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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lip vs Clip(뮤비 vs 뮤비)] (2) [Just A Gigolo...] vs [This Note's For You]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6. 11. 10. 15: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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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뮤직비디오가 영화보다 시청자들에게 강렬한 임팩트를 선사하기에 가장 좋은 요건은 짧은 시간동안 다양한 풍자와 유머 코드를 뒤죽박죽 섞어버려도 그것이 음악과 잘 어우러지기만 하면 패러디 영화 한 편 보는 이상의 배꼽잡는 감동(?)을 선사한다는 점이다. 특히, 영화나 뮤직비디오 모두 기존 유명인들과 화제의 인물들, 방송 프로그램 속 내용들을 패러디하면, 그 속에서 기존의 고정된 방식에서 일탈되어 망가지는 스타들의 모습에 나도 모르게 통쾌함을 느끼게 되는데, 오늘은 이 점에 대해서 모범이 될 만한 두 편의 뮤비를 준비했다. 희안하게도 둘 다 동시대인 80년대에 80년대 뮤지션들, 유명 방송, 광고 등을 5분 내외의 시간 속에서 유쾌하게 희화해 낸 점이 일치하기 때문이다.
  먼저, 85년에 발표된 데이빗 리 로스(David Lee Roth)의 EP [Crazy  From The Heat] 중에서 두 번째로 싱글커트된 50년대 고전들의 메들리 리메이크 [Just A Gigolo / I Ain't Got Nobody]의 뮤직비디오를 보면 음악 채널(MTV) VJ인 데이빗이 자신도 뮤비들 속의 주인공이 되어보고 싶은 공상을 스튜디오 안에서 펼친다는 내용을 담고 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당대의 모든 팝스타들 - 마이클 잭슨을 위시하여 보이 조지, 머틀리 크루, 빌리 아이돌, 윌리 넬슨 등(의 대역들) - 이 총출동(?)하여 그를 위해 망가져준다. (심지어 그가 당시 속했던 밴드 밴 헤일런(Van Halen)의 뮤비 [Hot For Teacher]의 일부 씬까지 패러디에 동원한다.) 이렇게 자신도 MTV시대의 일부임을 스스로 인정하면서 후반부에 심의위원들에게 정렬적 춤솜씨로 심장마비사(死)를 유도하는 장면에서 당시 학부모 협회(PRMC) 등에서 요주의 인물로 분류된 한풀이를 톡톡히 하고 있지만, 그 결과 '너무 지멋대로 놀았다'는 죄로 밴 헤일런에서 쫒겨났고 스티브 바이(Steve Vai)를 대동하고 [Eat'em And Smile]앨범으로 돌아올 때까지 팬들에게 그가 하드록을 포기했는가 하는 오해까지 받아야했다.



David Lee Roth - Just A Gigolo / I Ain't Got Nobody (Videoclip)

한편, 이 음악 저 음악 다 섭렵하면서 80년대를 자신의 본령과 다른 길로 헤매다녔던 포크 록의 거목 닐 영(Neil Young)은 88년 재즈와 블루스 록 어프로치를 시도했던 앨범 [This Note's For You]로 그래미상까지 타는 성과를 올렸는데, 그 노래의 타이틀곡의 뮤직비디오는 전혀 닐 영의 것이라고 믿어지지 않는 유머감각과 패러디 정신이 풍성하다. 여기도 80년대 팝의 황제 마이클 잭슨은 친히 왕림하셨다가 화상까지 입으시고, 휘트니 휴스턴(Whitney Houston) 의 모발의 정체(?)도 확인 가능하다. 그리고 유명 향수 회사 광고 등까지 종합적으로 패러디되어 노래의 가사가 들려주고자 하는 의도를 아주 재미있게 묘사하고 있다. 자신은 "펩시를 위해서도, 코카콜라를 위해서도, 밀러-버드와이저 맥주를 위해서도, 광고를 위해서도 노래하지 않음을, 그래서 이 노래는 그냥 내 음악을 좋아하는 평범한 보통 여러분을 위한 노래임'을 역설하는 이 가사의 의미를 전달하는데 참 그 답지는 않았으나 요긴한 기법이었다.


사족: 개인적으로는 이 닐 영의 앨범을 거의 '사고'에 가깝게 원판 LP로 입수했다. 그 이유는 아버지께서 홍콩 여행 다녀오시는 길에 선물이라고 사오셨는데, 팝음악에 문외한이신 그 분이 점원의 추천이라고 사오신 음반이 이 음반이라니...쩝... 당시에는 무척 실망했으나, 지금 들으면 나름대로 매력있는 음반이다.



Neil Young - This Note's For You (Videocli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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