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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ob Dylan Live in Seoul ... 2010.03.31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10. 4. 6. 1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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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 딜런
이 드디어 한국에 왔다. 가야겠다는 의무감(!)은 넘처 흘렀으나, 내가 정말 이 뮤지션을 완벽하게 알고 공연을 보러 갈 수 있느냐에 대해서는 정말 부끄러운 내 내공에 두려움도 들었다. 그의 중요 음반들과 대표곡 몇개는 제대로 알고 있지만, 어느 정도 디스코그래피의 순서는 꿰고 있지만, 그의 음악을 평소에 반복 청취할 정도로 애청하는 팬이다라고 말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그래도 그가 한국 땅을 찾는데, 영접해야 한다는 그 특유의 의무감은 공연 3일 전까지 이어졌고, 결국 1층 맨 구석자리 11만원짜리 표를 샀다.

그런데, 막판에 일이 꼬이고 있었다. 4월호 핫트랙스 기획 기사 작업이 너무 늦게 진행된 것이다. 항상 본업과 함께 진행되는 일이긴 했지만, 집안 사정 등과 겹쳐 결국 공연날 오후 6시 50분에서야 내 일이 끝났다. 결국 그 날 밤까지 최종 교정원고를 다 넘겨야 했던 편집장님은 그렇게 보고 싶으셨던 밥 딜런을 보지 못하셨다. 죄송한 마음에 메신저로 "이거 돈 주고 산 표라 포기할 수도 없고..."라고 날린 내 말에 "그래도 봐야죠, 밥 딜런이잖아요."로 답하시고 장렬히 마감 속에 묻히셨다. 

6시 50분부터 차를 몰고 인천에서 올림픽공원까지 출발.. 밥 딜런 에센셜 앨범을 들으며 달렸다. 그래도 1시간 10분만에 골인 성공... (외각 순환 고속도로의 힘은 역시...ㅋ) 공연장에 들어가니, 이미 공연은 시작된 상태였다. 첫 곡 <Rainy day Woman>은 놓쳤다. 원래는 1층의 완전 구석자리여서 (아래 글 내용대로 멀티스크린 없는 상황에서) 처음에는 밥 딜런의 얼굴을 깨알만하게 보였다. 그래서 주변을 살피고, 근처에 앞쪽에 빈 자리로 몰래 점프... 그 곳에서 앵콜 전까지 공연을 지켜보았다. 전날에도 4시간밖에 못자고 원고 작업을 했던 탓일까? 노래도 좋고, 밥 딜런의 목소리도 좋고, 다 좋은데도 결국 후반부에서는 나도 모르게 졸렸다...--;;


아... 이래서는 안돼... 밥 딜런이야... 내 자신을 자책할 무렵, 공연장 경비라면 그 누구보다 철저하게 한다는 '강한 친구들'의 경비가 약간 느슨해지기 시작했다. 아무리 기다려도 <One More Cup of Coffee>는 커녕, <Knockin' On Heaven's Door>조차 들을 수 없어 답답해한 올드 팬들이 자리를 뜬 탓에 플로어 자리에 서서히 구멍이 뚫리기 시작할 무렵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앵콜 첫 곡으로 <Like A Rolling Stone>이 흐를 때, 플로어로 뛰어내렸고, 경비들을 피해 과감히 무대 앞쪽으로 최대한 파고들어갔다. 이제서야 딜런 할아버님의 얼굴과 멤버들의 연주가 제대로 보이는군... 하여간 앵콜 4곡의 감상은 정말 감동 그 자체였다. 물론 다 아는 곡이기에 그랬겠지만, 카리스마 넘치게 걸걸해지신 그 목소리로도 <Jolene>, <All Along The Watchtower>, <Blowin' In The Wind>의 새로운 편곡과 느낌은 모두 황홀했다.

거장의 공연을 너무 정신없는 상황에서 본것이 아닌가 하는 나도 모를 아쉬움도 있긴 했지만, 편협한 히트곡 몇 개로 그를 기억하지 않는 진정한 밥 딜런의 팬들과, 그리고 팝계의 거장을 영접하겠다고 작정하고 나온 음악 팬들에게는 정말 의미있고 뜻깊은 공연이었다. 끝으로 이번 공연에 대한 제 생각의 양면을 담은 기사 하나를 덤으로 아래 첨부한다.  

http://www.mydaily.co.kr/news/read.html?newsid=201004011010551135


Setlist
1 Rainy Day Women # 12 & 35 (Blonde On Blonde)
2 Lay, Lady, Lay (Nashville Skyline)
3 I'll Be Your Baby Tonight (John Wesley Harding)
4 Stuck Inside Of Mobile With The Memphis Blues Again (Blonde On Blonde)
5 The Levee's Gonna Break (Modern Times)


6 Just Like A Woman (Blonde On Blonde)
7 Honest With Me (Love And Theft)
8 Sugar Baby (Love And Theft)
9 High Water (for Charlie Patton) (Love And Theft)
10 Desolation Row (Highway 61 Revisited)
11 Highway 61 Revisited (Highway 61 Revisited)
12 Shelter From The Storm (Blood On The Tracks)
13 Thunder On The Mountain (Modern Times)
14 Ballad Of A Thin Man (Highway 61 Revisited) 

Encore
15 Like A Rolling Stone (Highway 61 Revisited) 
16 Jolene (Together Through Life)
17 All Along The Watchtower
(John Wesley Harding)

Encore II
18 Blowin' In The Wind
(The Freewheelin' Bob Dyl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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