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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도 나는 새미(Sammy)가 그립다....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8. 4. 2. 16: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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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007년 여름, 올드 록 팬들에게는 매우 반가운(?) 소식이 들렸다. 70년대 후반부터 90년대 중반까지 하드 록-헤비메탈 씬을 풍미했던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이 90년대 한 번 시도했다가 결국 2곡의 트랙을 끝으로 무산된 데이빗 리 로스(David Lee Roth)와의 재결합을 이뤄냈다는 소식이었다. 아마 대부분의 올드 밴 헤일런 팬들은 이를 매우 환영했을 것으로 안다. 하지만, 나는 에디가 암 투병과 알코올 중독을 딛고 좀 나아진 모습으로 밴드를 챙기게 되었다는 면에서는 기뻐했으나, 50%밖에는 기쁘지 않았다. 이유는, 이제 밴 헤일런은 (설사 그들이 언젠가 내한공연을 한다고 해도) 과거 내가 좋아했던 모습의 50% 밖에는 앞으로 볼 수 없다는 아쉬움이 있기 때문이다. 간단히 말해, 이젠 새미 해거(Sammy Hagar)마이클 앤소니(Michael Anthony)를 다시는 밴드에서 볼 수 없기 때문이다.

물론 밴 헤일런이란 밴드에 두 명의 메인 보컬이 공존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게다가 두 사람은 한 밴드의 역사의 정확히 절 반씩을 충실히 책임져왔던 인물들 아닌가? 대부분의 올드 밴 헤일런 팬들은 "새미 해거 시절도 나쁘진 않았지만, 데이빗이 더 어울려. LA메탈 시대의 충실한 파티 하드 록 밴드의 이미지로서의 초기 밴 헤일런의 위상은 데이빗 덕분이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게다가 작년부터 유튜브에 올라오는 그들 공연 실황의 캠버전들을 보면, (캠코더 핸드폰 테크놀러지의 향상 덕인지는 몰라도) 데이빗이 가끔 무성의하게 가사를 부르는 부분만 빼면 에디의 기타 연주는 아주 훌륭하다. 하지만 어느덧 마이클 이상의 뚱뗑이가 되어버린 에디의 아들이자 베이시스트인 울프강(Wolfgang) 밴 헤일런의 연주와 코러스는 어딘가 아쉽다. 한 번 샘플 동영상을 보고 얘기 계속하자.

 

Van Halen - Panama (2007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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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 이 정도면 충분히 봐줄만 한 공연이다. 2008년에도 이들은 순회공연을 계속한다고 하니, 앞으로 더 많은 동영상들이 계속 올라오겠지. 그러나, 다시 1기 분위기로 회귀한 밴 헤일런이 과연 어떤 신곡을 내놓을지는 장담하기 어렵다. 이미 에디 밴 헤일런의 작곡 스타일은 70년대 1,2집이나 [1984]앨범의 스타일을 다시 작곡하기 어려울테니까. 에디가 아무리 새미의 잔재를 지워버리려 해도, 밴 헤일런이란 밴드는 분명 80년대 중반부터 그 이전시대와 다른 독특한 향기를 품고 있었다는 건, 이미 그의 몸 속에도 배어있을 테니 말이다. 이건 분명 둘 다 흑마술적 이미지를 가지고 있었던 오지 오스본로니 제임스 디오가 거친 블랙 사바스(Black Sabbath)에선 불가능한 'Both World' 이다. 결국 [Best Of Both World]의 이상은 베스트 앨범에서나 가능하단 말인가? (그래도 홈 페이지 디스코그래피 섹션에 있는 자신들의 1집 앨범 자켓에서 마이클의 얼굴을 어둡게 지운 건 좀 너무했었다. 결국 다시 원상복구 시켰지만......)



Van Halen - Dreams (Live 2004)
(2004년 베스트 앨범과 함께 했던 재결합 공연에서. 이 투어는 결국 에디의 알코올 남용
문제로 파행을 빚었고, 새미와 마이클은 결국 밴 헤일런 형제들과 완전 등을 돌리게 되었다.)

한 가지 더 아쉬운 것은 이제 그들의 라이브 무대에서 새미 시절의 노래들을 들을 수 없다는 것이다. 데이빗 리 로스가 부르는 <Dreams>, <When It's Love>, <Right Now>를 상상할 수 있는가? 그리고 데이빗, 에디 모두 새미 시절의 곡은 절대 부르지 않을 것이다. 현재 라인업의 화합을 위해서라도 말이다... (마치 이는 원년 멤버로 재결합하는 블랙 새바스에서 오지 오스본이 <Heaven & Hell>을 부를 수 없음과 마찬가지다.) 하지만 새미는 분명 그의 시대에도 <You Really Got Me>, <Ain't Talkin' About Love>, <Jump>, <Panama>등 밴드의 주요 초기 레파토리들을 모두 소화했다. (물론 그 만족도는 각자의 판단에 맡긴다. 난 맘에 들었었다.) 결국, 구관의 어드밴티지가 밴드에서는 어쩔 수 없는 숙명이라는 건 인정해야 하겠지만, 난 적어도 그들의 라이브를 직접 볼 수 있다면 밴드의 주요 트랙을 다 듣고 싶은 욕심은 있었다. 하지만 그건 이제 이루기 힘든 꿈이 되어버렸다...--;; 그래서, 난 아직도 새미가 그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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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여간, 기왕 갈린 거 밴 헤일런이나 새미 해거나 앞으로는 굴곡없이 튼실하게 잘 버텨가기를 바라면서, 이럴바에는 차라리 새미랑 마이클이 주축으로 지금의 어중간한 Sammy & The WabosOther Half(작년 투어에서 새미는 두 팀의 Wabos 라인업을 만들어서 무대의 반은 솔로 시절 곡을, 마이클과는 밴 헤일런의 곡을 노래했다.)를 정식 팀으로 꾸려 앨범을 내고 투어를 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본다. 조만간 중고로 신청한 밴 헤일런의 라이브 앨범 [Right Here, Right Now]가 태평양을 건너올테니, 도착하면 [무한도전! Discography Collection] 포스팅에서 이들의 전작을 만나 볼 기회를 드림과 동시에 이들의 음악을 제대로 추억해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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