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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중현 & Questions - In-A-Kadda-Da-Vida [Live, 비트볼 재발매 LP]

Review 저장고/가요

by mikstipe 2008. 3. 11.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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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년 전에 핫뮤직에 한창 신중현MVD의 복각음반 재발매 시리즈들이 소개될 때, "저거 누가 많이 사겠어? 나중에 중고 사지 뭐..."라고 단순하게 생각했던 내 판단착오는 이제서야 그 한정판들을 다시 사모으느라 이리 저리 음반 쇼핑몰들을 전전하게 만든 원동력이 되었다. 다행히 애드 훠(Add 4)[빗속의 여인] CD버전은 너무나 늦게 재발매된 덕에 금방 입수되었고, 김추자펄 시스터즈의 LP미니어처 CD는 명동 회현 지하상가의 어느 중고음반점에서 꼼쳐놓고 파는 것으로 15000원씩 주고 구할 수 있었다. 게다가, 김정미[Now]는 LP미니어처 CD구하기는 이제 하늘의 별따기인지라, 우연히 이베이에서 우리나라 페이퍼 슬리브들만 열심히 두 배 이상의 가격으로 팔아대는 이름 모를 한국인 셀러에게서 30달러 가까운 거금을 주고 구입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도 양심은 있었는지, Paypal로 잔여 배송료를 환불해 주었다...) 행운이었다면 중고 음반 사이트를 통해 신중현과 The Man[거짓말이야] CD는 8000원에 싸게 구할 수 있었다는 점이랄까?

이제 그렇게 지난 겨울의 인터넷품, 발품의 결과로 신중현 MVD의 중요 음반들 가운데 몇 장을 빼고는 얼추 입수된 듯하다. 실질적으로 김정미의 남은 2장 - 이제는 초판 자켓 페이퍼 슬리브는 보이지도 않고 포니캐넌에서 나온 이상한 그림의 디지팩은 흔해진 [바람]과 초기 히트곡을 모은 그녀의 정규 2집 [아니야](간혹 알맹이는 진짜인데, 자켓은 사진용지 인쇄판으로 들어있는 CD가 10000~15000원 선에 거래되고 있다.), 역시 그런 방식으로 디지팩 재발매된 이정화[꽃잎]이 들어있는 음반 - 만 사면 될 것 같다. (에드 훠 LP복각판과 함께 묶인 [히키 신 기타 멜로디] 복각 LP는 아직도 너무 비싸서 못사겠다. (무슨 LP2장에 14만원대라니!! 장난하나? 왜 이건 CD화가 안되는가?) 그리고... 신중현 사단의 사이키-소울 사운드를 70년대의 조악한 기술력으로 그것도 라이브 부틀렉(!)으로 녹음한 의도하지 않은 명반(?) [In-A-Kadda-Da-Vidqa]가 어제 어느 중고음반 몰을 통해서 3만원에(이것도 사실 말이 안되는 가격이지만, 속에 들어있는 알찬 자료들 땜에 참는다) 입수되었다. 이 음반의 CD버전도 정상적 루트로 구하기엔 너무 희귀해지고, 가격도 너무 비싸져서(4-5만원 이상 부르고 있다.), 차라리 LP를 사는 게 낫겠다고 결심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 음반, 자켓이 참 멋있다. 해외에 내놔도 그리 부끄럽지않은 사이키델릭 음반 다운 자켓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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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앨범 자켓 앞, 뒷면 - 직접 촬영>


BGM: 김추자 - 님은 먼 곳에(Live)

(1970. 7. 25 유니어버살 제작, 2003. 6년 비트볼 레코드 복각 재발매)

Side A : 1. 김추자 - 님은 먼 곳에 / 2. 김추자 -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3. 송만수 - 떠나야할 그 사람
            4. 신중현 & Questions (보컬: 박인수) - Funky Broadway
Side B : 1. 신중현 & Questions - In-A-Kadda-Da-Vida / 2. 박인수 - 싫어 (Hidden Trac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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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실황은 1970년 7월 25일, 현재 세종문화회관이 있는 자리에 위치했던 서울 시민회관에서 열린 '고고 갈라 파티'의 일부분을 신중현씨의 허락도 받지않고 킹레코드박성배 사장이 자의로 녹음한 음원을 갖고 제작된 작품이다. 하지만 신중현씨 자신도 만들어진 음반의 퀄리티가 만족스러웠기에 재발매가 가능했던 것인데, 신중현(기타), 이태현(베이스), 김대환(드럼), 김민랑(Hammond 오르간)의 4인조 구성으로 이뤄진 퀘천스(Questions)가 충실한 백 밴드로서 연주를 해 주는 가운데, 신중현 사단의 핵심 멤버들 - 김추자, 송만수, 박인수(남성 두 명은 퀘쳔스의 객원보컬 역할을 한 셈이었다.) - 의 보컬 곡들이 앨범의 A면을 장식한다. 김추자의 60년대를 대표하는 명곡 - [님은 먼 곳에], [월남에서 돌아온 김상사] - 의 라이브 버전은 음반보다 더 나은 김추자의 보컬리스트로서의 매력을 선사하며, 왜 그 옛날 아버지-삼촌 세대가 그녀에게 열광했는지에 대한 이유를 제공한다. 사실 신중현이 작곡한 트랙들 가운데 상업적으로는 가장 크게 히트한 싱글이자 TV 드라마 주제가인 [님은 먼 곳에]는 오리지널 버전이 담긴 최초의 음반이 여전히 정식으로 복각 재발매되지 않았고, 앤솔로지에도 담겨있지 않다. 신중현씨도 이 음반의 버전으로 만족하고 있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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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반부에 싸이키델릭 애드립으로 돌변하는 송만수 버전의 [떠나야할 그 사람], 윌슨 피켓(Wilson Picket)의 히트곡이자 당시 미군부대에서 자주 연주했다는 [Funky Broadway]는 그리 좋지 않은 녹음 상태에도 불구하고 당시 이들의 연주력이 정말 놀라웠다는 것만큼은 확인시켜준다. B면으로 넘어가면, 멤버 소개가 다 끝난 뒤에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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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분여에 가까운 아이언 버터플라이(Iron Butterfly)의 명곡 [In-A-Gadda-Da-Vida]를 퀘천스의 라이브로 감상할 수 있는데, 그 때까지 발매됐던 신중현의 다른 음반들에선 느끼기 힘들었던 그의 화려한 광란의 즉흥 연주는 원곡에 비겨도 절대 뒤떨어지지 않는 커버 버전이다. (복각 되면서 보너스 트랙으로 박인수 버전의 [싫어]가 바로 이어지고 있다.) 6-70년대 대부분의 가요 음반들 중에 라이브 버전이 정식으로도 별로 없는 한국 가요 음반사에서 비록 그 시작은 본인의 의도가 아니었다해도, 이런 음반이 나올 수 있었다는 것은 이 공연이 있은 지 2년 뒤 박정희가 10월 유신을 발표하기 전까지 대한민국의 대중 음악이 얼마나 '밴드 사운드' 중심으로 착실하게 흘러가고 있었는가에 대한 하나의 증거물로 기억 될 것이다.

(P.S. 6등분으로 접힌 당시 공연을 홍보하는 대형 포스터가 선물로 들어있는데, 나름 멋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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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설지 자켓. 나름 공 들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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