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리뷰는 제가 웹진 100비트에 기고하고 다음 뮤직에 컨텐츠 제공된 내용입니다.
1980년대의 초반부와 중반부를 화려하게 장식했던 뉴 웨이브(New Wave)의 물결 속에서 현재까지 과연 몇 팀의 밴드가 해체 과정 없이 꾸준히 주류 레이블에서 생존했는지 체크해 본 적이 있는가? 만약 이 생각을 해 본적이 있다면 그 시대를 거친 음악 팬들은 가장 먼저 듀란 듀란(Duran Duran)을 거론할 것이다. 현재의 10대에게는 이들의 현재 모습은 단지 얼굴에 화장을 진하게 하는 50대 초반 중년 아저씨들이 구닥다리 일렉트로닉 팝을 하는 것으로 보일 수도 있겠다. 그래도 1980년대에 청소년기와 청춘을 보낸 그대들의 이모들이나 어머니들께 한 번 여쭤보라. 그들에게 듀란 듀란은 아직 한국에서 전영록 정도가 가장 젊은 스타로 불리던 시절, 대륙 건너 이 땅의 여심까지 흔들었던 꽃미남 아이돌(!)이었음을 알게 될 것이다. (당시엔 존 테일러(John Taylor)나 사이먼 르 봉(Simon Le Bon)의 사진이 동네 문방구에서 코팅되어 여학생들의 가방 속에 모셔졌다.) 그러나 그들을 당시의 에프티 아일랜드나 씨 앤 블루같은 밴드였다고 생각한다면 오산이다. 그들이 다른 동시대 라이벌들-저팬(Japan), 스팬다우 발레(Spandau Ballet) 등-이 다 사라진 후에도 그들의 색깔을 유지한 어덜트 록으로 ‘Ordinary World’를 차트 상위권에 올려놓았던 것, 원년 멤버들로 재결합했을 때 세계의 팬들이 열광했던 것, 그리고 데뷔 30년째를 맞은 현재도 팀바랜드(Timbaland), 마크 론슨(Mark Ronson) 같은 현 시대 프로듀서들과 함께 작업할 수 있는 것에는 다 이유가 있다. 그들은 그간 철저히 대중적인 곡들을 만들어냈지만, 단지 유행의 틀을 넘는 탄탄한 연주력과 작곡 능력을 갖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 점을 가장 잘 확인할 수 있는 앨범 한 장을 뽑아야만 한다면, 바로 1982년 5월 발매된 2집 [Rio]가 모범답안이 되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