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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peed - Speedland : The Premium Best ReTracks [내용 Daum뮤직-100Beat 리뷰로 교체]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12. 2. 2. 08: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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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0년대 J-Pop이 제시했던 아이돌 댄스 팝의 표본
 
비록 J-Pop의 역사 속에서 아이돌 팝은 1960년대 이후부터 항상 한 자리를 차지했지만, 그 흐름이 가장 주류에서 가장 크게 부각되고 음악적으로도 괜찮은 작품들을 내놓았던 시기는 1990년대 후반과 2000년대 벽두까지가 아닐까 싶다. 이 시기의 J-Pop 아이돌 보컬들은 과거의 단순한 엔카 풍을 벗지 못한 멜로디와 소녀풍의 발랄한 ‘떼창’에서 과감히 벗어나 전문 프로듀서들이 제작한 유로 하우스나 일렉트로닉 팝을 취했다. 또는 1990년대 뉴 잭 스윙 성향을 살짝 가미한 음악을 선보이면서, 주류 팝에 근접한 사운드로 새 옷을 입었다. 대표적으로는 평범한 아이돌 걸 그룹 슈퍼 몽키스가 에이벡스(AVEX)로 이적한 후, 아무로 나미에라는 1990년대를 대표하는 솔로 아이돌 보컬리스트와 맥스(MAX)라는 4인조 팀으로 탈바꿈한 사례가 있다. 아울러 진짜 아이돌 걸 그룹 포맷으로 10대 중반이라는 어린 나이에 가장 많은 포텐셜을 터뜨리며 자신들의 전성기를 일궜던 4명의 소녀들이 존재했다. 그들의 이름이 바로 스피드(Speed)였다.

오키나와 액터즈 스쿨을 통해 처음 6인조로 기획된 그룹이지만, 2년 간의 활동 끝에 최종 멤버로 선택된 멤버들은 다음과 같다. 메인 보컬인 시마부로코 히로코(島袋 寛子, Hiro)와 이마이 에리코(今井 絵理子, Elly), 서브 보컬 우에하라 다카코(上原 多香子, Taka), 보컬과 그룹의 안무를 기획하는 아라가키 히토에(新垣 仁絵, Hitoe). 1996년 1월 그룹 이름을 스피드로 정한 후, 그 해 8월 첫 싱글 ‘Body & Soul’로 일본 음악계에 화려하게 데뷔했다. 히로코와 에리코의 가창력은 아이돌계의 보편적인 수준을 넘어선 힘이 있었다. 아울러 가창력과 함께 그들에게는 귀엽고 친근한 비주얼이 있었다. 남녀 구분 없이 일본 10대, 20대의 절대적 인기를 얻게 되면서 두 번째 싱글 ‘Steady’(1996)은 127만장 이상의 판매고를 올리며 첫 밀리언 셀러로 기록됐다. 그 여세를 몰아 2000년까지 정규 앨범 3장([Starting Over](1997), [RISE](1998), [Carry On My Way](1999))을 모두 멀티 밀리언셀러로 만들었다.

그러나 1999년부터 멤버들의 솔로 활동이 시작되면서 각자의 커리어를 위해 결국 2000년 공식 해체를 선언하게 된다. 이후 그룹의 네 멤버들은 모두 솔로 앨범을 발표했으며, 히로는 솔로 활동과 재즈 프로젝트 코코도르(Coco d'Or) 활동을 병행한 바 있다. 이들은 2000년대 중반까지 공식적으로는 해체 상태였음에도 고베 지진 피해자들을 위해 2001년 자선 싱글과 단 한 번의 야외 라이브 공연을 통해 24시간 재결성을 이루기도 했고, 2003년에는 ‘Save The Children’ 기금 마련을 위해 1년간 재결합 활동을 하며 4집 [Bridge](2003)를 발표했다. 그리고 2008년 완전 재결합을 이룬다. 지금까지 앨범 소식은 없지만 최근작 ‘リトルダンサー(리틀 댄서)’까지 여섯 장의 싱글을 내놓으며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다.
 


사실 수록곡 리스트를 보면 분명 이 앨범이 베스트 앨범인 것은 맞지만, 이것은 컴필레이션이 아닌, 그들의 과거 히트곡들을 2009년 20대 중후반의 목소리로 진짜 ‘리메이크’한 앨범이다. 과거의 스피드 팬들 중 일부는 과거 정규 앨범 속 10대 중반의 그녀들의 목소리가 그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과거의 노래들을 성숙해진 목소리로 만나는 것은 즐거운 감회를 안긴다. 첫 번째 넘버 원 싱글 ‘Go! Go! Heaven’(1997), 1990년대 일본에서 겨울 노래의 대명사로 통했던 ‘White Love’(1997), 지금도 졸업 시즌을 대표하는 일본 가요로 리스트 상위에 올라가는 ‘My Graduation’(1998) 등이 대표적이다. 사실 편곡에서 크게 변화가 별로 없는 것이 특징인데, 그것이 거꾸로 원곡의 가치를 증명한다. 프로듀서 미즈시마 야스타카(水島康貴)의 도움으로 만들어진 록 댄스부터 펑키한 댄스 팝, 서정적 팝 발라드들은 이미 10년 전의 편곡과 프로듀싱이 얼마나 훌륭했는지를 확인하는 기회가 된다.

물론 스맙(SMAP)이 20년을 훨씬 넘게 뛰고 있고, 해체기를 거쳤어도 스피드가 무리없이 15년을 넘겨 활동중인 것은 그 무대가 국내 시장 분위기와는 다른 J-Pop 신이기에 가능한 일인지도 모른다. 그러나 비록 아이돌이라 해도, 그리고 그들이 아무리 방송과 예능에 초점을 두고 활동했어도, 무엇보다도 우수한 ‘노래’ 자체에 우선했기에 가능한 생존이 아니었나 생각한다. 일본까지 건너가 히트곡도 내놓는 우리 아이돌 걸그룹들 중엔 과연 어떤 팀이 그런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까? 이 앨범을 다시 들으며 갖는 내 궁금증이다.



Speed - Wake Me Up! (2009 Ver. New PV)

<Bonus Track>
그리고, 이 앨범 발매 몇 개월 전인 작년 5월에 발표된 싱글 [S.P.D]를 추가로 소개한다. 이 곡은 그들로서는 최초로 힙합 분위기의 외국 작곡가의 곡을 받아 작업한 노래인데, 기존의 그들 곡의 분위기와는 약간 달라서인지, 오리콘 최고 순위는 8위였다. 하지만 그들의 새로운 매력을 느낄 수 있다.



Speed - S.P.D.(Splendid. Pop. Dance) (TV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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