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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취향Y 칼럼 스크랩] 고마해라, 마이 몰았다 아이가 ('투째지의 오픈노트'에서)

스크랩칼럼+etc...

by mikstipe 2007. 5. 3. 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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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최근에 어느 음악 포털에 올라와있는 가슴 필자 김학선씨의 '소몰이 창법'에 대한 글을 읽고 그 글을 스크랩해보려고 했는데, 평소 가슴에서 노골적인 일부 아티스트에 대한 '혐오감'을 리뷰에 쓰시길 아끼시지 않는 그 분 스타일과는 다르게 (주제야 아래 실을 글과 비슷하나) 매우 부드러운 감이 없지 않았다. 그래서 최근 즐겨찾는 네이버 카페 [음악취향Y]에 들어가 글을 읽다가 예전에서도 뮤즈에서 그 이름을 본 기억이 있는 Toojazzy님이 비슷한 주제로 글을 쓰신 걸 발견하고, 이 글을 퍼오는게 낫겠다 싶어 올린다. 뭐 이 글이 독자들에게 주고자하는 메시지가 뭔지는 읽어보면 다 아실테고...^^; (허락 안 맡고 퍼온 것 죄송합니다..--;)

Toojazzy의 오픈 노트 - 고마해라, 마이 몰았다 아이가

왜 소몰이인가.

  한국 대중음악이 노골적으로 흑인의 그것을 모방하기 시작한 것은 90년대가 개막하고부터였다. 물론 그 이전의 대중가요 역사에서 흑인음악의 영향을 받은 작품들은 분명 있었다. 인순이,김상국,사랑과 평화, 심지어는 조용필도 흑인의 보컬에 대한 동경과 모방을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90년대 이전까지 한국 보컬리스트의 대세는 '헤비메탈'이었다. 저 유명한 임재범, 김종서는 말할것도 없고 디오씨의 김창렬이나 Ref의 이성욱, 터보의 김종국도 정확히 말하면 스쿨메탈밴드 출신들일것이다. 그 찢어지는 고음과 하이톤. 상대적으로는 굉장히 부족한 댐핑함과 그루브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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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90년대 초반, 별밤 공개방송을 두명의 보컬리스트가 휘어잡는다. 빌리 조엘과 보이즈 투멘을 쉽게쉽게 부르던 유영진. 그리고 50년대 모타운의 the자 붙은 그룹들, 이를테면 스타일리스틱스나 델포닉스등을 연상시키는 야리야리 가성의 조관우. 이들은 보컬은 무언가 다른 지점을 가리키고 있었다.

  유영진의 보컬은 잔 바이브레이션의 극치이다. 이는 결국 강타, 신혜성등을 거쳐 동방, 슈쥬등에도 꾸준히 이어지는 이른바 SM식 알앤비보컬이다. 지금이야 이 보컬이 '짜증 지대로' 날 때도 있지만 당시에 [in the still of the night]이나 [newyork state of mind]을 부르던 유영진에 대한 느낌은 그게 아니었다. 그는 꺾을 수 있었고 또 미끄러져 내릴 줄 알았다. 이는 비로소 오리지널 한국인이 흑인의 알앤비를 비스무리하게 따라할 수 있다는 증거였다.

  조관우 역시 노골적으로 알앤비를 강조했다. 그의 콘서트의 단골메뉴에는 테빈 켐벨이나 보이즈투멘, 스타일리스틱스, 스티비 비, 그리고 프린스의 노래들도 포함되었고 실제로 그의 '겨울 이야기'는 노골적인 테빈켐벨에의 모방이다. (비록 100만광년이나 멀리 떨어진 벽을 느끼게 하는 보컬의 수준 차이는 감안해야만 한다)

  그리고 김건모가 있다. 스티비 원더의 창법을 노골적으로 카피하면서 얻어진 특유의 비음은 당대 최고라는 감정서를 달고 나와 부족함이 없을 수준이었다. 그는 분명 흑인들의 창법을 따라하고 싶었고 그럴 성량과 재능을 가지고 있었으나 그의 앞을 가로 막은 감성의 한계는 극복할 수 없었다. 뽕끼로 점철된 김건모의 목소리로 소울과 훵키는 버거운 숙제였다. 결국 그는 방향전환을 한다. 현명한 선택이었다.


김조한의 등장, 그리고 박효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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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김조한이 등장한다. '한국 보컬의 발전사'라는 책이란게 있다면 가장 극적인 챕터 한장을 내주어도 모자람이 없을 고수의 등장이었다. 김조한은 스킬에 아울러 소울을 가진 매우 독특한 보컬리스트였다. 비록 당시 그의 보컬은 레인지나 기술의 한계를 가지고 있었음에도 불구하고(물론 이런 단점들은 최근 그의 보컬들에선 나타나지 않는다. 천재이면서 노력파인 듯), 팝을 베이스로 가진 가요팬들의 갈증을 씻어주기엔 충분하고도 남을 유연한 창법이었다.

  문제는 박효신이다. 이 친구의 역량과 스킬은 선배인 김조한에게 전혀 뒤질 것이 없는, 아니 오히려 파워와 고른 성량의 무게감이라는 측면에 있어서는 조용필 이후로 가장 뛰어난 보컬리스트가 될 수 있을 재목이라는 것이다. 그가 처음 공개방송에 나와 제임스 잉그램의 노래를 불렀을 때의 충격을 기억한다. 한국인도 알앤비를 할 수 있다라는 가능성을 보여준 것이 김조한이라면 그것을 고유한 영역으로 확장한 것은 분명히 박효신이다. 하지만 여기서 엉뚱한 단서가 포착된다. 바로 소몰이다.


박효신의 잘못은 아니다. 그리고 나얼.

  소몰이가 무언가. 우우우우~~~ 실제로 소가 몰려올 수도 있을것만 같은 그 호소력의 집대성. 85년생 이후의 가수지망생들에게 소몰이는 교과서다. 보컬에도 유행이 있는 것이다. 유행은 유행일뿐 그게 잘못은 아니다. 하지만 문제는 있다. 이 소몰이는 모든 다른 영역의 감정선을 과감히 잘라버린다. 엠피삼이 씨디나 엘피의 다이나믹 레인지와 음장감을 과감히 잘라버렸듯 이 소몰이 창법은 섬세하고 담백하고 아리송한 감정의 다양한 깊이들을 모조리 잘라내 버린 것이다. 소몰이에는 슬픔만이 있다. 그것도 진하고 강한 슬픔만이. 이래서는 안된다. 프로페셔널한 것과 느끼함과는 다른 말이다. 호소력과 소몰이와는 연관관계가 없다.

  박효신의 잘못은 아니다. 박효신의 창법은 소몰이가 아니다. 다만 소몰이의 핵심을 제시했을 뿐이다. 이를 극적으로 완성시킨것은 나얼이다. 물론 나얼도 그 스스로 소몰이 가수는 아니다. 다만 박효신과 나얼을 거치며 비로소 소몰이는 대세가 되었다. 나얼은 90년대 중반 이후 한국 최고의 기교파라 불러도 손색이 없는 완벽한 가수다. 하지만 그의 후배들은 나얼의 창법만을 따라하고 있다. 그가 가진 보컬의 깊이는 베재되었다. SG wannabe나 Wanted, 그리고 바이브는 박효신의 창법과 나얼이 호소력을 모방했지만 결국 그 변종인 '소몰이'에 그쳤다. 그들의 음악은 훌륭할지 몰라도 노래에 감동은 없다. 그저 찐~하고 느끼~하고, 또 강한 임팩트를 주는 스킬 좋은 목소리들만이 남았을 뿐이다.


백인의 코몰이, 한국의 소몰이

  저스틴 팀버레이크(Justin Timberlake)어셔(Usher)는 급이 다르다. 결국 저스틴은 어셔의 선배들, 즉 소울의 대가들이 가진 보컬의 혼합변종모방에 불과하다. 하지만 그가 가진 그 징징이 콧소리는 당대의 아이콘이 되었다. 85년 이하의 대부분의 백인들은 저스틴과 어셔의 보컬을 듣고 자랐다. 하지만 어셔를 모방할 수 있는 백인은 일부에 불과하다. 그 댐핑함과 목청을 가지지 못한 백인들은 자연스레 소리를 위로 올려 코로 울어댄다. 바로 저스틴 팀버레이크의 짝퉁등들의 탄생이다.


  한국의 소몰이의 탄생의 근거도 저것이다. 제아무리 노력을 해도 알켈리, 와냐 모리스, 어셔, 에이컨을 따라할 수 있는 한국인은 존재하지 않을 것이다. 그것은 노력의 문제가 아닌 피의 문제다. 하지만 소를 몰 수는 있다. 어깨를 움추리고 목을 닫은 채로 바이브레이션을 지대로 울리면 그것이 바로 소몰이다. 어셔가 되지못하는 이상 소라도 몰아야 한다. 그게 바로 한국형 알앤비의 한계다.

  근데 말이다. 흑인의 창법을 모방할거면 흑인음악으로 가라. 왜 슬픈 발라드에다가 소를 모냐 이거다. 선배 가수들이 이뤄내지 못한 그 굵직함과 바이브레이션과 징하게 찐득한 그 목소리로 제발 찐득하고 야시꾸리한 흑인음악에 도전해라. 훵키해 도전하고 소울에 도전하고 리듬에 도전해라. 왜 죽은 애인에, 떠나간 사랑에, 그리고 김빠진 리메이크에 그 재능과 성량을 낭비하나?


이제 소는 좀 쉬게 해라.

  소도 지쳤다. 몰아도 너무 많이 몰았다. 섬세한 감정, 쓸쓸한 감성, 그리고 오묘한 떨림을 잡아낼 수 있는 보컬의 발견이 필요하다. 더이상 박효신과 휘성을 따라하지 마라. SG Wannabe도 금물이다. 바이브도 '서'를 '허'로 발음해서는 곤란하다. 그런 보컬에 편승해 뻔한 곡으로 돈 버는 조영*, 류재*, 김도*, 유영*도 좀 반성해라. (유영*은 벌써 10년째 반성의 기미가 안보여서 포기해야할까 부다) 그리고 박선주선생, 노래 잘하는 거 압니다. 그러니 제발 똑같은 보컬리스트 좀 그만 양산하세요. 제대로 된 발음의, 그리고 감정의 폭을 드러내는 보컬을 키우라구요. 당신은 그래도 잘하잖수. (스크랩자 사족: 물론 박선주를 거쳐간 제자들이 많겠지만, 그녀가 김범수 이외에 '얘네들도 내 제자야'라고 자신있게 얘기한 사람은 별로 없는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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