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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하 - Someday (2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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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stipe 2008.09.04 15: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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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윤하의 정규 2집 앨범이 나왔다. 예상보다 조금 이른감이 있었단 생각은 들었지만, 그것은 아마도 그간 윤하가 계속 다른 아티스트의 앨범에 피쳐링한 곡이 싱글 히트를 하고 있기 때문에 일어나는 착시현상일 것이다. 실제 1집 '고백하기 좋은날'이 발매된 것이 2007년 4월이었으니, 1년 4개월만이지 않은가. (스페셜 앨범 '혜성'이야 사실 번안 앨범 녹음과 다를 바 없기에 준비 기간을 고려하는 건 무의미하다.)

사실 누누히 얘기해왔지만, 윤하의 기획사(STAM에서 LION MEDIA로 개명했다.)가 그녀를 더 고급스럽게 이미지메이킹을 못하고 곳곳의 방송에 돌리는 것을 제외하고는 그녀의 음악 자체에 대해서는 별로 불만은 없었다. 다만 편곡 면에서 같은 곡들을 일본 연주자들의 연주력과 더 깔끔한 어레인지로 녹음해왔다면 어땠을까하는 개인적(!) 아쉬움은 있긴 했었지만... 그리고 1집에서까지는 알고도 지적하지 않았지만, 아직 그녀가 출중한 보컬 능력에 비하면 아쉬운 싱어-송라이터로서의 능력 성장이 절실하다는 점까지가 그녀를 뮤지션으로 평가할 때 약간 아쉬운 점이었을 것이다.

그럼 이번 2집 앨범은 과연 전작에 비해서 얼마만큼 나아갔을까? 결론부터 먼저 말하면 1집에 비해서 '어느정도 전진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갑자기 앨범속에 무리하게 자작곡들을 많이 집어넣은 것은 결코 아니다. 1집에 이어서, 그녀의 한국에서의 대표 히트곡들을 작곡해온 황찬희는 여전히 음악 프로듀서 자리를차지하고 있다. 하지만, '전진'했다고 확실히 말할 수 있는 것은 그녀의 뮤지션으로의 음악적 정체성을 그 바쁜 방송 '뺑뺑이' 속에서도 지킬 수 있게 더 훌륭한 조력자로 성장했다는 것이다. 그녀는 분명 '록'을 자신의 음악으로 삼겠다고 누누히 밝혔고, 현재 그 기대를 충족시켜주는 데 있어 그의 도움은 클 수 밖에 없다. 그 점에서 그는 윤하의 일본활동부터를 지켜봐왔던 팬들이 1집, 1.5집에서 가졌던 아쉬움을 이번 작품에서 많이 보완했다. 첫 싱글 <텔레파시>IZM 이대화씨의 리뷰에서처럼 더 좋은 곡들을 놔두고 왜 이걸 싱글로 밀었냐는 아쉬움이 남는 지나치게 정형화된 대중적 윤하식 트랙이지만, 이는 <비밀번호486>을 작곡자 스스로 지나치게 의식하고 만들었기 때문에 생긴 문제라 생각한다. 그래도 일반 대중이 윤하를 기억하는 방식이 '록+피아노 연주'의 구성이기에 '윤하의 정체성은 변한 게 없어'를 알리기에는 그리 부족하지는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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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그 '정체성 유지' 트랙들 가운데 오히려 <텔레파시>를 앞서는 노래는 단연 <Gossip Boy>다. 물론 약간은 에이브릴 라빈(Avril Lavigne)부터 마일리 사이러스(Miley Cyrus)까지를 오가는 구성의 원조가 되는 트랙들이 있긴 하지만, 오케스트레이션부터 밴드의 연주, 피아노까지 어디 하나 튀는 것 없이 100% 조화를 이루며 곡을 살려주고 있다. 그리고 데이빗 포스터(David Foster) 풍 신시사이저 인트로가 (80년대식 팝의 향수를 자극하며) 즐거움을 주는 젊은이들의 '사랑과 우정사이의 혼란'를 잘 묘사한 가사까지 재미있는 트랙 <Best Friend> 등이 이번 앨범에서 윤하의 '대중적 피아노 록커'의 이미지를 발전시킨 트랙들이다.

한편, 본인 스스로도, 황찬희도 이쪽에 더 공을 들였을 것 같은 <Hero>와 타이틀 트랙 <Someday>는 개인적으로는 오케스트레이션을 밴드의 연주와 어떻게 서로 시너지 효과를 받게 어레인지를 할 것인가를 좀 더 고민하고, 그게 한국에서 불가했다면 일본에 들고가서라도 작업했다면 어땠을까 하는 약간의 아쉬움이 남는 트랙이다. 하지만, 곡 자체에 대한 불만은 없다. 편곡에서 보이는 약간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국 주류 가요 앨범 가운데, (FT아일랜드나 버즈같이 일부러 센척하는 방식으로 선택한 경우를 빼고) 쉽게 설명하자면 '에반에센스(Evanescence) 풍' 얼터너티브 록 사운드를 이만큼 완성된 품질로 담은 곡들은 드물다.



윤하텔레파시 (PV)

여기까지가 이 앨범의 '록 파트(Rock Part)'라고 한다면, 이제 그 다음으로 윤하의 한국 앨범을 구성하는 또 하나의 중요 포인트인 '소프트(발라드) 팝 파트(Soft Pop Part)'를 점검해 봐야 한다. 여기서 보여준 '진전'을 대표할 만한 트랙은 일단 재즈 피아니스트 송영주가 곡을 준 <빗소리>인데, 재즈에 대해 많이 모르는 사람들이 '노라 존스(Norah Jones) 풍' 이라 할 확률이 높은 이 곡에서 윤하는 재즈 보컬을 억지로 모방하려 하지 않으면서도 곡의 감성을 잘 살렸다. (핫트랙스 9월호 인터뷰에서 밝혔듯, 녹음 중에 자신의 보컬이 맘에 안들어 울면서 스튜디오를 뛰쳐나갔었다고 하니, 얼만큼 본인이 공을 들였을지는 짐작이 간다.) 피아노 자리마저 작곡자 송영주에게 양보하며 보컬에 집중한 가치가 빛나는 곡이다.

또 한가지 진전은 조규찬이 작곡과 프로듀싱에 참여한 <Strawberry Days>에서 나타나는데, 여기서 윤하의 보컬은 그간의 히트곡에서 보여주던 방식과는 판이하게 다르다. 진성과 복성의 울림을 강조해서 스트레이트하게 노래하던 것이 그녀의 보컬 스타일의 표준이라면, 이 곡에서는 저음도 고음까지 가늘면서도 깨끗함을 주는 (쉽게 말하면 박혜경이 가늘게 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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으면 나올 고성까지 들려주는) 미성 중심의 보컬을 들려준다. 그녀의 보컬이 '틀에 박혔다'는 걱정을 하는 팬들이 있다면 그리 걱정하지 않아도 될 듯하다. 그리고 그녀의 자작곡 <미워하다>는 그간 황찬희 식 발라드에 영향받은 작곡법에 기초하고 있긴 하지만, 어차피 그녀가 R&B식 소몰이 창법을 할 것이 아니기에, <기다리다>, <꼬마>의 극적인 느낌은 조금 약해도 확실한 기승전결을 보여주기에 조만간 그녀의 작곡 능력도 향상될 거라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마지막으로 역시 80년대 초반 퓨전 팝 트랙 <울지마요>도 윤하만의 성숙하고 안정된 보컬을 들을 수 있는 트랙이라 마음에 든다.

그래서 사실 앨범에서 가장 '생뚱맞을' 수도 있는 트랙들이 딱 2곡 있다. 그러나 그 곡들이 앨범 전체의 이미지를 해치지는 않기 때문에 오히려 윤하의 음악적 도전의 폭을 넓힐 수 있는 트랙으로 잘 마무리되었다. 먼저 타블로가 작곡, 편곡에 참여하고, 랩까지 피쳐링한 (그래서 실제 에픽하이<우산>이 연상될 수 밖에 없는) <기억>은 결코 강한 샤우팅 하나 없이도 듣는 이를 곡과 가사에 몰입하게 하는 묘한 매력이 있다. 이제 겨우 20살인데, 그녀의 목소리로 듣는 '내 몸이 그댈 기억해...'라는 표현이 가슴에 제대로 와닿는 것은 그 이유인 것 같다. 그리고 사실 발라드 범주에 넣어야 하지만, 비트와 구조상 '소몰이 발라드' 구성에서 지겹게 반복된 전개법을 가진 <Rainbow>는 그것 때문에 다른 가수가 불렀다면 마이너스 점수를 한참 받았어야 하지만, 다행히도(!) 어쿠스틱 위주의 깔끔한 편곡과, 절대로 소몰이와 거리가 먼 윤하의 보컬의 힘으로 함정에서 아슬하게 빠져나갔다.

2007년의 주류 가요 음반들 가운데서도 1집 [고백하기 좋은날]은 그럭저럭 무난한 앨범의 범주에 들었지만, 이번 2집 [Someday]는 당당히 올해 (인디나 퓨전 범위를 뺀) 베스트 20 범위에는 들어도 될 만한 퀄리티를 확보한 작품이다. 그녀가 빨리 소모되고 퇴보할 지도 모른다는 평단의 우려를 다행히 이번 앨범으로 어느 정도 씻어주고 있기에, 아직도 우리는 그녀의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을 기대해보게 되었다. 그리고, 개인적으로는 내가 그녀의 팬이라는 사실이 부끄럽지 않을만한 음반을 만들어주었기에 .... 감사한다. 다만, 한 가지만 더 바란다면, 언제나 말하듯, 일본에서의 뮤지션으로서의 활동도 제발 게을리하지 않고 지속적으로 노력하길 바란다. 경험을 더 하면 더 할 수록, 더 많이 쌓일 자질이 그녀에겐 있기 때문이다.  

<TRACKLIST> (분홍색 표시가 개인 추천곡들)

1. Gossip Boy (Nana/황찬희)
2. 기억 (Feat. 타블로) (Rap Mix) (타블로/타블로)
3. Hero (최갑원-김영환/황찬희)
4. Someday (이숲/황찬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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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 텔레파시 (김이진, Nana/황찬희)
6. Rain & The Bar (연주곡)
7. 빗소리 (심재희/송영주)
8. Rainbow (박가영/이관)
9. Best Friend (이숲/황찬희)
10. Strawberry Days (조규찬/조규찬)
11. For Catharina (윤하작곡 - 연주곡)
12. 미워하다 (심재희/윤하)
13. My Song And ... (이숲/김보민)
14. 울지마요 (심재희/권순관)
15. 기억 (Original Mix) (타블로/타블로)

(16,17번 트랙은 각각 5번, 12번 트랙의 MR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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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5 23:00
    종종 님의 음악블로그를 보곤 한답니다. 이번에는 윤하 2집에 대해 글을 써주셨네요. 좋은 글 감사합니다. 저도 이번에 나온 윤하2집 참 괜찮게 나왔다 그런 생각이 들었었는데..
    퍼갈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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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5 23:22 신고
    글을 전문적으로 쓰셔서 조악한 저의 리뷰와 비교되네요~ ^^ ;;;
    그래도 추천곡이 제가 생각했던 곡과 거의 비슷해서 왠지 기뻐요. 윤하의 잠재력이 어떤방향으로 성장할지 기대가 되면서도, 지금 이순간 좀더 많은것을 바라게되는 제 욕심(?)이 아쉽네요. 그녀에게서 에이브릴 라빈의 데뷔초 정도의 곡과 포스를 기대하는건 무릴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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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5 23:37 신고
      한국에서 20살 갓넘은 여가수에게 이정도를 기대하게 될 만한 사람이 거의 안나와서 더 기대가 (저도) 큰거같아요.. 한국 가요 씬의 척박한 현실에서 이정도 선전해주고 있음에 아쉬운게 계속 걸려도 지지를 한다고 봐야겠죠.(그래서 전 윤하에 대한 평가는 평론가로서가 아니라 팬의 입장이 될 수 밖에 없나봅니다.) 하여간, 좋아하는 뮤지션인 만큼 더 지켜보자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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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08.09.06 00:11
    좋은 리뷰 잘 보았습니다
    음 처음 앨범을 들었을때는 앨범 구성에서 이건 뭔가 하는 느낌이 들긴 했었지만 반복해서 듣다 보니 그런 생각은 사라져 가더군요.
    제 음악적 식견이 부족해서 그런것은 아닌가 해봅니다.
    그래도 몇가지 아쉬움이 있다면 역시 타이틀 곡과 현악 오케스트레이션이네요
    발매전 언론을 통해서 오케스트라 연주가 포함되었다 해서 기대를 했었는데 기대만큼의 시너지는 보여 주지 못한 것 같습니다.

    한국에서의 활동 및 음악도 좋아하지만 한편으로는 일본에서의 다음 싱글과 앨범도 기대 해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