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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itney Houston - My Love is Your Love (1999) [Daum뮤직-100Beat 리뷰]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12. 3. 27. 2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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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이 리뷰를 쓰기 전에 이미 그녀의 3-4-5집을 동시에 재발매하기로 한 소니뮤직의 계획덕분에 그 해설지 3장을 전부 내가 쓰게 되었다. 이 리뷰는 4집의 해설지와 아주 약간 겹치긴 하나, 앨범의 곡 설명 파트의 일부를 제외하고는 많이 다르다.

 

 

트렌드와 소울을 업그레이드한 디바의 마지막 걸작
 
‘휘트니 휴스턴’이라는 이름은 그 자체만으로도 1980년대 이후부터 현재까지의 세계 팝 음악 신에서 소위 ‘디바(Diva)’, 여성 팝-알앤비 보컬의 상징과도 같다. 물론 ‘디바’의 역사는 가스펠과 재즈 시대부터 시작해서 꾸준히 각 시대의 명인(名人)들을 낳았다. 하지만 그 과거의 역사를 모두 집약하면서 동시에 그 이후의 트렌드의 표본으로까지 자신의 위상을 끌어올린 여성 보컬리스트는 휘트니 휴스턴을 전후로 과연 몇 명이나 있을까? 그녀는 단지 과거의 다른 여성 팝 디바들의 위상을 계승한 성과를 뛰어 넘는다. 1990년대-2000년대 등장한 팝-알앤비 후예들의 대부분은 그녀에게서 자신의 음악 활동의 영감을 얻었음을 자신 있게 고백할 만큼, 그녀의 음악적 스타일이 팝의 역사에 미친 영향력은 크다.

 

비록 그녀의 개인사는 결혼 이후 불행의 연속이었다. 하지만 지난 2010년 내한공연으로 한국을 다녀가며 보여주었던, 불행했던 과거를 추스르고 다시 일어서려는 의지를 보면서 팬들은 비록 그녀의 보컬은 과거와 같지 않더라도 근작 이후의 활발한 활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미국 시간으로 지난 2월 11일, 그래미 전야제 갈라 파티를 위해 묵었던 LA 베벌리 힐튼 호텔에서 싸늘한 시신으로 그녀가 발견되었다는 소식에 그 기대는 결국 무너졌다. 결국 우리에게는 그녀와 우리의 추억을 되새기며 그녀가 남긴 음악들을 다시 듣는 일만 남게 되었다.

 

음악을 오래 들은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그녀의 기본 이력에 대해서는 알고 있을 것이기에 이 글에서는 굳이 다시 언급할 필요는 없을 것 같다(잘 모르시는 분들은 다음 뮤직 Music Bar에서 그녀에 대한 ‘레전드 프로파일’을 검색해 읽어보시길. 매우 자세히 설명해 주었다). 다만 그녀는 사운드트랙 세 장과 정규 앨범 여섯 장으로 자신의 노래를 사람들에게 전했다. 그 가운데 초기 두 장의 앨범이 1980년대 분위기에 맞게 좀 더 백인지향적 팝에 가까웠다면, 1990년대에는 3집 [I’m Your Baby Tonight](1990)부터 트렌디 알앤비적인 지향을 서서히 늘린 작품을 내놓기 시작했다. 3집이 당대에 최고 주가를 올리던 베이비페이스(Babyface)와 엘에이 리드(L.A.Reid) 콤비를 초빙해 트렌디한 알앤비와 1980년대식 분위기를 반반 섞었다면, 지금 소개하는 4집 [My Love is Your Love]은 과거의 고음 중심의 창법을 벗어나 트렌디 알앤비에도 걸맞은 다양한 보컬을 선보인 앨범이다. 

 

 

물론 이 앨범은 한국에서는 머라이어 캐리와의 듀엣으로 화제가 되었던 애니메이션 [이집트의 왕자(The Prince of Egypt)]의 주제가 ‘When You Believe’가 수록된 정도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지만, 페이스 에반스(Faith Evans), 켈리 프라이스와 함께한 첫 싱글 ‘Heartbreak Hotel’처럼 뻗어나가는 보컬을 사용하지 않더라도 그녀가 얼마나 소울풀한 감정을 잘 살릴 수 있나를 증명한 수작이었다. 로드니 저킨스(Rodney Jerkins)의 당시 주특기였던 톡톡 튀는 리듬 프로듀싱이 빛나는 미디움 댄스 트랙 ‘It’s Not Right But It’s Okay’와 ‘If I Told You That’에서도 트렌드에 발을 맞추며 자신의 장점도 유지하는 지혜로움을 보여준다. 무엇보다 타이틀 트랙 ‘My Love Is Your Love’는 그녀와 와이클레프 장의 역량이 멋진 화학적 융합을 보였던 작품으로, 그녀가 진짜 ‘소울’의 의미를 터득했음을 깊은 음색의 맛으로 느낄 수 있다. 물론 데이비드 포스터(David Foster)와 여류 작사가 다이언 워렌(Dianne Warren)의 발라드 ‘I Learned From The Best’, 베이비페이스의 슬로우 알앤비 발라드 ‘You’ll Never Stand Alone’이라는 백인 팬들을 위한 안전망도 잘 깔아놓았다.

 

  

이 앨범에서 그녀는 시대에 뒤처지지 않는 디바의 노련함을 보였고, 2000년 그래미 6개 부문의 후보에 올라 최우수 알앤비 여성 보컬상을 거머쥐며 음악적 인정도 받았다. 그래서, 2000년대에 심각해진 개인적 문제들이 그녀를 망가뜨리지 않았다면 우리는 이후 그녀의 좋은 앨범들을 더 만날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을 갖게 된다. ‘시간을 되돌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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