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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oward Jones - Human's Lib (Daum Music Review)

80팝/80년대 팝앨범리뷰

by mikstipe 2011. 4. 5. 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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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시사이저로 멜로디와 목소리의 따뜻함을 담아내다
 
 
1980년대 팝 음악의 거의 모든 장르에서 사운드 편곡 면에서 공통적으로 드러나는 대표적 특징을 꼽는다면 아마도 ‘신시사이저 활용의 보편화’라고 해야 정답일 것이다. 실제 주류 흑인 아티스트들의 펑키한 R&B 음악들부터 AOR/헤비메탈 밴드들의 사운드에도 신시사이저의 활용은 당시엔 필수 항목이었으니, 어쩌면 1980년대 전반부 팝 음악계를 지배했던 장르가 신스 팝(Synth Pop)이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을 것이다. 1970년대까지도 아무나 구입할 수 있는 악기가 아니었고, 공연을 위해 운반하기에도 매우 조심스러웠던 신시사이저는 전자 기술의 발달에 따라 점점 소형화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이 악기를 갖고 혼자 자신의 음악을 완성해내는 원 맨 밴드 뮤지션들이 1980년대 일렉트로닉 팝 씬에서 다수 탄생했다. 그리고 그 중 가장 큰 대중적 인기를 누렸던, 그리고 2011년 현재까지도 자신의 활동을 지속하고 있는 몇 안 되는 뮤지션이 바로 하워드 존스라 할 수 있다.

  1953년 영국 태생인 하워드 존스는 14년간 클래식 피아노를 전공하다 21살부터 언더그라운드 프로그레시브 록, 재즈, 훵크 밴드를 거치며 대중 뮤지션이 되었고, 어느 날 아내의 교통사고에 대한 보상금 대신 받은 신시사이저로 자신의 음악을 직접 제작하기로 결심했다. 그렇게 완성된 첫 작품이 1984년 초에 발매된 데뷔작 [Human's Lib]이다. 이 앨범의 성공을 바탕으로 그는 2집 [Dream Into Action](1985), 3집 [One to One](
1986), 4집 [Cross That Line](1989), 5집 [In The Running](1992)까지 꾸준히 미국, 영국 Top 40 히트 싱글을 내놓는 대중적 뮤지션으로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얼터너티브 록의 시대인 1990년대에는 그는 철저히 고전을 할 수 밖에 없었지만, [People](1998) 이후 자신의 레이블 디톡스(Dtox)를 설립해 [Revolution of the Heart](2005), [Ordinary Heroes](2009)를 내놓고 유럽 시장과 일본을 중심으로 꾸준히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당시 해외 매체에서는 그를 ‘신스 팝 속에 따뜻한 인간미를 담는 뮤지션’이라는 문구로 자주 표현했다. 그 말대로 이 앨범을 듣게 되면 일부 색소폰 연주를 제외하고 모든 것이 신시사이저만으로 연주된 것임에도 (3집 이후부터는 편곡에 실제 악기의 비중을 늘렸다.) 그의 따뜻한 보이스와 깔끔한 멜로디 덕분에 당시나 지금이나 냉랭함이나 빈 느낌은 크게 느껴지지 않는다. 앨범의 대표 히트곡 ‘New Song’이나 ‘What Is Love?’, 그의 초기 명곡 ‘Pearl In The Shell’ 등은 밴드 편곡의 감각을 원 맨 밴드의 신시사이저 연주로 치환할 수 있는 그의 재능을 확실히 증명한다. 또한 감성적 건반 터치와 보컬을 강조하는 발라드 - ‘Hide & Seek’, ‘Don't Always Look At The Rain’ 등 - 는 이후 그의 멜로디 메이커로서의 장점을 처음 과시했던 아름다운 곡들이다.


   세계적으로 대중적 히트는 ‘Things Can Only Get Better’나 ‘No One Is to Blame’이 담긴 2집이 더 크게 거두었지만, 그가 왜 아직도 1980년대의 대표적 신스 팝 뮤지션으로 기억되는가를 알고 싶다면 이 앨범을 꼭 들을 필요가 있다. [글: 김성환 대중음악애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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