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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rammy 2007 Special] (1) 딕시칙스(Dixie Chicks), 고진감래가 이뤄낸 5관왕!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7. 2. 13. 21: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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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시간으로 지난 2월 11일 저녁에 있었던 2007년도 그래미 시상식의 최고 화제는 8개부문에 오른 메리 제이 블라이그(Mary J. Blige)가 흑인음악 영역의 3개부문은 차지했으나, 결국 본상 3개 부문은 딕시 칙스(Dixie Chicks)에게 돌아간 사건이었다. 물론 이런 결과에 대해 인종차별 아니냐는 항의도 있을 수는 있지만, 메리 제이의 후보작이 보노와의 듀엣인 [One]이 아니라 싱글 [Be Without You]라는 점에서 핫트랙스 2월호의 그래미 예상 특집에서 필자는 본상 수상에 조금 힘이 딸릴 것이라고 주장했었기에, 이는 그와는 다른 맥락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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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개인적 견해로 주장하자면, 딕시 칙스의 이번 본상 3관왕 싹쓸이의 의미는 항상 심사위원단의 '보수적' 음악 취향 때문에 정치적으로까지 보수적인것처럼 오해를 샀던 그래미의 이미지를 이제 과감히 개선하겠다는 하나의 선언으로 봐야 한다. 그래미는 재즈-컨트리-소울-포크-블루스 등 고전적 장르의 계보를 음악적으로 잘 받드는 뮤지션들에게 항상 우호적이었다는 것은 팝 음악계에 관심에 많은 사람들은 어느 정도 알고 있는 사실이다. (노라 존스에 항상 그래미가 몰표를 던지는 것은 그런 성향에서 상당히 기인한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하지만, 정작 당대의 대중에게 찬사를 받은 혁신적인 뮤지션들 - 엘비스, 비틀즈, 너바나가 과연 활동 당시에 몇 개의 그래미를 탔던가? - 에게는 그들의 메시지와는 별개로 조금 홀대를 한 것도 사실이다.

  이번에도 그래미가 충분히 띄워줄만한 제임스 블런트(James Blunt), 콜린 베일리 래(Corrine Bailey Rae), 존 메이어(John Mayer) 등이 포진을 하고 있었으나 이 세 명의 시골 아가씨들에게 상을 전달한 것은 대중의 이러한 불만(또는 오해?)을 의식해서 그래미의 속성에 잘 맞는 장르 - 컨트리는 미국에서 가장 보수적인 음악 장르로 통한다 - 이면서도 동시에 진보적 메시지를 음악과 행동으로 함께 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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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대중적 인기까지 겸비한 아티스트에게 상을 주면서 '우리 심사위원들도 충분히 (미국) 대중의 마음과 여론을 읽고 있어!' 라는 메시지를 은연중에 던져주기 위함이라 생각한다.

  이미 이들은 자신들의 반전 발언과 행동으로 보수층에게 곤혹을 겪었고, 이 노래를 통해 이를 직설적으로 비판함으로써 자신들의 신념을 고수함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그래미가 이들에게 상을 준 것은 결국 이들의 공적을 인정한 것이고, 포크의 여왕 존 바에즈(Joan Baez)를 그들의 무대를 소개하기 위해 올려보낸 것 역시 자신들이 취향과 사고까지 보수적이 아님을 항변하는 그래미의 마음(?)를 딕시 칙스를 한풀이 시킴으로 대신한 것이 아닐까? 하여간 이번 시상식 덕분에 딕시 칙스는 미국인들에게 '고진감래'의 의미를 확실히 보여주었다. 그게 세계인들에게 얼마나 의미로 와닿을진 알 수 없지만...
 



Dixie Chicks - Not Ready To Make Nice
(Live on Grammy 20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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