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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두천 록 페스티벌 마지막 날을 가다... Survive, Crash, Anthrax, 백두산 (2008.08.17)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08. 8. 19. 0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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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못 가는 줄 알았다... 하지만 토요일 편집장님을 포함한 필자들 모임에 나갔다가, 한 분이 가자고 꼬시는 유혹에 밤새 자면서도 전전긍긍... 그래서, 일요일 한 낮을 열심히 집안일을 싹 해놓고(!) 아내에게 앤스랙스(Anthrax)[Attack Of The Killer B's] LP를 슬며시 꺼내 보여주었다.

"얘네 알지? 얘네가 동두천 록 페스티벌에서 공연한데... 33000원밖에 안 하는데, 세 팀만 봐도 본전뽑아!"

결국, 아내에게 허락을 맡고, 차를 몰고 텅텅빈 외곽순환 민자 고속도로를 거쳐 동두천까지 1시간 40분만에 고고씽!!

도착했을 때, 막 디아블로가 공연을 끝내고 있던 참이었다. (끝곡은 디아블로 판 '고래사냥')
그리고, 다음 무대가 크로우(Crow)이기에, 잠시 만난 두 분의 필자들과 함께 저녁식사...
근데... 펜타포트의 푸드 코트를 생각하면 절대로 안된다..
완전 병원 조문하러 갔을 때에 걸맞을 육개장을 5000원에 파는 그 센스란....쩝....
하여간, 배는 채우고, 크로우의 공연 나머지 부분도 봤다...
(얘네가 언제 DJ DOC[삐걱삐걱]을 리메이크 했었지? ... 맞다...
[인디파워] 시리즈에서 했겠군.)

실제로 크래쉬부터 보게 되겠지 했다가 공연 일정이 딜레이 된 덕분에, 일본의 파워 메탈 밴드 서바이브(Survive)의 공연도 볼 수 있었다. 정말 무대 매너와 파워는 소울 플라이(Soulfly), 판테라(Pantera)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멋지게 해 내더군..... 음반을 찾아보고 싶게 만들었다.



Survive - Nothing On My Path (PV)
(라이브도 멋졌지만, 이들을 제대로 알리잔 의미에서 이들의 공식 비디오를 퍼왔다.)

그리고 ... 크래쉬... 예정시간보다 한 시간 늦게 올라왔다는 것과, 하늘에서 점점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한다는 것을 알았기에 "짧게 강한 인상 심고 가겠습니다."하면서 예정과는 달리 20분만에 4곡(My Worst Enemy - 니가 진짜로 원하는게 뭐야 - Failure - Smoke On The Water)만 부르고 무대를 내려갔다. 게다가 메인 헤드라이너인 앤스랙스의 무대 세팅과 공연을 위해 원래 일정을 바꾸어 백두산을 맨 뒤로 미뤄버리는 주최측의 센스 아닌 센스(?)란.... 근데, 무대 세팅에 1시간 가까이 걸려, 역시 관객들이 또 열받을 번 했다.
.


Crash - Smoke On The Water
(Live At Dongducheon Rock Festival 08')

그러나... 앤스랙스가 무대에 등장했을 때, 누가 그랬었냐는 듯 열광하기 시작한 관중들... 뿔뿔히 흩어져 있던 관중이 유일하게 꽉꽉 들어찬 시간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들의 히트곡 [Indian], [Caught In A Mosh], [I Am The Law], [Antisocial]을 모두 한 자리에서 라이브로 들을 수 있었다는 것이 가장 큰 매력이었고, 자신의 트레이드마크인 턱수염을 빨갛게 염색한 기타리스트이자 밴드의 리더 스코트 이안(Scott Ian)의 모습은 이제는 코믹하다기 보다는 왠지 품위(?)가 느껴졌다. 물론 방방 뜨는 거야 여전했지만.......^^;



Anthrax - Caught In A Mosh / Mad House
(Live At Dongducheon Rock Festival 08')

사실 90분 정도의 공연을 기대했지만, 앞에서 부터 딜레이된 일정과 기상 조건 등의 영향이 겹쳤는지 앤스랙스의 공연은 1시간 정도를 채우고 막을 내렸다. 그리고, 어느 정도 많은 관객들이 빠져나가는 굴욕(?)을 감수하면서 맨 마지막 자리에 선 20년만에 리드 보컬 유현상이 복귀한 백두산의 무대가 시작되었다. (아래 동영상을 보면 알겠지만) 빨간 제복 코트를 걸치고 나타난 유현상과 멤버들의 나이는 결코 속일 수 없었지만, 분명 일정한 노장다운 매력이 느껴졌다.



백두산 Live Highlights At Dongducheon Rock Festival 08'
(우리가 대한민국이다/말할걸/주연배우/진도아리랑(김도균 기타 솔로))

사실 첫 곡이자 신곡 <우리가 대한민국이다>는 예상보다는 좀 그저그랬단 느낌이 강했지만, 고집스럽게만치 과거 복고 하드 록의 분위기를 유지하려는 그들의 의지는 봐줄만한 트랙이었다. (시작 전과 중간에 김도균의 애국가 기타 연주도 포함되었다.) 그리고 이어지는 그들의 히트곡 퍼레이드 - <말할걸>, <주연배우>, <어둠 속에서>, <Up In The Sky> 등 - 은 (비록 유현상의 하이톤 가성 샤우팅의 파워가 조금 약해져 가사 전달이 잘 안되긴 했지만) 그래도 원래 80년대 발매된 그들의 앨범 내 녹음이 그 정도 수준이었기 때문에 노쇠했다고 굳이 저평가 할 필요 없이 기대했던 만큼의 공연을 펼쳤다. 특히, 세월이 흘러서 더욱 노련해진 김도균의 기타 연주... 왜 그가 기타를 잘 친다고 하는지 그 의미를 알 수 있을 만한 사운드를 들려주었다.

결국 마지막으로 첫 곡을 반복하면서 공연이 마무리 지어질 때 즈음이 오후 11시... 허걱.. 이젠 집에 가야 할 시간이라 헐레벌떡 자리를 떴다. 하지만, 역시 보고 싶었던 공연들을 보고 만족하며 나서는 발걸음은 참 가벼웠다. 아직 국내 밴드 위주라는 점이 조금은 아쉽긴 하지만, 지자체 조직위원회라는 작은 규모로 이렇게 꾸준히 10년 이상을 버텨낼 수 있는 록 페스티벌이 이어지고 있다는 것은 한국 록 음악의 토양을 위해 작지만 중요한 시도임에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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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nus Track: 백두산 - Up In The Sky (1987)

그 당시에 이런 메탈 음반이 한국에서 탄생할 수 있었다는 것은 어쩌면 라우드니스(Loudness)가 미국 진출에 성공하면서 이에 자극받은 한국의 메탈 밴드들의 열성과 열의의 결과물이 아니었을까? 잉베이 식 바로크 메탈 성향이 슬쩍 보였던 80년대 한국 메탈의 빛나는 싱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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