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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때 마저 안 쓰고 왜 이제야 쓰냐고.. 게으르다고... 할 수도 있겠으나, 다른 일 땜에 쓸 상황이 아니었다. 그래서 이제 마저 쓴다. 기억에도 남겨놔야 하고, 칼을 뽑았으면 끝내놔야지.

1. 둘째날은 미리 밝혀둔 바이지만, 솔직히 별로 볼 팀이 없었다. 서울에서 거의 2시 반-3시에야 출발을 했고, 밤에 잘 숙소를 잡느라 이천 읍내를 먼저 들렀다 와서 도착한 시간은 오후 5시가 다되었다. 장기하와 얼굴들의 공연을 좀 봤는데, 사실 그들의 대표곡 3곡 말고는 잘 귀에 들어오지 않았다. 그 후 아는 분이 워낙 안흥찬씨와 친한 편이고, 그리고 그것 밖에 마땅히 볼 게 없어서 크래쉬쪽으로 옮겼다. 요새는 항상 앵콜곡이 되긴 하지만, 그들이 연주하는 <내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는 언제 들어도 좋다. 신해철의 버전보다.


2. 그리고 다시 언니네 이발관으로 넘어왔지만, 그 앞에서 맥주 1500을 마시고 이미 취해서, 콘솔부 뒤, 사람들이 없는 쪽에 돗자리를 깔고 지인 두분이 저녁거리 사오는 동안 언니네의 음악을 들으며 잤다. 지난 번 그랜드민트 때처럼 듣는 이들 당혹스럽지 않게 해서 다행스러웠다. (그들은 그 때 5집 전곡을 순서대로 연주했다.) 순서대로라면 뮤즈매스를 보러 가야 했겠지만, 펫샵 보이스 만큼은 정말 앞쪽에서 보고 싶어 그냥 그 곳에 죽치고 있었다.

3. 둘째 날의 헤드라이너 펫샵 보이스... 그들의 라이브 앨범 해설지를 내가 쓴것이 정말 뿌듯할 정도로 공연은 그 세트리스트에 일부분만 살짝 수정된 모습으로 진행되었다. 하지만 어떻게 진행될 지 알고 본다고 해서 재미없다는 생각은 전혀 들지 않았다. 닐 테넌트는 중후하게 늙었지만 그에도 변함없는 멋진 목소리로 노래를 해주었고 (양복 입고 나온 그의 모습에선 왠지 로비 윌리엄스보다 더 강한, 섹시한 포스가 풍겼다. 그 모습에 그가 게이임을 아쉬워하는 여성팬들이 얼마나 많았을까나?) 크리스 로우는 수많은 영상들에서 보듯 자신이 서 있는 디제잉 박스 앞에서 연주에 충실했지만, 그 역시 멋졌다. 정말 록 페스티벌에 최근 몇년간 와서 블랙 아이드 피스 때 이후 최고로 방방 뛰면서 공연을 즐겼던 것 같다. 잠시 내 나이를 잊을 수 있었던, 비록 눈물까지는 흐르지 않았어도 감격스러운 순간을 난 경험했다.



4. 애초에 예약해놓은 이천 읍내 숙소로 이동해 치킨과 보쌈을 야참으로 시켜 먹고 잤다. 작년에 구두 예약만 했다가 막상 가니 방이 다 차버려 놓친 그 모텔의 특실에서 남자 4명이 잤다. 시설이 매우 깨끗해서, 앞으로 이천을 갈 때는 자주 애용하게 될 것 같다. 모텔이 제공해준 무료 팥빙수도 감사!

5. 다음 날 지산 밸리 근처로 오다가 아는 분이 소개해서 간 보리밥집... 맛 짱, 메뉴 짱이었다. 가격도 그 정도면 적당했고... 그 맛 땜에 거기를 들르고 싶은 생각이 들 정도였다.

6. 다시 페스티벌 현장에 도착하니 2시... 사람들을 졸라서 타루를 보러 가자고 꼬셨다. (왜 타루냐는 핀잔도 있었지만, 이미 스키조를 놓친 우리 사진 담당자님은 결국 그녀를 무대 뒤에서 잘 찍어왔다.) 일본 연주자들이 세션해준 음반에서보다는 라이브 밴드의 사운드가 약간 떨어지는 감은 있었지만 타루는 과거 멜로디 시절에 비해서 더 귀여워지고 예뻐졌다. 홍대 여신...어쩌고는 다 개드립이라 해도, 그래도 그 가운데 생각이 제대로 박혀있다는 느낌이 그녀에게서 들었다.


7. 근데 공연 보는 동안 햇볕이 너무 뜨거워 쓰러지기 일보 직전이 되었다. 그래서 양측 스테이지 중간 언덕 어딘가에 돋자리를 펴고, 또 한 숨 잤다. (이번엔 참 열심히도 자는군...) 멀리서 들려오는 하이터스(The Hiatus)의 노래를 들으며, 과연 엘르가든의 미래는 어찌 될 것 인가에 대해 궁금함을 더 갖게 되었다.

8. 데뷔 후 15년만에 한국에 처음 선 써드 아이 블라인드는 신나게 연주해주기는 했는데, 보컬 스티븐 젠킨스의 가창력은 음반에서보다는 안정되지 못한 감이 있었다. 그러나 그들의 그루비한 리듬감은 항상 탄탄했기에 공연은 무난하게 흘러갔다. 하이터스의 리드 보컬이 끝 곡에서는 함께 올라와 노래하기도 했다. 어쨌건 <Semi-Charmed Life>를 라이브로 들으며 따라 부를 수 있는 기회를 가졌다는 걸로 만족.


9. 쿨라 쉐이커의 공연은 사실 끝까지 보지는 못했다. 그러나 지난 번 펜타에서의 첫 내한공연을 못본 아쉬움은 충분히 보상되었다. 역시 예상대로 신보의 곡들도 많이 소화했다. 2010년대에도 저렇게 사이키델릭 사운드를 끌어올 수 있는 그들의 배짱과 지조는 인정! 연주도 참 잘했다. 하지만 그들은 결코 분위기를 신나게 끌고 가는 '방방뜨는' 밴드가 아님을 안보신 분들은 명심하실것!


10. 여러분들이 가장 기대했던 공연 중 하나인 코린 베일리 래... 정말 배우자의 사망을 겪은 사람 맞나 싶게 무대 위에서만큼은 밝고 즐거운 표정과 목소리로 우리를 즐겁게 해주었다. 정말 무대 세팅 맘에 안드는 세컨 스테이지였지만, 코린의 공연은 최고였다.  관객들이 다 같이 <Put Your Records On>의 후렴을 따라 불렀던 순간을 앞으로도 잊지 못할 것 같다. 비록 사람들이 야금야금 뮤즈를 보기 위해 빠져나가긴 했지만, 그것이 결코 공연장의 분위기를 가라앉히지는 못했다.


11.  마지막 날의 마지막 무대... 뮤즈... 내 입장에서는 처음 보는 셈이라, 관객들의 '집단광기'를 싫어하시는 모 지인분과 나를 제외하고는 다들 앞으로 나갔다. 난 그냥 그 자리에서 보다가 중간에 비가 잠시 내려 뒤쪽 천막으로 피했다, 이리 저리 움직이며 봤다. 정말 '21세기의 아트록과 댄스록을 한데 버무린 밴드'가 된 이들의 연주는 트리오로서는 러쉬가 부럽지 않은 완벽한 사운드를 냈다. 주변 일부 관객들의 과도한 흥분은 내가 보기에도 꼭 좋아보이지는 않았지만, 같이 본 지인들 모두 (특히 여성동지들) 매튜가 더 멋있어졌다고 흥분했다. 그 옛날 듀란 듀란 이후 이렇게 여심을 사로잡는 록 밴드는 정말 오랜만인듯. 관조하면서 봤지만, 연주 잘하고 좋은 무대를 보여주는 밴드임은 분명했다.




12. 공연이 다 끝나고 주최측은 엄청난 불꽃을 하늘에 퍼붜주었다. 하지만 공연장 일부 구역 바닥에 누군가가 '엠넷 개XX들'이란 스프레이 낙서를 했다는 것도 주최측은 기억해 주었으면 좋겠다.

13. 결국 인천 귀환 월요일 오전 3시... 그러고 8시까지 출근... 결국 월요일은 맛이 간 하루가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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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서울에 올라가 사람들을 픽업하러가니 어느덧 2시가 넘었다. 결국 다 모이니 2시 50분... ㅋ 중부고속도로쪽으로 가니까 40분 정도밖에 안걸렸다. 근데 작년과 행사장의 분위기가 조금 달랐다. 엠넷 개XX들... 작년에는 프레스-스탭 차량은 안으로 들어가게 했는데, 이번에는 그 자리에 푸드코트랑 야간 무대를 만든다고 리조트 입구 옆 공터에다 세우란다... ㅎ 결국 그 위치부터 걸어올라가야했다.

2. 공연장의 동선이 더 멀어졌다. 작년 그린 스테이지의 자리가 완전히 더 안쪽으로 밀려버렸다. 그리고 그 사이에 통하는 길도 막아버리고, 한 곳밖에 없는 지산머니 교환소 옆 길로만 가게 했다. 결국 자꾸 머니를 바꿔서 돈을 쓰라는 얘기이겠지? 너무 상업화된 페스티벌이 되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러면 가격이나 좀 내리지...

3. 핫트랙스 측에서 올해는 인터뷰 계획을 하나도 잡지 않았다. 그렇지만 다이앤 버치는 직접 만나고 싶었다. 결국 이벤트에 당첨된 사람들만 줄 서 받을 수 있는 사인회에 잠입해, 어떤 분의 도움으로 그녀의 사인을 받을 수 있었다. (내가 그녀 앨범에 대해 쓴 기사가 실린 핫트랙스 2010년 1월호를 그녀에게 주었다. 그리고 사인은 7월호에 받았다.) ㅋㅋ 실제보니 얼굴 참 작더라... 인형같은 외모...ㅋ  

4. 일단 처음 본 공연은 벨 앤 세바스찬... 딱 국내 인디 포크 매니아들이 좋아할 만한 공연을 펼쳤다. 중요한 대표곡들은 다 했고, 관객을 끌어올려서 춤추는 이벤트도 가졌다. (천천히 맥주 2컵 마셔가며, 유유자적 관람.) 다이앤 버치가 그린 스테이지에서 바로 이어서 공연을 할 것이라 장소를 이동하려 하는데, 어딘가 낯익은 여자 하나가 눈에 들어왔다. 근데... 너무나 자우림의 김윤아를 닮은 것이다... 친구들과 함께 공연을 보고 있었기에 가서 들이대고 물어보기가 그래서 긴가민가하고 자리를 나왔는데... 밤에 집에와서 트위터에 있는 Clotho님의 글을 보니, 아무래도 그녀가 맞았던 것 같다. 흑... 바보... 사인이라도 받지...흑... -_-


5. 다이앤 버치의 공연은 세련되고 매끈했다. 밴드도 연주도 잘하고... 다이앤의 가창력도 좋았다. 하지만 옆에서 편집장님 왈, '뭔가 소울이 없어...' 그래서 내가 답했다. '소울까지 있으면 캐롤 킹(Carole King)이겠죠.' ㅋㅋㅋ


6. 프레스 룸에 가봤더니만, 예전에는 생수도 잘 쟁여놨더니만, 이번엔 순전히 청량음료 투성이다. (생수는 큰 통에서 딸아 먹으란다.) 그래서 빈 생수통 2개 구해서 거기에 물채워 이동!

7. 다시 빅 탑 스테이지로 복귀, 뱀파이어 위크엔드가 한창 공연하고 있었다. 펑키한 그들의 사운드는 신나긴 했지만, 내가 그들 노래를 많이 기억하지 못하는게 좀 흥을 떨어뜨린 것 같다. 나중에 집에 가서 다시 들어봐야지.


8. 매시브 어택이 솔직히 내 취향이라 말할 수는 없었기에, 일행들이 다들 앞에 가서 본다는데, 난 돋자리 위에 누워버렸다. 공연 동안 잠시 눈도 붙였다. (그렇게라도 해야 한 밤에 운전이 가능할 듯 싶었다.) 그들의 사운드는 정말 완벽했고, 소리 면에서는 공연장을 장엄한 일렉트로닉의 포스로 뒤덮었다. 하지만 특별한 액션이 별로 없어서 취향에 따라서는 졸음을 유발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았다. 


9. 결국 11시 10분 공연 종료... 빠져나와서 덕평휴게소에서 야식... 그리고 서울 사람들 내려주고 집에 오니 새벽 2시 30분...흑... 지금 4시간 자고 출근했다. 그러나 오늘 또 간다!!

P.S. 우드스톡인지, DMZ에서 평화를인지가 결국 무기한 연기(올해는 취소)되었단다. 그러면 그렇지....
       근데 진행비 45억 중에 20억을 대기로 한 동네는 도데체 어디야?? 빨리 까발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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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올해 지산 밸리의 라인업과 공연 스케줄이 최종확정되었다. 작년에 비해 국내 밴드의 비중이 지나치게 늘어난 것은 조금 맘에 들지 않지만, 그래도 볼만한 밴드들이 쏙쏙 끼어있어서 작년보다 안 빡세게.. 여유롭게 구경할 수 있을 듯하다. 그리고 이번에는 빅 탑 스테이지와 그린 스테이지의 공연 배열이 (비록 틈새 없이 이어지고 있긴 하지만) 겹치지 않게 짜여져 있다는 것도 하나의 장점이 될 것이다.


30일은 벨 앤 세바스찬 하기 전까지만 도착하면 되겄다... 벨 앤 세바스찬보다가 중간에 다이앤 버치로 넘어가고, 그거보고 다시 뱀파이어 위켄드로... 매시브 어택은 보다가 재미없음 집으로 일찍 고고씽......ㅋ

31일은 펫 샵 보이스 땜에 끝까진 있어야 하는데, 그 사이가 너무 볼 게 썰렁하다. 이리 저리 슬렁슬렁 다니면서 먹고 놀고 해야겠다. 1일은 네온스부터 재주소년까지는 대체로 그린 스테이지에 있다가 서드 아이 블라인드부터 빅 탑으로 건너오면 될듯. 아, 코린을 보러 한 번 더 왔다갔다 해야겠구나...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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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제가 쓴 한국 워너뮤직 발매 라이선스 음반 해설지입니다.

신스 팝의 수호자, 모든 전자 음악 아티스트들이 존경하는 일렉트로닉 팝의 아이콘,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의 2009년 실황을 담은 CD+DVD 패키지「Pandemonium」

이 글을 쓰기 며칠 전, 펫 샵 보이스(Pet Shop Boys)가 2010년 지산 벨리 록 페스티벌에 출연이 확정되었다는 소식을 인터넷을 통해 확인했다. 그 순간, 환호의 함성을 지르지는 않았지만, 개인적으로는 만감이 교차되는 순간이었다. ‘West End Girls’ 등의 주요 히트곡이 모두 금지곡으로 묶여서 반쪽짜리 누더기로 발매된 그들의 데뷔 앨범 LP에 만족할 수 없어 흑백 백판을 구하려 음지(?)를 헤매고 다니다 마침내 우연한 장소에서 구했을 때의 그 기쁨, 그리고 닳도록 들었던 2집 「Actually」(1987) LP와 ‘Always On My Mind’ 12인치 싱글에 대한 청소년기의 추억들이 떠올랐기 때문일까? 어쨌든 신스 팝과 1980년대 팝 음악에 대한 애정이 남다르다고 자부하고 있는 입장에서 그들의 무대를 마침내 한국 땅에서 만날 수 있다는 것은 큰 기쁨이 아닐 수 없다.

이런 개인적 추억담은 무시하더라도, 신스 팝이 주류에서 밀려나고 그 자리를 DJ들과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이 도배하던 1990년대, 그리고 2000년대에도 꾸준히 자신들의 길을 묵묵히 갔었던 그들의 행보는 그들을 디페쉬 모드(Depeche Mode)와 함께 ‘신스 팝의 생존자’의 위상을 넘어 1980년대 모든 전자 음악을 구사하는 아티스트들의 정신적 지주와 같은 위상으로 끌어올렸다. 사실 디페쉬 모드가 전자 음악의 어두운 면을 극대화하여 1990년대 록 음악과의 교집합을 이끌어내고, 동시에 하드코어 일렉트로니카 계열 사운드의 선구적 위상을 차지한 반면, 펫 샵 보이스의 음악은 그에 비하면 꾸준히 댄스 플로어와 팝적인 멜로디와 교집합을 형성하는 지향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바로 그 때문에 그것이 이들을 수많은 후배 일렉트로니카 뮤지션들이 존경하고 대중도 꾸준히 애정을 표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이 올바른 해석일 것이다. 일렉트로닉 사운드를 어떤 방향으로 음악에 활용할 것인가에 대해서 보편적 대중은 그 속에서도 비트를 압도하는 좋은 멜로디를 선호하는 경향이 있고, 이를 충실히 지킨 뮤지션들은 트렌드의 흐름에 구애받지 않고 좋은 평가를 받아왔다. (최근 아울 시티(Owl City)와 같은 뮤지션들이 대중의 주목을 받은 것도 이러한 경향의 연장선이라 생각한다.)

결국 펫 샵 보이스는 바로 이 점에서 최고의 재능을 발휘한 그룹이었고, 다른 동시대 아티스트들이 모두 창작력의 고갈이나 트렌드의 변화로 인한 레이블의 홀대로 인해 주류에서 밀려났을 때에도 꾸준히 정상의 자리에서 자신들이 하고픈 음악을 해왔던 팀이다. 그래서 우리는 펫 샵 보이스를 시대를 뛰어넘어 음악적 아이콘(Icon)의 자리에 올라 있는 아티스트로 이제는 당당히 평가해도 좋을 것이다.

2009년 런던 O2아레나에서 개최된 공연의 열기를 담은 그들의 2번째 공식 라이브 앨범

올해로 데뷔 25년째를 맞는 펫 샵 보이스이지만 그들의 오랜 커리어에 비한다면 이들은 거의 라이브 앨범을 내놓지 않았다. (물론 1993년 EMI에서 처음으로 공식 발매한 실황 비디오 「Performance」이후 다수의 영상물은 계속 발표되었다.) 실제 이들이 첫 라이브 앨범을 내놓은 것은 지난 2006년작 「Concrete」가 처음이었다. 그런데 그 라이브 실황은 애초에 BBC에서 방송을 하기 위해 레코딩이 이뤄졌고, 공연 내용 역시 당시 발표했던 이들의 앨범 「Fundamental」(2005)이 오케스트레이션을 가미한 작품이었기 때문에 오케스트라를 대동하고 무대에 서서 온전히 그들만의 전자음만으로 이뤄진 공연 실황이라고 하기에는 약간 성격이 달랐다. 따라서 어쩌면 진짜 ‘펫 샵 보이스다운’ 라이브 무대를 담은 실황 앨범은 이번 「Pandemonium」이 CD로서는 처음이나 마찬가지일 수도 있다.

사실 펫 샵 보이스의 경우에도 디페쉬 모드나 (애초에 밴드 형태의 멤버 구성이 아닌) 다른 일렉트로닉 팝 밴드들의 경우처럼 기타 등의 일부 악기를 제외한다면 대체로 무대 위에서 프로그래밍된 컴퓨터들의 지원 속에 공연을 소화한다. 이런 경우 그들에게 라이브 무대는 스튜디오 작업에서 만들어낸 다채로운 사운드를 어떻게 현장에서도 완벽하게 구현하는가, 또는 리믹스하여 재구성하여 생동감 넘치는 배경 화면과 함께 전달하는 것이냐에 초점이 맞춰진다. (2007년 케미컬 브라더스(Chemical Brothers)의 펜타포트 록페스티벌 무대, 아니면 작년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에 등장한 베이스먼트 잭스(Basement Jaxx)의 무대를 기억한다면 이해가 쉬울 것이다.) 그래서 일반 록 공연과 달리 수많은 컴퓨터들이 아티스트의 주변을 감싸거나 LED 전광판을 제외하면 그리 화려할 것이 없게 꾸며질 때가 많다. 그러나 펫 숍 보이스의 음악은 아무리 화려한 전자음이 있다 해도 보컬이 그 중심에 서는 것이기에, 크리스 로우(Chris Rowe)가 열심히 세팅을 이리 저리 바꾸는 동안에 보컬리스트 닐 테넌트(Neil Tennant)는 무대를 누비며 관객과의 소통을 책임진다. 그렇기에 여느 록 공연과 그렇게 큰 차이 없이 그들만의 따뜻하고 흥겨운 무대로 관객을 즐겁게 해준다.

이번 CD+DVD에 담긴 실황은 작년에 그들이 발표한 앨범 「Yes」발매 이후 올해까지 계속 진행하고 있는 ‘Pandemonium Tour’ 의 일환으로 지난 2009년 12월 21일 런던 O2 아레나에서 개최된 공연 실황이다. (이번 지산 록 페스티벌 공연은 이 투어의 아시아 공연 일환이며, 아시아에서는 현재 한국과 대만에서만 계획이 잡혀있다.) DVD에는 실황 전체가 모두 실렸지만, 불행히도 CD에는 시간 관계상 모든 곡들을 다 담을 수 없어 「Yes」앨범의 수록곡 ‘Building a Wall’과 ‘The Way It Used to Be’, ‘All Over the World’ 와 과거 히트곡인 ‘What Have I Done to Deserve This?’, 그리고 ‘Jealousy’의 실황을 제외했다. 이번 투어의 세트리스트의 구성에서 가장 특별했던 점은 신보의 수록곡들과 과거 히트곡들의 비중을 대등하게 편성하며 때로는 오히려 옛 히트곡의 인트로 성격으로 신곡들을 활용하고 있는데, 특히 그들의 초기 앨범인 1집 「Please」(1986)와 2집「Actually」 시기의 트랙들의 다수 선곡되어 한동안 이들의 근황을 몰랐던 올드 팬들에게도 충분히 추억을 되새길 수 있는 매력도 안겨준다.


잔잔한 인트로 연주로 신보의 수록곡 ‘More Than a Dream’ 을 처리하다 오버더빙되며 바로 이어지는 공연의 첫 트랙 ‘Heart’ 역시 2집의 대표적 트랙인데, 관객들도 오랜만에 듣는 반가운 멜로디에 후렴을 열심히 따라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세월이 지나도 변함없이 매끈하고 섹시한(?) 닐의 목소리는 여전히 매력적이다. 「Yes」앨범의 두 번째 싱글 히트곡이었던 ‘Did You See Me Coming?’ 이 흥겹게 분위기를 돋우면, 역시 신보에 담겼던 ‘Pandemonium’ 과 5집 「Very」(1993)의 첫 싱글이었던 ‘Can You Forgive Her?’가 메들리로 이어진다. 두 곡이 절묘하게 이어지며 곡의 경계를 자연스럽게 허무는 것이 이 리믹스의 매력 포인트다. 신보의 첫 싱글이었던 ‘Love Etc.’ 은 스튜디오 버전과 별 큰 차이 없이 진행된 후, (국내에서도 큰 인기를 얻었던) 빌리지 피플의 커버 송 ‘Go West’ 가 이어진다. 원곡보다 팀파니 사운드 이펙트를 강화하고 별도의 건반 화음을 추가한 것이 특별히 매력적으로 다가온다. 의외의 선곡인 그들의 데뷔 앨범의 첫 트랙 ‘Two Divided By Zero’ 과 맨 끝 트랙 ‘Why Don't We Live Together?’ 의 메들리는 1980년대 고전적 신시사이저 팝 사운드로 이들의 풋풋하면서도 신선했던 초기 시절을 환기시켜주는데, 그 뒤를 이어 바로 「Nightlife」(1999)의 히트곡 ‘New York City Boy’ 로 이어지면서도 시대의 간극을 느끼기 힘든 것은 25년간 이들이 얼마나 꾸준히 한 길을 걸어왔는지 다시금 확인하게 한다.

중반부부터는 더욱 향수어린 이들의 과거 히트곡들이 이어지는데, 그 출발점이 바로 엘비스 프레슬리(Elvis Presley)윌리 넬슨(Willie Nelson)의 버전으로 국내에서 유명한 팝 발라드를 1988년 봄 커버해 싱글로 먼저 발표했던 ‘Always on My Mind’ 라 할 수 있다. 당시 한국에서도 좋은 반응을 얻어 12인치 싱글까지 라이선스화 되었던 이 곡을 듣다보면 다시금 이들이 커버 트랙에서도 자신들의 개성을 충분히 발휘했던가를 되새기게 된다. 실황 트랙들 가운데 관객의 호응이 가장 많은 곡이기도 한데, 닐과 밴드가 함께 파트를 주고받는 후반부의 모습은 영상으로 함께 보면 더욱 멋지다. 그들이 2001년 조나단 하비(Jonathan Harvey)의 뮤지컬 음악을 작업할 때 활용한 ‘Closer to Heaven’ 을 잠시 인트로로 깔고 이어지는 트랙은 3집 「Introspective」(1988)의 히트곡 ‘Left to My Own Devices’ 인데, 오랜만에 이 곡을 라이브 버전으로 듣는 맛도 색다르다. 그리고 또 하나의 놀라운 선곡들인 ‘Do I Have To?’와 ‘King's Cross’ 가 이어지는데, 전자는 ‘Always on My Mind’ 싱글의 비사이드로 수록되었던 트랙이라 2집 앨범의 확장판이 나오기까지는 정규 앨범에 실리지 못했던 트랙이며, 후자는 2집 「Actually」의 마지막을 장식했던 슬로우 트랙으로 영국의 빈민 구역을 묘사했던 가사로 댄스 팝 속에 은근히 가려진 그들의 사회적 시선까지 확인하게 했던 곡이다. 이 두 트랙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다는 것만 해도 펫 샵 보이스의 골수팬들에게는 정말 행운이 아닐 수 없다.
 



Pet Shop Boys - Pandemonium Extended Trailer
(전체 영상은 앨범을 구입해서 보세요....^^;;;)

후반부로 접어들자, 이들의 데뷔작 속 히트곡이었던 ‘Suburbia’는 원곡과 살짝 믹싱을 업데이트한 사운드로 연주되고, 뒤이어 공연의 남은 시간이 모자란 것이 아쉬운 듯 ‘Se a vida é / Discoteca / Domino Dancing’ 등 과거의 히트곡들은 5분 정도 되는 시간 속에 메가 믹스(Mega-Mix) 형식으로 처리해버린다. 그런데, 후반부로 넘어갔을 때 닐이 부르는 멜로디는 왠지 낯설지 않은데 그들의 것은 아니다. 바로 콜드플레이(Coldplay)의 최근 히트곡 ‘Viva La Vida’ 를 그들의 방식으로 커버한 것이다. 크리스 마틴의 목소리와 상당히 다른 느낌을 주면서 훨씬 비트를 빠르게 올려버린 것이 곡에 더욱 생동감을 준다. 그리고 모두가 기다려온 이 날의 하이라이트이자 펫 샵 보이스 역사에 길이 남을 명곡 ‘It's A Sin’ 이 인트로 리믹스를 거쳐 선을 보인다. 관객의 흥도 이 때 최고조를 달리고, 이 곡을 끝으로 일단 두 사람은 무대 뒤로 내려간다. 하지만 언제나 팬들의 ‘앵콜’ 함성은 이들을 다시 불러올리게 되어 있는 법. 4집「Behaviour」(1990)의 히트곡이었던 ‘Being Boring’ 가 편안하게 귀를 자극한 후, 드디어 그들의 출세작이자 미국과 영국 시장에서 모두 1위를 기록했던 데뷔 싱글 ‘West End Girls’ 가 공연의 대미를 장식한다. 2000년대에 걸맞은 새로운 리믹스 인트로 파트를 선보이는 이 곡으로 그들은 관객과 함께 다시 한 번 하나가 된 후, ‘런던, 사랑합니다.’라는 말과 함께 무대 뒤로 사라진다.


이번 펫 샵 보이스의 라이브 CD+DVD 패키지는 지난 25년간 그들을 꾸준히 지지해왔던 열성팬들과 최근 앨범으로 그들에 대해 알게 된 젊은 세대, 그리고 1980년대 음악을 추억하는 올드 팬들 모두에게 만족을 줄 수 있을 만한 선곡과 연주를 담은 실황앨범이다. 그리고 조만간 이 앨범에 담긴 트랙들 대부분을 다시 한 번 페스티벌의 열기 속에서 들을 수 있다는 생각만으로도 벌써부터 가슴이 설렌다. 이번 한국 공연을 관람하려고 마음먹고 있는 팬들이라면 이번 라이브 앨범을 통해 충실한 ‘예습’을 마친 후 공연장에 올 수 있기를 기대한다. 그 날 그 역사적 현장에서 부디 함께할 수 있기를.
 

2010. 5. 글/ 김성환 (Music Journalist - 뮤직 매거진 ‘Hottracks’ 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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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후지 록 페스티벌 2010 (7.30 ~ 8.1)
- 현재 2차 라인업까지 발표되었음. 굵은 글씨로 표시된건 지산 밸리 참가가 거의 확정된 팀들.
   참가 팀 수는 이보다 더 많지만, 그 중 한국에 지명도나 음반 발매가 됐던 팀들로만 추렸음.

AIR
BELLE AND SEBASTIAN
BOOM BOOM SATELLITES (일본)
CORINNE BAILEY RAE
THE CRIBS
HOT CHIP
IAN BROWN
KULA SHAKER
LCD SOUNDSYSTEM
MASSIVE ATTACK
MGMT
MUSE
OCEAN COLOUR SCENE
OZOMATLI
THEM CROOKED VULTURES
VAMPIRE WEEKEND



2. 섬머소닉 2010 (8.7 ~ 8.8)
올해는 희안하게도 섬머소닉과 후지 록의 간격이 딱 6일 차이밖에 안난다. 이 때문에 현재 지산 측에서 섬머소닉에 올 팀도 섭외해보고 싶다는 야심을 갖고 있으나.... 글쎄... 한국에서 2-3일, 일본에서 2-3일 휴양하겠다고 작정한 밴드는 가능할지도....... (사실 이중에 드림 씨어터는 가능성도 있겠다. 근데 나머지 팀들이 더 탐난다...솔직히.... 제발 아-하!! 아-하!!)

Jay-Z
Smashing Pumpkins
The Offspring
Pixies
Dream Theater
Nickelback
A-ha
Sum 41
Orbital
Slash
3OH!3
Thirty Seconds to Mars
Black Rebel motorcycle Club
Passion Pit

[Bonus] 정체가 도데체 어떤 건지 애매한 공연같은 '우드스탁 2010'
사실 어제 지인을 통해 이 얘기를 처음 들었다. 인터넷에 '우드스탁 2010' 한 번 검색해보라고.... 우드스톡을 이끈 프로모터가 기획해 우리나라 파주쪽에서 한다는 얘기가 있는데, 4월에 정식으로 런칭하겠다니 두고 보겠다. 그런데 너무 허무맹랑한(?) 출연 가능성들이 인터넷에 나돌아 혼란을 주고 있는 듯. 정식으로 그들이 1차 리스트를 공개할 때까지는 김치국 켜지 말자. 아래 내용들은 관련 기획사(?)의 모 사이트의 질문에 대한 답변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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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년에 조금 시끄럽게 출발했지만 본 행사 그 자체는 화려한 스타트를 이뤘던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올해 사이트가 첫 티저부터 공개되었다. 3월 22일에 1차 라인업 공개라고 되어 있긴 한데, 이미 이 포스터에서 부터 그 라인업에 대한 힌트(?)를 주었다는 생각이 든다. 한 번 포스터 속에서 '숨은 그룹 로고 찾기' 한 번 해 보시라. 얼핏 보면 잘 안보이지만, 유심히 보면 보인다. 보고 싶은 충동 1순위에서 이상하리 만치 한 발 물러나있었던 (내한 공연을 벌써 뻔질나게 왔다갔다하는) 이 밴드를 이번에는 제대로 볼 수 있을듯.



Oasis - Don't Look Back In Anger
(2009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 공연 중 캠촬영 영상.물론 내가 찍은건 아님.
글쎄 이게 이들을 국내에서 보는 마지막 무대가 될 줄 어찌 알았겠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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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일간의 즐거운 시간은 끝났다.
그리고 내 곁에는 카메라에 담긴 사진 몇장과 이 놈만 남았다. 팔지...
갔다 오신 분들은 이 팔지가 무엇을 의미하는지 아시리라... (내 입으로 밝히긴 쑥스럽당.)

사실 내 성격 같았으면 다녀오자마자 후기를 써야 정상인데,
내 상황은 이 공연을 보러 가기 전이나 지금이나 빡빡하기 그지없다.
본업은 2주간 손 놨으면서, 이번 주 월요일까지 3가지 다른 일에 매달려 씨름해야 했기 때문이다.
(그나마 지금은 2개로 줄었다. 내일만 지나면 1종류만 남는다.........휴...........)
그래서, 가는 첫 날부터 조마조마했다.
0.2라는 고귀한 점수(?)를 과감히 사유서와 함께 포기하고....
4시부터 최대한 안 막히는 길로 달리고 또 달려 6시 30분에 간신히 도착!
앞을 20분 놓쳤으나, 원했던 펄 아웃 보이의 공연은 봤다... <I Don't Care>부터...^^;


기대 이상으로 열심히 멋있게 연주해 주었다....


먼저 온 킬러군과 웬리님, Clotho님, 디노님과 조우....
나중엔 핫트랙스 편집장님과 필자 식구들 모두... 이런 곳에서 만나면 딴데보다 더 반갑당...
크라잉넛은 재끼고, 그 후 스타세일러(Starsailor)가 하는 세컨 스테이지로 넘어갔다...
다들 그 얘기 하지만, 1일차의 최고 히어로는 당근 스타세일러다....
핫트랙스의 지산 관람기에도 썼지만, 그냥 열심히 노래만 부르는데,
저렇게 내 온 마음을 흡입력 강하게 끌어당기는 공연은 생전 처음 본 것 같다. 최고!
그 탓에 위저는 졸지에 한국 팬 서비스에만 신경쓰는 썰렁함으로 다가왔다.
게다가 20분 빨리 끝내고 내려가 버리다니... 이건 뭥미!
그렇게 첫 날은 끝나고, 밤늦게 차몰고 집에 오니 새벽 2시가 넘었다....킁....


둘째 날... 본업에 잠시 충실해 주다가... 내려오니 오후 4시....
이미 킬러군은 디노군과 터 잘 닦아놓고 있었고,
휴먼 인스팅트(Human Instinct)라는 이 3인조 할아버님들은 블루스 록을 끈적하게 뽑고 계셨다.
설사 반응이 썰렁했더라도... 국내 뮤지션들은 이런 원숙함은 배워 줘야 한다.

이 날 세컨 스테이지에서 제대로 길게 본 유일한 공연 같다.... 바세린....
이들의 앨범 사운드는 맘에 들었는데, 솔직히 세컨스테이지 내에서는 너무 울린 감이 없지 않았다.
그렁.. 그렁... 그라인드 코어는 제대로 그렁대야 맛인데... 조금 아쉬웠다.


다시 돌아온 메인스테이지에서의 델리 스파이스의 모습. 김민규의 간지가 카메라에 잡혔다.
근데 마이클 잭슨 메들리는 왜 했수...ㅠㅠ <고백>을 열심히 따라 불렀다... <차우차우>도 당근.
밥 먹고 다시 오니 김창완밴드가 하고 있었다... 뭐, 언제나 널널하게 노래하시는 그 분 스타일.
그리고 윈디 시티 김반장의 끈적한 막걸리 소울에 잠시 취하다가 결국  베이스먼트 잭스
본다는 디노군의 의지에 눌려, 나와 킬러군은 끝까지 전자음의 홍수를 감수했다.
그런데, 이 분들 공연에 나온 육덕 시스터스 & 브라더스... 좀 남사스럽더랑...
결국, 앵콜 하나 남겨놓고 나와 일행은 도망나와... 조금 해메다 이천 터미널 읍내에서
한 잔하고 잤당....새벽 3시 30분에...

일요일 오전에 일찍 한 공연은 현장에 가서도 결국 제대로 못보고 소리만 들었다.
핫트랙스 마감이 급박해서, 현장에서 1,2일차 관람기사를 빌려온 노트북으로 썼다.
이번 행사장에서 한 가지 맘에 들었던 부분은 프레스실... 펜타포트같은 천막이 아니라,
확실한 냉방되는 방이다. 게다가 냉장고에 생수는 그득그득... 몇 개 업어왔다...일행들 먹게...


편집장님과 필자들 5명이 우르르 패티 스미스 인터뷰장으로 침투했다.
나근나근 인터뷰 잘 해주시는 패티 할머님... 나중에 시간 모자라니까, 노래 2곡 뽑아주셨다.
노장의 여유란 바로 이런 것이었다. (공연은 뒤의 두곡 밖에 못봤지만, 역시 멋졌다.) 
인터뷰장에서 빠져나오면서 장기하와 얼굴들과 미미시스터스를 코앞에서 보고....
일행들과 밥먹고 나니 벌써 5시가 넘었다... 어이쿠! 이제 제트(Jet) 인터뷰 하러 가야된다!
워너뮤직 관계자들 앞에서 닉, 마크와 이야기를 나눴다. 인터뷰는 재미있게 잘 했는데.....
문제는... 둘 다 벌써 맥주 한 잔 걸친 것 같다는 느낌이었다.
(마크는 내게 하이트 맥스 캔을 들고 보여주었다...ㅠㅠ)
아니나 다를까... 제트의 공연에서 드럼 소리는 좀 둔해질 때가 많았다....흑....
게다가 초장에 히트곡 다 불러버리면 뭐하라는 얘긴가...ㅋ

사실 제트 보기 전에 프리실라 안 잠깐 보고 귀를 가라앉혔다,
그리고 1시간 가까이 기달려 파이널인 오아시스를 기다렸다.
근데... 4월달에 느꼈던 소리보다 조금 모자랐다. 문제는 리암 갤러거의 보컬....
자세히 무대를 보았다면, 그가 2번째 곡 <The Shock of Lightning>을 부를 때,
중간에 마이크 밖으로 벗어나 무지 짜증내는 모습을 봤을 지도 모르겠다.
바로 그거였다... 목소리가 자기가 듣기에도 만족스럽지 못하다는것....
거만한 그가 <감사합니다>라는 최초의 한국말을 던져준 것도 나름 이유가 있었다.

결국 <Wonderwall>을 끝으로 킬러군과 나, 일행은 현장을 빠져나왔다.
<Don't Look Back in Anger>를 못따라 부른건 아쉬우나... 4월달에 해봤으니 뭐... 넘어가자.

몇 가지 아쉬운 점이 있었긴 했지만, 지산 록 페스티벌은 분명 1회부터 잘 치러졌다.
간단히 말해, 펜타포트에서 관객이 느낄만한 불편한 점은 이 곳에선 찾을 수 없었다.
단. 이 곳만의 새로운 불편함이 약간 있을 수 있겠지만...
다른 동지 블로거들도 다 썼지만, 나에게도 행복한 3일이었다.
이것마저 없었다면, 이번 7월은 내게 지옥과도 같았을 것이기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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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타임 테이블이 완성되었다.
다들 관전 포인트를 쓰고 있기에, 나도 한 번 정리해본다.. 어떻게 관람할 지...


빅 탑 스테이지의 경우, 첫 날은 내게는 완전 안습이다. 내 목표인 폴아웃보이를 보기 위해서, 난 연수받는 중간에 도망칠 각오를 해야한다. 인천에서 지산까지 아무리 잘 달려도 2시간 30분을 각오해야 하는데, 6시 10분은 너무하지 않은가... (도데체 펄아웃보이가 크라잉넛보다 비중이 약하다는 건 좀...) 결국 난 3시 경에 출발해야 한다는 소리가 된다. 무단 조퇴 감점 0.4를 각오하고 일단 돌진하련다... 시간 계획상 3시간 연강이니, 중간에 샌 걸 체크 안한다면 다행이고...^^;

하여간, 첫 날은 지미 잇 월드는 시간 관계상 눈물을 머금고 포기, 펄아웃 보이는 필관람!, 크라잉넛을 보느니 그린 스테이지로 가서 스타세일러를 보고(무시함이 아니라 딴 때도 볼 일 많으므로), 그리고 위저로 마무리!

둘째날은 정말 애매하다... 일행만 동의해 준다면 점심으로 이천 한정식이나 먹고서 한 숨 잔 뒤에 김창완 밴드나 볼까 생각하지만, 이상하게 메인 스테이지가 이렇게 영 안땡기는 조합은 처음 본다. 그린 스테이지에 서는 밴드들 중에선 국내 밴드에선 바세린이나 윈디 시티 정도를 응원해줘야 할까?

셋째날... 장기하를 봐 줄 수 있다면 봐주고, 그 뒤부터는 쭈르륵 메인 스테이지에 집결해야 할 분위기다.(프리실라 안을 보고 올 시간이 되려나?) 오아시스를 보기 전에 난 집에 갈지도 모르겠다... 4월 내한 공연을 봤으므로... 분위기 봐서!! 이 3일을 보내고 나서 과연 월요일 연수를 제대로 받을 지 감이 안잡히지만, 일단 노홍철의 말을 빌겠다... "그래! 가는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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둘째 날의 라인업이 조금 약해보이긴 하겠으나, 어쩌면 데프톤스(Deftones)를 보고 싶은 수도권 팬들에게 배려를 한 것이 아닐까 싶을 정도로 (밴드의 홈피 자료에 따르면 이들은 펜타포트에서 25일 공연을 하는 것으로 되어있다. 굳어질진 두고봐야지만...) 첫 날과 셋째 날에 이번 페스티벌의 베스트 멤버들을 포진시켰다. 첫 날 현장에 가서 과연 내가 좋아하는 네 팀의 공연을 다 볼 수 있을까? 타임 테이블이 겹쳐지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하여간 지산... 기대가 심히 된다... ^^;; 셋째 날에 <Are You Gonna Be My Girl?>의 주인공 제트(Jet)가 후지 록 입성과 함께 여기도 동시에 입성했다는 게 이번 4차 라인업 공개의 기쁜 소식이다.



Jet - Are You Gonna Be My Girl
(전곡을 들으시려면 재생창의 Play Full Song을 클릭하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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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정보가 흘러나왔던 대로, 옐로우나인이 펜타포트를 떠나 세우는 새 록 페스티벌의 장소는 지산 포레스트 리조트로 확정되었다. 왜 아직까지 이 페스티벌의 티저가 조용한가 했더니, 펜타포트 록 페스티벌 홈페이지가 틀을 잡고 라인업 공개 준비를 하자 "때는 이때다!"하고 선수를 친 것이다. 일단 1차 라인업을 보니... 예상대로 후지 록에서 좋은 라인업은 확보한 듯하다. 

일단 펄 아웃 보이(Fall Out Boy)가 끌리고, 전설의 패티 스미스(Patti Smith) 아줌마가 걸걸한 목소리로 <Because The Night>을 들려줄 생각을 하면 그것도 기대가 되긴 한다. 위저(Weezer)<Buddy Holly>를 부를 때 객석은 난리가 날 것이며, 지미 잇 월드 <The Middle>을 부를 때도 그렇겠지.

그런데, 이렇게 알짜를 반 가져가면 펜타포트는 뭐 하게 될까? 펜타는 지금 아티스트들의 마이스페이스를 통해서 렌카(Lenka) 등 잔챙이(?) 한 두 아티스트만 공개된 상태. 그래서 일부 블로거들은 '펜타포트 망했다."라고 생각하고 있기도 하겠으나, 펜타포트의 진행사로 엑세스(Access)가 들어오면서 일부 헤비 록 밴드의 영입이 점처지는것이 아닌가 하는 이야기도 들린다. (물론 일각의 얘기에 따르면 옐로우나인과 아이예스컴의 사이가 벌어져 옐로우가 펜타를 나간 것은 아니다라고도 한다. 주최로 되어있는 인천시와 뭔가 얘기가 안맞았을 확률이 더 높을 수도.)

근데, 이렇게 저 포스터 속 라인업을 보다 든 궁금증 하나. 지인 분이 이야기 한 것 처럼 만약 특정 아티스트가 지산 리조트와 인천 송도를 2일간 연달아 뛸 수 있다면? 이라는 전제가 성립될 가능성을 우리가 전혀 배제할 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사실 후지록의 날자별 출연 아티스트가 다 결정된 상태이기에, 후지의 둘째날(25일)에 출연하는 아티스트들은 절대로 한국의 두 페스티벌을 동시에 뛸 수 없다. (누가 미쳤다고 비행기 표값을 두 번 쓸 것인가?) 그러나.... 일본에서 첫 날(24일) 공연을 끝내거나, 아니면 일본에서 셋째날(26일)에 공연하는 아티스트들은 양측이 어떻게 꼬시냐에 따라 2일 연타로 뛸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지 않을까? (해당 아티스트들에게 일본 관광이 더 좋은지, 한국 관광이 더 좋은지가 관건일지도 모른다.) 그래서 후지록 일자별 출연 라인업과 지산 록 페스티벌 1차 라인업을 비교해봤다.

# Patti Smith : 24일(금) 후지록 출연
# Pricilla Ahn : 25일(토) 후지록 출연
# Weezer, Fall Out Boy, Jimmy Eat World : 26일(일) 후지록 출연

그렇다면, 사실 프리실라 안을 제외한 나머지 4팀이 당사자들의 섭외에 대한 의향만 있다면, 두 기획사가 일정 협의만 잘 한다면, 두 탕을 뛸 수도 있게 후지록의 일정이 짜져있는 재미있는 상황인 것이다. (그들이 한국에 와서 2일 뛰며 2배의 개런티를 받아가는 걸 굳이 마다할 것 같진 않다. 그리고 인천과 이천의 이동 거리는 아무리 막혀도 버스전용차선으로 다니면 2시간 반 정도...물론 옐로우나인측이 "우리만 뛰어야 해!"하고 사전 조건을 내걸었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그리고 국내 팬들이 그렇게 열망하는 오아시스(Oasis)와 킬러스(Killers)도 후지 록에서는 첫 날 공연이다. 결국 이들도 두 탕 뛰게만 양측에서 잘 구슬린다면 둘째 날 인천부터 먼저 왔다가 셋째날 지산 록가서 공연하는 시추에이션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그리고 25일 출연 아티스트는 반반씩 나눠 섭외하고...ㅋ (이그... 꿈만 야무지다...^^;;) 하여간 펜타 관계자가 이번 주말까지는 1차 라인업 공지가 날 거라는 얘기를 어딘가에 흘렸다고 하니, 기대를 저버리진 않았음 싶다.

분할 보다는 협조를 통한 한국의 음악 팬들을 위한 2회 공연... 그게 더 좋지 않을까? 이천 지산리조트의 위치는 결국 서울-경기동부-강원-경상도 음악 팬들을 불러모을 수 있고, 인천 펜타는 서울-경기서부-충청-전라 음악 팬들을 끌어모을 수 있으니, 주관사와 음악 팬들의 의지만 있다면 같은 날자에 두 페스티벌이 열리는 이 웃기는 상황도 '위기를 기회로'만들 수 있다는 (좀 공상적) 꿈을 꾸어본다. 갈만한 정해진 인원이 반반으로 갈리는 상황으로만 가지 않는 다는 전제 하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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