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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여성 록 밴드의 대표주자들 (2) The Bangles (Part 1)

80팝/80년대 팝 아티스트

by mikstipe 2007. 4. 4. 09: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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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art 2 - The Bangles

  80년대 전반기 여성 록 밴드의 대표주자가 고고스였다고 한다면 그 바통을 이어받아 80년대 후반기를 풍미했던 존재는 바로 뱅글스였다. 물론 이들이 86년에 싱글 [Manic Monday]로 차트 2위를 차지하며 화려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았을 때, 많은 음악팬들은 이들을 단지 고고스의 빈자리를 채워준 ‘대타‘ 또는 심지어는 ’복제품‘ 정도로 이들을 받아들였던 사람들도 많았지만, 밴드의 성격과 고고스와 같이 여성으로만 구성된 밴드라는 점 때문에 흡사하게 느껴지는 선입견을 버리고 이들의 사운드에 귀를 기울여 본다면 분명한 차이점을 발견하게 된다. 고고스가 다분히 영국에서 건너온 펑크의 영향 아래에서 캘리포니아 팝 사운드를 접목했다고 한다면, 뱅글스는 그와는 달리 기반을 ’포크 록‘에 두고 그 위에 팝적인 멜로디 감각과 보컬 하모니를 강조한 록 밴드였다. 밴드 멤버들이 어린 시절부터 즐겨 들었고 지향했던 사운드가 비틀즈, 홀리스(The Hollies), 버즈(The Byrds), 비치 보이스(The Beach Boys)였다는 것에서 그런 사실은 명백하게 확인되는데, 이들이 남긴 3장의 음반 속에는 록 밴드가 지닌 강인함보다는 여성 특유의 섬세함과 부드러움이 더욱 많이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지난 89년을 끝으로 밴드가 해체되어 많은 팬들의 아쉬움 속에 사라져갔던 이들이 지난 2000년 여름에 공식적인 재결합을 선언하고 다시 활동에 들어가면서 다시 팝 계에 돌아왔다. 그 사실을 상기하며 이들의 음악이 당시에는 어떤 의미로 대중들에게 인식되었는가를 되돌아보도록 하자.

80~89‘: 뱅글스의 결성부터 전성기, 그리고 해체까지
  뱅글스라는 밴드의 결성은 198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그해 12월 9일, 당시 보컬리스트 수재너 홉스(Susanna Hoffs)는 우연히 한 달이나 지난 LA의 일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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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 'The Recycler'에 나온 광고를 보고 당시 밴드를 구성할 멤버를 찾으며 자기 집 창고에서 음악에 빠져있던 데비 피터슨(Debbie Peterson:드럼)비키 피터슨(Vikki Peterson:기타)을 찾아가게 된다. 그 날은 마침 뉴욕에서 존 레논(John Lennon)이 피살된 다음 날이어서 세 사람은 그 비극적 사건에 대한 이야기를 한참 나누다가 그들이 서로 음악적 취향이 일치함을 발견하게 된다. 그들 모두 포크 록과 관련된 밴드들에 대한 애착을 갖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세 사람은 트리오를 조직하기로 하는데, 처음에는 데비가 드럼, 비키가 베이스, 수재너가 기타를 담당하고 함께 노래를 불렀는데, 함께 곡 작업을 하던 이들은 멤버 보강의 필요을 느껴서 아네트 제일린스카(Annette Zailnska)를 베이시스트로 영입하고, 비키가 리드 기타의 자리로 옮기면서 우리가 아는 뱅글스의 4인조 구성의 토대가 되었다.
  이제 라이브 공연을 할 수 있게 된 밴드는 처음에는 ‘The Colors', 'Supersonic Bangs'등의 표현을 떠올리다가 마침내 밴드의 이름을 Bangs로 정하고 본격적인 활동을 펼치게 되었다. 이들은 클럽가에서 60년대 풍으로 보컬 하모니가 강조된 인디적 록앤롤을 연주하면서 팬들의 주목을 받았는데, 이에 힘입어 처음으로 자체 제작한 싱글인 Getting Out Of Hand가 괜찮은 반응을 얻고 몇몇 라디오 방송국에서도 전파를 타게 되었다. 그런데, 밴드의 이름이 알려지면서 당시 뉴저지 주에서 활동하던 밴드인 The Bangs가 이들이 자신들과 같은 이름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에 소송을 제기하면서 네 사람은 결국 밴드의 이름을 우리가 아는 The Bangles로 개명하게 된다. 이후 82년에 들어 뱅글스라는 밴드는 LA의 클럽가에서 한창 ’뜨는‘ 밴드로 성장했으며, 이러한 이들의 재능을 눈치챈 I.R.S.레코드사의 사장 마일즈 코플랜드는 그가 고고스를 전세계적인 인기 밴드로 키웠던 자신감으로 이들을 키우려고 계약을 제의했다. 하지만 밴드는 그의 권유를 처음에는 거북해했는데, 비키는 당시의 생각을 이렇게 술회하고 있다. “그는 우리를 하층계급의 고고스로 만들려고 했어요. 그런데 난 별로 관심이 없었거든요.“ 그래도 결국 이들은 코플랜드의 제의를 수락했고, 82년 5월에 뱅글스는 5곡이 들어있는 셀프 타이틀 EP를 만들어서 정식으로 데뷔했다. 이 앨범은 당시 4만장정도가 팔렸는데, 영국 밴드 The English Beat의 오프닝 밴드로 무대에 서면서 다른 대형 음반사들의 구미를 당기는 존재로 성장하게 되었다.
  그런데, 83년에 들어서 뱅글스는 그들의 음반을 발매하던 I.R.S.사의 서브 레이블인 Faulty사가 도산하고, 베이시스트 아네트마저 탈퇴하여 Blood On The Saddle이란 밴드로 옮겨가자 밴드 활동의 재정비가 필요함을 느끼고 새로운 베이시스트를 물색했는데, 그렇게 해서 밴드에 가입하게 된 인물이 바로 마이클 스틸(Michael Steele)이었다. 그는 놀랍게도 70년대 여성 하드록 밴드 런어웨이즈(The Runaways)의 탄생 초창기 데모 녹음 때까지 리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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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컬의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던 뮤지션으로, 전력에도 불구하고 그녀의 음악적 지향도 밴드의 다른 멤버들과 일치하여 밴드에 쉽게 동화될 수 있었다. 바로 그해 말에 뱅글스는 Columbia 레이블과 새로운 계약을 맺는데 성공하고 프로듀서 데이빗 케인(David Kahne)과 팀을 이루어 메이저에서의 첫 앨범을 준비하게 되었다. 그 결과물이 84년 4월에 발매된 이들의 첫 정식 앨범인 [ALL OVER THE PLACE]였는데, 이 앨범은 비록 상업적으로 이들을 스타덤에 올려놓은 작품이 되지는 못했지만 평론가들에게는 호평을 얻었으며 거칠면서도 목가적인 기타음과 뛰어난 하모니 감각으로 인해 주목을 받았다. 그 결과 이들의 앨범 수록곡들은 대학 라디오 방송국들의 지지를 받으며 집중적으로 방송 전파를 탔고, 뒤이어 막 스타덤에 오른 신디 로퍼(Cyndi Lauper)의 공연의 오프닝 밴드로 전국 투어 무대에 설 수 있는 기회를 안겨주었다.
  첫 앨범의 소폭의 히트로 자신감을 갖게 된 이들은 이후 새 앨범의 작업을 하면서 팝적인 감각을 더 강화한 앨범을 만들게 되는데, 그러기 위해 밴드는 자신들 이외에도 다양한 작곡가들을 앨범의 곡 제작에 참여시키게 된다. 그 결과 만들어진 작품이 바로 이들의 이름을 전 세계에 알렸던 2집 [DIFFERENT LIGHTS]였는데, 이 앨범에서 처음으로 발표된 싱글 [Manic Monday]는 이들의 재능을 인정한 프린스(Prince)가 크리스토퍼(Christoper)라는 가명으로 만들어 준 곡으로 당시 차트 2위까지 오르며 일순간에 뱅글스를 스타급 록 밴드의 자리에 오르는데 결정타 구실을 했다. (프린스가 작곡했다는 사실로 인해 항간에는 그가 리드 보컬 수재너를 유혹하기 위해 곡을 준 것이 아니냐는 루머까지 나돌았었다.) 그리고, 이 곡 이외에도 뒤이은 싱글 [If She Knew What She Wants], 그리고 그들의 노래 가운데 최초의 1위곡(4주 연속)이자 특이한 안무(?)가 담긴 뮤직비디오가 코믹함을 더해준 흥겨운 록/댄스 트랙인 [Walk Like An Egyptian]까지 연이어 히트한 [DIFFERENT ......] 앨범은 이전에 고고스가 세웠던 히트 기록을 경신하면서 그래미상에서 '최우수 싱글상‘, 최우수 MTV 비디오 퍼포먼스 상, 그리고 브릿 어워드에서의 최우수 국제 아티스트 상 등 다수의 수상을 휩쓸며 명실공히 당대에 최고의 상업적 인기를 얻는 여성 록 밴드로서 그 진가를 인정받았다.


The Bangles - Manic Monday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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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DIFFERENT LIGHTS (8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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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뱅글스의 메이저 레이블에서의 두 번째 앨범이자 이들에게 전세계적인 스타덤을 안겨준 앨범인 본작은 대중적인 팝/록 사운드의 전통에 가장 충실한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는 앨범이다. 어쿠스틱과 일렉트릭 기타 사운드의 조화, 60년대 이후 수많은 팝/록 밴드들이 그들의 음악에서 중시했던 보컬의 3-4부 화음에 대한 집착까지 이들의 음악에는 팝/록 사운드가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많은 요소들이 고루 갖추어져 있는데, 이러한 이들의 기질은 이미 전작 [ALL OVER THE PLACE]에서도 드러났지만 프로듀서인 데이빗 케인은 이 앨범에서 더욱 치밀하고 세련된 프로듀싱으로 라디오에서까지 어필할만한 ‘가장 팝적인’ 뱅글스의 앨범을 만들어놓았다.
  먼저, 우리에게 가장 많이 알려진 [Manic Monday]는 비록 프린스의 작품이기는 하지만, 그가 작곡에 공을 들인 수고에 버금가는 멤버들의 깔끔한 연주와 수재너의 부드럽게 감기는 허스키 보컬이 매력적인 트랙이며, 타이틀곡인 [In A Different Light][Let It Go], [Walking Down Your Street]에서는 록 밴드로서의 뱅글스의 매력이 잘 묻어나는 스트레이트하면서 경쾌한 기타 사운드를 보여준다. 한편, [Walk Like An Egyptian]에서는 퍼켜션 이펙트를 적절히 활용한 이국적인 분위기와 적절한 기타 솔로 등이 어우러져 대중적으로 귀를 자극할 신선한 팝 트랙을 만들어냈고, Jules Shears의 곡인 [If She Knew What She Wants]는 연주보다는 멜로디와 보컬 하모니 자체에 중점을 둔 상큼한 트랙이다. 그렇지만 무엇보다 이 앨범에서의 가장 큰 수확은 이들이 결성이전에 좋아했던 포크적 성향이 가장 잘 드러난 [Following]으로 베이시스트 마이클의 작곡 능력과 보컬까지 책임지고 수행해낸 앨범의 백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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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ngles - If She Knew What She Wants (86)



The Bangles - Walk Like An Egyptian (87)

  87년에 들어 뱅글스는 당시 랩과 메탈 전문 레이블이었던 Def Jam (프로듀서 릭 루빈(Rick Rubin)이 사장으로 있었음.)에서 준비한 영화 [Less Than Zero]의 사운드트랙에 들어갈 트랙을 작업했는데, 이들은 함께 사이몬 앤 가펑클(Simon And Garfunkle)의 포크 록 고전 [Hazy Shade Of Winter]를 훨씬 하드한 느낌으로 리메이크하여 수록했고, 이 곡은 싱글로 커트되어 당시 차트 2위까지 오르는 대 히트를 기록했다. 한편, 리드 보컬 수재너 홉스는 잠시 연기에 눈을 돌려 같은 해에 (그녀의 어머니 Tamar Hoffs가 감독한) 영화 [The Allnighter]에 출연하여 화제를 모았으나, 영화 자체는 그리 큰 히트를 거두지 못했다. 그런 와중에도 그들은 투어를 계속하면서 그 사이에 준비된 신곡들을 청중들에게 들려주었으며, 투어가 끝난 후 바로 스튜디오로 돌아와서 새 앨범 작업에 착수했다. 하지만, 레코딩에 들어가기 전에 이들은 프로듀서를 데빗 시거슨(Davitt Sigerson)으로 교체하고 모두가 전작보다는 더 록음악다운 앨범을 만들겠다는 각오로 앨범 작업에 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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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앨범을 작업하며 이들은 다른 작곡자들(예를 들어 마돈나의 [Like A Virgin]으로 명성을 날린 Billy Steinberg와 Tim Kelly 콤비 등)과 공동작업을 하면서도 멤버들의 작곡 역량을 최대한 발휘하려는 노력을 펼쳤으며, 그러한 작업의 결실은 그 해 10월에 3번째 앨범 [EVERYTHING]으로 대중들에게 공개되었다. 전체적으로 더 하드한 곡들과 더 팝/블루스적인 트랙들이 공존했던 이 앨범에서는 첫 싱글이자 경쾌한 록 넘버인 [In Your Room]이 10위권에, 그리고 지금도 팝 팬들의 기억 속에 남아있는 오케스트레이션이 담긴 팝 발라드 [Eternal Flame]이 차트 정상에 오르며 전작에 못지 않은 상업적 성공을 거두게 된다.


The Bangles - Hazy Shade Of Winter
(88' Saturday Night Live Performance)


The Bangles - In Your Room (88)

  이들은 앨범 발표 후 ‘Everything Everywhere Tour’란 이름의 공연을 펼치며 활발한 활동을 이어갔으나, 이 때부터 그룹 멤버들 사이의 갈등이 표면화되기 시작했다. 그 이유는 밴드의 리드 보컬인 수재너가 지나칠 정도로 언론의 스포트라이트를 받는 존재가 되어버려서 나머지 멤버들의 밴드에서의 공헌도가 간과된다는 인식이 밴드 안에 퍼지기 시작했으며, 그 결과 멤버들 사이의 대화가 줄어들면서 우정에도 금이 가기 시작한 것이다. 게다가 새롭게 밴드의 매니지먼트를 맡은 Stiffel-Phillips사는 뱅글스를 밴드로 인정하기 보다 수재너에게만 모든 투자를 하기 시작했기 때문에 그 갈등은 걷잡을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다. 결국 이후에 계획된 모든 투어는 취소되었고, 89년 가을에 들어와서 수재너와 마이클이 밴드가 다 모인 자리에서 그룹을 탈퇴할 것을 선언하면서 뱅글스는 더 이상 그 동안의 모습으로 존속할 수 없게 되었다. 이후 언론을 통해 밴드가 ‘활동중단’을 공식 선언하면서 밴드의 해체는 기정 사실화되었다. 그들의 해체 발표이후 소속사는 90년 5월에 [GREATEST HITS]앨범을 발매했는데, 이 앨범 안에는 [Hazy Shade Of ......]처럼 비(非)앨범 수록곡 3곡이 추가되어 이들의 히트곡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한 편집음반이 되어 영-미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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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lbum Review: GREATEST HITS (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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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재 뱅글스의 정규 앨범들을 CD로 일일이 구한다는 것이 워낙 힘든 현실에서 이 베스트 앨범은 그들을 기억하고자 하는 팬들에게 하나의 일목요연한 ‘가이드 북’ 구실을 하는 작품이다. 그들의 해체 이후 발표된 이 앨범에는 그들의 ‘히트 싱글’들이 연대기적으로 잘 정리되어 있는데, [ALL OVER THE PLACE] 앨범에서 2곡, [DIFFERENT LIGHTS] 앨범에서 5곡, [EVERYTHING] 앨범에서 4곡이 실려 있고 이에 영화 [Less Than Zero]에 수록되었던 사이몬 앤 가펑클의 리메이크 [Hazy Shade Of Winter] 등 비 앨범 수록곡 3곡이 추가되어 있기에 이 앨범 한 장만 소장해도 뱅글스의 상업적 ‘히트곡’들은 다 챙길 수 있는 메리트가 있다. 특히, 이런 편집 앨범의 재미는 아티스트의 음악적 스타일의 변화를 짧은 시간에 간파할 수 있다는 점인데, 첫 앨범의 싱글들인 [Hero Takes A Fall]이나 [Going Down To Riverpool]에서는 초기 비틀즈를 연상시키는 60년대풍 록앤롤의 재연에 초점을 맞추었다면 [DIFFERENT ... ]앨범을 거쳐 [EVERYTHING]앨범에 와서는 전작에서 팝적으로 기울었던 사운드를 자신들이 음악적 지향과 맞춰보려는 노력들이 드러나는데, [In Your Room]과 당시 제인스 애딕션 출신의 기타리스트 데이브 나바로(Dave Navaro)가 참여한 [Everything I Wanted]는 그러한 노력이 두드러졌던 3집의 수작들이다. 그리고 무엇보다 뱅글스라는 밴드의 연주력이 최고로 표현된 작품은 아이러니컬하게도 [Hazy Shade Of Winter]로서, 그 하드 록 적인 어레인지와 어우러진 완벽한 보컬 하모니는 이 곡을 원곡보다 멋진 리메이크를 꼽으라면 반드시 거론되어야 할 작품의 대열에 올려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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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he Bangles - Eternal Flame (2001 Top Of The Pops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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