 질투심나게 부러웠다.
 
  그 후 87년인가? 형이 친구에게 녹음해 온 테입 속에 담긴 1집의 노래를 - [Crazy Night], [Like Hell], [Heavy Chains]의 충격은 (아무리 미노루 니하라의 영어 발음이 엉성하기 그지없어서 자주 그 흉내를 내곤 했지만) 적어도 아키라 다카하시의 연주는 에디 밴 헤일런이 겁나지 않을 위력으로 들렸다. 브리티쉬 메탈과 아메리칸 헤비메탈이 동시에 뒤섞인, 마치 주다스 프리스트의 서자처럼 느껴지던 그 사운드의 매력이란...

  하지만 마이크 베세라가 가입한 이후의 앨범 [Soldier Of Fortune]부터는 이 밴드가 어느 나라 밴드인지에 대한 정체성이 듣는 내입장에서 모호했다. 그 후 89년에 한국에서 처음 그들이 공연을 가졌던 것이 국내 팬들과 이들의 첫 만남이었고, 한참 그들을 잊고 지내다 90년대 후반 앨범들이 나오면서야 아..아직 살아있군...이라 말할 수 있었다.  

지난 번에 포노 오프 장터를 가서 [The Best Of Reunion]를 집어들었을 때, 이들이 이제 '결성 25주년'이라는 생각에 참 기분이 묘했다. 그 오랜 세월이 지났음에도 아직 우리는 국제적으로 활동할 만한 록 밴드 하나 제대로 없다는 현실에 씁쓸해 하면서... 내 나이 60쯤 될 즈음엔 이렇게 국제적으로 명성을 떨칠 록 밴드가 한 두 팀은 나와주었으면 한다. 댄스 팝 가수나 R&B 가수가 더 먼저 차지하려나? 인터넷을 통해 만난 감격의 이 비디오클립들을 여기 소개하면서 다시 80년대를 주름잡았던 한 아시아 록 밴드의 추억을 되새긴다.


Loudness - Crazy Night
(from Album [Thunder In The East])



Loudness - Let It Go
(from Album [Lightning Strike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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