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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년대 여성 록 밴드의 대표주자들 (2) The Bangles (Part 2)

80팝/80년대 팝 아티스트

by mikstipe 2007. 4. 6.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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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01‘: 각 멤버들의 솔로 활동기에서 재결성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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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로 넘어가면서 뱅글스의 이름은 서서히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는 듯 했으나, 네 명의 멤버들은 밴드의 해체 이후 각자 (양지에서건 음지에서건) 꾸준한 음악활동을 해왔다. 먼저 (자의반 타의반으로) 밴드에서 주목을 받았던 수재너 홉스는 밴드 해체 후 90년에 첫 솔로 앨범 [When You're A Boy]를 내놓았지만, 싱글 [My Side Of The Bed]를 제외하고는 그리 큰 히트를 하지 못했다. 뱅글스 시절에 곡 작업에 참여했던 작곡자들이 많이 참여했음에도 불구하고 뱅글스의 음악보다 밋밋하고 팝적이기만 한 앨범이 되어버렸기 때문이었다. 결국 그녀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을 찾아 고심하다가 96년에 들어서 셀프타이틀로 된 2번째 앨범을 내놓았는데, 당시의 포크-록 계열의 여성 싱어 송 라이터들의 인기 행진 속에서 그녀도 포크 록적인 싱글 [All I Want]를 히트시키며 자신이 그들의 선배격임을 보여주며 자신의 위상을 지켜나갔다. 그리고, 비키 피터슨은 처음에는 솔로 앨범을 구상하다가 친구 수전 카우실(Susan Cowsill)과 함께 Continental Drifters에서 활동하기도 했으며 그 후에는 여러 여성 아티스트들의 앨범에 참여함과 동시에 고고스의 재결성 투어에 당시 임신중이라 참여못한 샬롯을 대신하여 기타리스트 자리에 서기도 했었다.



 Susannah Hoffs - My Side Of The Bed
(Live on 'David Letterman')



Susannah Hoffs - All I Want (Acoustic Live) 


  한편, 데비 피터슨은 밴드 해체 이후 가족에만 전념하다가 잠시 고고스의 지나 쇽과의 프로젝트를 결성하기도 했지만, 지나의 탈퇴로 다시 혼자서 음악작업을 하던 중 시오반 마에르(Siobhan Maher)라는 여성 뮤지션을 만나 새로운 작업을 거쳐 Kindered Spirit이라는 듀오를 결성해 활동하게 된다. 이들의 앨범은 95년에 발매되는데, 두 사람이 영국과 미국으로 떨어져 살고 있던 관계로 이들의 관계는 오래 가지 못하고, 게다가 I.R.S.레이블마저 96년에 페업하는 바람에 듀오는 자연 해체된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스틸은 해체 이후 솔로 활동이 예정되었으나 계약문제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대신에 비키의 여러 프로젝트에 참여하면서 활동을 이어왔으며, 한 때는 Eyesore라는 밴드에도 참여했었지만, 외형적으로 두드러진 활동을 보여주진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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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렇게 다양한 솔로 활동 속에서 네 사람은 가끔씩 서로 연락을 취하며 과거 해체 당시에 얽혔던 감정들을 서서히 풀어나가고 있었다. 그러던 98년 가을에 수재너와 데비는 다시 함께 모여 곡을 쓰기 시작했고, 이 세션이 잘 진행되는 과정에서 비키가 다시 합류하면서 뱅글스의 재결성의 기미가 보이기 시작했다. 그 때, 영화 ‘오스틴 파워’를 제작하던 마이크 마이어스(Mike Myers)와 제이 로치(Jay Roche)는 이들에게 사운드트랙을 위한 곡을 만들어 줄 것을 요청했고, 세 사람은 마침내 마이클까지 합류시켜서 거의 9년만에 뱅글스의 이름으로 [Get The Girl]이라는 싱글을 제작한다. (그리고 현재 그와 수잔나는 부부사이다.) 이 곡은 그들의 초창기 사운드와 오히려 닮아있는 곡으로 히트곡은 아니지만 좋은 반응을 얻었는데, 이후 99년 8월에 뱅글스를 재가동 할 것을 결심하고 명 프로듀서 조지 마틴 경(Sir George Martin)이 주최한 비틀즈 트리뷰트 공연에서 최초의 재결성 무대를 가졌다. 이후 각자의 프로젝트를 정리하면서 함께 모여 곡 작업을 한 이들은 작년 7월에 공식적인 재결합을 공표하고 9월부터 클럽 투어를 시작, 연말까지 투어를 진행했고, 마침내 2002년 재결성이후 첫 앨범인 [Doll Revolution]을 발표했다. 이 앨범에서는 싱글 [Something That You Said]가 조금 반응을 얻었으나, 차트상에서는 큰 반향은 얻지 못했다. 그래도 그 후 지금까지 (작년에 마이클이 다시 탈퇴했지만) 꾸준히 투어를 지속하고 대중과 소통중이며, 최근 아이튠즈에 신곡을 공개하기도 했다.
 



Bangles - Something That You Said

나가는 글: 고고스와 뱅글스가 90년대 여성 뮤지션들에게 남긴 것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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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고스와 뱅글스는 남성적인 록/헤비 메탈 밴드들이 그 주도권을 장악하고 있었던 80년대의 록 신에서 여성들로만 구성된 록 밴드로서 전-후반기를 양분하며 스타덤을 얻었던 밴드들이다. 사실, 다양한 장르에서 여성 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재능을 활발하게 발휘하고 있으며 많은 록 밴드에서 (마치 80년대에 블론디의 데보라 해리가 그러했던 것처럼) 여성 보컬의 카리스마가 밴드의 이미지를 상징하는 위치에 서있는 90년대 이후의 팝 계에서도 의외로 완전히 여성으로만 구성되어 스타덤에 오른 밴드들이 거의 전무하다는 점(굳이 넣어봐야 커트니 러브의 홀(Hole)정도? 근데 거기도 남자 멤버가 있다.)에서 고고스와 뱅글스를 능가할만한 스타덤을 얻을 여성밴드가 언제 새로 등장할 것인지 사못 궁금하기까지 하다. 하지만, 이러한 희소성과는 별개로 우리는 그들이 존재했음으로 인해 90년대의 음악 신에서 여성 뮤지션들이 록을 한다는 것이 대중들에게 어떤 인식으로 작용했는가에 대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우선 두 밴드는 록음악을 하기 위해 여성들이 이전 시대처럼 남성들이 만들어놓은 틀에서 그들과 같은 방식으로 경쟁하려했던 것과는 달리 여성으로서의 장점을 존중하고 오히려 부각하면서 이후 여성뮤지션들이 자신들의 ‘여성성’을 지키며 록음악을 할 수 있는 토대를 마련해주었다. 그리고, 그 속에서도 작사-작곡과 연주 등 모든 것을 주체적으로 해내려고 하는 모습을 보여주었다는 것은 90년대의 많은 여성 싱어-송라이터들에게도 음악을 하는 데 있어 여성으로서 ‘자신의 목소리‘를 넣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사실의 좋은 예시가 되어 주었기에 이들의 존재는 단순히 80년대에 잠깐 ’반짝 떴던‘ 아이돌 스타들과는 분명 구별되어야 할 가치를 지니고 있는 것이다. 이제 어쩌면 그들과 (더 멀리는 선구적인 여성 선배 뮤지션들)을 보며 성장해 온 90년대의 ’릴리스 페어 군단‘들의 대열에 고고스와 뱅글스도 ’선배‘ 대접을 받으며 복귀, 합류했다. 이들이 과거의 스타덤을 재현할 수 있을지는 아직 알 수 없겠지만, 분명 40이 넘은 나이에도 자신들의 음악을 계속 하고 싶어하는 이 ’맹렬여성‘들의 노력이 다음 세대의 여성들이 아티스트를 향한 꿈의 자양분이 되어 줄 것임은 분명한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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