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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ourney - Separate Ways (Worlds Apart) (부제: 어떤 이별 이야기)

Songs & Lyrics

by mikstipe 2012. 9. 22. 1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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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를 하나 하자. 어떤 남자에게 20년 된 여자친구가 있다. 그런데, 그 여자가 그 남자의 새 친구들을 볼 때마다 그들을 '찌질이'라고 말은 그들에게 대놓고 안해도 그렇게 생각하는 속 마음이 뻔히 보이기 시작했다. 때로는 대놓고 남자에게 '그런 찌질이들하고 왜 놀아? 너 수준 떨어져.'하고 핀잔을 주기도 했다. 하지만 남자의 눈에는 그들이 전혀 찌질이로 보이지 않는 그저 자신만의 취향을 가진 사람들일 뿐이었다. 그들과 그는 취미를 공유하는, 취향을 공유하는 부분이 확실하게 하나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래서 남자는 자신의 여친이 자신의 취향과 취미까지 억압한다고 느끼기 시작했다. 여자는 남자가 그 전과 달리 그 취향에 대한 태도가 바뀌었다고 생각했고, 그가 그 취미를 공유하는 자들과 어울리면서 '취향에 대한 올바른 시선을 잃을까봐' 그런다고 말했다. 하지만 문제는 그런 티격태격이 시작된 후, 여친은 그 취향에 관련된 에피소드가 대화 중에 조금만 나와도 빈정대고, '너도 그렇게 찌질하지'를 대놓고 말은 안하나 '너도 그들과 다를바 없어'라는 눈빛을 하고 말투도 그렇게 보이는 변심을 느끼기 시작했다. 이른바 '감정의 골'이 생긴 것이다.

결국 남-녀는 서로가 한 취향과 취미를 바라보는 시선이 너무 크게 달라졌고 감정의 골은 깊어졌다. 여자는 답답해 했을 테고, 남자는 자존심이 상했다. 그러나 심지어 몇 개월 냉각기를 두고 다시 만났을 때에도 여자의 그런 태도는 이해심으로 변하지 않았다. 점점 자신의 생각이 진리이고, 남자의 주장은 '찌질이들이나 말하는 실없는 생각'으로 치부하며 대놓고 잔소리는 많지 않았음에도 한 번의 강도는 더 거세졌다. 결국 남자는 이 여자와의 관계를 정리해야 하나 머릿속에서 고민하고 있었으나, 오래 알아온 세월이 아쉬워 쉽사리 정리를 못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날, 남자는 술을 혼자 마시다 자신이 무시당한다는 분노가 너무 쌓여 그녀의 친구 한 명에게 자신의 속 얘기를 다 해버렸다. 여친에 대한 짜증까지도. 들은 친구는 나름 비밀을 지켜주긴 했으나, 낌새가 이상함을 알아챈 여친은 어느 날 그의 트위터 담벼락에 남겨놓은 글들을 다 읽어버리고 말았다. 화가 난 여친은 그것을 빌미로 '헤어지자'는 통보를 그의 블로그에 남겼다.

아뿔싸. 남자는 한 동안 자신의 블로그를 안 챙기다 어제 2주만에 방명록에 남긴 그녀의 글을 발견해 버렸다. 하지만 남자는 하등 아쉽거나 슬프다는 생각이 들지도, 그녀를 붙잡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지도 않았다. 오히려 그 자신이 뭐라고 상대가 반박하지 못할 괜찮은 건수 하나를 붙잡고 끝까지 자기는 쿨한 척 멋진 이별을 하려는 것으로밖에 보이지 않았다. 그의 입바른 소리들과 달리 그는 관계 해결에 대한 노력을 전혀 하지 않았음을 그는 깨닳았다. 그래서 남자는 멋진 '치켜든 가운데 손가락' 그림을 인터넷에서 찾아 자신의 블로그 대문에 대문짝만하게 걸어버렸다.....

여러분은 이 이별을 남자의 책임이라 생각하나요, 여자의 책임이라 생각하나요? (이 이야기에서 '여자'를 '동성친구'로 전환하면 제 얘기가 됩니다.)

P.S. 또 니 얘기 대놓고 까발려서 기분나쁜가? 어차피 연락하지 말자며? 친구가 아닌 적 얘기 내가 왜 못하나? 내 블로그인데? 나 원래 이런 놈이거든. 내 안의 스트레스 다 담아놓고 끙끙앓고 있으면 난 혈압올라 제 명에 못살지. 날 위해서라도 널 죽이고 살아야겠어. 어차피 니가 자초한 일이야. 여자가 한을 품으면 오뉴월에 서리가 내린다지만, 내가 누구한테 한을 품으면 그건 토네이도를 부른다. 조심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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