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evthand - Taxiride (2010)
# 이 글은 Sky Music 발매-한국 포니 캐넌 배급 국내 라이센스 음반을 위해 작성한 제 해설지입니다.
벅스뮤직 Levthand 해당앨범 페이지 가기: http://music.bugs.co.kr/album/241537
독일 일렉트로니카 씬의 오랜 실력자이자 그룹 캔 세븐(Can 7)의 리더, 레벤트 캔세븐의 2010년 새로운 변신 레브탄드(Levthand)의 야심찬 데뷔작 「Taxidrive」
20세기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독일의 영향력은 생각보다 막강했다. 물론 클래식 음악의 시대에도 독일의 음악가들은 큰 활약을 했지만, 나치즘이 멸망하고 동-서로 분열된 냉전시대의 독일은 여러 장르에서 국제적으로 히트한 많은 아티스트들을 배출했다. 물론 스콜피언스(Scorpions), 억셉트(Accept), 블라인드 가디언(Blind Guardian), 감마 레이(Gamma Ray)와 같은 하드 록-헤비메틀 밴드가 국제적으로는 가장 인기가 많았지만, 1970년대 독일을 대표한 아몬 둘(Amon Düül), 탠저린 드림(Tangerine Dream), 뽀뿔 푸(Popol Vuh), 캔(Can), 파우스트(Faust)와 같은 크라우트록(Krautrock: 독일식 프로그레시브 록이라 불릴 만한 실험주의 음악 장르)는 영국 대륙에서도 인기를 얻을 정도로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 게다가 국내에도 [Radioactivity]라는 명곡으로 알려진 크라프트베르크(Kraftwerk)는 독일 내에서 뿐만 아니라 유럽 전역에서 일렉트로닉 사운드의 선구적 밴드로 평단과 대중을 사로잡았다.
크라프트베르크의 활약 이후 1980년대와 90년대 초반에 등장했던 KMFDM, 디 크럽스(Die Krupps) 등과 같은 독일의 선구적 트랜스, 하드 코어(?) 일렉트로닉 밴드들은 결국 1990년대에 융성한 인더스트리얼(Industrial)의 흐름을 세계적으로 이끌어냈다. (그 속에서 람슈타인(Rammstein)이라는 인더스트리얼 메틀 밴드도 독일을 넘어 세계로 진출했다.) 하지만 자국 내 클럽 씬에서는 더욱 많은 앰비언트-트랜스 사운드를 지향하는 뮤지션들이 등장했고, 그 많은 뮤지션들 가운데 2000년대에 들어와 프로듀서이자 자신의 프로젝트들로 20년 가까이 장수하는 뮤지션이 바로 이 음반의 주인공 레벤트 캔세븐(Levent Canseven)이다. 그는 사실 리믹스 DJ, 프로듀서로서 국제적으로 더 많이 이름을 알려왔기에 뮤지션으로서의 그의 활동이 일렉트로니카 팬들에게도 생소할 수 있을 것 같다. 하지만 그의 여러 프로젝트는 독일 클럽가에서 꾸준히 인기를 얻었기에 독일 내에서는 탄탄한 인지도를 가진 인물이다.
20년 가까이 독일 일렉트로닉 씬에서 활약했던 레벤트 캔세븐의 음악 여정
하지만 언제나 남의 음악을 다듬고 리믹스 작업을 하다보면 결국 자신의 작품을 만들고 싶게 되는 것은 당연지사이기에, 결국 그는 우웨 룩스(Uwe Lux)와 함께 파티 애니멀즈(The Party Animals, 줄여서 T.P.A.라는 호칭으로 더 많이 불렸다)라는 일렉트로닉 듀오를 결성해 본격적인 뮤지션의 커리어를 시작했다. 1992년 [It's A Rap Thing]이라는 12인치 싱글을 발표한 이들은 싱글 수파 티(Supa T)가 피쳐링한 싱글 [My Dog Is Better Than Your Dog](1995), [Love & Respect](1996), [Gotta Jump](1997)까지 총 4장의 12인치 싱글과 맥시 싱글을 내놓으며 유럽 클럽 씬에서 활약했다. T.P.A.가 해체한 후에는 그의 커리어에서 현재까지 가장 큰 도움을 준 프로듀서 두 명을 만나게 되었다. 첫 번째는 올리버 록스테드(Oliver Rockstedt)로서, 레벤트와 그는 함께 초콜렛 밀크(Chocolate Milk)라는 듀오로 활동하면서 [Harddrummer (Driving Me Crazy)](1998), [Can't Judge A Book By It's Cover](2000), [Disco Lights](2000)를 발표했다.
하지만 이와 함께 레벤트는 자신이 음악적 주도권을 쥐는 또 하나의 솔로 프로젝트 캔 세븐(Can 7)의 이름으로 동시 활동을 개시했고, 사실 이 프로젝트는 그의 현재 독일 일렉트로닉 씬에서의 위상을 확고히 해 주는데 큰 도움을 주었다. 이렇게 두 가지 활동을 겸하던 가운데 그는 그의 커리어에 또 한명의 조력자 구이도 크라비에로(Guido Craviero)를 만났는데, 그와 함께 몰로코(Moloko)의 히트곡 [Sing It Back]과 오프라 하자
새 이름으로 발표하는 진정한 솔로 앨범이자 그의 음악 여정의 결정판 「Taxidrive」
이 음반을 지원하기 위해 그의 스튜디오에 모였던 뮤지션들도 매우 다양하다. 1980년대를 풍미했던 영국 여성 듀오 멜 & 킴(Mel & Kim)의 멤버 킴 애플바이(Kim Appleby), 랩퍼 선 오브 슬레이브즈(Son of Slaves)와 미스타 굿(Mista Good), 보컬리스트 조(Zoe), 젠, 트럼페터 패트릭 안소니(Patrick Anthony), DJ 조지 솔라(George Solar) 등 곡마다 참여한 피쳐링 아티스트들은 그의 음악적 의도를 충실히 뒷받침하면서 앨범이 가진 팔색조와 같은 매력을 지원했다.
Levthand - Cadillac Track (Videoclip)
지금까지는 일렉트로니카, 클럽 매니아들에게 주로 알려졌었던 레벤트의 음악은 이제 레브탄드라는 새 옷을 입고 이 앨범을 통해 대중과 더욱 가깝게 다가가고자 한다. 그 시도는 현재 조용하지만 긍정적 반응을 해외에서 얻어내고 있으며, 이제 우리나라에서도 이에 공감하는 팬들이 생겨나리라 확신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