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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이번 5월호 핫트랙스 매거진에 실린 [Essay : Pop Life] 코너에 실린 내 글이다. 아무래도 잡지에 실리는 글이라, 편집장님의 심의(?)에 걸리는 부분도 있어 잡지에 실린 글은 일부 표현이 빠져있기에, 여기서는 송부했던 원고 그대로를 실어본다. 이 글 읽고 난 후에는 제발 '저 인간 왜 그리 취향이 잡탕이야?'란 질문은 하지 마시길. 난 그렇게 30년을 들어온 사람이야. 난 모든 장르에 대한 애정을 다 갖고 있기에. 

Essay - Pop Life - 내 삶의 팝 앨범(들) 

  사실 ‘내 삶의 앨범(들)’이라는 주제로 5장의 음반을 선택해야 하는 것은 30년 가까이 온갖 종류의 대중음악 속에 빠져 살아온 나와 같은 사람에겐 결코 쉬운 일이 아니다. 그 세월동안 내 맘을 사로잡았던 음반이 설마 5장 밖에 없을까? 한 50장이라면 모를까. 다행히 이 원고는 범위를 ‘팝(다시 말해서 해외음악) 앨범’으로 한정시켜 주었고, 초등학교 5학년 때 본격적으로 나의 음악 편력이 시작될 시점에 ‘팝 음악’으로 출발했기에 이 리스트의 선정은 며칠간의 고민(?) 끝에 가능했다.

  사실 1980년대에 10대 시절을 보낸 팝 음악 매니아들은 지금처럼 인터넷이 발달하지 않았어도 노력만 한다면 충분히 풍부한 정보 수집과 음악감상이 가능했다. ‘세계는 지금’에서는 황인용 아나운서가, 방송 개그 프로그램에서는 DJ 김광한과 김기덕이 (그럭저럭) 최신의 뮤직비디오들을 소개해주었고, 연초만 되면 ‘2시의 데이트’에서 전년도 빌보드 연말 싱글 차트 100곡을 10일간 나눠 소개해주던 시절도 있었으며, 80년대 중반까지 FM의 오후-저녁 시간은 팝음악들이 점령하고 있었다. 가수 이름과 제목을 알아들을 영어 청취력이 된다면 매주 토요일 대낮에 AFKN FM으로 ‘American Top 40’를 챙겨 듣는 것으로 해외의 최신 음악 챙겨 듣기도 가능했던 시절이다. 그래미 시상식의 공중파 TV 중계는 필수였고, 게다가 ‘월간팝송’과 ‘음악세계’라는 양대 잡지도 있었으니....... 그 때는 이 모든 것들을 꼼꼼히 챙겨 보고 듣는 게 청소년으로서 내 삶의 낙이었던 것 같다. 하지만 아무리 매체가 음악을 열심히 전해줬다고 해도 그 중에 맘에 드는 음악들은 결국 음반으로 구입해야만 직성이 풀렸고, 일요 미사가 끝난 이후 항상 다니던 성당에서 가까운 역전 지하상가들을, 중-고등학생 때는 빽판, 수입 중고판을 구하려 세운상가까지 누비면서 최신 발매 음반, 과거 음반들 중 마음에 드는 것을 (테이프로 출발, LP, CD로 포맷은 변했으나) 계속 사들였다. 지금 소개하는 이 5장은 그 중 개인적으로 최소 50번 이상은 반복해서 들었고, 내 음악적 취향에 큰 영향을 미친 음반들이다. 게다가 프린스를 제외하고는 개인적으로 한국에서, 또는 미국에서 그들의 라이브까지 모두 경험했던 아티스트들이라는 공통점이 있기도 하다.

1. Prince & The Revolution - Purple Rain (1984)
  팝 음악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게 만드는 데 기여한 첫 음반은 그 시절 대부분의 청소년들처럼 마이클 잭슨의 「Thriller」였다. 그러나 흑인 음악에 본격적 관심을 갖게 만드는 데 기여한 아티스트는 아마도 프린스였을 것이다. 특히 그가 주연한 이 자전적 영화의 OST는 다른 주류 흑인 가수들과 다른 끈끈하면서도 거친 매력이 있었다. 물론 그것이 바로 소울과 펑크(Funk)의 유산임은 나중에 알게 됐지만. 처음 국내에 발매될 때 <Let's Go Crazy>와 <Darling Nikki>가 금지되는 바람에 결국 중학교 때 세운상가를 뒤져 당시 라이선스 LP값의 2배를 주고 때가 묻은 중고 원판을 구했던 기억은 아직도 생생하다. 여전히 <Purple Rain>에서 울부짖는 그의 목소리와 기타는 가슴을 찡하게 만드는 무엇이 있다. 한국 팬들을 뒤흔들고 간 레니 크래비츠의 ‘간지’의 원조를 찾는다면 반드시 그의 음악을 들어보기를. 



2. Chicago - 17 (1984)
   “당신은 어떤 록 장르를 좋아하는가?”라 내게 질문한다면 난 아마도 ‘1980년대식 AOR(성인 취향 록)’이라 대답할 것이다. 평이하고 대중지향적 사운드이지 않냐는 반론을 들을 수도 있겠지만, 저니, 알이오 스피드웨건, 토토 등이 대표했던 이 매력적인 시대의 음악들을 거부할 수는 없는 법이다. 특히 시카고에 대해 <Hard to Say I'm Sorry> 밖에 모르던 시절, 실시간으로 접한 이 음반은 훗날 과거의 그들에 대해 알고 나서도 여전히 내 곁에 있었다. 밴드가 가진 재즈 록의 기본기를 프로듀서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와의 조우로 대중적으로 매끈하고 웅장하게 포장한 이 앨범의 사운드는 ‘얼터너티브 록’ 이후의 사운드가 결코 채워주지 못하는 마음의 평온함(?)을 제공해준다. <Hard Habit to Break> 등 발라드도 좋지만, <Stay The Night>, <Along Comes the Woman> 등이 진정한 앨범의 매력. 
 


3. Howard Jones - Dream Into Action (1985)
   어린 시절부터 변함없이 많은 애정을 갖고 있는 장르는 ‘1980년대식 일렉트로닉/신스 팝’이다. (더하여 그 시절 댄스 팝까지 포함된다.) 물론 듀란 듀란, 디페쉬 모드, 펫 샵 보이스 등이 다 애정의 대상이지만, 하워드 존스는 내게 더욱 특별하다. 한국의 젊은 음악 팬들은 기억도 못할 그를 왜 계속 좋아하냐 묻는다면, 그의 신시사이저 활용 감각도 훌륭하지만 특히 그가 주조하는 인간미 넘치는 멜로디 라인과 보컬 때문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 부분은 그의 90년대 이후 앨범들에서도 변함없지만, 그 음악적 절정은 바로 이 앨범에 담겼었다. 국내 발매도 안됐던 이 앨범을 중3 겨울방학 때 중고 LP로 세운상가 한 구석에서 발견했을 때의 그 기쁨이란! <Life in One Day>나 <Look Mama>와 같은 그의 상큼한 전자음의 향연부터 <No One is to Blame>과 <Elegy> 등 정갈한 건반 발라드까지 버릴 곡이 없다. 



4. L.A. Guns - L.A. Guns (1987)
  1980년대 말과 1990년대 초 고등학교 시절을 음악과 함께 보낸 이들에게 ‘헤비메틀’은 빼놓을 수 없는 키워드였다. 부모님 몰래 동인천역 주변에 있었던 영상음악 감상실 몇 곳을 다니며 중학교 때부터 세 살 터울 형님의 취향을 통해 서서히 소개받던 이런 부류의 음악들을 더 많이 듣게 되었다. 그 가운데 엘에이 건즈와 이 앨범을 잊지 못하는 것은 건즈 앤 로지스보다도 이들이 초창기에 보여준 반항적 태도가 영상과 함께 내게 전해졌기 때문이다. (형과 함께 서울로 올라와 참가한 음악 동호회 행사에서 본 <One More Reason>의 영상은 정말 충격이었다.) 대표곡 <Sex Action> 등의 제목에서 보듯, 과격한 가사들 때문에 국내반이 발매된 적 없이 빽판으로만 접했었기에 더욱 이 음반은 ‘금단의 열매’처럼 달콤했다. 1980년대 헤비메틀의 속성을 적나라하게 보여준 면에서 이 음반은 분명히 ‘명반’이다. 
 


5. Renaissance - Scheherazade and the Other Stories (1975)
  1990년대 초반은 ‘프로그레시브 록/아트 록’이 서서히 매니아들에게 유행처럼 번져갈 시기였지만, 한밤까지 기다려 그 음악들을 듣기엔 내 귀는 아직 덜 열려있었다. 그러다 한낮에 DJ김광한이 그들의 카네기 홀 실황을 1시간에 걸쳐 소개했을 때, 단숨에 그들의 음악에 빠져들었다. 결국 <Ocean Gypsy>의 오리지널 버전을 듣기 위해 청계천을 뒤지다 이 앨범의 빽판을 손에 넣었다. 청아한 음색과 호소력을 모두 발휘하는 애니 헤이슬럼(Annie Haslem) 의 보컬, 고풍스럽지만 난해하지 않고 예술적 풍모를 드러내는 밴드의 연주는 이후 다른 이 계열 앨범들을 찾아 듣게 하는 데 기폭제가 되었다. 마포 아트센터에서 그들을 직접 볼 수 있었던 기억도 내겐 소중하다. 발매 시기로는 맨 위에 놓여야 하지만, 실제 이 음반을 처음 감상하게 된 것이 1990년대 초반이었기에 이 음반을 마지막 자리에 놓았다.



P.S. 이렇게 난 팝, 록, 흑인음악, 아트록, 메탈, 컨트리까지 편견없이 음악을 듣는 법을 배웠다. 어떤 음악이든 비판을 하자면 근거를 갖고 충분히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비평문이란 결코 '개인의 혐오와 증오'를 담는 그릇이 아니다. 가끔 그런 글들이 '리뷰'랍시고 버젓이 웹진에 올라있는 걸 보면 어처구니가 없다. 그런 글은 제발 자신의 블로그, 트위터나 페북에다가 써라. 원고료 뻔히 받는 동네에 쓰지 마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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