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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sia - Omega (2010)

80팝/80년대 팝앨범리뷰

by mikstipe 2010. 5. 12. 09: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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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존 웨튼(John Wetton), 스티브 하우(Steve Howe), 제프 다운스(Geotfery Downes), 칼 파머(Carl Palmer)라는 1970년대 프로그레시브 록 씬의 '달인'들이 만나 1982년 데뷔 앨범과 함께 센세이션을 일으켰던 아시아(Asia)는 비록 밴드가 완전히 와해된 적은 한 번도 없었으나, 2집 [Alpha](1983)이후 지난 2006년까지 원년 멤버가 모두 참여한 작품은 만들지 못했다. (물론 그 사이 아시아를 거쳐간 뮤지션들이 다 부실했다는 것은 아니지만, 밴드의 초기의 위상을 구현하는데는 역부족이었다.) 그러다 2005년 존과 제프가 다시 의기투합해[Icon] 라이브 활동을 하면서 아시아의 원년 멤버 재결합의 불씨는 다시 싹텄고, 결국 2006년 가을 베스트 앨범을 새로 내놓으면서 밴드는 원년 라인업 복귀를 선언했다. (그 때문에 밴드에서 쫒겨난 존 페인(John Payne)은 나머지 멤버들과 지금도 GPS라는 밴드로 활동중이다.) 그리고 [Fantasia Live in Tokyo](2007)에 이어 지난 2008년에는 재결합 후 첫 앨범이되는 [Pheonix]를 내놓아 이것이 일회성 이벤트가 결코 아님을 확인시켜주었고, 이제 2년만에 두 번째 신보인 [Omega]로 그들의 계속되는 활동의 자신감을 표현하고 있다. 혹시 앨범의 제목 때문에 이것이 이들의 마지막 앨범이 아닐까 걱정하시는 분들께는 존 웨튼의 언급으로 설명을 대신한다. "앨범 타이틀은 "가장 아시아라는 밴드답다"라는 의미를 담고 있습니다. [Alpha]앨범이 우리의 첫 앨범이 결코 아니었듯, 이 앨범도 우리의 마지막을 의미하는 것은 결코 아닙니다. 단지  [Alpha]앨범 타이틀의 댓구를 이룰 만한 듣기 좋은 단어를 골랐을 뿐이죠. 음악적으로나 앨범 컨셉트에서나 두 앨범은 공통점을 갖고 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번 앨범에서는 [Pheonix]때보다 멜로디 메이킹에 더욱 공을 들였음을 느낄 수 있는데,  첫 트랙 <Finger on the Trigger>는 마치 2집에 담겼던 <Never in a Million Year>의 느낌을 주면서 스티브의 중반부 기타 솔로 역시 지나친 화려함을 지양하고 깔끔한 테크닉에 만족하고 있다. 경쾌하고 빠른 리듬감을 과시하는 드럼 비트와 그 위를 가로지르는 스티브의 아르페지오 리프, 아시아 특유의 후렴 파트의 코러스 하모니를 강조한 <Holy War>, 조금 마이너 스케일로 흐르는 발라드 <Forever Yours> (살짝 <Smile Has Left Your Eyes>가 오버랩 되는 느낌?), 곡의 주된 코드 흐름을 제프의 건반 연주가 이끌어가며 후렴부에서 잠시 임팩트를 선사하는 <Listen Children> 등은 밴드가 2집을 통해 보여준 멜로디컬함의 강조를 다시금 느끼게 한다. 그리고 아시아 곡 전개 특유의 웅장함이 잘 살아있는 <End of the World>와 앨범 속에서 그래도 하드한 전개를 가진 <Light The Way>는 스티브의 솔로 실력이 여전히 매력적임을 확인시켜준다. 한 편의 프로그레시브 발라드 소품에 딱 적합할 <Emily>는 존 웨튼의 취향이 잘 살아있는 트랙이고, 그들의 음악에서 좀처럼 쉽게 듣기 힘들었던 유럽 민속 음악적 느낌이 담겨진 <There Was A Time>은 또 다른 고전적 향기를 그들의 음악에 부여했다. 그러나 여기까지도 어딘가 과거 히트곡들이 그립다면, <I Believe>에 와서는 그래도 그럭저럭 만족감을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끝곡으로 준비된 <Don't Wanna Lose You>는 애초에 어쿠스틱 라이브를 염두에 두고 만든듯한 트랙으로 아시아의 록 발라드 트랙을 선호했던 팬들에게는 기분 좋은 선물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초기의 그 날이 선 화려함에 비해서는 세월도 흘렀고, 이들도 나이를 먹었음은 앨범을 들으며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러나 이들의 창작력이 하루 아침에 완성된 것이 아니었듯 관록과 함께 계속 좋은 멜로디를 뽑아내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이번에도 어느 정도 준수한 작품으로 완성되었다. 오히려 곡마다 맘에 드는 편차가 지나치게 심했던 전작보다는 어떤 면에서는 더 앨범 단위의 정리는 잘 된 것 같기도 하다. 그래서 불안했던 기대감보다는 나은 작품이 된 것이 다행이다. 이제 5월 중순 쯤에 일본도 다녀갈텐데, 이 시기에 걸쳐 이들을 한국에서 만나 볼 수 있기를 바라는 것은 너무 무리일까? 누군가 힘 좀 써줬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든다.


1. Finger on the Trigger 

2. Through My Veins
3. Holy War
4. Ever Yours
5. Listen Children
6. Light The Way
7. End of the the World
8. Emily
9. I'm Still The Same
10. There Was A Time
11. I Believe
12. Don't Wanna Lose Yo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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