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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kimonogakari(いきものがかり) - Newtral (2012.02.29) [Daum뮤직-100Beat 리뷰]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12. 3. 27. 21: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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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다음뮤직-100Beat 리뷰를 위해 작성한 글입니다.

 

 

친근한 사운드의 위력
 
홍일점 보컬 요시오카 키요에(吉岡 聖恵), 기타를 담당하는 리더 미즈노 요시키(水野 良樹), 그리고 기타와 하모니카를 담당하는 야마시타 호타카(山下 穂尊)로 구성된 포크 팝/록 트리오 이키모노가카리(いきものがかり)는 2012년 현재 일본인들이 남녀노소 구분 없이 가장 친근하게 즐겨 들는 대중적인 밴드 음악의 대표주자라고 불러도 무방할 위치에 올라섰다. 2010년도 가을 그들이 발표한 첫 베스트 앨범 [いきものがかり~メンバ-ズBESTセレクション~](멤버스 베스트 셀렉션)은 발매된 지 2년간 연속으로 오리콘 앨범 연간 차트에서 10위 안에 드는 진기록을 세우며 스테디 셀러가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이것은 증명될 수 있다. 2010년에만 오리콘 집계기준 90만장 이상, 2011년에는 약 40만장을 팔았으니, 한 해 백만 장 넘는 앨범이 1장 이상 나오기 힘든 현재 일본 음반업계의 상황에선 엄청난 성과다. 게다가 연말이면 개최되는 일본의 주요 가요 시상식과 쇼 무대에서 몇 년째(뮤직 스테이션 슈퍼 라이브 6년, 홍백가합전 4년) 연속으로 출연하고, 현재까지 발표한 모든 정규 앨범을 최소 플래티넘(25만장) 이상 판매했다는 것에서도 적어도 이들의 대중적 인기가 일본 내에서 어떤지 확인할 수 있다.

 

카나가와현이 고향으로 초등학교 1학년 때 처음 한 반으로 만나 중-고등학교를 거쳐 친구로 맺어진 요시키와 호카타는 함께 교실 금붕어에 먹이를 주는 ‘생물관리부’ 당번을 맡은 것에서 착안해 그룹의 이름 ‘이키모노가카리’를 결정했고, 고교 시절부터 소위 ‘전철역 앞 거리 공연’을 진행하다 많은 경쟁 밴드들과 차별을 위해 동급생의 여동생 키요에를 전담 보컬로 영입해 현재의 모습을 갖췄다. 2003년부터 거리에서 라이브 하우스로 무대를 옮긴 이들은 3장의 인디즈 앨범을 통해 존재감을 알려나갔고, 마침내 2006년 메이저 데뷔 싱글 ‘Sakura’(벛꽃)로 처음 전국적 히트를 거뒀다. 그 후 7번째 싱글 ‘茜色の約束’(자주빛 약속)부터 시작해 포크 록 발라드와 경쾌한 리듬과 깨끗한 기타 스트로크를 강조하는 업비트 로큰롤이라는 그룹 음악의 양면성을 대표했던 더블A 싱글 ‘Yell/じょいふる(Yell/Joyful)’(2009) 등 현재까지 (비록 1위 싱글은 없었어도) 16연속 Top 10 싱글 히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NHK의 아침 드라마로 전국민적 인기를 얻었던 [ゲゲゲの女房](게게게의 아내)의 오프닝 주제가 ‘ありがとう’(고마워)가 거둔 대중적 반응은 2011년 내내 이 곡을 일본인들의 노래방 애창곡 중 하나(2011년 연간 오리콘 가라오케 차트 6위)로 만들었다.

 

 

지난 2월 29일 현지에서 발매되자마자 1위를 차지하며 2주 만에 27만장을 넘긴 그들의 정규 5집인 이 앨범 역시 1970년대식 일본 포크/뉴 뮤직(서양 1980년대의 장르 용어와는 다른 개념. 음악적으로 포크 록에 더 가깝다)의 전통에서 영향 받은 선 굵은 멜로디에 다채로운 악기로 세련되게 편곡하는 그들의 사운드 공식을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다. 다만 좀 더 대중성이 강해졌다 할까? 특히 스트링 섹션을 배경에 깔고, 미디엄 템포의 드러밍 위에 키요에의 힘과 감성을 둘 다 놓치지 않는 보컬의 울림을 통해 가사의 감흥을 전달하는 그들의 발라드 트랙에서의 과거 전략들이 더 강조되었다. ‘ありがとう’의 감흥을 이어가는 앨범의 첫 곡 ‘步いていこう’(걸어서 가자)가 대표적이며, 야마시타의 하모니카 연주가 낭만적 향수를 전하는 ‘地球’(지구), 사랑스러운 자장가처럼 들려오는 어쿠스틱 팝 트랙 ‘おやすみ’(잘 자)도 키요에 보컬의 장점을 잘 살려준다. 한편, ‘じょいふる’의 경쾌함으로 그들을 좋아하게 된 이들에게는 일본 록 특유의 드라이빙한 질주감이 어쿠스틱 감성으로도 잘 구현된 ‘笑ってたいんだ’(웃고 있고 싶어), 항상 열정적인 이들의 라이브 무대에 가장 잘 어울릴 화끈한 브라스 로큰롤 트랙 ‘Kiss Kiss Bang Bang’ 등이 흥을 돋워줄 것이다.

 

 

워낙 멜로디 중심이고 다양한 악기가 동원되어도 깔끔한 편곡으로 다듬어지는 이키모노가카리의 음악이기에, 진지한 실험적 구성이나 테크니컬한 연주를 좋아하는 이들에게는 지나치게 ‘대중지향’이라는 시선을 받을 소지는 있다. 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장점은 바로 착착 귀에 감기는 (주로 요시키가 담당하는) 감성적 멜로디 제조 능력, 그리고 뜨거운 사랑의 욕망보다 ‘함께 있음’이 주는 따뜻함과 관계에서 주는 위안에 의미를 두는 노랫말에 있다. 바로 그 부분이 고독에 지치고 현실에 힘겨워하는 현재 일본인들의 마음을 보편적으로 다독여 오늘날의 인기를 이끌어냈다 생각하기에, 언어의 벽을 넘어 (가사와 함께) 그들의 따뜻한 음악을 받아들이면 기존 J-Pop 마니아를 넘어 보통 음악 팬들도 충분히 그 매력에 공감할 수 있는 음반이라 생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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