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정말 오랜만에 간 야구장... 그리고 김트리오의 <연안부두>

My Music Diary

by mikstipe 2010. 9. 5. 07:13

본문

  작년 포스트 시즌을 기점으로 어린시절에 이어 다시 야구에 빠져들었다. 다시 말하자면 (저쪽 팬들은 그렇게 재미없다고 말하는 김성근 감독님 스타일의) SK야구에 빠져들었다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주중에 퇴근후 집에 왔을 때나, 아니면 어디 가 있더라도 SK의 스코어를 챙기는 것은 이제 일상이 된 듯하다. 하지만 다시 야구장에 가는 것에 대해서는 항상 두려움이 앞섰다. 그것은 예전 삼미 슈퍼스타즈를 응원했던 어린 시절에 대한 기억 때문인지도 모른다. 

  비록 2번 갔던 것이었지만, 불행히도 그 두 경기에서 난 삼미가 대패(한 번은 지난번 SK가 LG를 20점 가까이 대파했던 그 정도의 기록)하는 모습만 봤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 스스로 '내가 응원하러 가는 야구 경기는 우리 팀이 반드시 진다'는 공식을 만들었었고... 그래서 야구장을 멀리했었다. 그런데, 얼마전 아내가 흥미로운 제안을 했다. 회사 사람들과 야구장 관람을 한 번 하고 오더니, 애까지 데리고 가족이 다 같이 야구장을 가자는 것이었다. 내가 요새 야구 중계에 빠져있는 것을 알았던 것인지, 함께 공유하는 부분을 더 만들고 싶다며 문학구장에 함 가자는 제안을 한 것이다. ^^ 한창 일에 치이고 바뻤던 시기였지만, 어제 얼추 꼬인 실타래는 정리가 되었기에, 퇴근 후 함께 일반석을 끊어 문학구장으로 갔다.

  (LG 팬이신 어느 지인분께는 무지 죄송하지만) 올 시즌에는 유독 SK의 '밥'이 되고 있는 LG와의 경기이기에 잘 하면 '이기는 경기'를 아내와 아이에게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는 작은 기대를 갖고 갔었지만, 결과는 기대 이상이었다. 부상에서의 복귀 후 항상 5회도 넘기지 못하고 헉헉거려 성큰 형님을 애타게 했던 전병두는 그래도 상대적으로 가장 잘 했던 LG타선을 7회까지 2안타로 잠재워버렸고, 오랜만에 이승호의 얼굴까지 보지 않아도 '정우람-고효준 몸풀기'로 무실점 경기를 마쳤다. 8:0 !! 누가 1회부터 최정어린이가 홈런을 날리리라 생각했던가? 하여간 문학구장은 축제분위기였다. 그리고 그 승리를 축하하듯 다 함께 부르는 노래...

바로... 김트리오<연안부두>였다.

 

김트리오 - 연안부두




  이 노래를 다 함께 부를 때 문학구장에서는 사이드에 있는 긴 전광판에 친절하게 가사까지 띄워준다. 노래방처럼, 그것이 어린이들부터 어른들까지 문학구장에서 완벽하게 <연안부두>를 합창할 수 있는 이유다. 1970년대 말 디스코 사운드를 한국 가요에 선보이려 애썼던 이 음악이 올해 초 재발매된 것도 반가웠지만, 그 곡을 정말 즐거운 타임에 사람들과 함께 부를 수 있어서 더욱 즐거웠다.

P.S. 삼미 슈퍼스타즈의 전통은 현재 넥센 히어로즈가 잇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논쟁에 대해 개인적인 의견을 피로하자면, 아무리 그들이 혈통상의 전통을 갖고 있다 해도 난 그들이 인천 야구를 배신하고 떠난 이들이라 생각한다. 그래서 앞으로 혹시나 SK가 인천을 또 버리고 떠나고 이 자리에 새 팀이 오는 일이 생긴다면 난 그 팀을 응원할 것이다. 하지만 어제 문학구장을 보면서 그런 일은 거의 없으리라는 생각은 들었다. 과거 도원구장에서도 그랬지만, 인천 사람들은 야구 보는 것을 정말 즐기는 사람들이며, 이미 SK 기업도 인천 야구팬들에게 그들이 서비스를 잘 할 수록 그것이 자신들에게 돌아온다는 걸 알고 있을 것이며, 서울에 이미 3팀이나 포화상태인데, 과연 더 이상 서울로 연고지를 옮길 팀이 있을까도 의문이니까.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