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원 히트 원더? 그래도 우린 살아있다네!! (5) - Exposé

80팝/80년대 팝 아티스트

by mikstipe 2009. 12. 12. 09:19

본문

  며칠 전부터 책상 주변에 87년 당시에 구입했던 엑스포제(Exposé)의 1집 [Exposure]의 카세트 테이프가 굴러다녔다. 이제는 LP로 업그레이드가 되었고, 베스트 앨범을 CD로 갖고 있기 때문에 버리거나 누구에게 주려고 담아놓은 종이 백 한 구석이 오래되어 터진 것 땜에 바닥에 나딩굴던 것을 주워 올렸던 것이었다. 그러다 오늘 아침에는 오랜만에 이걸 들으며 출근해야겠다는 생각에 차로 갖고 가서 들었다. 정말 그리운 80년대식 라틴 프리스타일(Freestyle) 댄스 팝 사운드였다. 추억이 새록새록....ㅋㅋ

   사실 지금 엑스포제라는 3인조 여성트리오에 대해 과연 기억하시는 음악 팬들이 올드 팬들 중에도 몇이나 있을까 싶기는 하다. 하지만 이들이 너무나 오랜동안 음악계 밖으로 사라져있었기에 그렇지, 이들은 엄밀히 말해서 '원 히트 원더'로 부르기에 무리가 따르는 80년대 최고 인기 여성 보컬 그룹 중 하나였다. 물론 우리나라가 아니라, 미국 시장에서 말이다. 신서사이저의 시대답게 당시 마이매미-플로리다를 배경으로 유행하기 시작한 80년대식 프리스타일 댄스 팝은 86년 정도를 기점으로 주류에서 서서히 히트곡을 내기 시작했고, 이 트렌드가 미국의 댄스 플로어를 강타한 이후, 지금 돌이켜보면 비로소 영국식 신스 팝 스타일의 사운드에 대적하는 미국식 클럽용 댄스 뮤직이 확립되었다고 봐도 과언은 아니다. 
 
  그 가운데 엑스포제의 등장은 미국에서  거의 흑인에게 있었던 여성 트리오의 주도권을 백인들로 끌어왔었던 유일한 시기의 시작을 열었던 성격도 갖고 있다. 이후 커버 걸스(The Cover Girls), 스위트 센세이션(Sween Sensation) 등 다양항 여성 백인 댄스 팝 보컬 그룹들이 한 5-6년 정도 득세를 했었으니까. 그러나 이 대표적인 세 팀들 가운데도 이들의 커리어는 짧지만 확실한 족적을 남겼다. 이들의 베스트 앨범에 수록된 히트곡이 거의 모두 댄스 차트 Top 10 싱글이나 빌보드 Top 40 히트곡이었으니, 1987년부터 1992년까지 이들의 주류에서 꾸준히 히트 행진을 이어갔다는 것을 반증하는 것이기도 하다. 



Exposé - Point of No Return
(Original 1985 12' Ver. with Sandeé, Alé, Laurie)

 
  물론 이들의 등장에는 루이스 마티니(Lewis Martineé)라는 당시 마이매이의 인기 DJ겸 프로듀서의 역량이 작용한 것도 사실이다. 사실 그가 처음 엑스포제를 기획했을 때는 산드리에(Sandeé), 알레(Alé), 로리 밀러(Laurie Miller)가 구성원이었다. 루이스는 이들로 첫 싱글 <Point of No Return>을 발표해 클럽 차트에서 히트시키면서 아리스타(Arista) 레이블과 계약을 맺었고, 두 번째 싱글 <Exposed to Love>를 히트시킬 때쯤에는 정식 앨범 발매 계획까지 세우는 단계가 되었다. 하지만, 이런 과정 속에서 초기 멤버들은 하나 둘씩 탈퇴했고, 그 결과 현재 우리가 기억하는 엑스포제의 멤버들 - 자넷 주라도(Jeanette Jurado), 앤 컬리스(Ann Curless), 지오아 브루노(Gioia Bruno) - 가 멤버로 확정된 것이다.

  1987년 마침내 발매된 데뷔 앨범 [Exposure]에서는 첫 싱글 <Come Go With Me>(5위)를 시작으로 4연속 Top 10 싱글이 이어졌는데, 데뷔 싱글이었던 곡을 이들이 다시 녹음한 <Point of No Return>(5위)<Let Me Be The One>(7위), 그리고 이들에게 유일한 빌보드 싱글 차트 정상의 기쁨을 안겨준 팝 발라드 <Season's Change>(88년 1윌 2주간 1위)가 이 앨범에 모두 담겨있었다. 특히 곡에 따라 리드 보컬이 바뀌는 색다른 그룹 내 시스템은 싱글마다 독특한 보이스의 매력을 선사했다. (물론 주요 히트곡에서 자넷의 위상이 약간 더 강했던 것은 사실이지만.) 그 결과 이 앨범은 (마돈나같은 대형 팝 스타급을 빼고) 댄스 뮤직 전문 앨범 역사상 거의 최고의 판매고에 가까운 3백만장에 근접하는 상업적 히트를 올렸다.

  조금은 불리하게 짜여졌던 계약 관계를 갱신한 후, 1989년 가을 발표된 2집 [What You Don't Know]는 1집에 못지않게 여전히 그들의 인기가 건실함을 보여주었다. 타이틀 트랙 <What You Don't Know>(8위)를 시작으로, <When I Looked At Him>(10위), <Tell Me Why>(9위), <Your Baby Never Look Good In Blue>(17위)가 꾸준히 히트했고, 앨범은 골드 레코드를 기록했다. 1집의 전자 사운드가 신선했지만 약간 단순했다면, 2집에서는 훨씬 리듬과 비트가 다양하게 구성된 점이 장점이었다. 

  하지만 1990년 투어 이후 지오아의 목상태에 문제가 생기면서 그녀는 팀에서 자진해서 나갈 수 밖에 없었고, 그녀를 대체하기 위해 '제 4의 멤버'인 켈리 머니메이커(Kelly Moneymaker)가 가입하면서 2년간의 공백 후 1992년 셀프타이틀 앨범 [Exposé]가 완성되었다. 그러나 이 앨범은 조금은 90년대 클럽 비트를 받아들인 곡들과 당시 정상의 가도를 달리던 팝 보컬 트리오 윌슨 필립스(Willson Phillips)의 영향이었는지는 몰라도 미디움 팝-발라드의 비중이 더 높은 결과물로 완성되었다. 그래서 또 하나의 Top 10 싱글이자 명곡 <I'll Never Get Over You (Getting Over Me)>(8위, 다이앤 워렌의 작품)을 끝으로 이들의 히트 행진은 마감되고 말았다. 설상가상으로 1995년 베스트 앨범 [Greatest Hits]와 여기에, 그리고 [Free Willy 2] OST에 수록된 싱글 [I'll Say Goodbye for the Two of Us]의 발표 이후, 아리스타 레이블마저 이들을 방출해 버리면서 그룹은 거의 공중분해되다시피 되었고, 멤버들은 이후 각자의 솔로 활동들에 전념했지만 그리 눈에 보이는 성과는 얻지 못했다.

 

Exposé Jukebox 
(그들의 히트곡들을 들어보세요...^^;)

  거의 8년간의 해체기 이후, 2003년 자넷, 앤, 켈리는 어느 자선 공연 행사를 위해 임시로 다시 뭉쳤고, 목 때문에 한동안 음악계를 떠났던 지오아도 건강을 회복해 2004년에는 솔로 음반을 낼 정도로 열의를 회복했다. 그 이후 3년 뒤인 2006년에 자넷은 자신의 마이스페이스 홈피를 통해 엑스포제의 재결합 활동을 공식적으로 알리기 시작했는데, 이 때부터 지오아가 다시 켈리 대신 멤버로 복귀했고, 켈리도 경우에 따라 무대에 함께하기로 약속했으며, 자신들의 공연을 예약해줄 프로모터를 구하면서 클럽 라이브를 중심으로 서서히 활동을 재개했다.  그러나 이들이 엑스포제라는 이름을 사용하는 것에 대해 예전 기획사에서 소유권 소송을 제기하면서 2년간의 법정 공방끝에 세 멤버는 2009년 6월에 마침내 그룹의 이름을 완벽하게 되찾았다.


아래의 2006년 이후 라이브 동영상들을 보면 몸매는 세월의 흐름을 어쩔 수 없게 만들지만, 한 가지 다행스러운 것은 멤버들의 보컬의 매력은 여전하다는 것이었다. 아직 신보에 대한 소식은 들리지 않지만, 이렇게 계속 라이브 활동을 이어가다보면 언젠가 그들의 새 음원을 만나보는 것도 가능하지 않을까 생각하게 된다. 하여간 엑스포제도 다시 현역에 복귀해 열심히 공연하는 것을 보면, 음악 팬들이 가진 80년대 팝음악에 대한 향수가 여전함을 다시금 확인하게 된다.  그리고 현재 한국의 여성 걸 그룹들이 정말 본받았으면 하는 것이 이들의 모습 속에 들어있기에, 개인적으로는 이들을 추억하게 되는 것 같다는 생각을 덧붙인다.

Expose's Discography:
1집: [Exposure] (1986) / 2집: [What You Don't Know] (1989)
3집: [Exposé] (1992) / 베스트앨범; [Greatest Hits] (1995)

 

 




Exposé - Expose Megamix Videoclip



Exposé - Come Go With Me
(2009년 5월 Freestyle Jam Las Vegas 실황)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