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entertain.naver.com/read?oid=109&aid=0004022316
그에 대해 특별한 악감정은 없다. 있다면 라디오 스타의 패널로서 카라 아이들 눈물 짜게 만든 그 사건 하나? 나도 90년대에 그가 보여준 음악의 '찌질한 남자'의 감성도 싫어하지 않았다. 그냥 연애에서 모든 게 안풀릴 때 그 시절 남성들이 가졌던 상상속의 '화풀이'를 대변한 것이라 생각하니까. (물론 지금의 시대 기준에선 정석원의 가사와 마찬가지로 페미니즘 진영에선 공격받기 쉽상인 텍스트다.) 그리고 자신의 곡들 속에서는 트렌드의 감각도 잘 받아들이는 재주 분명히 있다. 시티 팝을 빠르게 자기 것으로 카피해낸 <Welcome Summer>나 이번 태연의 <춘천가는 기차>의 편곡 구성 같은 것이 그 예시라 하겠지.
그러나 그가 미스틱의 실질적 수장이자 프로듀서가 된 이후 그가 자신의 레이블 소속 여가수들에게 부과했던 시도들은 그리 긍정적이지 못했다. 김예림에게는 (섹시함의 강조도 포함 - 속옷차림으로 침대에 눕게 했던 그 티저 영상을 기억하는지.) 아이돌 같은 이미지 소비를 하게 강제하고, 박지윤은 끌어다놓고 프라이머리 표절로 고생하게 하고, 퓨어킴 등 다른 여가수들의 음악도 지나치게 자신의 의도대로 통제하고 지배하려는 경향을 보였다. 연습생으로 뽑은 것도 아니고 이미 자신들의 자아가 갖춰진 뮤지션들을 데리고 말이지. 그래서 비판받을 요소가 꽤 많다. 적어도 나는 그가 여성 뮤지션들의 음악을 디렉팅하는 기획자로서는 실패했다고 본다. 음악 외의 마케팅은 내가 안했다고 발뺌할지 모르지만, 당장 미스틱을 나온 김예림의 신곡 제목이 왜 [살기]이겠는가.
그가 예능보다 자신의 뮤지션으로서의 행보에 집중하겠다는 것에는 반대하지 않는다. 오히려 바라던 바다. 열심히 자신의 음악에 정진해주기를, 좋은 음악을 계속 내 주기를 바란다. 그러나 자신이 벌인 결과에 대한 책임은 별로 지지 않고 결과적으로 소속 가수들에게 피해를 주면서도 자신은 언제나 모범인 이미지로 대중에게 다가서려 하는 그의 태도가 점점 맘에 안드는 것은 어쩔 수 없는 감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