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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EMI 국내 라이선스반 해설지로 작성한 글입니다. 음반을 사신 분들이라면 이미 보셨을지도...

신스 팝의 시대, 일렉트로니카의 시대를 모두 평정했던 영국 최고의 일렉트로닉 팝 듀오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의 2009년 대망의 새 앨범,「Yes」

  두말 할 나위 없이 신스 팝(Synth Pop)은 1980년대를 대표했던 음악 장르였고, 당대에는 주류 팝 사운드의 다수가 이 계열 사운드의 우산 아래에 속했었다. 1970년대까지만 해도 일부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들만 사용해왔던 고가의 장비였던 신시사이저가 기술의 발달로 저가로 구입이 가능해진 후, 포스트 펑크(Post-Punk)를 비롯한 당대의 전 장르에서 급속도로 신시사이저의 위상은 커져만 갔다. 그리고 밴드가 연주할 수 있는 각 파트의 모든 역할을 이 전자 악기가 대체할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은 원 맨 밴드, 혹은 듀오 형태로 신시사이저를 중심으로 음악을 만들어 내는 여러 아티스트들의 등장을 이뤄냈다. 결국 80년대를 대표했던 밴드 중에 하드 록/메탈 계열 밴드들을 제외한다면 오히려 듀란 듀란(Duran Duran), 휴먼 리그(Human League) 등과 같은 뉴 웨이브/신스 팝 계열 밴드들이 주류에서 득세했던 것은 당연한 결과였던 것이다.
  그러나 80년대 후반부터 대중들은 전자음으로 도배된 사운드에 점점 싫증을 느끼기 시작했고, 대중적 팝 메탈이나 더욱 대중적인 댄스 팝 트랙들이 주류의 자리를 대체하면서 많은 신스 팝 밴드들은 서서히 몰락의 길을 걸어야 했다. (그 후 90년대 중반 일렉트로니카(Electronica) 트렌드의 붐이 신스 팝의 가치를 재발견해주기 전까지는 80년대 유명 신스 팝 밴드들은 거의 다 개점휴업, 내지는 해체 상태를 겪어야 했다.) 그러나, 그 가운데 100% 신시사이저 사운드를 내세운 정통 일렉트로닉 팝을 지향했던 두 밴드 -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디페쉬 모드(Depeche Mode) - 는 시대의 흐름과 상관없이, 오히려 나중에는 일렉트로니카 팬들, 아티스트들의 존경까지 받으면서 꾸준히 주류의 정상을 지켰다.
  디페쉬 모드가 그들 사운드의 댄서블한 요소를 줄이고 어둡고 강한 비트와 이펙트를 강조하는 음악적 변화로 프로디지(Prodigy)와 같은 하드코어 일렉트로니카 계열의 팬들까지 포섭할 수 있었다면, 펫 샵 보이스는 신스 팝 고유의 대중적 멜로디를 크게 버리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이들과 다른 길을 걸었다. 그리고 여러 리믹스 앨범들을 꾸준히 발표하면서 클럽 지향적인 면도 포기하진 않았다. 하지만 이들이 궁극적으로 몰락했던 다른 신스 팝 밴드들과 달랐던 점은 그들이 처음부터 자신들의 음악 속에 담아냈던 진지한 메시지와 주제의식이었다. 사회와 자아에 대한 통찰을 보여준 이들의 음악 속 메시지는 이들의 80년대 초기 앨범들에서도 선명했으며, 결국 표면적으로 ‘즐기기 위한 음악’처럼 포장하면서도 동시에 음악적 진지함을 놓치지 않았던 이들의 아티스트로서의 ‘스피릿’이 이들을 20년 이상을 영국 최고의 신스 팝 듀오로 만들어 준 원동력이었던 것이다.

20여년간 일렉트로닉 팝의 최전선에 서있었던 펫 샵 보이스의 음악 여정
  1954년생인 닐 테넌트(Neil Tennant)는 대학에서 역사를 전공하고 유명한 만화 제작사인 마블 코믹스(Marvel Comics)에서 편집 및 교정 일을 했으며, 82년에는 영국의 음악지 스매쉬 히츠(Smash Hits)에서 기자로 활동했었다. 한편, 1959년생인 크리스 로우(Chris Lowe)는 원 언더 디 에이트(One Under The Eight)이라는 7인조 댄스 그룹에서 트럼본을 맡았으며, 리버풀 대학으로 건너가서는 건축학을 전공했으며, 이후 주로 계단을 고안하는 일을 하며 생계를 꾸려나갔다. 1981년 8월, 두 사람은 우연히 King's Road에 있는 전자제품 가계에서 처음 대면하게 되는데, 두 사람 모두 댄스뮤직에 대한 공통적인 관심이 있음을 알게 되고 함께 작곡을 하기로 의기투합했다. 이들은 애완동물 가계를 하는 친구들에게서 밴드명의 영감을 얻었는데, 이들은 “그 어감이 마치 영국식 랩 그룹의 느낌이 나서” 펫 샵 보이스라는 이름이 맘에 들었다고 한

다. 1983년에 닐이 폴리스(The Police)의 취재를 위해 뉴욕에 갔을 때 그는 프로듀서 바비 오(Bobby O)를 만났는데, 닐의 찬사에 감명을 받은 Bobby는 이 듀오와 함께 음반 작업을 할 것을 제안했다. 이후 84년 4월에 그들의 대표곡 <West Ends Girls>의 첫 버전이 발매되었다. (그러나 이 버전은 LA와 샌프란시스코, 그리고 프랑스에서만 약간의 히트를 거두는데 그쳤다.) 
  다행히 1985년 3월에 이들은 EMI산하 팔로폰(Parlophone) 레이블과 계약을 채결하여 메이저 활동의 기회를 얻었고, 스테픈 헤이그(Stephen Hague)의 프로듀싱으로 <West End Girls>를 다시 제작, 재발매하여 1986년 1월 영국 차트 1위에 오르는 성공을 거두었다. 게다가 4월에는 미국 차트에서도 정상에 오르면서 이들은 세계 시장에서 빠른 스타덤을 얻는 발판을 마련했다. 같은 해 3월에 발매된 데뷔작「Please」는 후속 싱글 <Opportunity (Let's Make Lots of Money)><Suburbia>의 연속 히트로 이들은 영국 신스 팝/댄스 시장에서의 정상의 위치에 단숨에 올라서게 되었다. (11월는 1집 수록곡의 리믹스 앨범인 「Disco」도 발표되었다.)
  그 후 1987년에 발표한 2집「Actually」는 먼저 발표된 첫 싱글 <It's A Sin>의 영국 차트 1위 등극과 함께 발매 전부터 관심을 모았고, 가톨릭 교육 환경에서 자라나며 느끼는 청소년의 정신적인 압박감을 표현한 이 곡의 가사는 당시 영국에서 상당한 논란을 일으켰다. 악곡은 마이너 스케일이지만 데뷔작보다 좀 더 댄서블하고 밝은 분위기를 견지했던 이 앨범에서는 더스티 스프링필드(Dusty Springfield)와의 듀엣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 <Heart> 등이 히트 행진을 이어갔고, 크리스마스 시즌에 발표된 리메이크 싱글 <Always on My Mind>마저 전 세계적 히트를 거두면서 그들의 인기는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그리고 1년 뒤에 발표된 3집「Introspective」(1988)에서도 라틴 풍의 샘플링이 가미된 싱글 <Domino Dancing>과 독특한 뮤직비디오가 인상적이었던 <Left to My Own Devices> 등이 계속 히트를 하면서 다음 해에 첫 번째 월드 투어를 갖는 성과를 이뤄내는 데 기여했다.
  90년대에 들어 이들이 처음 발표한 정규 앨범인「Behavior」(1991)은 프로듀서 겸 연주자 헤롤드 펠터마이어(Harold Faltermeyer)와의 공동 작업으로 만들어졌는데, 이전과는 달리 아날로그 신서사이저를 활용하여 사운드의 약간의 다채로움을 시도하면서 <So Hard><My October Symphony>, <How Can You Expect To Be Taken Seriously> 등을 히트시켰다. 그리고 같은 해 겨울에 발매된 첫 베스트 앨범「Discography」에서는 그간에 싱글로만 발표하고 앨범에 담기지 않았던 리메이크 트랙들(특히 U2의 곡을 리메이크한 <Where The Streets Have No Name> 같은 곡들)까지 수록하여 팬들을 즐겁게 해주었다.
  이후 80년대에 인기를 얻은 대부분의 신스 팝 밴드들의 해체와 활동 중단으로 치닫던 1993년에도 이들은 5집「Very」를 통해 빌리지 피플(Village People)의 히트곡 <Go West>를 히트시키면서 하우스-클럽 뮤직이 부각되던 시기에 무난히 적응했다. 기존의 노선에 비해 좀 더 밝은 멜로디가 강화한 덕분이었다. 이어진 두 번째 리믹스 앨범「Disco 2」(1994), B-Side 트랙 및 미발표곡 모음집인「Alternative」(1995), <Before><Se a Vida E (That's the Way Life Is)>의 히트를 이어간 6집「Bilingual」(1996)과 <I Don't Know What You Want But I Can't Give You Anymore>와 디스코 시대의 향수를 자극하는 <New York City Boy>를 히트시킨 7집「Nightlife」(1999)까지 이들의 90년대 음악들은 80년대에 못지않은 대중과 평단의 찬사를 받아냈다.
  90년대의 왕성했던 활동에 비해 2001년 이들이 제작한 뮤지컬「Closer to Heaven」이후 이번 신보가 발매될 때까지 이들은 <Home And Dry>, <I Get Along> 등을 히트시켰던 「Release」(2002)와 <I'm With Stupid>, <Minimal> 등의 싱글이 나왔던「Fundamental」(2006) 등 단 두 장의 정규 앨범만을 내놓았다. 그렇다고 해서 이들의 창작력이 예전보다 감소했다고 볼 수는 없었다. 그들은 그 사이에 2CD 베스트 앨범「Pop/Art : The Hits」(2003)와 함께 영화사의 고전인 무성영화 ‘전함 포템킨(Battleship Potemkin)’을 위한 새로운 사운드트랙을 제작하기도 했으며, 2006년에는 BBC 콘서트 오케스트라와 여러 게스트와 함께 그들의 최초 라이브 앨범「Concrete」를 통해 클래식 연주와 신시사이저 연주의 훌륭한 조화를 이뤄내기도 했다.

펫 샵 보이스표 신스 팝의 노련함에 초기 시절의 향수를 되살리는 새 앨범「Yes」
  펫 샵 보이스의 3년 만의 새 정규 앨범이 되는「Yes」의 발매 계획이 발표되면서 가장 특별했던 소식은 바로 근래 영국 트렌디 댄스 팝의 대표적 여성 걸 그룹들인 걸즈 얼라우드(Girls Aloud)슈거베이브즈(Sugarbabes) 등을 키워냈던 프로듀서 팀인 제노매니아(Xenomania)와 공동작업한 곡들이 수록된다는 내용이었다. 이미 이들은 함께 작곡 팀을 구성해 다른 아티스트들의 4장의 싱글을 제작한 경력이 있었으며, 그 최근작(2009년 1월)인 걸즈 얼라우드의 <The Loving Kind>는 영국 차트 Top 10에 진출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이미 고유의 색깔을 갖고 있는 펫 샵 보이스의 음악에 이들이 결합했을 때, 과연 어떤 음악이 나올까에 대해서는 궁금증을 가질 수밖에 없었다. 

 

Pet Shop Boys - Love, Etc. (Videoclip)



Pet Shop Boys - All Over The World 

  그러나 막상 이 앨범을 플레이어에 걸었을 때, 이들이 함께 만든 3곡은 너무나도 ‘펫 샵 보이스다운’ 사운드를 갖고 있었다. 아주 미세한 차이를 굳이 찾으려 한다면 보컬부터 편곡까지 조금 부드러움이 강조되었다고 할 수 있을까? 훅(Hook)에 가까운 코러스가 덧입혀진 첫 싱글 <Love etc.>의 후렴구가 가진 중독성은 의외로 강하며, 기타 스트로크 샘플을 적절히 활용한 펫 샵 보이스식 클럽지향 트랙이 된 <More Than A Dream>는 중간 중간 기타 스트로크 샘플들이 곡을 더욱 댄서블하게 만든다. 그리고 펫 샵 보이스만 만들 수 있는 특유의 미디움 템포 댄스 팝 트랙인 <The Way It Used to Be>는 마치 무거운 비트를 다 걷어내고 클럽용으로 바꿔버린 <It's A Sin>이라고 묘사해도 될 만큼 확실한 멜로디 라인을 갖고 있다. 한 마디로 말해, 트렌디한 프로듀싱으로 80년대 댄스 팝의 감성을 살리면서 클럽 지향적으로 사운드를 뽑아내자는 것이 이들의 의도였다고 생각된다.
  한편, 차이코프스키의 클래식 곡에서 샘플을 활용한 <All Over The World>는 가히 이번 앨범의 백미라고 해도 될 만큼 귀를 잡아끄는데, 신스 팝의 매력 중 하나라고 할 수 있는 겹겹이 쌓는 전자음의 결합이 트렌디함을 끌어내면서도 동시에 쉽게 대중에게 각인되는 멜로디를 갖고 있다. 그 외에 닐 테넌트 특유의 보컬의 매력이 잔잔히 깔리는 전자음 위에서 빛나는 <Vulnerable>, 전형적인 80년대 신스 팝의 복고적 느낌을 살린 <Building A Wall><Pandemonium>, 그리고 이들이 가끔 선보이는 낭만적 신스 팝 발라드의 연장선인 <King of Rome>도 이번 앨범에서 매력적인 트랙들이라 생각한다.
  그런데, <Beautiful People><Did You See Me Coming?> 같은 트랙들을 들으면 인트로나 중간 중간 브릿 팝 사운드에 가까울 정도로 강한 인상을 주는 기타가 포함되어 있는데, 낯설게 느껴지는 것 같으면서도 의외로 이들의 곡에 새로운 신선함을 안겨준다. 바로 이 기타의 주인공이 바로 모리시(Morrissey)와 함께 스미스(The Smiths)를 이끌었던 자니 마(Johnny Marr)다. 이미 닐 테넌트가 90년대 초반 그의 프로젝트였던 일렉트로닉(Electronic)의 음반에 피쳐링 했었던 경험이 있었기에 이번 작업은 자연스럽게 가능했었다고 한다.
  이와 같이 이번 펫 샵 보이스의 새 앨범은 특별히 어느 한 두 곡이 좋다고 말하기 어려울 정도로 전곡이 확실한 대중성과 동시에 80년대 신스 팝 팬들이 좋아할 향수 어린 사운드의 즐거움을 동시에 갖고 있다. 팔로폰 레이블의 담당자가 “우리가 펫 샵 보이스에 대해 가장 좋아했던 부분이 모두 담겨 있다.”라고 한 언급이 딱 어울릴 정도다. 그렇기에 그들의 80년대를 사랑했었던 음악 팬들이나, 현재 트렌디한 팝 음악을 즐겨 듣는 음악 팬들까지 모두를 사로잡을만한 작품이라고 생각한다. ‘신스 팝의 생존자’라기 보다는 항상 ‘신스 팝의 선봉장’의 지위를 잃지 않았던 그들이기에, 그 환영을 받을 만한 충분한 내용물을 담은 이 3년 만의 복귀작은 올 해 라디오와 클럽을 충분히 강타하리라 예상한다. 
   

2009. 3 글/ 김성환 (Music Journalist - 뮤직 매거진 ‘Hot Tracks’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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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정현의 새 앨범이 예상보다 빨리 나왔다. 6집 [Come to Where I Am]이 나온게 2007년 11-12월이니, 1년 3-4개월 정도의 기간만에 신보가 나온 셈인데, 4집 이후 앨범 사이의 간격이 많이 벌어진 걸 생각하면 많이 빨라진 것이다. 앨범 커버를 가득 메운 그녀의 얼굴도 과거와는 사뭇 다른 느낌이다. 어떤 심각한 변화가 앨범 속에 있는 것일까? 라는 궁금증을 갖고 집으로 돌아오는 길에 음반을 카 오디오에 걸었다.

  이 앨범은 요새 수록곡의 숫자에 비하면 너무 적다. 아무리 제목이 '사랑해'라고 말하는 10가지 방법이라지만, 9곡 뿐이라니... 그럼 가짓 수도 모자라잖아? (어느 블로거에서 그 10번째를 '침묵'이라고 추론한 글을 읽었는데, 현재까지는 그게 가장 공감이 간다. 하지만 어떤 의미인지는 본인에게 직접 들었음 좋겠다.) 전반적으로 평가를 하자면, 나중에 음반을 샀어도 발매 당시에는 음원으로 먼저 들었던 5집과 6집을 건너 오랜만에 CD로 발매 즉시 사고 싶다는 생각을 갖게 한 기대를 저버리지는 않은 준수한 작품이라 생각한다. 별 4개-5개를 달아줄 앨범은 아니지만, 그래도 착착 끌리는 그런 앨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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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앨범은 크게 '세 토막'으로 나뉘어진다고 보면 쉽게 설명이 될 듯하다. 밝은 일렉트릭 기타의 스트로크가 주도하는 적당히 펑키한 팝-록인 <치카치카>(가사가 정말 사랑스럽다. 그녀는 지금 간절히 결혼을 꿈꾸는 것일까?), 스트링 편곡이 강하게 들어간 70년대 후반 분위기의 퓨전 슬로우 R&B 트랙(마치 Earth, Wind & Fire 시대의 편곡감이 느껴지는) <청순가련 리나 박>, 윤미래(T)의 랩을 들을 수 있는 트렌디 R&B/팝 트랙 <나 같은 사람 너 같은 사람>으로 이뤄진 첫 번째 토막은 (매 앨범마다 밝은 노래가 항상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지금까지 그녀의 디스코그래피의 컨셉과는 확연히 다르다. 예전에는 애상적 정서의 노래들의 집합들 속에 분위기 전환용으로 들어있던 것 같았던 이런 업비트 트랙들이 아예 초장에 앨범의 분위기를 잡고 있다는 건 조금 놀라웠다. 그런데, 그게 지금의 박정현에게는 더 어울리게 느껴진다. <꿈에>의 엄청난 히트이후 최고의 성량 파워를 보여줘야 한다는 강박을 서서히 버리고 다양한 장르에 자신의 음악을 맞추는 방향을 견지했기에, 6집에 이어서 그것이 이번 앨범에서 성공적으로 완성된 3곡이라 생각한다.

  두 번째 파트는 '일반 팬들이 원하는 그녀의 발라드' 의 범주를 의식한 트랙 2곡이 지키고 있다. 바로 전형적 박정현표 팝-R&B 발라드 <만져줘요>와 타이틀곡으로 밀고 있는 <비밀>. 사실 앞부분의 매력이 더 강했기에, 그냥 무난하다... 정도로 요약할 수 있겠다. 그러나 여기서도 힘을 빼고 편안하게 부르는 그녀의 목소리는 여전히 고유의 매력을 유지한다. 아래의 라이브 실황을 보시면 아시겠지만, 방송에서 힘빼지 않고 편히 부를 곡을 그녀가 원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사실 1곡 부르고 들어갈 상황이라면, 가수 입장에선 전력투구할 트랙은 라이브 공연에서 하는게 나을 것이다.) 이 두 곡에 이어지는 상큼한 어쿠스틱 기타 사운드가 매력적인 <Sunday Brunch>는 뒤에 받쳐주는 혼 섹션의 편곡까지 멋지게 들어가 시종일관 경쾌함을 유지한다. 앞의 두곡의 약간의 심심함을 충분히 상쇄한다.



박정현 - 비밀 (MTV The Stage Live)

마지막 파트의 3곡은 '진지하게 침참하는 발라드' 라고 정의해야 할 텐데, 그렇다고 해서 기존 박정현의 '진지한 발라드'처럼 뻔한 연장선은 아니다. <비가>는 개인적으로는 <꿈에>이후 정공법 발라드로서는 오랜만에 확실하게 끌린 트랙인데, 그녀가 직접 작사-작곡을 커버한 이 곡에서 그녀는 가사 속 이별이 자신의 경험인듯 정돈된 슬픔을 뽑아낸다. 그러나 그녀의 노래가 언제나 그랬듯, 질질 짜는 슬픔은 결코 아니다. (목청을 강하게 내지 않고도 이렇게 고음을 멋지게 뽑을 수 있는 건 그녀뿐이다.) 러브홀릭의 강현민이 작곡한 발라드 두 곡 - <사랑은 이런게 아닌데>, <만나러 가는 길> - 은 당연히 강현민의 색채가
반영될 수 밖에 없는 트랙이긴 하지만, 마치 이소라김민규, 이한철의 곡을 부르는 듯한 느낌처럼 앞으로도 괜찮은 조합이 될 것 같기도 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자주 쓰면 분명 독이 될 것이다.)

  4집 이후의 그녀의 노래들에서 과거와 같은 파워가 보이지 않는다고, 음색과 기교에 신경 쓴다는 비판도 존재하지만, 파워풀하게 내지르는 건 남들이 다 하는데 그녀가 그걸 굳이 유지해야 할 필요는 없다는 생각을 해왔기에, 6집 이후부터의 그녀의 방향성에는 긍정적 시선을 보여왔다. 그리고 이번 앨범도 그런 면에서는 내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다. R&B라는 호칭에 이미 벗어난 그녀의 다양한 팝/록 뮤지션으로서의 모습이 가감없이 '솔직하게' 담겼기 때문이다. 사실 방송에서보다는 이 곡들을 빨리 라이브로 들어봤으면 좋겠다. 그랬을 때, 그녀에게 한참 푹 빠져있었던 1-2-3집 때의 나로 진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 오랜만에 콘서트 예매해야지.....^^;  

(P.S. 핫트랙스에서 6집 발표 당시에 인터뷰를 기획했다가 엎어졌던 기억도 나는데, 이번에는 이뤄졌음 좋겠다. 서면이 아니라 직접 볼 수 있다면 더 좋겠다. 근데 내가 정하는 것도 아닌데, 꿈도 야무지지?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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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mikstipe

  참으로 오랜 기다림이었다. 사실 그간 기대도 했다가, 실망도 했다가, 맘 속의 롤러코스터가 몇 번을 오르락 내리락 하던 시간을 다 지났기 때문에 오히려 내가 앨범 해설지를 (비록 신보 파트는 아니지만) 쓰게 되었다는 사실 만으로, 다른 사람들보다 정식 출시 음원을 3주 일찍 듣게 되었다는 점에 대해 전혀 흥분되지는 않았다. 그러나, 액슬 로즈가 욕을 바가지로 먹게 될 수준의 앨범은 아니기를 바랬다. 그래서 정말 처음 이 음원을 받아서 듣기 시작했을 때, 만감이 교차했다. 가장 처음으로 떠올랐던 생각은 "과연 이 앨범 한 장 만들기 위해 그렇게 많은 시간과 돈을 쓸 필요가 있었을까?"였다. 그렇다면, 액슬 로즈는 단지 무모한 자신만의 완벽주의에 대한 음악적 이상으로만 이 앨범 제작을 15년 씩이나 끌고 왔던 것일까? 그간의 과정을 되돌아 보니, 그것만은 아니었다는 생각이 더 강하게 든다.

Guns N' Roses - Catcher In The Rye

Chinese Democracy가 만들어지기 까지의 예측 가능한 비하인드 스토리?

  생각해보라. 처음부터 이 앨범은 액슬에 의해 모든 구상이 시작된 작품이었다고 한다. 물론 치밀하게 그의 밴드를 생각하지 못하고, 자신의 계획대로만 느긋하게 진행하려는 액슬의 의도에, 슬래쉬나 다른 멤버들은 아마 질렸을 것이다. "프로젝트로 버티는 것도 질렸어. 너같이 지 맘대로 계획으로 일하는 리더 밑에서는 우린 못 있어!"하고 멤버들은 하나 둘 씩 밴드를 떠났을 게 뻔하다. 결국 멤버들과도 제대로 소통이 안 될 정도 그의 후속작에 대한 구상은 처음엔 너무나 컸다. 하지만, 주축 멤버들이 다 떠났으니, 다른 멤버를 새로 영입했다고 하더라도, 80년대부터 10년이상을 동고동락한 파트너들의 수준만큼 그들의 연주가 맘에 들겠는가. 결국 그들이 건즈의 레파토리를 습득하고, 액슬의 의중을 확인하게 하는데, 멤버당 일정 기간이 걸렸을 것이고, 게다가 한 두명이 바뀐 것이 아니기에 그 기간이 (2001년 Rock in Rio 공연을 기점으로 본다면) 5-6년이 걸린 것도 무리는 아닐 것이다. 그만큼 액슬 로즈에게 건즈 앤 로지스는 자기 자신과 동일한 것이다. 자신이 맘에 들지 않는다면 결코 진행이 안되는 밴드인 것이다.

  일단 투어를 여러번 계속 할 수 있을 만큼 인적 정비는 끝났다. 그리고 수록곡들도 여러 레파토리가 생겼다. 그러나, 이제 문제는 돈이었을 것이다. 우리가 알다시피, 스튜디오 하나 빌려서 데모 녹음하는 것도 다 돈이다. 그런데, 액슬 로즈는 수많은 인디 밴드들이 이제는 누구나 하는 홈 레코딩 같은 것엔 관심도 없었을 것이다. "내가 누군데? 난 로큰롤의 위대한 밴드 건즈 앤 로지스의 리더야!" 그러니, 그간 얼마나 레코드 레이블의 돈을 퍼썼을 것인가. 게펜(Geffen)이나 그들의 발매권을 넘겨받은 인터스코프(Interscope)나 혀를 내눌렀을 것이다. 그리고 어느 순간 결국 레이블의 지원은 끊겼을 것이고, 결국 그들이 투어를 해서 번 돈은 아마 액슬의 작업을 지탱시키는 데 쏠쏠한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문제는 그래도 액슬은 "자신의 맘에 들 때까지" 이 작업을 포기하지 않았을 것이다. 올 뮤직 가이드 의 이번 앨범 리뷰에서는 그의 이런 고집을 마치 영화 '시민 케인'에서의 주인공에 비유하기도 했는데, 결국 자신의 '재너두(Xanadu)'로 100% 마음에 들 때까지 지속된 그 작업 기간은 자신들을 지지하던 팬들을 지치게하다 못해, 조롱에 동참하는 안티로 변하게 했다. 하지만, 이미 엎질러
진 물이니, "어쨌건 될 때까지 GO!" 할 수 밖에 없을 액슬이었을 것이다.

  아, 한 가지 이 앨범의 진행에 장애가 되었을 요소가 더 있다. 바로 이 앨범을 들어보면 그 이유를 금방 파악할 수 있다. 그가 이 앨범을 처음 구상할 당시엔 어느 메이저 레이블도 이런 결과물을 담은 사운드의 앨범을 발매하게 허락하지 않았을 것이다. 자꾸 얼터너티브, 포스트 그런지적 요소를 넣으라고 압력을 가했을 것 아닌가. 하지만, 액슬은 그렇게 타협했다가 결국 어느 쪽으로도 외면당하고 인디 레이블로 쫒겨간 다른 동료 밴드들의 굴욕은 절대로 닮고 싶지 않았을 것이다. 사실 <Sympathy For The Devil>이나 <Oh My God> 같은 90년대 그들의 영화 삽입곡을 들어보면 이번 앨범과 같은 선명한, 또는 화려한 기타 솔로들은 거의 없다. 그건 사실 건즈의 팬들도 원하지 않았을 것이고, 액슬은 당연히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가 원하는 하드 록을 맘껏 펼쳐도 누가 뭐라 하지 않을 시대가 돌아올 때까지 완성을 늦추며 움츠릴 필요도 있었을 것이다. 그러다, 이제 모든 80년대의 메탈 밴드들의 복귀작이 한꺼번에 쏟아진 2008년이 그에게는 "때는 이 때다!"를 외치게 할 절호의 기회가 되었을 것이다. 그래서 닥터 페퍼측과의 (뒷 거래가 있었을진 모르나) 내기를 받아들였고, 마지막 믹싱을 위해 박차를 가했을 것이다.

미리 너무 많이 노출된 수록곡, 그러나 결국 최종 버전은 뭔가 달랐다

  이번 앨범을 접하면서 발매 전부터 '기대 안 해...'를 외치는 팬들의 상당수는 이미 앨범의 수록곡들이 6-7년동안 차근차근 데모 버전이 노출되어왔기 때문이다. (아니면 그들의 라이브에서 신곡을 연주했을 때, 그 녹음본이 유출되었거나.) 그래서 14곡 거의 모두가 제목까지 알려져 있는 상태였다. 게다가 예를 들어서 <I.R.S>와 같은 곡은 2006년에 다수의 온라인 록 라디오에서도 대놓고 틀어댈 정도로 그 데모 버전이 거의 완성본 대접을 받았다. 그렇지만, 어떤 과정으로 유출이 되었든 데모 버전은 데모 버전이지 그 이상은 아니다. 결국 액슬이 '이게 최종이야!'로 결정내리지 않는 한, 그건 정식 앨범에 담길 버전으로 볼 수 없는 것이었다. 하여간, 이제는 최종 버전들이 완성되어 공개되었으니, 분명히 곡들에 대한 공식적인 평가를 내릴 수 있는 상황이 되었다. 

  일단, 처음 몇 번 전체를 들었을 때는 과거와 같이 숨막히게 확 끌리는 무엇인가를 얻지는 못했다. 너무나 많은 인원이 들어갔다 나간 기타의 흔적들을 모두 기용하는 결과로 인해 어떤 부분에서는 좀 '연주의 과잉'이 빚어지는 듯한 인상을 주기도 한다. 그러나, 재미있는 것은 이 앨범을 자꾸만 들으면 들을 수록 분명 이 음악들이 점점 정이 들어간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차 안에서 같은 앨범을 1주일 이상 돌려 듣는 일은 거의 없는데, 이 앨범은 놀랍게도 차에 음원을 구워서 갖고 탄 지 지금 3주가 넘도록 계속 반복해서 듣고 있다. 내가 생각해도 신기한 일이다.) 왜그럴까? 그건 들으면 들을 수록 이 앨범에는 분명 건즈 앤 로지스 다운 무언가가 들어있었기 때문이다. (슬래쉬-더프의 스트링 파트만이 건즈의 사운드라고 인식하는 이들은 이 말을 거부하고 싶을 것이다.) 그것은 다시 말해, 액슬 로즈 다운 그 무언가는 15년, 17년 이상이 흘러도 전혀 변함 없이 남아 있고, 실제로 그것이 건즈 앤 로지스의 음악의 과반은 차지했었다는 점이다.

  물론 곡들이 작곡 된 시기가 너무나 다르고, 너무나 오랜 시간에 걸쳐 녹음이 진행되었기 때문에, 곡의 배열이 중구난방이라고 생각할 이들도 있다. (나도 처음 들을 땐 그렇게 생각했었다.) 그러나 <Chinese Democracy>의 인트로로 시작해 <Prostitute>의 엔딩으로 끝나는 곡 구성은 나름대로 계산된 배치였으며, 전체적인 수록곡의 완급 배열도 그리 어색하지 않다. 이는 한 두 번 들어갖고는 느껴지지 않는다고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과거의 건즈 답지 않은 음악적 어레인지가 약간 들어있다 해도, 10여년의 세월이 흐른 상황에서 그 정도 편곡의 센스도 수용 못하는 밴드는 과연 메이저 스케일의 록 밴드일까? 차라리 이 앨범에선 고집스럽게 블루지한 하드 록-헤비메탈의 기본을 지킨 액슬의 고집에 박수를 보내줘야 한다. 그리고 액슬의 작곡 능력이 (비록 몇 곡의 편곡에선 그 빛이 감해지는 경향도 있지만) 여전히 살아 있다는 점이, 액슬은 좋은 멜로디를 만들 줄 안다는 사실이 이 앨범을 대부분의 해외 언론에서 (발매 전에는 그렇게 조롱을 했음에도) 중간 이상의 점수를 주게 만든 원동력이었다.

밴드의 15년의 잠행의 세월을 대변하는 14곡의 우직한, 또는 고집 불통인 액슬(건즈)스러움

 

비록 첫 곡 <Chinese Democracy>에서 1분 이상을 인트로로 잡아먹는다고 너무 불평하지 말자. 중국과 관련된 정치상황을 묘사한 가사가 이 곡의 표면적 주제이지만, 실제 액슬이 담고 싶었던 부분은 "나 참고 참았어! 이제 달려!"란 생각이 들 정도로 액슬의 첫 샤우팅은 의미심장하고, 3대의 기타를 총동원시키면서 G'N'R의 정통성을 웅변하는 스피드와 꽉 찬 사운드로 폭주하기 때문이다. 버켓헤드와 로빈 핑크의 기타는 분명 슬래쉬와는 다르지만, 그들은 액슬의 요구에 충실하게 전율을 느끼게 해줄 솔로를 만드는 데 최선을 다했다. <Slacker's Revenge>는 후렴 전까지는 전혀 건즈같게 들리지 않지만, 액슬의 고음역이 아직 괜찮음을 확인하는 후렴에 와서는 역시 경쾌한 메탈 넘버 역할을 한다. 중반부의 무시무시한(?) 솔로들까지 합치면 더더욱. 

  개인적으로나, 주변 음악 지인들 모두 3,4 번 트랙인 <Better><Street of Dreams>에 대해선 호의적 평가를 내리는 것 같다. 타이틀 트랙을 제외하고 실질적 첫 싱글 역할을 할 <Better>는 완벽하게 이번 앨범의 분위기 전체를 상징한다. 달라진 것도 많지만, 여전히 건즈 앤 로지스 다운 음악이 무엇인가를 제대로 정의 하는 곡이기 때문이다. 곡의 기승전결 구조도 괜찮고, 적절한 상업성도 포함해서 맘에 든다. 발표 이전에는 <The Blues>란 제목으로 많이 불려진 <Street of Dreams>는 약간은 과거 히트곡 <Yesterday>
<Estranged>의 느낌을 합쳐놓은 것 같아 더욱 친근감이 가는 록 발라드 트랙이다. 여기서는 마치 과거 멤버들이 돌아와서 연주했다고 해도 믿을 만큼 건즈의 정통성을 잘 지키고 있다. 

  사실 <If The World>의 분위기는 생경한 면이 없지 않다. 아무리 영화 엔딩용 OST로 쓰이는 거라 해도 그간 건즈의 음악에선 쓰이지 않던 비트에 라틴 리듬까지 깔려있기에 더욱 특별하면서도 낯설다. 그러나 여기서도 곡을 잊혀지지 않게 만드는 건 액슬의 보컬이다. 결국 곡의 흥을 조절하는 방향타가 보컬이기에, 어찌보면 재미 없을 트랙이 그래도 중간선을 찾았다고 봐도 좋다. <There Was A Time> 같은 곡은 마치 일렉트로니카 시대의 <Pardaise City>라고 하면 알맞을 것 같은데, 드라마틱한 곡 전개는 역시 액슬로즈의 구상이 아직은 덜 녹슬었음을 확인하게 한다. 특히 이 곡 속에서 액슬이 우리에게 숨겨놓은 메시지는 그의 심정을 처절히 대변한다. "당신에게도 긴 시간이었고, 내게도 긴 시간이었지. 누구에게나 긴 시간이었어...하지만 그건 그러기로 되어있었던 것 같아....(중략)... 그래, 그런 때가 있었어.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아무것도 알고 싶지 않았던, 난 지금도 그것을 알고 싶지 않아." 

  존 레논의 죽음과 연관을 둔 <Catcher In The Rye(호밀밭의 파수군)>은 3,4번 트랙과 함께 개인적으로는 이번 앨범의 대표곡으로 부르고 싶은 트랙이다. 밴드의 오랜 사운드 정체성 중 하나인 컨트리-록커빌리의 적절한 개입이 반영된 트랙이기에 더욱 과거의 향수를 쭉쭉 뽑아내는 트랙이다. 그 다음 이어지는 강렬한 트랙 2곡 - <Scraped>, <Riad N' The Bedouins> - 은 과거 이들의 1집 [Appetite For Destruction]만을 선호했던 팬들이 좋아할 만한 요소가 있는 곡이다. 타이트하게 질주하는 기타의 파워 위에서 자신의 분노를 맘껏 담아내는 액슬의 표효는 세월의 간극이 별로 크게 느껴지지 않을 만큼 이들이 젊었던 시대의 힘을 그대로 보여준다.

  언제부터인가 둘이 되게 친해진 록계의 악동 두 사람 - 액슬 로즈와 세바스찬 바하(Sebastian Bach) - 는 지난 세바스찬의 솔로 앨범에서도 궁합이 잘 맞더니, 이 앨범에서도 <Sorry>에서 다시 호흡을 맞췄다. 건즈의 골수 팬들은 <Don't Cry>도 아니고 너무 처지지 않느냐.. 하는 의견도 있지만, 원래 건즈는 마이너 스
케일의 슬로우 곡에서도 나름의 긴장감을 유지하는 팀이었기에, 지금은 고인이 된 세넌 훈(Shannen Hoon- 블라인드 멜론(Blind Melon)의 리더였음.)과의 호흡을 세바스찬과 시도해 본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물론 <Don't Cry>의 전율과 감동에는 좀 모자라지만. 

  개인적으로 이 앨범의 마지막 우수곡은 2년전 부터 데모 버전으로는 한참을 들었던 <I.R.S.>다. 물론 그 데모 버전의 조금 거친 부분이 오히려 좋다는 생각도 들었지만, 앨범 전체의 색깔에 맞추는데는 이번 버전이 더 적합하긴 하다. 곡을 점층적으로 끌어가는 '점층 피라미드형' 구조는 마치 마초 로큰롤이 상징하는 실체 - 포르노 영화에서 볼 법한 남성식 오르가즘 - 과 너무나도 매치된다. 그렇게 욕구의 분출을 확실히 질러댄 다음, 이어지는 대곡 <Madagascar>에 와서는 그들이 <Civil War>나 <November Rain>에서 보여주던 블록버스터 스케일의 향수를 보여주면서 진지함을 되찾는다. 물론 마틴 루터 킹의 연설이 개인의 정신적 자유를 갈구하다 좌절한 사람의 넋두리를 담은 이 곡에 왜 들어가야 하는지는 아직도 잘 이해가 안 가지만, "I Have A Dream...'이라는 그 연설문을 통해 액슬 자신에게 자신의 이상 속 '메탈의 꿈'은 끝날 수 없음을 역설한 것으로 이해하면 적합하리란 결론을 내렸다.

  싱글로 발표될 지는 모르겠지만, 발표되면 나름대로 라디오에서 성공할 것 같기도 한 <This I Love>는 건즈 발라드의 스타일을 한꺼번해 종합해서 <November Rain>의 정서로 종합한 곡이다. 다른 건 둘째치고라도 중반부의 애잔하고 처절한 기타의 울부짖음만큼은 이 곡의 매력을 대변한다. 슬래쉬가 이전에는 이 역할을 맡아줬었지만, 오히려 액슬의 의중에 맞춘 것은 이번 앨범의 기타리스트들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곡의 애잔함을 잘 살려주었다. 그리고 대미를 장식하는 <Prostitute>는 진짜 앨범의 에필로그를 담고 싶었을 것처럼 액슬의 보컬로 (가사 속 주인공인 매춘부의 입으로) 그간 애간장을 태웠던 팬들에 대한 우회적 사과를 한다. "마치 영원과도 같았지. 내 의도를 오해했다면, 내게 친절하게 대해줘. 난 내가 할 일을 다 했으니까...." 하지만 동시에 이런 항변도 늘어놓는다. "왜 그들은 내게 즐겁게 해 달라고 해놓고, 그 다음엔 내 얼굴에 비웃음을 날리지?" 라고. 애초에 의도하고 만들어진 가사는 아닌데도, 이게 왜 자신을 '양치기소년'으로 비웃어왔던 이들을 향한 항변처럼 들리는 이유는 무엇일까. 하여간, 완급을 적절히 조절한 곡 전개 위에서 그는 마지막 하고 싶은 말을 차분히 날리고 난 뒤, 페이드 아웃되는 사운드와 함꼐 조용히 음반에서 사라진다. 

앨범의 요지 : 비웃을 사람은 비웃어라. 나는 천상천하 유아독존 액슬 로즈다!  

  15년동안을 (적어도 팬들을) 애태우게 만들었던 이 앨범에 대한 현재 사람들의 평가는 극과 극을 달리는 것 같다. 근데 그 극과 극을 달리는 평가의 이유가 다 일리가 있어서, 어느
한 쪽 편을 들고 싶지는 않다. 슬래쉬도 없고, 더프도 없는, 게다가 이지는 애초에 없는 이 음반에서 과거의 건즈의 명예를 완벽하게 재현해 줄 곡을 찾는 다는 것은 불가능한 것이니, 그들의 실망은 당연하다. 그리고 너무나 오랜 시간을 흘려보낸 탓에 그리 '컨템포러리'라는 표현을 붙이기 어려운 앨범의 내용물은 현재의 대중을 확 끌어들일 것이라 자신만만하게 얘기할 수도 없다. 그러나, 이 앨범의 주인은 (아니, 모든 대중음악 아티스트가 만드는 음반의 주체는) 다름 아닌 액슬 로즈다. 결국 그가 고집한 대로 앨범의 결과물은 나왔을 것이다. 그리고 그것은 철저히 액슬 로즈의 건즈 앤 로지스가 가질 부분들을 하나도 빠짐없이 담고 있다. 게다가 무엇보다 곡의 멜로디가 여전히 잘 들어오고, 그의 보컬은 여전히 잘 부르지는 못한다 해도 완벽하게 그의 감정을 표현하고 메탈다운 분노를 날린다. (솔직히 앨범 속에서 너무 질러놔서, 아래의 라이브 경우처럼, 공연에서 소화할 수 있을까 불안하기 그지없는 곡들도 있다.) 사실 <Since I Don't Have You>의 유연함보다 우리는 이런 샤우팅을 바란 것 아니었던가. 그래서 (손꼽았건, 아니면 빈정거렸건) 그들을 진심으로 추억하고 신보를 기다려 온 이들에게는 이 앨범은 전혀 나쁘지 않고, 충분히 만족감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내가 그랬듯이. 

  그래서 난 음반을 비평하는 사람의 입장에서는 (그 모든 장-단점을 고려하여) 별 세개를 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의 복귀를 기다린 팬의 입장에서는 (아무리 일정 하자가 있더라도) 별 네개를 주고 싶다. 내가 이 새(롭다고 말하긴 애매하지만 이제 정식 발표되었기에 새)로운 14곡이 그 간의 노고(?)에 박수를 보낼 수 있을 만큼의 매력은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누가 비웃든, 건즈 앤 로지스는 액슬 로즈의 밴드이고, 그의 고집을 꺽을 수 있는 사람은 지구상에 아직은 아무도 없다는 사실을 이해하는 그들의 팬들도 나와 같은 판단을 내릴 것 같다.



Guns N' Roses - Better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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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5년에 첫 앨범을 내고 나서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작년에 록 발라드 싱글 <Lips of An Angel>의 인기로 인하여 뒤늦게 빛을 본 포스트 그런지-메탈 밴드 힌더(Hinder)의 최신작이자 2집. 이들의 데뷔작은 사실 벅 체리(Buckcherry)니켈백(Nickelback), 크리드(Creed)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했었던 감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일단 (음악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이들의 음악적 지향점과 정체성은 분명해 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80년대 록-헤비 메탈에 대한 완벽한 향수 구현.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이 전부 헤어 메탈의 시대, 그 80년대를 향해 무모할 정도로 달려가고 있다.

물론 올 뮤직 가이드(All Music Guide)롤링 스톤(Rollingstone)이 이 앨범에 대한 평점을 별 2개 반 정도로 준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왜냐면 음악적으로 이들이 창조적인 것을 이 앨범에서 보여준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듣는 순간 너무나 마음이 즐거워졌다. 그것은 벅체리도 노이지한 이펙팅으로 두리뭉실 덮어버리는 그 80년대식 기타 리프, 애드립들을 이 앨범에서는 노골적으로 (혹자는 베꼈다고 생각할 지 모를 정도로) 향수 어리게 재현해낸다. 첫 싱글이었던 <Use Me>부터 키스(Kiss)의 향수를 뿜어내기 시작하더니, <Last Kiss Goodbye>에서는 어딘가 스키드 로우(Skid Row)의 록 발라드 구성이 재현되고, <Up All Night>에 와서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와 함께 당대의 팝 메탈 밴드들이 모두 범벅이 되고 있지 않은가! 이 앨범에서 가장 라디오 히트가 기대되는 발라드 <Without You>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와 데프 레파드의 중간 선에 있다. 타이틀 트랙 <Take It to the Limit>은 아예 선배인 머틀리 크루(Motley Crue)의 기타리스트 믹 마스(Mick Mass)를 대놓고 불러 80년대 향수 가득 먹은 기타 연주들을 융단 폭격한다. 게다가<Heaven Sent><Things For You>는 완전 본 조비(Bon Jovi)가 자기들꺼 베꼈다고 억울해할 지 모를 팝 메탈의 진수 아닌가!!


게다가 이들이 이 앨범을 만들면서 얼마나 80년대를 기억했는지는 노래 제목들에서 증명된다. <Up All Night>은 팝 메탈 밴드 슬로터(Slaughter)의 히트곡 제목이고, <Without You>는 자연스레 머틀리 크루[Dr. Feelgood]에 담겼던 록 발라드 싱글에서 따온 것이다. 게다가 <Heaven Sent>라는 제목은 도큰(Dokken)의 싱글 제목이었으며, 앨범 타이틀은 누가 뭐래도 이글스(Eagles)가 남긴 명곡의 제목이 연상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모든 제목과 달리 곡은 밴드의 동명이곡들이다.) 그야말로 앨범 제목처럼 지들이 추종하는 장르에 대해 '극단까지 밀어붙여!'라는 곤조를 갖고 만든 즐거운 록 앨범이다. 물론 <Lips of An Angel>의 매력 때문에 힌더를 좋아했다면, 슬로우 템포의 록 넘버들이 그 매력을 이어줄 것이니 충분히 감상을 권유할 만 한 작품이다. 

<Tracklist>
1  Use Me
2  Loaded and Alone
3  Last Kiss Goodbye 
4  Up All Night   
5  Without You  
6  Take It to the Limit
7  The Best Is Yet to Come 
8  Heaven Sent 
9  Thing for You 
10  Lost in the Sun
11  Far from Home 
(추천곡은 아래 플레이어로 감상!)

 

Hinder - Use Me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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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지난 9월 발매된 SonyBMG 라이선스 앨범 해설지 전문입니다.  

사이먼 앤 가펑클(Simon & Garfunkel)의 음악 세계를 이해할 수 있는 12개의 대표곡이 담긴 2008년판 새 베스트 앨범 「America: The Simon & Garfunkel Collection」

  60년대 중반부터 70년대 초반까지 전 세계 음악 팬들에게 가장 아름다운 포크 (록) 사운드와 하모니를 선사했던 사이몬 앤 가펑클. 공식 활동하던 기간동안 남긴 5장의 정규 앨범과 듀오 해체 이후 70년대부터 발표된 여러 편집 앨범들, 그리고 81년 뉴욕 센트럴 파크에서 열린 공연을 포함해 지금까지 3번의 재결합 투어를 통해 그들은 대중음악 팬들의 가슴 속에 아름다운 소리의 향연을 펼쳐주었다.
  하지만 일반 팝 음악 팬들이 생각하는 것처럼 이들의 음악이 항상 대중적인 감미로움이 최고의 매력이라고 오판하면 안 된다. 물론 기본적으로 이들이 미국 트래디셔널 포크에서 뿌리를 두고 출발했고, 또한 그들의 음악 속에 어쿠스틱의 매력이 강하게 녹아있었기에 듣는 대중의 입장에서 더욱 편안함을 느끼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이 듀오의 진정한 음악적 매력은 폴 사이먼(Paul Simon)이 써내려간 번뜩이는 위트와 철저히 시(詩)적 구성을 견지한 노랫말, 그와 함께 이를 멜로디로 풀어내는 그의 작곡 능력, 여기에 더해진 아트 가펑클(Art Garfunkel)의 나이를 초월한 미성 보컬의 힘이 삼위일체를 이뤘기에 가능했던 것이다. 그리고 이런 완성도의 진가는 단지 싱글 히트 곡들에만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이들의 앨범 전체를 들으며 이해할 때 더 완전한 감흥을 얻을 수 있다.
  그렇기에 이번에 발표되는 이 베스트 앨범이 기존에 한국 팬들이 좋아하는 곡들을 모두 수록한 것은 아니다. 게다가 트랙 숫자 면에서도 12곡이라는 적은 분량이다. 그럼에도 이들이 활동 기간 속에서 어떤 음악을 진정으로 들려주고자 했던가를 확인하는 데에는 전혀 지장이 없다. 게다가 대부분의 컴필레이션에서 빠진 경우가 많았던 국내 애청곡 [April Come She Will]도 담겨 있지 않은가. 그래서 이 해설지에서는 그들의 커리어에 대한 설명보다 수록곡 각각이 가진 배경과 노랫말의 의미를 이해시켜 드리는 쪽으로 진행하고자 한다.

12 Songs You Must Know to Understand Their Music

1. Bridge Over Troubled Water (1970년 1월 / 1위)
누구나 이들을 생각하면 떠올리는 대표적인 명곡으로, 마지막 정규작이었던 동명 앨범의 타이틀곡이다. 이 곡은 1969년 아트 가펑클이 멕시코에서 영화 [Catch 22]를 촬영하고 있었던 시기에 폴 사이먼이 작곡했는데, 그가 혼자 부른 초기 데모를 아트는 좋아했었지만 폴은 애초에 아트의 솔로 보컬을 생각하고 작업했기 때문에 그에게 리드 보컬을 맡겼다. 그리고 원래 이곡은 데모에선 2절까지만 만들어졌으나, 프로듀서 로이 할리(Roy Halee)의 권유로 3절이 추가로 만들어졌고 스트링이 가미된 ‘스케일이 큰’ 버전이 되었다.



2. The Boxer (1969년 4월 / 7위)
역시「Bridge Over Troubled Water」앨범에 수록되었던 곡으로 이미 69년 투어에서 먼저 공개했고 싱글로도 제일 먼저 커트되었다. 이 곡의 가사를 ‘어느 무명 복서의 삶’으로 잘못 설명하는 경우가 있는데, 실제로 이 곡은 폴 사이먼 자신이 뉴욕에 처음 건너와 겪었던 힘겨운 기억을 자서전적으로 풀어놓은 것이라고 밝혔다. (후반부에 어느 권투선수의 모습을 제시한 것은 상대에게 맞고도 링 위를 지키는 그의 모습과 도시에서 떠나는 노래의 주인공을 대조한 것이다.) 후렴 부분의 뒤에 울려 퍼지는 강한 드럼과 같은 소리는 굵은 쇠사슬을 빈 옷장을 눕힌 콘크리트 바닥에 내려치는 소리를 녹음해 사용했다고 한다.

3. I Am A Rock (1966년 1월 / 3위)
프로듀서인 톰 윌슨(Tom Wilson)이 1집의 수록곡인 [The Sound Of Silence]에 일렉트릭 기타와 드럼 연주를 더빙해 미국 시장 최초 1위 싱글로 만들어낸 그 시점에 폴은 여전히 유럽 지역을 돌며 무명 아티스트로서 공연 중이었다. 하지만 미국에서 그들의 음악이 대히트를 했다는 소식을 전해 받고 돌아온 그는 자신이 65년 발표했던 첫 솔로작「The Paul Simon Songbook」의 수록곡들을 재녹음하여 마침내 우리가 현재 알고 있는「The Sound Of Silence」앨범으로 완성했다. 고독과 인간관계 속의 상처로 인해 고립되는 자신을 바위와 섬에 비유한 가사는 한 편의 시처럼 매력적이다.

4. America (1972년 9월 / 97위)
원래는 이들의 4집「Bookends」(1968)에 수록된 곡이었으나, 나중에 해체를 선언한 뒤 발표된 첫 공식 베스트앨범「Simon & Garfunkel's Greatest Hits」에 담겨 [For Emily, Whenever I May Find Her]의 라이브 버전과 함께 7인치 싱글로 커트되었다. (사실 이들보다 한 해 앞서 프로그레시브 록 밴드 예스(Yes)가 리메이크한 버전이 46위에 오르기도 했다.) 이 곡 가사에서의 ‘America’는 실제 미국이라는 국가를 의미하기보다는 노래 속 화자가 가고자 하는 ‘자유의 이상향’에 가깝게 파악하는 것이 적합하다.

5. Leaves That Are Green (1966년 2월)
역시 앨범「The Sound Of Silence」에 담겼던 곡으로, 사실 차트 히트는 기록하지 못했지만 66년 히트했던 싱글 [Homeward Bound](5위)의 B사이드로 수록되었다. 전주에서 흐르는 오르간 연주가 특히 인상적인데, 그 외에도 탬버린과 그루비한 베이스 라인이 곡의 경쾌함을 지속시켜주고 있어 매력적이다. 시간과 세월의 무상함을 색이 변하는 나뭇잎에 표현한 가사는 폴의 청춘기의 감정을 대변한다.

6. Wednesday Morning 3. A.M. (1964년 10월)
첫 정규 앨범「Wednesday Morning 3 A.M.」의 타이틀곡으로, 앨범 B면의 마지막 트랙으로 담겼지만, 싱글로 발표되지 않았다. 강도 사건으로 도주하는 상황에서 사랑하는 여인과 마지막 밤을 보내고 떠나야 하는 한 남성의 슬픔이 담긴 노랫말이 밝은 어쿠스틱 연주와 두 사람의 보컬 하모니 때문에 역설적으로 낭만적인 분위기를 연출한다.

7. At The Zoo (1967년 3월 / 16위)
싱글로 먼저 발매된 뒤, 다음 해에 그들의 세 번째 앨범「Bookends」에 수록된 전형적인 포크 팝 트랙이다. 폴은 항상 그의 ‘제2의 고향’과 같은 뉴욕 시를 배경으로 다수의 곡을 만들었는데, 이 곡에서는 센트럴 파크 동물원에서의 경험이 바탕이 되었다. 동물원 속 동물들을 통해 인간 군상들의 모습을 은유적으로 비판한 가사도 멋지지만, 초기 포크 록의 감성이 잘 살아있는 경쾌한 편곡도 일품이다.

8. Fakin' It (1967년 7월 / 23위)
역시 싱글 발표 후「Bookends」앨범에 담기게 되는 트랙으로 이들의 음악이 어쿠스틱 포크/포크 록의 한계를 넘어서는 다양한 스튜디오 녹음 기술을 활용하기 시작했음을 확인할 수 있는 작품이다. 자신의 솔직한 모습을 남에게 보여주지 못하는 자신의 한계를 자책(?)하는 가사를 역설적으로 경쾌하게 풀어내는 듀오의 하모니는 ‘역설법’의 묘미를 음악으로 전한다.

9. So Long, Frank Lloyd Wright (1970년 1월)
「Bridge Over Troubled Water」
LP의 A면 마지막 트랙으로 담겼던 어쿠스
틱 소품이다. 제목에 언급된 ‘프랭크 로이드 라이트’는 20세기 최고의 건축가로 인정받았던 인물이지만, 이 곡에서는 사실 그를 찬양 한다기보다 오히려 조롱(?)하는 듯한 냉소가 가사 속에 맴돈다. 조용한 어쿠스틱 사운드와 플루트, 그리고 스트링의 조화가 멋진 트랙이다.

10. April Come She Will (1966년 1월)
한국의 음악 팬들이 4월이 되면 꼭 듣고 싶어 하는 이들의 애청곡이자, 어쿠스틱 기타 아르페지오의 아름다움이 무엇인가를 확실히 선보이는 매력적 어쿠스틱 포크 트랙이다. (68년 [Scarborough Fair] 싱글의 B면에 담겨 발표되기도 했으며, 공연 무대에서도 종종 부르는 곡이다.) 사랑이 다가오고 떠나는 과정을 계절의 변화에 접목한 가사는 단순하면서도 다양한 생각의 여지를 남긴다. 아트의 보컬이 ‘천사의 목소리’라는 별칭을 얻는데 일조한 서정성의 극을 보여준 곡.

11. Richard Cory (1996년 1월)
앨범「The Sound Of Silence」에 수록된 곡이었지만, 국내에서는 그리 알려지지 않은 트랙이지만, 미국의 시인 에드윈 알링턴 로빈슨(Edwin Arlington Robinson)의 동명의 시(詩)에서 영감을 얻어 해당 이야기를 폴의 시선(자신을 주인공의 공장에서 일하는 가난한 근로자로 묘사했음)으로 다시 풀어냈다. 물론 제목에 쓰인 주인공이 권총으로 자살한다는 시의 원래 내용은 유지했지만.

12. Scarborough Fair/Canticle (1968년 3월 / 11위)

 

영국에서 구전되는 고전민요 가사에 곡을 붙여 만들어낸 이들의 대표적 히트 싱글이다. 불가능한 일들을 이루려고 노력하면 사랑하는 사람을 얻는다는 믿음을 담은 이 가사 위에 폴의 63년 솔로곡 [The Side Of A Hill]의 가사를 반전의 메시지로 바꿔 두 사람이 각각의 가사를 겹쳐서 부르는 방식으로 풀어냈다. 영국식 트래디셔널 포크의 신비로움과 이들의 서정이 결합한 이 아름다운 트랙은 이들이 OST를 담당한 영화 ‘졸업(The Graduate)’을 통해 세계인들에게 사랑받았다.

물론 기존 베스트 앨범마다 빠짐없이 수록되었던 [Mrs. Robinson], [El Condor Pasa] 등이 빠졌다고 불평하실 음악 팬들도 있으리라 생각한다. 하지만 이 컴필레이션의 진정한 의미는 이들이 남긴 노랫말의 의미를, 그리고 이들이 우리에게 진정 들려주고자 했었던 음악 세계의 근간을 이해하는 것에 있다. 그 점을 느끼게 된다면 당신에게 이 음반은 이들에 대해 피상적으로 가졌던 호감을 더욱 진지하게 키워낼 수 있을 것이다.

<Simon & Garfunkel의 60년대 활동 시기 정규 앨범들 자켓>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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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메이비(MayBee)란 뮤지션을 처음 알게 된 것은 어느 방송국 TV 가요 순위 프로그램에서였다. 인터넷 찌라시 등을 통해 그녀가 여자 작사가 출신이라는 얘기는 들었으나, 노래부르는 모습을 실제로 본 건 그게 처음이었다 얘기다. 솔직히 그 때 [다소]를 부르는 그녀의 모습은 '예쁘장은 한데 쉽게 끌리지 않는'이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그녀의 음악에 대해 처음 매력을 느낀 것은 후속 싱글(이라기보다 뮤직비디오였던) [I Wish]였다. J-Pop 섬머송 같은 발랄함과, 맑고 상쾌힌 보칼이 과연 이 여가수가 앞선 그 노래를 부른 여가수가 맞는가 싶었다.

  그렇게 연이 닿아 내가 주목하는 여가수 명단에 합류했고, 게다가 개인적으로 무지 좋아하는 배우 강짱(최강희)의 바통을 받아 KBS FM '볼륨을 높여요'의 DJ가 된다고 했을 때, 사진이나 보컬로 봐서 새침떼기형에 조용한 성격처럼 보이는데, 강짱의 그 덤덤함의 카리스마를 넘어설 무언가가 있을까 불안한 맘으로 지켜봤다. 하지만 의외로 스탭들과 찰떡궁합으로 동시대 10대를 위한 라디오 프로그램과는 조금 색다른 웃음의 분위기(?)를 선보이는 모습은 늦은 퇴근길에 홍종 차 안에서 그녀의 방송을 틀게 만든다. 황정민의 FM대행진배철수의 음악캠프 외에는 라디오는 거의 AFKN FM에 맞추는 나를...

  그렇게 지금껏 나름의 관심을 두고 메이비라는 여성 뮤지션을 분석해 본 결과, 한마디로 그녀에게서는 80년대 한국 남성들의 감성을 흔들었던 '강수지'의 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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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가 어느 정도 묻어난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단 여성 작사가라는 점에서 공통점을 갖고 있는 두 사람은 외형적으로는 (물론 강수지가 더 가녀리긴 했지만) 여성적인 외모까지도 공통문보로 가졌다. 그러나 강수지도 방송 등에서 외모와는 다른 의외의 발랄함, 털털함을 보여주었듯 ('볼륨'방송을 들어본 사람은 알겠지만) 그녀의 엽기발랄함도 그에 뒤지지 않는다. 비록 노래는 후졌지만 가사의 도발성만큼은 귀기울이게 했던 이효리[10 Minutes]도 그녀가 노랫말을 쓴 것이었으니 말이다. 그리고 그녀들의 가사는 비록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의 '생활의 발견'식 진지함에는 미치지 못하나 사랑으로 인한 아픔과 이별의 감성을 문장으로 표현하는 데는 우수한 자질을 보여준다. 그것은 남자 작사가들에게선 쉽게 나오지 않는 감성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그들이 작사가를 떠나 '가수'로 인식되게 만들어주는 데에는 곁에서 적절한 퀄리티의 곡을 만들어주는 작곡가-프로듀서가 항상 곁에 있다는 점이 근거가 된다. 강수지에게 윤상이 있었고 박창학이 있었다면, 메이비에게는 주류 히트곡 작곡에도 잘 나가는 편이지만 과거 윤일상처럼 여기 저기 다 뿌리고 다니지는 않는 김건우가 버티고 있다. (그는 김종국, 이효리 등 여러 주류 가수의 히트곡을 냈으며, 특히 MC몽의 전 앨범의 프로듀서이다. 메이비와 작사-작곡 콤비 관계로 이룬 성과들이다.) 그가 의뢰를 받아 작곡하는 다른 주류 가수들과 달리 그녀에게 '특별 서비스'하는 부분들이 있기 때문에, 다시 말하면, 히트가 목적이어서 그가 시도와 모험을 할 수 없는 요소들을 그녀의 음반에 실험해봄으로써 그 시너지 효과가 훨씬 나은 결과물을 뽑아내고 있다. 이번 2집 속에서 자켓 속 크레딧을 보기 전에 '어, 이 곡도 이 사람 작품이야?"라는 생각이 들게 하는 노래들이 의외로 존재하는 것도 그 결정적 증거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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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럼, 어떤 부분이 그녀를 강수지의 21세기 업그레이드 버전으로 만드는가? 첫째로 그녀의 가사는 1980년대의 노랫말보다 같은 감성을 가진 곡에서도 훨씬 직선적이다. 이별하는 상황에서의 미련에 대한 자책을 그린 첫 싱글 [못난이]만 봐도 '헤어지자고 못된말하는 니 앞에서 내가 초라해져'라는 표현에서 책임은 내가 아닌 분명 상대방에게 있음을 명시한다. 그리고 그녀에 대한 고정관념을 완전히 깨버린 록 비트의 싱글 [Go MayBee]에서 그녀는 '누가 뭐래도 사랑스러워, 난 지금이 너무너무 예뻐, 이 자신감 끝까지 가는거야'라고 자신이 먼저 고백하겠다고 덤빈다. 80-90년대 초반의 소녀들의 일기장이 뭔가 문학적 향기를 남겨야 한다는 강박이 있다면, 21세기 20대 여성의 미니홈피에는 솔직한 자기 중심성이 글로 드러나는 것처럼.

  또한, 그녀가 이번 앨범에서 보여준 가장 큰 성과이기도 하지만, 다양한 장르에 맞게 자신을 조절하는 그녀의 보컬은 단일 이미지만으로 살아남을 수 있었던 과거와는 달리 뭔가 변화를 주는 것도 동시에 보여줘야 하는 가요계의 현실을 잘 인식한 결과물이다. 물론 이 앨범의 대중적 홍보 포인트는 2-3-4번 트랙 [엉엉 울었어]-[못난이]-[미치도록]에 집중되겠지만, 솔직히 이 곡들은 앨범 전체의 퀄리티에서는 나머지 곡들에 밀린다. (그나마 버즈(Buzz)의 발라드처럼 안 되고 귀에 좋게 들리는 것은 진성 위주로 기교없이 부르는 메이비의 목소리 덕분이다.)

  차라리 이 앨범의 매력포인트는 어쿠스틱 스트로크가 강조된 팝/록 트랙인 6번곡 [툭]에서 시작된다. [기억이 마르면]에서 그녀도 오리엔탈 발라드로 가는것 아닌가 걱정했던 팬들은 여기서부터는 확실히 안심해도 될 것이다. 전형적 보사노바 팝 [샤랄라 숑]에서 보여주는 공주과 보컬의 매력은 장차 CF용 트랙으로 적합하며, [볼륨을 높여요] 방송을 모르는 이들에겐 이게 그 방송 인트로 로고송이었는지도 모를 만큼 세련되게 다듬어진 일렉트로니카 팝 트랙[Daydream]은 앨범에서 가장 매력적인 순간을 제공한다. (이 곡을 포함 여러 곡에서 남성 보컬 역할을 맡은 Joy의 역할도 매력적이다.) 그리고 같은 멜로디를 첫 곡과 끝 곡에서 변주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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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즈 발라드 [Blue Bridge에서][Happy Virus 20070803]에서 보여준 그녀의 감성은 향후 재즈적인 발성도 그녀의 레파토리에 한 부분이 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한다.  (그도 그럴것이, 앨범에서 전곡의 베이스 연주를 담당한 사람이 바로 재즈 트리오 밴드활동을 하고 있는 서영도다. 그래서 앨범 전체적으로 베이스 라인이 매우 훌륭하게 뽑혔다. ([Go MayBee]의 베이스 라인을 잘 들어보면 그의 감각에 경탄하게 된다.))

이와 같이 그녀의 2번째 앨범은 현재 한국 가요 씬에서 여성 보컬리스트가 힙합 댄스나 소몰이 발라드, 섹시 컨셉을 제외하고 팝 보컬리스트로서 승부해야 할 모범답안이 무엇인가를 이수영 8집 [내려놓음]에 이어 제시한다. 물론 이수영이 의도적으로 보컬의 힘을 뺀 것이라면, 메이비의 경우는 성량의 한계점이 오히려 그 자연스러움을 준 것이 다른 점이리라. 모든 여가수들이 어떻게 하면 더 섹시하게 보여야 하는지, 아니면, 어느 기획사에 들어가야 잘 뜰 지, 얼마나 열심히 내질러야 하는지 고민하는 현실 속에서, 그 대안을 이수영 혼자서 짊어져야 하는 상황에 한 명의 착실한 동지가 생긴 것 같아 앨범을 쭉 들으면서 기분이 참 좋았다. 올 가을 정말 편안하게, 즐겁게 들을 순수한 팝 앨범이다. 근데, 10년전에는 이 정도 앨범은 어느 정도 되었던 것 같은데, 요새는 왜 그리 없는거지?

<All Songs Written By MayBee / 김건우 Except As Noted Bel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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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Blue Bridge에서...
2. 엉엉 울었어
3. 못난이
4. 미치도록
5. 아침 10시 (MayBee / 이상준)
6. 툭
7. 그 사람 (MayBee / 하정호)
8. 샤랄라 숑 (MayBee / 김지웅)
9. Daydream
10. Go MayBee (MayBee / 김건우-김지웅)
11. 그대와 마지막 춤을
12. 못난이 (Classical Ver.)
13. 미치도록 (Rock Ver.)
14. Happy Virus 20070803
 



2007.10.17 Update:
(주) 소프트 세이브엠넷미디어 소유의 저작권물 삭제 요청에 따라
주크 박스의 음원과 <못난이> 뮤직비디오를 삭제하였습니다.
치사한 놈들...이게 지들한테 홍보인 줄은 모르지...쩝...

2007.10.27 Update:
그래도 음악없이 썰렁하게 놔둘 수 없어, 기존에 인터넷에 떠도는 UCC
화면으로 퍼 왔습니다. 이것 갖고 또 뭐라면, 해당 게시물 올린사람 제제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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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위 대중음악을 '평가'하는 입장에서 난 적어도 데비 깁슨(Debbie Gibson), 아니, 데보라 깁슨(Deborah Gibson)에 대해선 객관적이지 못하다. (혹자는 당신 '김윤아'도 추가해야 하는거 아니야? 라고 할 지도 모른다..ㅋㅋ) 왜냐구? 10대 시절, 난 그녀의 팬이었고 내 생애 통틀어 내가 '아이돌 스타'급의 뮤지션에게 푹 빠져 본 적은 그녀뿐이었던 것 같다. 심지어 학교에서 시험이 있는 날 새벽에도 그녀의 음악을 듣고 학교에 갔었으니까...... 물론 이 리뷰에서는 객관적으로 써 보려 노력하겠으나, 삼천포로 빠지는 부분이 있더라도 이해해 주시기 바란다.

(데비에 대한 자세한 이력은 예전 다음 블로그에 올렸던 [Tiffany vs Debbie Gibson (1)] 포스팅을 참고해 주시기 바라고,) 이 앨범에 대해서만 말한다면, 그녀가 한 때는 자신을 천재 대접해주었던 아틀랜틱(Atlantic)레이블에서 3,4집 판매의 부진을 이유로 방출당했을 때, 그녀에게 손을 내밀어 준 레이블은 90년대 초반부터 윌슨 필립스(Willson Phillips)로 톡톡히 재미를 본 EMI산하의 SBK레이블이었다. 주로 성인 취향 팝 스타일의 아티스트들을 거느렸던 이 레이블(물론 그 레이블에서 바닐라 아이스(Vanilla Ice)는 데뷔작을 발표했다...^^;)에게 이 앨범의 수록곡들이 맘에 들지 않았으리라고는 절대 상상이 되지 않는다. 그만큼 이 앨범은 순도 높은 팝 발라드 모음집이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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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인적으로 80년대 말의 틴 아이돌 스타들 가운데 그녀를 좋아했던 절대적인 이유 중 하나는 그녀가 10대였음에도 싱어-송라이터로서의 기준에 충실한 여성 뮤지션이었기 때문이다. 그녀가 피아노 앞에 앉아 직접 연주를 하면서 노래를 부를 때의 모습은 당시에는 그 어느 여성 싱어-송라이터들보다 아름다웠다... (내겐 그랬다구!!..^^;;;;;;;) 그녀는 분명 엘튼 존(Elton John), 빌리 조엘(Billy Joel)과 같은 피아노 맨들에게 영향을 많이 받았고, 10대 시절 팝 차트에 오르기 위해 그런 스타일의 곡들을 만들 수는 없었겠지만, 세월이 지나 이미 차트나 아이돌의 명예가 사라진 다음에 발표한 이 음반에서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으로 가장 자신있게 표현할 수 있는 영역이 무엇인지를 확실하게 드러냈다. (하지만, 거기에 만족하지 않고 그녀는 자신의 또 하나의 꿈인 뮤지컬 배우로의 길을 택했고, 이후 앨범에서도 계속 다른 스타일의 곡들을 만들었다. 하지만, 그런 시행착오는 굳이 또 할 필요는 없지 않았을까하는 생각도 든다.)

간단히 말해서, 그녀가 이 앨범에서 지향했던 큰 목표는 '캐롤 킹(Carole King)식 발라드의 계승'이었다. 첫 트랙을 장식하는 아름다운 싱글 <For Better Or Worse>는 그 가사의 매력도 좋지만, 과거 앨범에서의 그 전자음을 다 잊어버리라는 듯 오케스트레이션과 자신의 건반으로 이어가는 편곡 속에서 <Lost In Your Eyes>이후 가장 아름다운 순간을 만들어낸다. 이어지는 <Didn't Have The Heart>에서도 그 매력은 연장되고 있으며, 이미 TV시리즈 [Wonder Years]의 OST에서 녹음한 바 있는 캐롤 킹의 고전 <Will You Still Love Me Tomorro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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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메이크도 그 시절보다 더 풍성한 편곡으로 업그레이드 되었다. 그 외에도 타이틀곡 <Think With Your Heart>, 컨템포퍼리 팝/포크 발라드 성향의 <Dancin' In My Mind><You Don't Have to See>까지 앨범의 과반수는 아름다운 발라드들의 향연이다. (물론 그것이 반복적이라서 지루하다고 느낄 사람들도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한국의 가요팬들은 이런 반복을 더 좋아하지 않던가? ㅋㅋ)

하지만, 그녀의 어린 시절부터의 또 다른 지향점이었던 뮤지컬에 대한 애정은 엘튼 존을 철저히 벤치마킹한 뮤지컬 무대용 로큰롤 <Don't You Want Me Now>와 전형적인 뮤지컬용 보컬 팝 재즈 트랙인 <Too Fancy>에서 표현되고 있는데, 뮤지컬 보컬로서의 현재 데보라의 모습을 보여주는 [Coloured Nights...The Broadway Album](03)의 전조 역할을 제대로 해 주고 있다.

결론적으로 말해서, 이 앨범은 우리가 80년대에 알고 있던 데비 깁슨의 모습에서 가장 로맨틱하고 소프트한 부분들이 잘 정돈되어 있는 앨범이다. 이런 앨범이 어덜트 차트까지 얼터너티브 계열로 도배되는 95년에 나왔다는 것은 분명 시대착오적이었지만, 이미 인기의 달고 쓴 맛을 다 본 싱어-송라이터이기에 이런 시도도 가능했다고 본다. 개인적으로는 테이프로 닳고 닳도록 들었던 이 음반을 포장도 안 뜯은 시디로 단 돈 3000원에 구하게 해준 알라딘에게 감사를 표한다... 추억을 깨끗한 음질로 되돌려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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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For Better or Worse
  3:24 
2. Didn't Have the Heart   4:45 
3. Will You Love Me Tomorrow 
   (Goffin, King) 3:26 
4. Dancin' in My Mind  3:31 
5. Dontcha Want Me Now?  4:19 
6. Can't Do It Alone  4:27 
7. Think With Your Heart  3:22 
8. Too Fancy  2:11 
9. You Don't Have to See  3:49 
10. Two Young Kids  3:15 
11. Interlude/Tony's Rehearsal  0:41 
12. Let's Run Away   5:25  

All Songs Written Deborah Gibson (except Track 3)

추신: 내친김에 다음 포스팅은 이 포스팅의 연장선에서 그녀의 최근 근황 얘기좀 해 볼란다.

 (빨간색 표시된 곡들은 아래 주크 박스로 들어보세요.)




Debbie Gibson - For Better Or Worse (Video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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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장 고백: 지난 9월 3일 하루동안 틈틈히 알라딘 중고음반 할인전(CD-3000원, LP-1000원)을 불편한 검색 속에서 막무가내 마우스 노가다를 한 끝에, 20여장의 음반을 손에 넣었다. 사실 90년대부터 사고 싶다는 생각이 슬쩍 들었다가, 앨범의 히트곡 숫자 부족, 또는 테이프 음원으로의 확보, 내지는 월간 음반 구입 자금에서의 한계 등으로 인해 계속 밀리고 밀리다, 추억 저편으로 사라졌었던 음반들이 이 리스트에 대거 올랐으니, 이제부터 9월동안 틈틈히 이 음반들 함 리뷰해보고자 한다.....^^;;;

#1. Tracy Bonham - The Burden Of Being Upright (1996, Isla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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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6년 봄, 보스턴에서 어학연수라는 그리 빡세지 않은 즐거운 학업 과정을 보내고 있던 중, 당시 보스턴 지역에서는 어느 정도 인디 씬에서 큰 인기를 얻었던 트레이시 본햄(Tracy Bonham)의 메이저 데뷔 앨범의 노래들이 자주 흘러나왔고, 특히, 싱글 <Mother Mother>는 라디오에서도 종종 들을 수 있었다. 타워 레코드부터 HMV에 이르기까지 모든 음반가계들은 이 앨범을 진열하고 있었고... 하지만, 이 음반을 손에 넣어야 하는가에 대해 상당히 고민하고 있었다. 한국에서 수입 아니면 못구하던 음반들을 중고 테이프로라도 손에 넣고 가야한다는 내 집념이 신보까지 여유롭게 살 수 있게 자금의 한계를 허용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 학원에서 나를 지도해주면서 친해진 Marty 선생님은 나를 능가하는 음악 매니아였고, 그는 수업시간에 <Mother Mother>의 가사를 통해 반어법과 Sacarsm에 대해 설명해 주기도 했다. 그 덕분에 그에게 이 앨범을 테이프에 녹음해 줄 것을 부탁했고, 그 결과 한국에 돌아와서도 이 앨범은 그 테이프로 주구장창 들었던 기억이 난다. 이제 한국판 라이센스도 아닌, 수입반 중고로 구입한 이 음반을 다시 들으니, 당시 27살의 나이로 막 메이저 록 씬에 올라온 한 여성 뮤지션의 패기가 아직도 CD속에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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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9년 오레곤 주 태생으로 5살 때부터 노래를 부르기 시작했고, 9살때는 바이올린도 배웠던 트레이시 본햄 본격적으로 프로 뮤지션이 되면서 94년 보스턴으로 이주했고, 95년 [The Liverpool Session] EP를 시작으로 로컬 씬에서 확실한 지지를 얻은 뒤 96년에 발표한 이 앨범으로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고, 그래미 2개 부문에 후보로 오르기도 했다. 하지만, 그 후 메이저 2집 [Down Here]를 내놓을 때까지 5년간의 세월을 공연활동에만 보내는 바람에 사람들의 기억에서 너무 빨리 잊혀져 버렸다. 그 후 2003년에 [Bee] EP를, 2005년에는 3집 [Blink The Brigthtest]를, 그리고 작년에는 [In The City/In The Woods] EP를 내놓았지만, 미국 로컬 지역 이외에서까지 주목받진 못하고 있다.

사실 나도 이 앨범 이후의 그녀의 음원은 들어보지도 못했으나, AMG에서의 그녀의 후속작 리뷰가 별점이 더 높은 것을 보면 상업적으로서의 매력은 덜 했을지라도 음악적으로 후지지는 않았으리라는 믿음을 갖게 한다. (어떻게든 구해 들어봐야 되겄다.) 간단한 어쿠스틱 기타 하이코드 워크를 갖고도 매력적인 록 싱글을 만들 수 있음을 보여준 불량 소녀의 송가 <Mother Mother>와 너바나의 필도 느껴지는 스트레이트 펑크 록 <Navy Bean>, 전형적 그런지 발라드 <Tell It To The Sky>, 로우 키 베이스 핑거링과 그녀의 보컬이 음울한 매력을 주는 <Kisses>, 후속 싱글이었던 밝고 경괘한 넘버 <The One>, 그린데이도 부럽지 않은 펑크 팝의 진수 <Bulldog>까지 때로는 신나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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때로는 우울하게 듣는이를 쥐었다 폈다하는 그녀의 멜랑콜리함은 10년이 넘은 지금에도 충분히 재평가 받을만 하다.

1. Mother Mother  (Bonham)  3:00 
2. Navy Bean  (Bonham)  2:49 
3. Tell It to the Sky (Bonham)  4:05 
4. Kisses  (Bonham)  2:20 
5. Brain Crack  (Bonham)  1:04 
6. The One (Bonham)  3:26 
7. One Hit Wonder  (Bonham)  3:01 
8. Sharks Can't Sleep (Bonham)  4:33 
9. Bulldog  (Bonham)  2:07 
10. Every Breath  (Bonham)  2:33 
11. 30 Seconds (Bonham)  3:14 
12. The Real (Bonham)  3:16 

(빨간색 표시된 트랙들을 아래에서 감상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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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새 UCC 사이트에서 잭 블랙(Jack Black)의 밴드 티네이셔스 D가 부른 <Tribute>의 뮤비가 화제인데, 그들이 만약 한국 음반 매장에서 이 컴필레이션을 보았다면 그 앞에서 경배(!)를 했을지도 모른다고 이 2장짜리 클래식 하드록-메탈 모음집을 들으며 공상을 해 보았다. 39곡의 트랙들 가운데 조금 의외의 선곡도 있지만, 포이즌<Unskinny Bop>, 워런트<Cherry Pie>, 신데렐라<Gypsy Road>, 머틀리 크루<Girls, Girls, Girls>, 스키드 로우<Youth Gone Wild>, 얼마 전 내한했던 L.A.건즈의 명곡 <Sex Action>까지 현재 30대가 영상음악 감상실에서 즐긴 팝 메탈의 모든 것이 여기 있다. 추억이여, 반갑다!


(CD 1)
1. Kiss - Crazy, Crazy Nights         
2. Alice Cooper - Poison       
3. Heart - Alone         
4. Poison - Unskinny Bop         
5. Warrant - Cherry Pie         
6. Cinderella - Gypsy Road         
7. Scorpions - Wind Of Change         
8. Terrovision - Oblivion          
9. Twisted Sister - We're Not Gonna Take It   
10. Billy Idol - White Wedding  - Billy Idol         
11. Rush - Spirit Of The Radio         
12. Queensryche - Silent Luciaity 
13. Great White - Once Bitten Twice Shy          
14. Therapy - Nowhere
15. Gun - Word Up        
16. Thunder - Dirty Love         
17. Lynyrd Skynyrd - Sweet Home Alabama          
18. ZZ Top - Gimme All Your Lovin'           
19. Europe - Final Countdown

(CD 2)
1. Whitesnake - Here I Go Again          
2. Motley Crue - Girls, Girls, Girls         
3. Skid Row - Youth Gone Wild         
4. David Lee Roth - California Girls         
5. Ratt - Round & Round          
6. Ugly Kid Joe - Everything About You
7. Tesla - Love Song
8. Kingdom Come - Do You Like It         
9. Vain - Beat The Bullett          
10. L.A. Guns - Sex Action          
11. Mr. Big - To Be With You         
12. Extreme - More Than Words         
13. Deep Purple - Burn         
14. Thin Lizzy - Waiting For An Alibi       
15. Rainbow - Since You've Been Gone         
16. Yngwie Malmsteen - Rising Force
17. Dio -Stand Up And Shout         
18. Motorhead - Ace Of Spades         
19. Black Sabbath - Paranoid         
20. Judas Priest - Living After Midnigh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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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래 글은 교보문고 음반매장 리뷰 무가지 Hot Tracks 4월호에 개재된 것을 옮긴 것입니다. 이미 이 글을 쓰느라 음원은 다 갖고 있으나, 4월 17일에야 발매될 예정이기에 필자로서의 업계윤리(?)를 지켜야 하는 관계로 공개하지 못함을 양해바랍니다.

‘팝 스타’의 야심에 돛을 단 그녀의 새로운 출발:
Avril Lavigne - The Best Damn Thi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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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실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의 최근 싱글인 <Girlfriend>를 처음 듣게 되었을 때 조금 당혹스러웠다. 그 동안 가장 밝은 분위기의 히트곡이었던 출세작 <Sk8er Boi>을 무색하게 만드는 80년대 여성 팝/록 밴드를 연상케 하는 가벼운 리듬감에 더욱 소녀의 티를 강하게 풍기는 톡톡 튀는 보컬은 아무리 신혼의 단 꿈 속에 있다고 하지만 너무 하단 생각도 들었다. 게다가 1인 2역으로 출연한 뮤직 비디오에서 틴 팝 뮤직비디오에 어울릴 안무(!)와 코믹 연기까지 보고나니, 도대체 무슨 배짱으로 평론가들의 따가운 눈초리를 각오하고 이렇게 ‘막가나’ 생각하며 과연 앨범의 나머지 수록곡들이 어떨지 궁금증만 증폭되었으니...
  그간에 그녀를 'Teenage Rockstar'로 간주했던 팬들이라면 아마 앞에서 언급한 개인적 의견에 상당부분 동의할 것이다. 물론 애초부터 그녀를 'Teen-Pop Singer'로 간주했다면 “그러면 그렇지... 이제 본색이 드러나는군!”이라 열심히 빈정대고 있을 테지만... 이 글을 읽는 당신이 그간 어느 편에 속해있었든 한 가지 분명한 것은 2000년대 미국 팝 시장에서 에이브릴 라빈은 선구적(?) 선례를 보이며 하나의 트렌드를 주도한 (음악 그 자체보다는 음악 외적인 행적에서) ‘아이콘’이었다는 점이라는 건 쉽게 부인하기 힘들 것이다. 과연 그녀의 데뷔 앨범「Let Go」가 대박을 치지 않았더라면 그 후에 힐러리 더프(Hillary Duff), 애슐리 심슨(Ashlee Simpson), 심지어 린제이 로한(Lindsay Lohan)까지 록 취향의 틴 팝 앨범을 내는 것이 과연 가능했을까?
  어쨌거나 그녀는 10대 여성 뮤지션이 스타덤에 오르기 위해서 R&B-힙합 리듬 가득한 댄스 뮤직이나, 성인 팝 디바 풍의 발라드를 부르지 않아도 된다는 사실을 몸으로 증명해냈고, 결국 수많은 후발주자들이 그녀의 성공 공식을 모방하기 시작하면서 펑크 시대부터 선배 여성 록커들이 지켜왔던 '성난 젊은 라이옷 걸(Riot Girl)'의 이미지는 10대를 위한 하나의 팝 패션의 소재로 보편화(?)되었다. 비유를 들자면 원료인 카카오의 쓴 맛은 전혀 느낄 수 없을 정도로 가공된 상점의 완성품 초콜릿이라고 할까? 하지만, 지금까지 그녀를 다른 후발 주자들과 차별화한 장점이 있었다면 그녀의 음악 속에는 ‘10대의 수준에서 공감할만한’ 그들 눈높이의 반항심과 그녀 자신의 감정에서 나오는 ‘10대 블루스’가 존재했다. 그리고 전작「Under My Skin」에서 이는 좀 더 체계화 되어가는 것처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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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러나 섬 41(Sum 41) 데릭 휘블리(Deryck Whibley)와 2년간의 열애 끝에 (비교적 이른 나이에) 결혼에 골인하고 새색시가 된 이후 발표한 이번 새 앨범은 그간 그녀의 음악적 행보에서 예측 가능한 변화의 범위를 약간 벗어나있다. 80년대 메탈의 느낌도 가끔씩 선사하는 이모 펑크 밴드의 프론트 맨을 남편으로 맞이하였으니 그 영향을 받지 않았을 리는 없겠지만, 자신을 벤치마킹해왔던 후배들에게 “내가 팝적으로 가면 어떻게 가나 보여줄까?”하고 한 판 붙어보자는 도전장을 내민듯한 이 변화를 과연 어떻게 이해해야 할까?
  그 해답은 최근 그녀가 여러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밝힌 “이 음반은 여태까지 작품들 가운데 가장 경쾌하고 밝은 분위기의 앨범이다.”라는 언급에서 찾아야 할 것 같다. 개인적으로 가장 행복한 신혼기에 정반대 분위기의 곡들로 밴드의 앨범을 채운 국내 모 여성 뮤지션과는 반대로 에이브릴은 자신의 개인적 행복감을 충실히 앨범 트랙들 속에 담아냈다. 그 느낌을 표현하는 데에는 남편의 밴드가 보여준 것처럼 이모-팝 펑크의 스트레이트하고 경쾌하게 ‘달려주기’가 최상이라 판단했을 것이며, 보컬에서 그녀가 보여주는 80년대 걸 팝 밴드의 노스탤지어는 밝고 명랑한 것이 ‘쿨 해보였던’ 그 시절 이미지를 차용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란 계산된 판단일 확률이 높다. 그리고 이러한 요소가 대중성에서는 득이지 실이 아니라고 레이블 측에서도 판단할 테니 반대할 이유는 없지 않았겠는가!

에이브릴의 ‘행복 바이러스’와 복고의 쾌락주의가 결합된 톡톡 튀는 팝/로큰롤 앨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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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결국 에이브릴의 세 번째 앨범의 제조 과정은 개인적 ‘결혼(Marriage)+복고적 향수(Nostalgia)+대중적 자신감(Confidence)’의 3박자의 궁합이라 과감히 정의할 수 있다. 그리고 그 결과적 완성도에 있어 새 앨범「The Best Damn Thing」은 적어도 대중에게 주는 (쾌락적) 즐거움에서는 과거 그녀의 어느 앨범보다 만족스럽다. 무엇보다 대부분의 트랙들이 다 싱글로 내밀어도 될 만큼 ‘톡톡 튀는’ 스트레이트한 경쾌함을 주는 것이 이번 앨범의 시장에서의 성공을 예측 가능하게 하는 포인트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트랙 <Girlfriend>의 과도한 ‘팝송’ 지향이 신보를 향한 대중의 주위 환기용 트랙이라 정의한다면, 2번째 트랙인 <I Can Do Better>에서 그녀는 70년대 선배 걸 펑크 밴드들이 보여준 ‘단순 과격함’을 현대적 이모 사운드와 조화시킨 사운드를 들려준다. 마치 고고스(Go-Go's)가 이모 펑크를 연주했다면 이렇지 않았을까 싶다. 어쿠스틱 기타 리듬과 슈거 팝적 멜로디로 시작해 전형적 얼터너티브 팝으로 흘러가는 <Runaway>는 시원하게 질러주는 그녀의 보컬 덕분에 앨범에서 가장 하드한 카타르시스를 준다. 다시 복고적 비트와 랩으로 시작해 틴 팝과 스트레이트 펑크 록 코러스 파트를 오가는 타이틀 트랙은 미국 고교 치어리더들의 단골 레퍼토리가 될 것 같고, SR-71의 2000년도 히트곡 <Right Now>와 곡 진행이 너무나도 흡사한 스트레이트 이모 트랙 <Everything Back But You><I Don't Have To Try>은 하드하면서도 신나는 곡이다. 또, 전형적 80년대 로큰롤의 오마주인 <Hot>블링크 182(Blink 182) 풍의 팝 펑크로 무장한 <Contagious>은 이 앨범의 지향점이 무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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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지를 다시금 확인하게 해주는 팝퓰러한 트랙이다. 한편, 중간 중간 템포를 조절해주는(?) 발라드 3곡 - 영화 ‘에라곤’ OST를 통해 미리 공개된 <Keep Holding On>의 새 녹음 버전, 전작의 <Don't Tell Me>를 연상하게 하지만 더 대중화된 편곡을 보여주는 <I Miss You>, 에반에센스(Evanescence)식 록 발라드에 설탕 코팅을 더한 <Innocence> - 는 기계적이라 느낄 수도 있지만 10대들의 숨을 돌리기엔 딱 어울리는 곡들이다.
  결국 그녀는 이번 앨범을 통해 더 이상 자신이 ‘뒤틀린 10대의 대변자’가 아니라 생각보다 야심이 많은 ‘팝 스타’를 꿈꾼다는 사실을 만천하에 드러냈다. 앨범이 발표되면 여러 리뷰들을 통해 그녀에 대한 비판이 쏟아질 수도 있겠지만, 적어도 몇 년간 이보다 대중을 하염없이 즐겁게 해 줄 ‘행복 바이러스’ 팝 앨범은 많지 않았던 것 같다. 이제 사람들은 그녀에게 더 이상 ‘젊음의 블루스’를 기대하지 않겠지만, 그녀는 이미 더 많은 대중을 향한 항해를 즐겁게 떠났다. 그리고 그 첫 걸음을 거부할 대중이 생각보다 많지 않을 듯하다.

Avril Lavigne - Keep Holding On


Avril Lavigne - Girlfrien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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