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땅에서 음악 저널을 쓴다고 하는 사람들 중에서
SM Entertainment에 대해 긍정적으로 글 쓰는 사람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적으리라는 건 분명하다. 뭐 그 소속 연예인들과 그들이 만들어내는 상품들의 질적 문제에서의 이야기는 둘째로 한대도, 현재 그들은 자신들이 확보한 자본력으로
(마치 한동안 삼성 그룹이 그래왔던 것 처럼) 연예계 전반의 모든 미디어를 자신들의 손아귀에 잡아넣어가고 있으니 말이다. 한동안
판당고, 아이팝 등을 손에 넣고 음반 유통에서 예당과 맞먹을 파워를 보여주더니, 올해 음악 데이터 베이스 구축을 전문으로 하는 기업
'자크르(Zacr)'를 인수한 데 이어, 최근에는 DVD 타이틀 제작-보급사인
비트윈까지 손에 넣어버렸으니... 그리고 항간에 공중파 방송국들의 주식 지분까지도 이들이 사고 있다는 소문이 들린다. 어느 방송국은 상당히 많이 샀다는... 게다가 각 연예 관련 케이블 방송에 아예 제작비 지원까지 하고 있으니 슈퍼주니어를 주인공으로 하는 쇼까지 만들어 질 수 있는 것이리라. 점점
'자본의 독식'이 강화되어가고 있는 대한민국 사회의 현실을 그대로 반영하는 것 아닐까?
물론 그들이 그런 돈을 긁어모으기까지는 소속 연예인들이 대중에게 얻은 인기의 결과를 무시할 수는 없을 것이다.
(상당부분은 H.O.T., 신화가 중화권에서, 보아가 일본과 아시아권에서 벌어들인 외화수익이 차지하겠지만...) 그런데, 개인적 의견으로는 SM의 소속 가수들 가운데 여태껏 그렇게 인기를 얻을 만한 매력을 갖췄던 뮤지션들은 딱 두 케이스라고 생각한다. 바로
보아와
S.E.S.다. 필자가 그들에게 SM이 받아야 할 가치보다 점수를 더 주고 싶은 이유는 그들이 일본 진출 과정을 통해서 한국 내에서는 체험하기 힘든 '주류 대중음악 씬 활동에서 갖춰야 할 기본' , 다시 말해 (TV무대부터 쇼케이스까지)
수많은 공연을 라이브로 소화할 수 있어야 하고, 제대로 마인드를 가진 프로듀서진과 작업을 해야함, 그리고 자신들을 얼마나 세련되게 홍보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그들에게 유리한 것인가에 대한 노하우를 자신들과 소속사에 쌓아주었기 때문이다. (결국 현재의 SM의 주류 활동 가수들을보라. 일단 라이브는 TV쇼 나가서 (기능적으로는) 쪽당하지 않게 실력 갖춘 애들을
트레이닝하고 (과거
H.O.T.와 초기
S.E.S.의 노래 실력은 솔직히 현재 그 멤버들의 목 상태에 비해선 워낙 약했다.), 표절 시비 받으며 욕먹을 바엔 아예 외국에 가서 곡을 사오며, 위에서 얘기한 미디어 장악 역시 그래야 자기 소속 가수들이 언론을 통해 받을 수 있는 비판을 미리 차단할 수 있기 때문이다.) 요컨데 현재 SM이 이 정도나마 하고 있는 것은 이 낭자들이 일본가서 뺑이 쳐준 경험이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노하우로 쌓여 가능했다고 말한다면 너무 과장이려나?
특히,
S.E.S.의 경우는 보아 이전에 미리 일본에서 활동한 경험을 통해, 다시 말하면 그들이 일본에서 활동하다 좌절을 맛본 경험이 있기에 보아를 진출시킬 때 그런 부분을 충분히 보완할 수 있었다는 점에서 그 공은 인정해 줘야 한다. 그리고 그룹 자체의 커리어로 봤을 때도
(물론 여성그룹의 특성상 그 인기도가 특정세대에 한정되지 않을 수 있는 장점이 있지만) 5장의 정규 앨범과 스페셜 앨범 2장이 지금 들어도 당시의
H.O.T.의 앨범들보다 후기로 갈 수 록 더욱 그 품질이 좋아졌기 때문이다. 게다가 일본에서 뺑이친 결과로 나중엔 가창력 파트에서도
바다는 놀랍게 성장했고,
유진과
슈도 라이브에서 굴욕당할 수준에서는 벗어날 수 있었기에 오히려 딱 실력 좀 갖춰갈 시점에 해체했다는 부분이 한편으로는 아쉬운 점으로 남는다. 그냥 셋이서 SM을 떠나서 독자적인 길을 함께 걸어갔다면 어땠을까하는 막연한 생각을 해본다. 1집때를 생각해 본다면 어떻게 감히 슈가 그 약한 발성 능력으로 뮤지컬 무대에 설 수 있었을까?
개인적으로는 이들의 4.5집부터 5.5집까지가 전체 커리어 가운데 그래도 많이 들을만한, 짜임새 있는 곡들이 많았다고 보는데, 4.5집 속 노래들이 거의 일본 시절 싱글이나 일본 곡을 번안한 경우였기에, 정규 앨범인 5집이 국내 제작으로서는 가장 귀에 쏙 들어오는 멜로디가 많다.
[You]는 외국곡 리메이크였으니 그렇다 치지만 자신들의 능력에 맞게 깔끔하게 원작자 프로듀서인
윤상의 손을 거쳐 탄생한
[달리기](원래는 윤상이 신해철과의 조인트 프로젝트 '노 땐스' 앨범에서 처음 발표한 곡이다.)와 아래에 포스팅한 싱글
[Just A Feeling]은 이들 커리어에서 대중성과 음악적 완성도가 잘 조화를 이룬 작품이라 생각한다. 오랜만에 이들이 가장 '물올랐을' 시절의 뮤직비디오
[Just A Feeling]을 보고 들으며, 현재 각자의 길을 가면서도 노력하는 세 사람의 모습이 다른 보이 밴드-걸 그룹의 멤버들의 모습들 보다는 좋게 보이는 건 나도 그들에 대해 관심과 애정(?)이 있었다는 증거인 것 같다.
S.E.S. - Just A Feeling (Videocli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