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한국 시리즈는 끝났다. 그리고 거의 다 예상했던 대로 SK와이번즈는 V3를 이뤄냈다.
그러나 파죽지세 4승으로 끝나고 나니 말들이 참 많다. 그래서 한 마디 해야겠다.
앞선 두 포스트 시즌 경기들이 팽팽하고 재미있는 경기를 보여줬던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1년 내내 SK의 경기를 지켜봐왔던 팬의 입장에서 말하자면,
우리 팀은 1년 내내 이랬다. 매 경기를 포스트시즌 처럼 살았던 팀 아닌가.
언제 벌떼 구원투수 진용으로 운영 안했던 적이 있으며,
선발이 김광현이라도 못하면 바로 끌어내리는 게 우리 감독님 스타일이다.
그걸 재미 없다고 말할 수는 있겠지만, 그런 상황을 만든 팀이,
이번 코시에 너무 준비 없이 임한 팀이 삼성이라는 데 이번 코시의 문제는 있다.
정규 시즌에 그렇게 팽팽하게 다퉜던 팀이 왜 포스트시즌에 만나 이렇게 허무하게 꼬였을까?
(정규 시즌에 SK는 삼성에 겨우 1게임 앞선채 끝냈다. 그것도 양준혁 은퇴 경기에서.)
이래서 나도 차라리 두산이 올라오기를 기대했는지도 모르겠다.
만약 삼성이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한 것이 맞다면,
SK는 항상 준비하는 야구를 해왔기에, 이번 승리는 완벽한 준비의 승리인 것이다.
상대에겐 마지막에 김광현을 마운드에 올리는 게 아니꼽고 메스껍겠지만,
우리 팀 입장에선 그 감격에 순간에 그와 박경완을 마운드 위에서 포옹하게 해주는것,
그게 작년에 코시에 없었던 그들을 위한 감독의 배려라고 생각하는 것이 SK팬이다.
어차피 승부의 대결에서는 승자와 패자가 나뉘는 법이고,
결국 그 결과는 나왔지만, 너무 말이 많아서 좀 길게 썼다.
(이 순간을 위해 그들은 1년을 기다렸지 않은가.)
(공포의 외인구단과 손을 잡은 가을의 마동탁, 그가 박정권이지 않겠나.)
(한 푸셨죠? 감독님? 당신은 승장의 위로를 현실로 만들었습니다.)
오늘의 BGM: Sammy Hagar - Winner Takes It All (From OST 'Over The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