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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0대 아저씨의 딜레마?!, 그리고 어제 소시의 [초콜릿] 출연을 보며...

My Music Diary

by mikstipe 2009. 8. 16. 16: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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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오랜만에 홍대에 나가서 지인들과 수다(!)를 떨고 왔다.
겨우 스몰 병맥주 세병 마시는데 밤 10시 반이 후떡 지나갔으니....
얘기하다가 여자 아이돌 그룹 얘기가 (내가 주도해서) 나오다보니,
소시와 카라의 상황을 빠삭하게 분석하고 있는 날 보며 옆에서 고참께서 이렇게 말씀하신다.
'그게 바로 30대 아저씨의 딜레마다.' 라고...


그렇다. 정확한 정의다. 남자 아이돌들에게는 가차없는 칼날을 들이 밀수 있다가도
미모의 여자 아이돌들 앞에서는 '눈에 보기 좋은 걸'을 숨길 수 없는것.
그게 남자로 태어난, 그리고 이제 30대 후반으로 넘어가는 나를 포함한 남자들의 비슷한 상황이리라.
(일부 여자 아이돌 보기를 돌같이 하는 분들 빼고 말이다.)
결국, 요새 걸그룹들의 유행은 바로 이 '아저씨들의 딜레마'까지 노린 고도의 상술임은 분명하다.
수많은 아저씨 오덕들을 양산하고 있으니 말이다.

물론, 음악에 대해 평가를 언급하는 글을 쓰는 입장에서 내 나름의 기준은 있다.
"보고 듣고 즐기기에 좋은 것과 음악성이 있냐-없냐는 별개요,
 그들을 관리하는 시스템의 문제에 대한 비판은 그와는 또 별개의 문제다."
라고.

아무리 윤아와 태연이 이뻐서 맘에 들어도, 그들 음악 속에 모자라는 부분은 얘기해야 하고,
아무리 카라의 엉덩이춤에 끌려도, DSP 프로듀서들의 쌈마이 편곡에 대해선 따져야 한다.

그러나, 이렇게 음악 자체에서 벗어나는 영역의 등장에선 어차피 이 칼날은
고무(!)로 변해버리는 듯하다. 그걸 느낀 것이 어제 소녀시대가 나온 [김정은의 초콜릿]이었다.
어제 이 프로그램을 보다가, 예전 부터 생각했었지만 잊고 있었던,
내가 왜 여자 아이돌 그룹에 가끔 약해지는가에 대한 이유를 기억해 낸 것이다.
그걸 한 마디로 얘기하면 이렇다.

"여자 아이돌 그룹을 지켜보는 과정은 마치 '프린세스 메이커'를 하는 재미와 비슷하다."

 
90년대에 S.E.S나 핑클의 경우에서도 그랬듯이, 지금 난 그들이 성장해가는 걸 지켜보는 것
그 자체에서 재미를 느끼고 있는 것이 아닌가 싶다. 물론 거기에 내가 시켜주는 건 아무것도
없다. 그러나 그들이 더 능숙해지고 성숙한 모습을 보여준다면 반가움을 감추진 못하는 듯.

사실 소시의 경우는 순위프로에서 9명이 기계처럼 움직일 때는 매우 답답해보이기도 하지만,
어제 무대처럼 자연스럽게 연출하려는 것도 실천에 옮기는 걸 보면 크기는 많이들 컸다.
물론 이것도 상당량의 자금을 연예사업에 투자하는 그들의 소속사가 만들어 준 밥상이겠지만,
그들도 이제는 그들 자신의 매래를 위해 그 상차림을 잘 활용하는 센스는 얻은 듯하니,
나중에 뿔뿔히 흩어진 후에도 지들 밥값은 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면 S.E.S처럼 가끔 사석에서 뭉칠만한 우정은 확보했던가...

그래서, 이러 저러한 것을 지켜보는 느낌이 흐뭇한 것은 그들의 음악이 어떻고,
그들을 둘러싼 매니지먼트 시스템이 어떻고 하는 문제를 잠시 잊게 만든다.
물론 이 마약(!)에 너무 취하면 안되겠다. 정신을 차리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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