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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leet Foxes - Fleet Foxes (LP)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09. 2. 10. 2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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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년 연말에 여러 외국 음악 잡지가 선정한 베스트 앨범에 플릿 폭시스(Fleet Foxes)라는 낯선 이름의 미국 밴드가 수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을 보고 상당히 놀랐다. 그런데, 왜 그리 평론가들이 난리를 치는가해서 음원을 구해 들어보니, 이건 완전히 60년대 후반-70년대 초반 포크 록, 또는 캔터버리 스타일의 아트 록 계열 음악의 향수가 풀풀 나는 것이었다. 인디 록이 이런 사운드를 받아들여 자신들의 사운드를 가다듬었을 줄이야...--;; 그런데, 정말로 과거의 향수와 인디 록의 기본 마인드가 적절히 잘 융합되어 있기에 음악도 맘에 들었다. 마침 이번 달에 이 앨범이 국내에서도 라이선스 CD로 발매된다는 정보는 들었지만, 개인적으로는 커버가 매우 맘에 들었기 때문에 이 앨범의 LP버전을 구하는 게 합당하다는 결론을 얻었다. 결국, 미국 아마존으로 구입해서, 오늘 그 LP가 내 손에 도착했다.


  시애틀 출신의 이 인디 포크/바로크 팝 밴드(게다가 레이블도 너바나가 처음 데뷔했던 서브 팝(Sub Pop)이다.)의 데뷔앨범의 LP버전은 그들이 작년 초반에 발표했던 EP [Sun Giant]까지 함께 포함한 2LP버전이다. 그래서 이들이 여태까지 음반으로 발표한 곡들은 거의 다 들을 수 있다. 개인적으로 포크 스타일이 포함된 아트 록/프로그레시브 록 사운드를 좋아하는 편이라 이들의 음반을 쭉 들으면서 왠지 모르게 편안하고 마음이 안정되는 느낌을 받았다. 미국 밴드임에도 불구하고 영국에서 당당히 1위를 차지했던 것은 바로 이들의 감성이 건조한 미국식 포크의 전통보다는 앨범 커버에서 보듯 유럽풍의 그것에 닿아있기 때문일 것이다. 뮤직비디오도 공개되었던 <White Winter Hymnal>도 좋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포크 발라드 <Tiger Mountain Peasant Song>이 가슴을 울렸고, 진짜 타임머신을 타고 70년대 초반에 갖고 가서 들려줘도 당시 밴드 음악이라고 믿을만한 고풍스런 아트 팝 <Quiet Hours>, 배드 핑거(Bad Finger)의 시대로 나를 돌아가게 하는 힘찬 포크 록 <Your Protector>, 영롱하고 매혹적인 포크 팝 <Blue Ridge Mountain>에 이르기까지 11곡 모두 가을-겨울에 딱 맞을법한 서정성 넘치는 사운드를 들려주고 있다. (어떤 곡들에서는 크리스 마틴(Chris Martin - 콜드 플레이의 보컬)이 부럽지 않을 낭만을 선사한다.)

 

Fleet Foxes - White Winter Hymnal (Videoclip)

 Fleet Foxes - Tiger Mountain Peasant Song / Blue Ridge Mountain 



English House (from [Sun Giant EP)


패키지는 게이트 폴드에 데뷔 앨범과 데뷔 EP가 각각 담겨있고, 가사 종이는 없는 대신에 뭐 그리 감사의 말은 한 페이지를 썼나 모르겠다. EP에서도 평론가의 추천사가 첨부 종이로 들어있을 뿐이다. 하지만, 한 가지 반가운 이 패키지의 장점은, 속에 들어있는 또 하나의 카드 한 장... 그 종이에 이 두 장의 LP의 내용물을 모두 mp3로 다운 받을 수 있는 코드 번호가 적혀있다는 점이다. (그걸로 다시 파일 다운받았다.) 

  한동안 구보 LP 디스코그래피를 모으는 쪽에 신경을 썼는데, 이제 신보 LP에서도 괜찮은 아이템이 다시 나오고 있는 것 같아 기쁘다. 그리고 CD버전에선 못보는 알찬 패키지라 더욱 기분이 좋다.
  


<앨범 커버를 펼치면 안쪽은 이런 문양이 들어있다.> 


<이 앨범 커버의 원본. Pieter Bruegel the Elder의 1559년작 [Netherlandish Prover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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