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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elly Clarkson 'All I Ever Wanted Tour' 2010 Live in Seoul ... 2010.05.04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10. 5. 8. 10: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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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켈리 클락슨이 한국에 왔다. 그녀가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우승을 차지하며 화려하게 데뷔했던 그 순간부터 관심과 애정을 가져온 내 입장에서는 절대로 놓칠 수 없는 공연이었다. 그래서 어떻게든 가기 위해 계획을 세웠고, 마침내 공연을 관람했다.

공연장에 도착한 것이 7시 40분, 먼저 와서 기다리던 지인의 말에 따르면 공연장 앞이 1시간전에는 매우 썰렁했다고 한다. 이거 공연이 제대로 진행될까 싶을 정도로... 그러나 이는 공연일이 평일이자, 다음날이 휴일이라는 점을 간과한 생각이었다. 내가 도착했을 시간에는 어느덧 관객들은 바글대기 시작했고, 제프 벡 때보다는 약간 적은 숫자였긴 했지만, 플로어가 스탠딩석으로 해논 것을 감안할 때 관객 숫자는 비슷했다고 생각한다.

15분-20분 정도의 딜레이는 이번에도 있었지만, 그래도 그럭저럭 제 시간에 공연은 시작되었다. 인트로 뮤직으로 AC/DC의 <You Shook Me All Night Long>이 깔리면서... 켈리가 얼마나 록커가 되고 싶어하는지를 이런 작은 부분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조명이 켜지고 바로 폭발적으로 터져나온 첫 곡 <All I Ever Wanted>과 함께 켈리가 무대 위에 나타났다. 앗, 그런데 나는 잠시 그녀에게서 켈리 오스본(Kelly Osbourne)의 모습을 보았다. 아니, 사실은 오지 오스본(Ozzy Osbourne)의 젊을 때의 모습을 본 것인지도 모른다. 왜냐면 그녀의 더욱 후덕해진(!!) 몸매와 함께 펼치는 록커로서의 동작들이 마치 그의 모습을 연상케 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물론 오지의 트레이드 마크 '양로원 박수'를 한 건 아니다..ㅋ) 그간 앨범 커버들에 속아 그녀가 적당한 몸매일것이라고 생각한 이들에게는 이 모습은 충격이었을 수 있겠지만, 이미 그런 모습의 사진과 라이브를 많이 봐왔기에, 난 괜찮았다. (약간 이야기가 밖으로 새지만, 난 비만을 이유로 누군가의 능력이나 이미지에 선입견을 갖는 사람들을 사실 속으로는 가장 증오한다. 내가 당해봐서 안다.) 오히려 그 후덕함이 그녀에게 록커로서의 에너지를 주는 데는 현재로서는 도움이 되고 있는 것 같았다.

그렇기에 2시간 동안 진행된 공연은 시종일관 정말 록 공연다운 흥겨움의 열기로 가득했다. (제가 아는 누군가가 매우 싫어하는) 조직된 응원, 떼창도 별로 없었고, 다들 자발적으로 흥에 겨워 놀기에 딱 좋은 공연이었다는 얘기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관객의 호응이 적었다는 뜻은 절대로 아니다. 오히려 여느 공연보다 더 진실한 호응이 나왔다. 그리고 그녀의 주요 히트곡 몇 곡에서는 후렴 정도는 다 따라해주는 센스는 당연히 있었다. 공연 내용이 대체로 4집에 좀 더 비중을 두고 아메리칸 아이돌에서 이 사람 저 사람 노래를 불러봤던 경험자 답게 그녀가 관심을 갖고 좋아하는 노래들을 여럿 커버해서 소화(앨라니스 모리셋(Alanis Morissette)<Am I Would Be Good>이나 킹즈 오브 리옹(Kings of Leon)<Use Somebody>, 그리고 카일리 미노그(Kylie Minogue)<Can't Get You Out of My Head>까지 장르도 다양했다.)했지만, 그녀의 주요 히트곡은 1집에서 <Miss Independent> 1곡을 소화한 것을 제외하고 2-3집의 것들은 모두 불러주었다. (3집에서 <How I Feel>정도 더 불러주었다면 좋을 뻔했다. 하지만 <Sober>를 들은 것은 큰 수확!!) 


또한 그녀의 백업 밴드의 연주도 대체로 만족스러웠다. DJ가 멤버로 참여해서 적절한 믹싱 이펙트를 곡과 곡 사이에 집어넣어 주었고, 켈리 한 명의 보이스로도 관객을 충분히 압도했지만 여성 백보컬 2명 역시 그녀의 목소리가 더욱 풍성해지게 받쳐주었다. 그리고 켈리는 공연 중간에 좀 길게 '사설'을 늘어놓는 경향은 있었는데, 아마 그녀의 말이 빨라서 쉽게 알아듣지 못한 팬들도 있었을 것 같다. 하지만 그녀가 던진 말들 속에서 그녀가 얼마나 팬들과 소통하는 것을 좋아하는지를 확인할 수 있었다.       

메들리로 엮인 곡들을 1곡으로 치자면 총 21곡을 소화하고 마지막 앵콜곡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를 부르며 그녀는 팬들에게 작별을 고했다. 그녀가 무대에서 퇴장하고 매우 빨리 공연장의 조명은 켜졌고, 관객들은 한 두명씩 빠져나갔지만, 다들 퇴장하며 매우 흥분이 상승되어 있었음을 확인할 수 있었다. 그 결과 공연장을 나오면서 오히려 이 공연을 사진으로 남기려는 팬들이 더 많았다. 그리고 기념품을 사려는 사람들도.... 소니뮤직 직원분들 및 기획사 분들은 이 틈을 이용해 열심히 CD와 머천다이즈를 팔았다....ㅋ 

2010년 들어와서 좋은 공연들이 계속 이어지고 있지만, 올해 본 것들 가운데 현재까지는 가장 '신나고 흥겨운' 단독공연이었다. 그녀의 뒤를 이어 계속 여러 솔로 신인 보컬리스트들이 아메리칸 아이돌을 통해 등장하고 있지만, (방향이 확 다른 캐리 언더우드를 제외하고) 아직 남녀를 가리지 않고 그녀에 비하면 뭔가 부족함이 느껴지는 것이 왜인가는 이 공연 하나로 충분히 파악할 수 있었다. 단지 '노래를 잘하는 것'을 넘어서 그녀는 평범함과 친근함 속에서 '목소리의 힘과 가수의 열정'으로 진정한 즐거움을 이끌어내는 것이 무엇인지를 아는 뮤지션임을 공연으로 보여주었기 때문이다. 

[Setlist]
1. All I Ever Wanted
2. Miss Independent
3. I Do Not Hook Up
4. Impossible

5. That I Would Be Good/Use Somebody
   (Alanis Morissette/Kings of Leon cover)
6. Breakaway
7. If I Can't Have You/
   Can't Get You Out of My Head(Kylie Minogue cover)
8. Never Again
9. Lies (The Black Keys cover)
10. Acoustic Medley
     (Just Missed The Train/Low/Addicted/Gone)

11. Behind These Hazel Eyes (Acoustic)
12. Cry 
13. I Want You
14. Don't Let Me Stop You
15. Sober 
16. Because of You
17. Walk Away
18. Since U Been Gone

Encore:
19. Already Gone
20. Seven Nation Army (The White Stripes cover)
21. My Life Would Suck Without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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