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ikstipe 음악넋두리
'마골피 - 비행소녀' 에 대한 오해(?)와 이해...
mikstipe
2007. 5. 7. 10:06
하여간 노래를 실제로 처음 듣고 나니, 위에서 생각한 제목에 대한 오해는 일단 풀렸다. 아... '비행(飛行 - Flying)' 을 하는 소녀구나... 그리고 그 때부터, '부업정신'에 입각하여 이 보컬리스트에 대한 여러가지 추론을 머릿 속에서 이어갔다. 그 결과 머릿속에 정리된 생각은,
1. 노래는 처음엔 그저 그랬는데, 자꾸 들으니 점점 좋아지는군. 보컬에 감정이 제대로
실려있어. 2-3년 트레이닝 받았다는 게 보도자료의 오버는 아니군....
2. 그럼, 이 가수의 홍보 방식은 "제 2의 왁스(Wax)"를 노린 것이 아닐까? 뮤직비디오에서
자신의 모습은 안 비추고, 서신애를 내세운 것으로 봐서 기획사의 재력은 좀 되는 것 같고,
이렇게 '얼굴없는 가수'전략으로 나가다 대중이 '저 가수 노래 잘 하네!'하고 인정받을
즈음 방송에 얼굴 내 비치겠군....
그리고 얼마 후... 마골피는 드디어 얼굴을 내 비쳤고, 음악 중심 무대에서 라이브도 했다. 음반에 전혀 뒤떨어짐 없을 만큼의 가창력을 보여줬고, 외모는? 뭐 섹시와는 거리는 멀어도 흥행에 문제일으킬 마스크는 아니었다. (그리고 댄스 쪽도 아니고 팝/록 스타일의 싱글에 섹스 어필은 필요도 없으니 말이다.) 그리고 자신의 예명에 대한 설명은 신문 기사에서 더욱 자세히 설명해 주었기에 내 오해는 이제 부질없는 것이 되어버리고 말았다...
“'마골피’라는 이름 어떠세요? 윤명선 프로듀서가 직접 작명한 거에요. 사실 입으로 통해 들으면 이상할 수도 있는데 제가 처음 접한 것은 글씨였거든요. ‘마골피’라는 확대된 글씨를 봤을 때 제 몸이 떨리는 것을 느낄 수 있었어요. 무서울 정도로 강한 전율이 느껴지더라고요. 사실 너무 마음에 들어서 제가 감히 이 이름을 가져도 될까라는 생각까지 들었어요.”
마골피 - 비행소녀 ('쇼 음악중심' Live)
그래, 조금 네거티브한 호칭이라도 대중의 이목을 집중시킬 수만 있어도 감수하겠다는 그 '헝그리정신'은 감동할 만하다. 왁스의 경우도 '왠 머리 왁스?'라고 생각했던 사람도 있으니까.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생각에 더 빠져들었다.
가요계가 불황이긴 불황인가보다... 하긴, '##녀' 어쩌구 하는 쇼보다는 차라리 나은 것이겠지? 홍대 클럽에서 충분히 떴음에도 주류에 데뷔할 때는 온갖 미사여구를 총동원하고 치장을 해야 하는 현실이니까. 하지만, 언젠가는 보고 싶다. 순수하게 무대 위에서 노래하는 모습으로 대중에게 처음 데뷔하는 신인 뮤지션의 모습을... 거추장한 언론의 신비주의 치장 없이도 대중이 가수에게 관심을 보일 수 있는 그런 사회의 모습을.... 또 꿈꾸고 앉아있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