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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J DOC - 풍류 (부제: DOC를 위한 변명?)

Just My Taste!

by mikstipe 2010. 8. 11. 2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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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년간의 기다림 끝에 DJ DOC의 신보가 나왔다. 그들의 7집 [풍류]에 대해 나오자마자부터 글을 쓰고 싶었으나, 시간이 너무 지나는 사이 여러 음악 관련 웹진의 리뷰들을 이미 읽어버렸다. 대체로 포인트는 '기대치보다 실망'이 많았다. 예 몇가지 들어보자. 그리고 나의 반박(이라기보다 DOC를 위한 변명)을 달아보고자 한다.

1. 신작은 6년을 기다린 보람이 없다. 자신들의 음악을 완성도 높게, 신선미 있게 꾸리려는 욕구를 찾아보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IZM 리뷰 - 한동윤님)

-> 흠.. 이건 100Beat에 나온 리뷰에서 한 구절을 인용해서 답하고자 한다.

"그들의 음악 또한 그런 그들과 똑 닮았다. 그들은 본인의 음악 장르를 고민하지 않는다. 본인들이 고민하지 않으므로, 청자도 또한 고민할 필요가 없다. 그들은 자신들의 음악에 대해 특정한 장르로 신성화 시키는 법이 없다. / 그들은 ‘어떤 사람’이 아닌, ‘그냥 사람’이라는 이미지를 그대로 사용한다. 그들의 음악 또한 ‘어떤 장르의 음악’ 이 아닌 ‘그냥 음악’이라는 큰 범주 안에서 사용하고 싶은 소스를 마음대로 사용한다. 그런 까닭에 다양한 장르의 음악 소스를 사용해도 진정성에 대한 논란을 일으키지 않는다. ‘진정성’이라는 화두를 던지지 않는 밴드니까 굳이 거론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덕분에 그들이 힙합 비트에 랩을 하던 뽕발라드를 부르던 힙합 리스너들과 대중들 모두에게 이질감 없이 환영 받는다." (100 Beat - 이호영님 리뷰 중)

My Opinion: 그들의 사운드는 기존에 밖에서 가져올 수 있는 사운드를 자신들의(솔직히 말해 이하늘의) 방식으로 소화한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 팀에서 솔직히 음악에 대해 고민이나마 하는 사람은 이미 4집부터 이하늘 뿐이었다. 그가 예능하고 야구하러 댕기느라 이 정도 음반이라도 나올까 사실 난 걱정했다. 그래서 그들은 6년이라는 시간을 길게 가지며 느긋하게 작업을 한 것이 나름 효과를 발휘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6집보다 대중적인 요소와 음악적인 요소를 적절하게 조화하는 능숙함을 이하늘은 터득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는 비빈 부분이 있어보인다는 지적을 하는데, 오히려 과거에 비해 기존에 알려진 곡의 샘플링은 <I Believe><이리로>를 재활용 한 것을 제외한다면 별로 활용한 것 같지 않다. <Run to You> 사건에서 많이 금전 손해를 본 경험이 정신을 어느정도 차리게 해준 것 같으니, 차라리 명확한 국내 곡으로 선회했을 것이리라.) 6집이 대중적이지도, 음악적으로도 그리 높은 평가를 못받았던 것을 되새겨 본다면, (그 때 리뷰들을 뒤져보라. 이 앨범 못지 않게 부정적 리뷰 일색이었다.) 지금 대중이 이 앨범에 꼭 그 논란을 일으키는 '노이즈 마케팅'만으로 좋은 판매고와 반응을 보이고 있는 것이라 속단하기는 어렵다.



2. "전반적으로 봤을 때 이번 앨범의 가장 큰 아쉬움은 예전 같은 반항아 기질이 많이 순화되었다는 점이다. 나이를 먹고 철도 든 탓이겠지만 ‘위태로움’과 ‘직설적인 감정 표현’이 그들만이 할 수 있었던 일이었음을 떠올리면 많이 아쉬운 부분이다. 사실 정답은 없다. 사람이 나이를 먹으면서 그에 맞는 행동을 하듯이 음악 또한 현재 그들의 모습이 반영되는 것이 당연하고, 적어도 ‘나이 먹지 않은 척’ 하지 않는 것 역시 여전히 솔직한 그들의 모습인지라 다행이기까지 하다. 다만 착해져서 돌아온 나쁜 남자들을 보고 있자니 뭔지 모를 서운함에 자꾸 아쉬운 입맛만 다지게 된다.  매운 음식이 먹고 싶어서 시켰는데, 생각보다 맵지 않았을 때처럼 밋밋한 뒷 맛이 남는 앨범이다." (100 Beat - 이호영님 리뷰 중)

My Opinion: 이미 '반항아 기질'로 사회와 부딛칠 만큼 부딛친 이들이다. 이제 다들 40줄에다 젊은 여자친구들 거느리고 있고, 한 사람은 애 아빠고... 이 거지같은 한국 사회에서 그 처지에서도 여전히 반항아와 '진짜 양아치'로 고민하고 살라고 그들에게 강요하는 것은 솔직히 그들의 인생을 불구덩이로 밀어넣는 것과 무엇이 다른가? 이미 5집 앨범 시절과 같은 처절함은 그들에게 6집부터 없었다. (솔직히 그들의 처절한 메시지는 <Street Life>에서 이미 서서히 순화되기 시작했다.) 한동윤씨 블로그에 내가 답글로 남긴 것처럼, 이들은 이제 대한민국 사회에서 '1980-90년대식 양아치의 추억'을 가장 훌륭하게 자신들의 음악 속에 포장(!)하고 있다. 대신에 그들은 그 '방송출연문제 노이즈 마케팅'으로 (비록 그것이 자신들의 앨범에 대한 화제 몰이를 위해 뻔히 지들도 겪어왔으면서 일부러 자신들이 예능방송 출연 안하는 방송국을 희생양 삼은 딴지라해도) 자신들의 노래 가사에 쓴 '할말은 한다 한국놈' 을 실천하고 있다. 이미 관행화된 것이고, 그들도 과거에는 따라왔다 해도, 어쨌건 사실을 말한 것이다. 난 어떤 의도였건 그것에 가치를 둔다. 이건 HOT가 사회문제를 건드린답시고 애매한 곡을 만든 것과는 분명 다르게 보아야 한다.

자기 옛 여자 친구를 방송에 나와 가쉽거리로 써먹었다고 여겨지는 상대에게 <부치지 못한 편지>로 '디스'를 할 수 있는 곤조 역시 대한민국에는 아직 이하늘 같은 존재에게서나 가능하다. 머라이어 캐리도 에미넴에게 우회적으로 쏘아붙일 수 있는 그 디스 말이다. 물론 그 디스를 교묘히 언론에 홍보용으로 써먹는 것에 대해서는 비판의 소지는 있겠지만..... 그래서 난 이번 앨범은 그들이 현재, 실제 2010년에 살고 있는 모습을 그대로 잘 반영하고 있는 작품이라 생각한다. (그 놈의 '진실성' 운운하는 평론들의 시선으로 봐서도 매우 솔직한(!) 앨범이다.) 자신같은 노인네(?)들을 만나주는 여친들에게 감사하는 노래도 넣을 수 있고, 예능에 나와 망가지면서도 랩과 노래를 완전히 놓을 수 없는 딜레마를 동물에 비유해 노래에 그대로 투영할 수 있는, 그러나 과거에 '내가 이런 사람이(었)다'고 잘나가던 시절을 회고하며 그 곤조는 (비록 현실에서 100% 실천은 못하고 있으나) 마음 속에서 완전히 놓지 않았음을 가사로 역설하는, '얼큰한 매운탕'은 아니지만, '고춧가루 살짝 친 맛있는 사골국물 칼국수' 같은 앨범이다. 

3. "개인적으로 그들을 높이 평가하고 있었으나, 이번 앨범은 기다림이 너무 길었던 탓인가. 팬심으로도 내 마음을 잡을수 없더이다." (100Beat 리뷰에 대한 김정위님의 댓글)   

My Opinion: 내가 늙어가고 있는 것처럼 DOC도 늙어간다. 그러나 여전히 내가 그들의 가사를 들으며 카타르시스를 느끼고, 사운드를 들으면서 흥겨움을 느낄 수 있다는 것은 그들이 아직 제대로 굴러가고 있다는 신호라고 난 생각한다. 아쉬움과 부족함이 전혀 없다고는 말할 수 없다. 하지만 적어도 6집보다는 더 제대로 귀에 꽂히는 앨범이었다. (그리고 사족으로 아래 뮤비를 보라. 씨앤블루와 이효리, 애프터 스쿨을 대놓지 않아도 재밌게 패러디하며 네티즌들이 알아서 씹어주게하는 이 여전한 유머 감각을!) 


DJ DOC - 나 이런 사람이야 (Videoclip)

 
P.S. 이 글에 대해 재반박하고 싶은 사람들 얼마든지 덤벼!!
난 이제부터 내가 옳다고 생각하는 생각 안 굽혀!!
한다면 한다 한국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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