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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0일만에 마침내 정돈된 산울림 박스 세트...

무한도전! Discography Collection

by mikstipe 2009. 1. 7. 07: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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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디어.... 정리가 됐다.... 두 번의 우여곡절을 거쳐서 서울음반(현 로엔 엔터테이먼트) 음반 제작 역사상 최고의 수치(?!)라고 할 수 있는 2차 수정까지 감행한 결과 마침내 산울림 박스 세트가 제대로 된 모습을 완성한 것이다. 사실 그 동안 이 박스 세트의 발매에 무슨 문제가 있었던가에 대해서는 음반수집가님께서 철저히 설명해 주셨기 때문에, 여기서 구구절절히 다시 얘기할 필요는 없을 듯하다. 그래서 그냥 간단히 요약해보자면, 

1. 초도 발매분 (11월 25일 발매) 전체에서 기존 CD의 16Bit, 44.1 KHz(대체로 우리가 듣는 mp3파일들이 이 주파수대라고 알고 있다.) 24Bit, 96KHz로 리마스터링을 열심히 해놓고도 막상 CD에 맞게 Down conversion 하는 과정에서 파라미터 설정을 잘못하여 "볼륨 레벨 불균형"이라고 하는 리마스터 재발매 음반 사상 어처구니없는 오류를 일으킨 것이다. 그래서 로엔 측은 모든 음반에 대해 '알판 리콜'을 실시했다. 그래서 나도 알판만 빼서 택배로 회사측에 보냈고, 1주일 뒤에 문제가 수정된 새 알판들을 받았다. (아래는 내가 첫 번째 리콜 보내기 전의 CD 산울림 1집에서 추출한 <아니벌써>의 사운드 포지에서의 파장과, 리콜되어 온 CD의 동일 음반에서 추출한 동일곡의 파장을 함꼐 화면에 띄우고 스크릿 샷 잡은 사진이다.)

<위에가 리콜 이전 음반의 <아니벌써>, 아래가 리콜 이후의 <아니벌써>의 파장이다.>

2. 그러나... 그 속에서 또 오류가 2군데 발생했다. (사실 다시 받아 끼운 뒤에는 들을 시간이 없었다...--;)  『1집』 8번 트랙 <소녀>의 끝부분에서는 원반에는 없는 잡음이 생겼다고 하고, 『10집』의 10번 트랙 <지금 나보다>는 4번 트랙 <동화의 성>이 같이 이어져버린 이상한 한 트랙으로 실렸던 것이다. 그래서 이걸 또 '리콜을 보내야 하나?"하는 허탈함에 빠져있었으나, 이번에는 문제가 된 두 장의 재수정 알판을 이전 CD알판 반납 없이 추가로 무료 배송해준다는 소식이 들려왔다. 

3. 그리고 마침내... 오늘 그 2장을 수령했고... 다시 페이퍼 슬리브 속에 넣었다. 

<근데 이 불량(?) CD는 어디로 처분한다? 직장에서 산울림 좋아하는 사람 있음 줘야겠다.>  

음반수집가님께서는 박스 세트의 문제점에 대한 매우 세부적인 지적(링크)을 해 주셨지만, 개인적으로는 일부 동의 하지 않는 부분도 있긴 하다. 지구 박스 세트의 음원을 들어보지 못해서 확정적으로 말하기는 그렇지만, 개인적으로 피치가 너무 하드하게 올라가는 음원은 인코딩해서 들으면 귀아프다. 그래서 서라벌 레코드 당시 발매 LP를 중고로 갖고 있는 상태에서 LP와 비교해서 들어보면 그 느낌에 좀 더 충실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물론 박스 세트를 급하게 만드는 과정에서 모서리 처리 등 조금 거친 부분들이 눈에 띄긴 한다. 그런 부분에 시간을 두고 세밀하게 신경을 썼다면 좀 더 좋은 평가를 받았을 것이다.

그래도, 이런 박스 세트를 입수할 수 있는 기회를 준, 그래서 산울림의 음악을 온전히 소장할 수 있게 해준 음반사 측에는 (어처구니 없는 실수는 있었음에도) 감사를 표한다. 개인적으로 충분히 재발매될 수 있을 아티스트의 음반이 절판되었다는 이유 하나 만으로 말도 안되는 가격으로 올라가버리는 것에 대해서는 혐오에 가까운 감정을 갖고 있기에, 적절한 시기에 재발매하여 그런 어처구니 없는 상거래 상황을 극복하게 해 주는 것이 음반사의 의무라고 생각한다. (아, 물론 상업적, 음악적 소장 가치가 전제된 음반의 경우다.) 지금 서태지와 아이들 시절 음반들이 중고 음반 거래 시장에서 다뤄지는 그 말도 안되는 가격을 생각해보라... (다행히 그가 8집 2번째 싱글 발매 직전에 전작을 리이슈한다고 했으니, 그걸 기대해봐야겠다.) 그 점에서 이번 산울림 박스세트는 비록 17만원 이상의 가격이라 해도 장당 1만원 꼴이니 그리 무리한 가격은 아니다. (물론 16만원대가 적정가격이 아니었을까도 생각하지만.)

한 가지, 로엔 측에 바라는 바가 있다면, 이번 리마스터를 바탕으로 한 번 1,2,3집의 낱본 주얼 버전을 시장에 유통시켜주었으면 좋겠다는 것이다. 500장, 1000장 한정 발매라도 좋다. 그렇게 5년마다 한 번 정도씩만 발매할 수 있다면 얼마나 좋겠는가. 언제 레드 제플린 음반과 비틀즈 정규 앨범이 절판되는것 봤던가?   

하여간, 40일에 가깝게 애를 태운 산울림 박스 세트의 완전한 모습이 오늘에서야 완성되었기에, 기분이 흐뭇하다. 앞으로도 좀 더 좋은 가요의 명반들이 이와 같이 정리되어 발매되기를 기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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