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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지나도 한참 지난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후기...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09. 7. 30. 23: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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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즐거운 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내 곁에는 카메라에 담긴 사진 몇장과 이 놈만 남았다. 팔지...
갔다 오신 분들은 이 팔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리라... (내 입으로 밝히긴 쑥스럽당.)

사실 내 성격 같았으면 다녀오자마자 후기를 써야 정상인데,
내 상황은 이 공연을 보러 가기 전이나 지금이나 빡빡하기 그지없다.
본업은 2주간 손 놨으면서, 이번 주 월요일까지 3가지 다른 일에 매달려 씨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은 2개로 줄었다. 내일만 지나면 1종류만 남는다.........휴...........)
그래서, 가는 첫 날부터 조마조마했다.
0.2라는 고귀한 점수(?)를 과감히 사유서와 함께 포기하고....
4시부터 최대한 안 막히는 길로 달리고 또 달려 6시 30분에 간신히 도착!
앞을 20분 놓쳤으나, 원했던 펄 아웃 보이의 공연은 봤다... <I Don't Care>부터...^^;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멋있게 연주해 주었다....


먼저 온 킬러군과 웬리님, Clotho님, 디노님과 조우....
나중엔 핫트랙스 편집장님과 필자 식구들 모두... 이런 곳에서 만나면 딴데보다 더 반갑당...
크라잉넛은 재끼고, 그 후 스타세일러(Starsailor)가 하는 세컨 스테이지로 넘어갔다...
다들 그 얘기 하지만, 1일차의 최고 히어로는 당근 스타세일러다....
핫트랙스의 지산 관람기에도 썼지만, 그냥 열심히 노래만 부르는데,
저렇게 내 온 마음을 흡입력 강하게 끌어당기는 공연은 생전 처음 본 것 같다. 최고!
그 탓에 위저는 졸지에 한국 팬 서비스에만 신경쓰는 썰렁함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20분 빨리 끝내고 내려가 버리다니... 이건 뭥미!
그렇게 첫 날은 끝나고, 밤늦게 차몰고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넘었다....킁....


둘째 날... 본업에 잠시 충실해 주다가... 내려오니 오후 4시....
이미 킬러군은 디노군과 터 잘 닦아놓고 있었고,
휴먼 인스팅트(Human Instinct)라는 이 3인조 할아버님들은 블루스 록을 끈적하게 뽑고 계셨다.
설사 반응이 썰렁했더라도... 국내 뮤지션들은 이런 원숙함은 배워 줘야 한다.

이 날 세컨 스테이지에서 제대로 길게 본 유일한 공연 같다.... 바세린....
이들의 앨범 사운드는 맘에 들었는데, 솔직히 세컨스테이지 내에서는 너무 울린 감이 없지 않았다.
그렁.. 그렁... 그라인드 코어는 제대로 그렁대야 맛인데... 조금 아쉬웠다.


다시 돌아온 메인스테이지에서의 델리 스파이스의 모습. 김민규의 간지가 카메라에 잡혔다.
근데 마이클 잭슨 메들리는 왜 했수...ㅠㅠ <고백>을 열심히 따라 불렀다... <차우차우>도 당근.
밥 먹고 다시 오니 김창완밴드가 하고 있었다... 뭐, 언제나 널널하게 노래하시는 그 분 스타일.
그리고 윈디 시티 김반장의 끈적한 막걸리 소울에 잠시 취하다가 결국  베이스먼트 잭스
본다는 디노군의 의지에 눌려, 나와 킬러군은 끝까지 전자음의 홍수를 감수했다.
그런데, 이 분들 공연에 나온 육덕 시스터스 & 브라더스... 좀 남사스럽더랑...
결국, 앵콜 하나 남겨놓고 나와 일행은 도망나와... 조금 해메다 이천 터미널 읍내에서
한 잔하고 잤당....새벽 3시 30분에...

일요일 오전에 일찍 한 공연은 현장에 가서도 결국 제대로 못보고 소리만 들었다.
핫트랙스 마감이 급박해서, 현장에서 1,2일차 관람기사를 빌려온 노트북으로 썼다.
이번 행사장에서 한 가지 맘에 들었던 부분은 프레스실... 펜타포트같은 천막이 아니라,
확실한 냉방되는 방이다. 게다가 냉장고에 생수는 그득그득... 몇 개 업어왔다...일행들 먹게...


편집장님과 필자들 5명이 우르르 패티 스미스 인터뷰장으로 침투했다.
나근나근 인터뷰 잘 해주시는 패티 할머님... 나중에 시간 모자라니까, 노래 2곡 뽑아주셨다.
노장의 여유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공연은 뒤의 두곡 밖에 못봤지만, 역시 멋졌다.) 
인터뷰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장기하와 얼굴들과 미미시스터스를 코앞에서 보고....
일행들과 밥먹고 나니 벌써 5시가 넘었다... 어이쿠! 이제 제트(Jet) 인터뷰 하러 가야된다!
워너뮤직 관계자들 앞에서 닉, 마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재미있게 잘 했는데.....
문제는... 둘 다 벌써 맥주 한 잔 걸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마크는 내게 하이트 맥스 캔을 들고 보여주었다...ㅠㅠ)
아니나 다를까... 제트의 공연에서 드럼 소리는 좀 둔해질 때가 많았다....흑....
게다가 초장에 히트곡 다 불러버리면 뭐하라는 얘긴가...ㅋ

사실 제트 보기 전에 프리실라 안 잠깐 보고 귀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1시간 가까이 기달려 파이널인 오아시스를 기다렸다.
근데... 4월달에 느꼈던 소리보다 조금 모자랐다. 문제는 리암 갤러거의 보컬....
자세히 무대를 보았다면, 그가 2번째 곡 <The Shock of Lightning>을 부를 때,
중간에 마이크 밖으로 벗어나 무지 짜증내는 모습을 봤을 지도 모르겠다.
바로 그거였다... 목소리가 자기가 듣기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것....
거만한 그가 <감사합니다>라는 최초의 한국말을 던져준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

결국 <Wonderwall>을 끝으로 킬러군과 나, 일행은 현장을 빠져나왔다.
<Don't Look Back in Anger>를 못따라 부른건 아쉬우나... 4월달에 해봤으니 뭐... 넘어가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긴 했지만, 지산 록 페스티벌은 분명 1회부터 잘 치러졌다.
간단히 말해, 펜타포트에서 관객이 느낄만한 불편한 점은 이 곳에선 찾을 수 없었다.
단. 이 곳만의 새로운 불편함이 약간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동지 블로거들도 다 썼지만, 나에게도 행복한 3일이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이번 7월은 내게 지옥과도 같았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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