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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윤정의 과거와 현재? 그녀가 가요 씬에서 갖는 묘한 의미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6. 10. 24. 0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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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장윤정이 처음 강변가요제에서 수상하고 뮤직비디오까지 찍었을 때의 모습을 우연히 포털 사이트 동영상 섹션에서 찾았다. 예전에 나도 본 적이 있는 뮤직비디오인데... 왜 [어머나]를 부를 시절에 이 장면을 머릿 속에서 떠올리지 못한 것인지... 그것이 아무래도 그녀가 그 노래를 통해서 보여준 새로운 가능성의 힘이었다고 되돌아보게 된다.


장윤정 - 내 안에 넌 (강변가요제 수상곡)

  사실 수많은 기획사들의 푸대접에 눈물 흘려가며 마침내 트로트 기획사에서 밤무대 트레이닝까지 받아가며 익힌 '생존의 내공'이 오늘날의 장윤정을 만든 원동력일 수도 있겠지만, 그 과정에서 자신이 의도했든, 그렇지 않았든 그녀는 그 동안 기존 트로트 씬에서나 일반 청소년 취향 가요 씬의 어떤 지점에서도 획득하지 못했던 '보이스의 개성' 갖추게 된 것이다.

  한 번 되돌아보자. [어머나], [짠짜라], [꽃], [이따 이따요]까지... (어짜피 정규 앨범에서의 나머지 곡들은 이 싱글들만큼의 포스는 갖추지 못했다. 곡 자체에 매력이 떨어지는 데 열심히 불러봤자 뭐하랴? 싱글 한 곡 밀려고 억지로 채워 만든 기운이 강하다.) 이 곡들을 악보로 옮겨놓았을 때, 코드 진행을 쳐다본다면 기존 트로트 씬의 All Time Request 곡들보다 더 훌륭한 작품이라고 말하기엔 무리가 따른다. 하지만 이 트랙들이 가진 공통의 미덕은 '장윤정의 목소리' 최대한 돋보일 수 있게 곡이 진행되는 점에 있어서는 탁월하다는 점이다. 장윤정의 보컬은 기존의 트로트 고전들을 소화하기에는 기존의 선배들과 비교했을 때 어딘가 그 발성적 울림에서 약간 밋밋하다는 점이 단점이 될 수도 있겠으나, 그 울림에
만 치중하다가 스스로 천박함을 뒤집어쓰는 다른 젊은 여성 트로트 보컬들보다는 '자기가 그냥 갖고 있는 톤을 살려' 부르기 때문에 그 부분을 살도록 편협한 곡 전개의 함정에서 벗어나준 이 곡들이 빛이 날 수 있었던 것이다.

  개인적으로 그녀의 노래들 가운데 가장 귀에 남는 곡들을 꼽으라면 인터넷 상에서만 발표된 [꽃]의 뮤직비디오 버전 싱글과 강변가요제 출신으로는 대 선배인 박영미의 노래를 리메이크한 [나는 외로움 그대는 그리움]이 그 앞 줄에 설 것이다. 첫째, 이수영과 MGR이 만들어낸 고유의 스타일을 세인들이 '오리엔탈 발라드'라는 용어로 부른다면, [꽃]의 이 새 버전은 정확히 그 대칭지점에서 같은 길을 지향한 'Pan-Asian Style Korean Enka' (범 아시아 스타일의 한국 엥카)'로 불러야 한다고 개인적으로 주장한다. 이 정도로 세련되게 편곡을 해주었더니 그녀의 목소리가 정말 제대로 살아나는 것이 아닌가!! 둘째, 박영미의 노래의 리메이크 버전은 주변 사람들에게 들려주었을 때 아무도 장윤정임을 못 알아챌 정도로 그녀의 '꺾기 없는 쌩톤'으로 부른 노래이다. 거꾸로 편곡이 너무 싸구려틱해 아쉬운 점도 있으나, 그녀가 5년 뒤 쯤에는 어떤 앨범을 내고 있을까를 미리 짐작하게 하는 싱글이라는 생각을 개인적으로 가져본다. (그것이 가수의 꿈을 안고 강변 가요제에 처음 발을 디뎠던 그녀의 본심이었을 지도 모른다.)

  이번 [이따 이따요]의 작곡을 과거 90년대에 [느낌만으로], [참 아름다운 세상이야]를 작곡하고 불렀던 박지원(본명 박진형)이 했다는 얘기를 듣고, "곡은 참 제대로 받았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지인 중 한 명은 [이따 이따요]란 발음이 일본어 상에서 이상한 뉘앙스(?)를 준다는 개인적 의견을 피력해 날 당황하게 하기도 했는데, 이 곡은 지금까지 히트한 그녀의 모든 싱글들 가운데 가장 진보되었다는 느낌이 들어서 나름대로 매우 마음에 든다. 아래 뮤직비디오 속에서 보여지는 그녀의 이미지처럼, 뭐 빼어나게 세련된 이미지는 가진 게 없으나 시골 할아버지가 읍내 미장원에서 땀흘려 일하고 돌아온 자기 손녀를 쳐다보는 마음으로 쳐다볼 수 있는 그런 인상(조금 성형했단 소리도 있지만...), 과도한 꺾임 없이 트로트 씬에서는 '회색톤'을 구사하는 그녀의 목소리가 정체 일변도인 현재 한국 트로트 씬에서 당분간 제대로 먹힐 것이라는 것은 분명하다고 감히 주장한다.

         


장윤정 - 이따,이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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