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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eff Beck 1st Live in Seoul ... (2010.03.20)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10. 3. 21. 09: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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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있게 30분 전에 공연장 도착....
표 바꾸러 가기 전에 가장 먼저 군중들 속에서 눈에 띈 사람... 임진모 선생님...ㅋ 인사드리고, 표 바꾸고, 집에서 싸온 샌드위치와 공짜로 주는 커피로 배를 채웠다.

공연장 안에 들어가보니, 올림픽홀은 처음인데, 정말 작지만 아담하다... 사실 2층 입구 문가 옆 구석탱이 자리이긴 하지만, 그나마 첫 줄이라 시야가 가려지지 않는 장점이 있으리라 생각했으나, 공연이 시작된 이후에는 좀 짜증날 정도로 늦게 들어오는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시야를 가렸다. 배철수 음악캠프 관련 팀 중 오늘 못 온 자리를 대신 꿰찼다는 누군가가 부러웠다.ㅋㅋ 또 한참 못보던 누구는 사진 어시스트 형식으로 포토라인까지 들어갔다는디....ㅋㅋㅋ 77000원짜리 표라도 산걸 다행으로 알아야겠지.

안 왔으면 정말 후회할 그의 연주와 공연이었다.
공연 시작도 거의 5분 이상 지연되지 않았고, 1시간 40분 정도동안 제프는 환갑이 된 나이가 무색하게 열정적인 연주를 보여주었다. 태어나서 올림픽공연 관련 공연장에 와서 이렇게 사운드가 좋은 공연도 처음 들은 것 같고.... 사실 과거의 그의 대표곡만 아는 팬들의 입장에서는 옛 노래들이 너무 적게 나온 것이 아쉬울 수도 있겠다. 하지만 이제 막 그의 신보 [Emotion & Commotion]이 발매되었고, 그 투어의 공식적으로 첫 무대인 셈이니, 새 앨범에서 많은 곡을 소화하는 건 어찌보면 당연하다. 그게 아티스트의 곤조(?)라고 할까? 그는 사실 별로 멘트를 많이 안했고, 우리말 인사도 전혀 안할 정도로 (그간 수많은 음악 서적에서 읽은 것 처럼) 사교성이나 쇼맨쉽은 별로 뛰어나지 않지만 그게 오늘날의 완벽주의자 제프 벡을 만든 것인지도 모른다.

그의 기타 소리에 취하고, 탈 위켄필드 부재의 아쉬움을 상쇄하는 론다 스미스 아줌마의 놀라운 베이스 연주에 프린스가 그를 왜 고용했는지를 충분히 이해할 것 같았고, 나라다 마이클 월든이야 이미 제프와 [Wired] 투어에서 함께 했던 전력이 있으니 믿어의심치 않았지만 올해 나이 58세에 그 파워풀하고 정교한 연주란...ㅋ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People Get Ready>를 보컬은 빠졌지만 연주만으로 들을 수 있어 좋았고, 본편의 마지막은 최근 이 버전으로 그래미를 수상했던 <A Day in the Life (원래 조지 마틴 트리뷰트 앨범 [In My Life]에 처음 실렸는데 작년 라이브 DVD+CD에서 연주한 버전으로 수상했다.)>가 장식했다. 비틀즈가 스튜디오 특수효과로 만들었을 원곡의 혼돈스런 이펙트를 기타로 변형시킨 그 센스는 역시 매력적....

앵콜로 우리에겐 폴 포츠의 보이스로 잘 알려진 <Nessun Dorma>와 그의 대표곡 <Freeway Jam>이 연주되었는데, 그랬는데도 관객들이 기다리던 노래가 안나와 우리를 애태웠다. 바로 <Cause We've Ended As Lovers>. (나를 포함해) 다들 이거 생연주로 들으려고 온건데 설마 안하고 끝내면 어쩌나.. 하는 생각에 첫 번째 앵콜 끝내고 밴드가 들어갔을 때, 관객들은 거의 5분간 쉬지않고 박수 세례를 퍼부었다. (나중에 화장실에서 손 아파 죽겠다고 한 사람도 보았다..ㅎ) 결국 그는 다시 나와서 이 곡을 연주하고 공연을 끝냈다.

공연장에서 나오는데, 너무 눈에 익숙한 뮤지션과 음악 관계자들이 많이 보였다. 산발에 너무나 수수해서 아무도 그가 그인지 알아보지 못하고 지나가는 것이 너무나 안타까웠던 김광한 아저씨. 아는 사람들과 인사하고 사라지는 김종진-이승신 부부, 그리고 대한민국에서 록 좀 했다는 사람들은 다 모인 듯한 공연장 앞.. 재미있었던 점은 30대 중반 이상의 관객들도 많았지만, 그를 보러 20대 관객들이 생각보다 많이 왔다는 것이다. 아마 대부분이 기타 연주를 취미나 그 이상으로 하는 남자들이 친구들끼리, 파트너를 끌고 온 것일텐데, 그를 어설프게 알고 있었던 20대 친구들은 오늘 공연에 충격 제대로 먹었을 것이다. 

사람들이 다 사라지고, GMV시절부터 알던, 공연 사진만 전문으로 찍는 지인을 만났다. (이번 공연도 찍으셨다.) 그 분에게서 공연의 세트 리스트 종이를 빌려보았는데, 원래 <Cause We've Ended As Lovers>는 세트리스트에 없었단다. 결국 우리가 그렇게 난리치지 않았으면 연주 안했을거란 얘기다. 아니면 우리를 애태우려 비장의 히든 카드로 그가 몰래 숨겨두었던가. 그 분을 동대문시장에 태워다 드린 후 집으로 넘어왔다.

하여간, 연주 위주로 이뤄지는 공연을 보면서 이렇게 푹 빠졌다 나오기는 처음이었던 공연이었다. 그리고 왠만해서 현장 머천다이즈 판매처에서 물건 잘 안사지만, 이번에 그래미를 탄 라이브 DVD 수입반을 하나 사갖고 왔다. 그 리뷰는 조만간 시간나면 올려보겠다.




Jeff Beck - Cause We've Ended As Lovers
(Live 2010.03.20 in Seoul Olympic Hal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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