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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d Stewart - As Time Goes By... The Greatest American Songbook vol.2 (03)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06. 4. 2. 19: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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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의 30년을 넘어선 연륜이 담긴 보컬로 듣는
스탠다드 재즈의 향연, 그 두 번째 시리즈
[As Time Goes By : The Greatest American Songbook vol.2]

로드 스튜어트의 스타덤은 아직 현재 진행중
 

50년대 로큰롤 음악의 태동 이후 지금까지 수많은 뮤지션들이 대중 음악 신에 등장하여 인기를 얻었고, 또 그 인기가 시들면 결국 팬들의 기억에서 사라지는 과정이 반복되어왔다. 이와 같이 얄미울 정도로 변화무쌍한 대중음악 팬들의 취향 속에서 생존경쟁(?)을 펼쳐야 하는 것이 팝 음악 신의 냉혹한 현실이다. 그렇기에 오랜 세월 꾸준히 새 음반을 내고, 골수 팬들이 아닌 일반 대중에게 인기를 얻을 수 있는 팝 아티스트가 될 수 있다는 것은 본인에게는 엄청난 영예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해마다 그래미 시상식 등에서 평생 공로상을 수여하고, 또 로큰롤 명예의 전당(Hall Of Fame)에 아티스트들을 입적시킴으로써 그들의 노고에 보답하고 있지 않은가!
  서두가 좀 거창하긴 했지만, 이 음반의 주인공 로드 스튜어트(Rod Stewart)도 당당히 이러한 대열에 합류할 자격을 갖춘 아티스트라고 감히 말할 수 있다. (실제로 그는 1994년에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이 올려졌다.) 그는 현재까지 30년 이상을 꾸준히 메이저 팝 신에서 활약해온 베테랑 보컬리스트이며, 주류 팝 팬들의 귀를 꾸준히 만족시켜온 몇 안 되는 남성 보컬리스트이다. 특히, 주류 사운드의 탁월한 적용, 그의 트레이드 마크인 소울풀한 허스키 보이스, 그리고 MTV 시대에도 적합했던 정렬의 무대 매너와 세련된 스타일은 그가 지금까지 스타덤을 지킬 수 있게 해 준 원동력이었다. 결국 2002년에 본 앨범의 전편 [It Had To Be You… The Great American Songbook vol.1]이 팝 앨범 차트 10위권에 오른 것은 단순한 우연이 아니라 그의 스타덤이 아직도 현재 진행중임을 증명하는 실례였던 것이다.

시대를 건너 정상을 지켜온 그의 음악 여정, 그리고 [American Songbook] 1집에 관하여
  45년생인 로드 스튜어트는 불우한 환경에서 태어나 어렸을 때부터 다양한 일을 전전하면서 힘든 나날을 보냈지만, 그 속에서도 음악가가 되려는 자신의 꿈을 키워갔다. 그 결과 18살의 나이로 버밍햄 지역에서 활동하는 지미 파웰과 파이브 디멘션(Jimmy Powell & Five Dimension)의 보컬리스트로 가입하면서 프로 뮤지션으로 첫 발을 내딛게 되었다. 하지만 그가 영국 록 신 전체의 주목을 받는 보컬로 성장한 것은 제프 벡 그룹(Jeff Beck Group)의 밴드에서 활동하게 된 이후였다. 하지만 밴드가 해체하자 로드는 밴드의 베이시스트였던 론 우드(Ron Wood)와 함께 보컬리스트가 빠져버린 스몰 페이시스(Small Faces)에 가입, 밴드명을 페이시스(Faces)로 바꾸고 자신들을 중심으로 밴드를 재편해 활동하게 되었다. 이와 동시에 그는 솔로 활동까지 병행하게 되는데, 첫 앨범 [An Old Raincoat Won’t Let You Down](69)을 시작으로 그의 초기 명작으로 꼽히는 [Gasoline Alley](70)와 그의 대표곡 <Maggie May>가 수록된 [Every Picture Tells A story](71)를 통해 포크와 록, 블루스, 컨트리를 자신의 스타일에 맞게 융합해 평론가들의 찬사를 받았다.
  그 후 자신의 활동 배경을 미국으로 옮긴 뒤 앨범 [Atlantic Crossing](75)을 발표하는데, 여기에 담긴 히트곡 <Sailing>은 미국 시장에서도 그의 입지를 단단하게 해 준 작품이었다. 이 때부터 그는 페이시스를 떠나 상당히 대중적인 팝 아티스트로서의 행보를 보여주는데, 79년 히트곡 <Do Ya Think I’m Sexy?>는 디스코 리듬을 적극적으로 수용해 4주간 차트 정상에 올랐다. 또 뉴 웨이브 스타일을 수용한 <Passion>(80), <Young Turks>(81) 등의 히트곡이 뒤를 이으면서 그는 세계적 인기 팝 스타의 대열에 당당히 합류했다. (하지만 그의 대중성이 강화되는 만큼 그는 비평가들의 따가운 시선도 동시에 받아야 했다.)
  그러나 그의 히트 앨범 행진이 [Body Wishes](83), [Camouflage](84)에서 잠시 주춤하게 되자, 그는 자신의 음악적 방향에 대한 숙고를 하게 되었다. 그 결과 88년작 [Out Of Order]부터 안정된 성인 취향 팝/록 스타일로 변모하기 시작했고, [Vagabond Heart](91)와 옛 전우 론 우드를 특별 초청한 라이브 앨범 [Unplugged… & Seated](93)를 통해 그는 자신의 스타덤을 지켜주는 또 다른 영역에 성공적으로 안착하게 되었다.
  특히 90년대에는 그의 보컬리스트로의 재능이 리메이크에서 많이 드러났다. 물론 예전에도 그는 ‘리메이크의 명수’로 통했지만, 톰 웨이츠(Tom Waits)의 <Downtown Train>(90년 히트), 밴 모리슨(Van Morrison)의 <Have I Told You Lately>(93), 톰 페티의 <Leave Virginia Alone>(95), 그리고 아예 리메이크로 꾸민 98년 앨범 [When We Were New Boys]까지 그는 실력파 아티스트들의 숨겨진 명곡들을 자신의 목소리로 대중화하여 히트 시킴으로써 이미 잘 알려진 히트곡의 리메이크로 이슈를 끌려는 것과는 또 다른 자신만의 음악적 태도를 확립했던 것이다.
  2001년작인 [Human] 이후 로드는 마침 자신의 음반사를 설립한 아리스타(Arista) 레이블의 전 사장 클라이브 데이비스(Clive Davis)의 권유로 그의 레이블인 J 레코드로 이적, 작년에 3-40년대 미국의 스탠더드 재즈 고전들을 그의 목소리로 다시 부른 [It Had To Be You… The Greatest American Songbook] 1집을 탄생시켰다. <It Had To Be You>, <They Can't Take That Away From Me>, <The Way You Look Tonight> 등 재즈계의 고전 레파토리들이 수록된 이 앨범은 (일부에선 상업적인 시도란 의혹의 시선을 보내기도 했으나) 대체로 평단의 준수한 평가를 얻었다. 그리고 현재 미국 팝 시장의 10대 위주의 흐름에 질려버린 3-40대 성인층에게 이 앨범이 대중적으로도 호응을 얻으면서 그는 다시금 성인취향 팝 신의 대표주자로 자리매김하게 된 것이다.

그의 30년 보컬 역량이 주는 원숙미, [The Greatest American Songbook] 2집
  리메이크에서 가장 중요한 곡의 재해석 면에서 원작과 큰 차이가 없을 수 밖에 없는 스탠더드 재즈 장르를 다뤘음에도 전편 [The Greatest American Songbook] 1집이 대중에게 큰 사랑을 받은 이유는 무엇일까? 그것은 바로 30년 이상을 연마한, 그 결과 어떤 장르에서도 감정의 완급 조절을 능수능란하게 할 수 있는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 때문이다. 솔직히 그의 블루스-포크 록이나 대중적 팝 넘버를 기억했던 팬들은 그의 목소리가 재즈에 적합한가에 대한 우려를 했었다. 하지만 그는 전작과 이번 앨범을 통해 우리가 <Sailing>이나 <Have I Told You…>에서 기억하는 감미로움에 좀 더 재즈의 색을 짙게 드리우며 동시에 그의 보컬이 진정 소울풀함을 확인시켜 주고 있다.
  첫 곡인 <Time After Time>은 40년대의 인기 작사/작곡가 새미 칸(Sammy Cahn)과 줄리 스타인(Julie Styne) 콤비의 작품으로 부드럽게 시작해 후렴구에선 그 특유의 허스키한 톤이 잘 살아있다. 우리에겐 영화 ‘해리가 샐리를 만났을 때’에서 해리 코닉 주니어(Harry Cornick Jr.)의 리메이크가 더 기억에 남는 듀크 엘링턴(Duke Ellington)의 <Don’t Get Around Much Anymore>는 해리의 버전보다 잔잔하게 처리되어 있다. 그리고 세어(Cher)와의 듀엣인 <Bewitched, Bothered & Bewildered>는 두 사람의 보컬이 예상보다 멋진 조화를 이뤄내고 있다.    
한편, 뮤지컬 ‘The Music Man’(57)을 통해 팝의 고전이 된 <Till There Was You>, 앤디 커크(Andy Kirk)의 36년도 히트곡 <Until The Real Things Comes Along>, 찰리 채플린의 영화 ‘모던 타임즈’의 사운드트랙인 <Smile>, 우리에게 뮤지컬 포기와 베스(Porgy & Bess)의 명곡 <Summertime>으로 기억되는 조지 거쉰(George Gershwin)의 다른 대표작인 <Someone To Watch Over Me>와 <Our Love Is Here To Stay> 등 거의 모든 수록곡에서 그의 잔잔한 듯하지만 적절하게 감정을 조절하는 보컬 역량은 여전히 빛을 발한다.
마지막으로 본 앨범의 타이틀이자 영화계의 명작 ‘카사블랑카’를 대표하는 트랙 <As Time Goes By>는 놀랍게도 여성 랩퍼계의 고참 퀸 라티파(Queen Latifah)가 그와 보컬 호흡을 맞추고 있는데, 좀 평범한 듯한 그녀의 보컬을 서로 주고 받는 방식으로 조리 있게 커버해주고 있다.
  30년 이상의 경력을 통해 원숙의 경지에 이른 로드 스튜어트의 보컬과 그 목소리로 듣는 재즈의 부드러움. 그것이 [American Songbook] 시리즈를 단순한 상업주의의 함정에서 건져주었고, 그 결과 우리는 그의 또 다른 매력을 21세기에 만나는 기회를 잡게 되었다고 감히 생각해 본다.
                                     

2003. 10. 글/ 김성환 (80s Pop Music 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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