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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원더걸스 어쩌구 기사가 뜨길래... 이번 기회에 HOT 100 사건 정리 좀 해보자.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10. 1. 5. 0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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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아침에 인터넷에 또 벙 쩌는 기사가 하나 떴길래... 정보 수집에 나섰다.

http://media.daum.net/entertain/broadcast/view.html?cateid=1032&newsid=20100104074905613&p=poctan&RIGHT_ENTER=R6

원더걸스가 작년 빌보드지가 집계한 연말차트 Hot 100 Singles Sales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앞선 포스팅에서 빌보드 연말 차트가 실린 잡지를 구했다고 하지 않았던가. 아무리 프린트해놓은 책자를 눈 씻고 찾아봐도 안보이더라. 그래서, 빌보드 닷 컴 사이트를 뒤져도 역시 안나오더라. 그러면, 이 데이터는 과연 어디에 근거한 것이런가? 그래서 빌보드가 운영하는 또 다른 사이트인 www.Billboard.biz 에 가봤다. 거기 가서야 간신히 찾을 수 있었다.


일단, 얘기는 틀린 얘기가 아니었다. 그런데... 이 차트를 잠시 살펴보라. 빌보드 Hot 100 연말 순위나, 작년의 인기 차트 순위와 비교해 봤을 때에는 조금 양상이 틀리다. 여기서 우리가 잊지 않아야 할 점은 이 차트는 오직 물리적 싱글CD의 판매량만으로만 연말 집계를 했다는 것이다.  현재 빌보드 Hot 100 순위 집계에서는 에어플레이(온라인 스트리밍 포함) : 음반(유료 다운로드) 판매 의 비중이 3:1 정도다. 사실 <Nobody>가 미국 시장에서 만족스러운 스트리밍이나 에어플레이를 기록했다고 할 수는 없기에, 결국 76위에 한 주라도 올려놓을 수 있었던 이유는 이 차트가 증명한다. 바로 물리적으로 CD싱글을 열심히 팔았기에 가능했다는 것.

그런데, 이들이 물리적 CD싱글을 어찌 팔았는가는 사실 박진영의 무릎팍도사 인터뷰에서 충분히 설명되었다. 미국의 아동용 전문 옷매장을 노려서, 그 곳에서 원더걸스의 CD싱글을 1달러에 진열, 팔았다는 것. 조나스의 공연을 보러갔던 어린이들이나, 그냥 옷 매장에 갔던 어린이들이 <Nobody>를 매장 내에서 듣고, 눈 앞에 싸게 파는 CD를 구매할 확률은 높아진다. 그 사람들에게 마치 1000냥 하우스에서 집어들 물건 값이니까 그리 매력없는 아이템은 아닐 것이다. 호기심많은 애들이 사달라면 부모는 사줘야지 또 어쩌겠는가?

물론 CD싱글은 90년대부터 이러한 1달러 덤핑 판매를 시도한 적이 있었다. (머라이어 캐리 같은 경우도 90년대 중반에는 이 방식을 잘 써서 일부 평론가들에게 욕도 좀 먹었었다.) 그런데, 여기서 박진영과 조나스 기획사가 머리를 잘 굴린 것은 이 옷 매장에 사운드스캔 기계를 도입하게 했다는 점일 것이다. 빌보드 Hot 100 차트에 음반 판매량을 집계 되도록 하기 위해서는 사운드 스캔에 음반 판매 상황이 등록이 되어야 하는데, 이게 음반점 외에 보통 의류 매장에 과연 존재했었을까? 결국 의류 매장과 음반 판매 계약을 맺으면서, 조나스의 기획사, 또는 JYP측은 이런 집계를 위한 하드웨어적 부분에 어시스트를 했음이 틀림없다. 그리고 원더걸스 또한 투어 틈틈이 이 옷매장을 방문해서 직접 홍보를 하기도 했다고 한다. 그 결과, 에어플레이의 힘보다 순전히 CD싱글의 판매로 Hot 100에 드는 재미있는 광경이 연출된 것이다. (그러니 그 지속력이 1주를 못넘긴 것일테고. 에어플레이가 잘 되는 싱글은 그렇게 1주만에 곤두박질치지 않는다.)

물론, 장사를 뛰어나게 잘 하는 것도 능력이라면 능력이다. 그 점에 대해선 난 박진영의 수완을 높게 산다. 남들이 쉽게 생각해 내지 않았던 것을 하려고 시도하는 도발적(?) 아이디어는 그에게 분명히 있다. (항상 음악이 그 실력과 비교하면 대체로 못미치는 것이 아쉬울 뿐이다.) 그리고 그간 내가 그와 JYP 엔터테인먼트에 가졌던 불만이었던, 가시적 성과를 내기도 전에 '설레발'치고 언론에 떠벌이는 단계를 지나 마침내 어떤 눈에 보이는 결과물을 냈다는 점에서는 한 단계 나아갔다고 하겠다. 그렇지만 이번에도 그 가시적 성과에만 집착해 이면을 잘 보면 눈에 너무 뻔히 드러나는, 그러나 본국의 음악 시장에서는 그리 정상적이 아닌 루트로 어떤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것은 여전히 아쉽다. 

그리고 이번 언론 기사를 보면서 더욱 눈쌀이 찌푸려졌던 이유는 빌보드 차트의 집계 공식과 싱글 차트에 얼마나 서브 차트가 많은지를 제대로 알지 못하거나 관심없는 대중에게 오직 '1위'라는 숫자의 마력으로만 자신들을 홍보하려는 얄팍함이 뒤에 깔려있음을 스스로 대놓고 드러내는 것과 마찬가지였기 때문이다. 이런 걸로 자꾸 국내에서 JYP 회사 레벨 올리기용으로만 활용하려들지말고, 이제 박진영 스스로 말한 대로 G-Soul이나 임정희에게도 기회를 만들어 줘라. 옷가계와 계약할 수 있는 수완으로 왜 50개 주의 클럽-바 섭외, 쇼핑몰 투어는 왜 못하겠는가?? 

마지막으로 JYP측과 그 팬 분들께 한 말씀. 남이 알아주건, 알아주지 않건, 그 동네에서 계속 점수를 쌓아가서 더 많은 객관적 성과가 나오면 그 때 충분히 칭찬받을 수도 있을텐데, 비 시절부터 현재까지 계속 작은 발걸음 하나하나에 '김칫국 마시기'를 공개적으로 해왔던 것이 현재 JYP네가 욕을 먹고, 가시적으로 성과가 나와도 곱게 안보이는 결정적 이유임을 아셨으면 좋겠다. 양치기 소년이 왜 나중엔 아무에게도 도움받지 못했는지 그 이유와 같으니까....

# 자꾸 박진영 관련 글만 올리면 원더걸스나 JYP팬들과 소모적 논쟁을 하게 되는 것 같아, 이 포스팅만 댓글을 닫고 공개합니다. (제 자신의 정신 건강을 위함입니다. 양해를.) 이 글에 대한 반박 의견이 있으시면 차라리 포스팅을 만드셔서 트랙백을 거세요...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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