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mikstipe의 미디어 디벼보기] '아나운서'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 그 배경은?

본문

'아나운서'에 대한 불필요한 논란, 그 이유와 배경은?

1. 요새 뉴스에서 '아나운서'라는 직업을 가진 이들에 대한 이야기들이 계속 화젯거리로 떠돌고 있다. 특히 각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들이 도마 위에 많이 오른다. 누구는 국제 미인 선발대회에 출전했다더라, 누구는 재벌 2세와 결혼한대더라, 또 어떤 여자 아나운서들은 조금 럭셔리한 패션 화보를 찍었다가 방송국 간부들이 화들짝 했다더라 등등... 이러한 모든 논란들이 공통적으로 포함하고 있는 이슈는 한 가지이다. 바로 '방송국 전속 아나운서는 언론 직종이니만큼 품위를 지켜야한다?'라는 부분에 대한 찬반논쟁의 성격을 갖고 있는 것이다. 근데, 도데체 그들이 일부 연예인들처럼 누드 사진이나 섹시 화보까지 간 것도 아닌데 이 난리를 치는 것일까? 그래서 필자는 혹시 우리가 '아나운서'라는 용어에 대하여 제대로 개념을 잡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닌가하는 의심을 갖고 먼저 아나운서의 사전적 정의와 역사적 정의부터 확인해 보게 되었다.

2. Collins Cobuild 영영 사전에 제시되어 있는 '아나운서(Announcer)' 기본 정의는 이러하다. 'An Announcer is someone who introduces programmes on radio or television or who reads the text of a radio or television advertisement.' (아나운서는 라디오나 텔레비전의 프로그램들을 소개하거나 해당 매체의 광고 텍스트를 읽는 사람이다.) 이 정의에 근거해서 볼 때, 우리나라 방송국 직원으로 소속되어 있는 아나운서들은 모두 이 임무를 수행하고는 있다. 라디오 방송에서 '몇시 몇분입니다'라고 멘트 날리고, 프로그램 사이사이에 안내 광고 목소리 녹음하고 하니까 말이다. (실제로 보도국 아나운서들은 서로 당번 정하고, 순서 정해서 24시간 계속 라디오 뉴스하고 시보 알리는 일이 가장 그들에게 힘든 일이다. 주로 초짜들이 중심이다.) 하지만, 여기서 네이버에 실린 '두산대백과사전'에 있는 '아나운서'에 대한 정의는 우리의 의문에 좀 더 진지한 답변을 해 준다.

"넓은 뜻으로는 극장·정거장·야구장 등에서 안내방송을 하는 사람도 포함한다. 아나운서는 방송국명의 고지, 방송순서의 소개, 뉴스 방송, 스포츠나 식전의 실황중계, 대담의 사회, 낭독 등 다방면에 걸쳐 방송순서를 구성하는 중요한 요소가 된다. 아나운서는 특히 올바른 표준말을 사용, 고지사항을 전달하여야 할 사회적 책임을 지고 있다.
  텔레비전의 발전과 더불어 라디오 방송의 기능이 변하고, 기술의 발전과 시대의 변천에 따라 방송의 형식이나 내용이 분화되면서 아나운서의 직분도 전문화되고 있다. FM방송이나 라디오 방송에서는 기획구성을 직접 담당하는 프로듀서의 기능까지 겸하는 경우도 있다. 음악을 주축으로 한 프로그램에서는 디제이(DJ:디스크자키)라는 별도의 이름이 쓰이면서 적성에 따라 아나운서가 맡기도 하고 외부 인사가 맡기도 한다. 텔레비전의 쇼 프로그램에서도 엠시(MC:master of ceremony)라는 직종이 분화되었다. 스포츠를 전담하는 사람은 스포츠캐스터(sports caster), 뉴스를 전담하는 사람은 뉴스캐스터(news caster)라고 한다. 보도기자의 현장보도를 취급하는 텔레비전의 뉴스에서 중심이 되는 주(主)사회자를 앵커맨(anchor man)이라고 한다"

다 아는 얘기인데, 왜 언급했냐구? 바로 위 문장에서 언급된 '아나운서 직분의 전문화'라는 부분에서 우리나라(혹은 일본)의 시스템과 서구사회 미디어 시스템과의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서양쪽에서는 직분이 전문화가 되면 아예 각각의 자리에 별개의 전문가를 뽑고, 활용한다. 굳이 방송국 직원으로 한정할 필요가 없기 때문이다. 미국에서 방송계에 종사하면서 앵커우먼이 되는 과정이 어떤 것인가를 단적으로 보여준 96년도 영화 [업 클로즈 앤 퍼스널]의 예를 들자면, 주인공 미셀 파이퍼 지방 방송국의 날씨 리포터(Weather Reporter)로 출발하여 실력을 인정받아 해당 채널의 대표 기자가 되고, 나중에 전국망 방송국의 기자로 스카웃 되고, 마침내 특종 사건을 생생히 보도함으로써 전국적으로 스타덤에 오르게 된다. 결국 미국에서 뉴스 아나운서로 뜨려면 철저히 보도국쪽 영역에서만 뛰는 것이 유리한 것이다.
  그런데, 우리 나라 방송국의 전속 아나운서들을 보자. 분명 서구 사회처럼 세부 영역이 다 조성되어있지만, 아나운서들은 '여기저기 다 뛴다.'

아침정보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김성주씨가 월드컵 축구 경기를 중계하고, 한동안 정규 뉴스도 진행했던 황정민씨는 그와 동시에 'FM대행진'의 DJ로 지금껏 8년가까이 활약하고 있다. 시사 프로그램의 단독 MC인 최윤영씨는 거기에 정보 프로그램, 그리고 교양 쇼프로 MC까지 안 해본게 없다. 단, 차기 9시뉴스 앵커감으로 낙찰받은 수준의 아나운서, 연예적 개성이나 끼가 없는 아나운서들만 꾿꾿이 보도국을 지킨다. 이 밖에도 사방팔방 다 뛸 수 밖에 없는 한국 방송국의 전속 아나운서들은 '올라운드 플레이어'가 되지 못하면 방송국 프론트나 대중에게 각인되지 못한다.
  게다가, 해방 이후 일본의 방송국의 보도국 체계를 따라온 한국 방송국들의 입장에서는 이렇게 전속 아나운서들을 다종류의 프로그램에 뛰게 시켜야 전문 프리랜서 방송인들 섭외하느라 거금 뿌리는 거 절약하고 자체 인력으로 '효율적 재정 관리를 할 수 있다.' 결국 방송국에서 아나운서들을 그렇게 부려먹으면서 도데체 무슨 '품위' 타령인가? 자기들이 미국같으면 연예인이나 전문가가 진행할 분야에 그들을 앉혀놓고 추가 수당도 안 주며 부려먹으면서...
 
3. 그래서 현재와 같은 상황을 볼 때 우리는 두 가지 관점에서 선택하여 바라보는게 가장 합리적일 것 같다. 첫째, '그들이 연예인처럼 움직이는 것이 현재 한국 방송국의 전속 체제 속에서는 어쩌면 당연한 걸로 알고 그러려니 하자.'라고 긍정하는 관점이다. 앞서 서두에서 언급한 최근 사건들에 대한 인터넷 댓글들을 보다보면 조금 한심하게 생각될 때가 많다. TV에서 낄낄대며 그들이 망가지는걸 봐 놓고도 '아나운서가 품위 없이...'조의 리플을 다는 인간들은 거의 이중인격자에 가깝다. 게다가, 특히 이번 3 방송사에서 각각 섭외된 여자 아나운서들이 잡지 화보 찍은것에 관해 보도국에서는 징계니 어쩌구 떠들고, 해당 아나운서들은 잡지사가 우리를 이용해먹은 것이다라는 식으로 변명하는 일련의 진행상황은 사실 어처구니 없고 모두 '오버한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 그들이 비키니나 누드를 찍은 것도 아닐진대 왜들 난리인가? 서로 체면은 차리면서 동시에 이윤도 챙기겠다는 야심을 감추느라 다들 전전긍긍이다. 차라리 솔직해 지는게 낫지 않을까? 방송국은 '우리는 돈 벌기 위해, 또 방송국의 이미지 신장을 위해 이들을 써먹는 중'이라고 당당히 밝히며 아나운서들에게 방송국 이외 영역 활동의 폭을 더 넓혀주고, 아나운서들도 '우리도 나중에 프리랜서 생활로 넘어가려면 시청자들에게 어떻게는 각인되어야 해요. 그러니 저희 다양한 모습 보시고 맘에 드는 쪽으로 밀어주세요.' 하고 솔직히 고백하는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8-90년대에 아나운서와 MC로 명성을 날린 모든 남-녀 아나운서들은 지금도 모두 공중파와 케이블-위성 을 누비며 잘 나가고들 있지 않은가? (그들은 화보 사진 안 찍지 않았냐고? 그 옛날에 선데이 서울 류의 잡지들이나, 핫 윈드 류의 잡지들 빼고 비키니 사진 볼 수 있는 합법적인 잡지가 뭐 있었던가? 그리고 지금도 그런 잡지에 아나운서들이 나가서 포즈 취했단 얘긴 못들었다.)

4. 둘째, 첫째 관점에 동의할 수 없다면, 그래도 '아나운서는 보도를 목적으로 하고 바른 말을 전파하는 사람들 답게 품위를 유지해야 한다'라고 우기고 싶다면, 아예 우리도 미국처럼 보도국 직원은 보도에만 전념하는 시스템을 갖게 해 주어야 한다. MBC 뉴스데스크의 엄기영, 연보흠 앵커나 다른 방송국의 몇몇 앵커처럼 기자나 리포터 출신으로 앵커 자리로 승진하는 시스템이 이 '품위'를 갖추는 데에는 가장 적합하다. (아님, 김주하 전 앵커처럼 아나운서가 기자 수업을 받는 것도 나쁘진 않을 듯하다.)

그리고 나서 쇼 프로그램이나 FM방송의 DJ같은 영역은 전문 프리랜서 MC들에게 주자. 방송국이라는 일정수준 고정 밥줄에 유혹받아 입사해놓고 자기가 스타되면 프리랜서로 도망가는 시스템보다 아예 밑바닥에서부터 치열하게 경쟁해서 스타 MC가 되는 것이 방송인들의 수준 향상을 위해선 더 좋지 않을까? 그래서 필자는 이렇게 주장하고 싶다. 방송국 전속 '아나운서국' 시스템을 폐지하고 차라리 보도국 기자들로 선발하여 그 중에서 경쟁을 붙여 현재 아나운서들이 보도국에서 하는 역할을 맡기자고. 그러면 우리가 '아나운서'라고 부를 수 있는 모든 세부 영역에서 전문가들이 더 늘어날 것이다.

5.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이야기 할 거리가 더 있다. 남성 아나운서들이야 별 걱정 안하지만, 여성 아나운서들에 대해 건드려지는 또 하나의 논쟁거리인 그들의 '이성교제 상대와 결혼'이다. 어쨌거나 현재 대한민국에서 방송국 전속 '아나운서'는 고소득 화이트 칼라 계층에 속한다. 하는 업무의 강도나 중요성 면에서 어느 연구소나 국가 기관, 대기업에서 직원으로 일하는 것 못지 않게 높은 레벨로 사회에서 평가 받고 있으며, 소득도 높은 편이다. 그러다 보니, 특히 여자 아나운서들의 경우 결혼 상대는 대체로 자신보다 경제적 소득 수준이나 레벨이 위인 남자를 쳐다볼 수 밖에 없다. (사실 어느 화이트 칼라 전문 여성이 블루 칼라 남성에게 시집가고 싶다고 밝히는 경우가 있기는 한 걸까? 필자의 직업 세계를 돌아봐도 조건상 자신보다 열등한 위치에 있는 남성을 소개받아 결혼하는 여교사의 사례를 자주 접하진 못했다. 예를 들어 최소 레벨이 같이 교사 생활하는 남성이거나, 그 이상의 소득, 사회지위를 가진 남성과 사귀고 싶어하는 것이다.

아마 현재 아나운서들 가운데 정규 일 자리가 없는 시인과 결혼했다는 모 여자 아나운서의 경우 빼고는 이런 사례를 본 기억이 없다.) 다른 예로, 필자의 대학 동창인 모 방송국의 여자 아나운서는 작은 키로 인해 본인이 가진 '끼'에 비하여 그렇게 '뜨지는 못했으나' 의사 직업을 가진 남편을 만나 63빌딩 국제 회의장에서 '스테이크 쓸어먹는 기회'를 제공해 주기도 했다.
  그런데, 정신과 의사와 결혼한 황정민 아나운서는 '그런가보다' 하는데 대기업 2세와 사귀고 결혼하기로 한 노현정 아나운서에 대해선 뭐 그리 말들이 많은걸까? 그 이유는 결국 많은 이들이 그녀를 고현정과 동일 선상 - 즉, 연예인 - 에 놓고 쳐다보고 있다는 것이다. '상상플러스'와 '스타골든벨'을 통해 우리는 이미 그녀를 연예인으로 각인해 버린 것인지도 모른다. 그녀가 재벌2세를 마담 뚜를 통해 소개받았든, 지들끼리 만났든 우리가 알게 무엇인가? 그냥 한 전문직 고소득 여성이 자신보다 나은 레벨의 고소득 화이트 칼라 남성를 찾다가 운 좋은 케이스가 성사된 것이다라고 편하게 생각하면 될 것을... (결국 지적이면서, 외모의 매력도 동시에 풍기는 여성을 선호하는 남성들의 사고가 한국 방송 프로그램에 등장하는 여자 아나운서들을 성적 대상화 하는 시선을 갖고 쳐다보게 만드는데 일조했고, 방송국도 이런 심리에 발 맞춰 자신들의 직원들을 그런 'Peep Show Hall'에 내보낸 것은 아닐까 하고 말이다.) 

6. 방송국의 전속 아나운서들이 연예인과 보도직이라는 두 갈래 길에서 갈지자 걸음을 걷고 있고, 방송국들도 이를 조장하는 풍토가 계속 되는 한 요즘 벌어지고 있는 이런 가쉽성 사건들은 계속 일어날 것이다. 그래서 필자는 우리 사회가 방송국 '아나운서'들을 향해 갖고 있는 이중적 시선을 까놓고 인정하던지, 아니면 그러한 시선으로 보이지 않게 시스템을 재정비할 것을 제안한다. 이런 사건들을 통해 마치 연예찌라시들의 '네가티브 마케팅' 전략처럼 이를 방송국 이름 팔기로 써먹는 3개 공중파 방송국이나, 자신의 주가 올리기에 활용하는 연예인적 마인드를 지닌 방송인들의 의도가 가끔 꼴 사나운데, 한편으로 가끔은 이러한 '전략'을 쓰게 만드는 것이 역으로 TV 속에서 헤매이는 '대중'의 요구이기도 하다는 것이 아이러니컬하기만 하다. 

사족: 아, 5번 내용의 경우 이런 경우을 지적한다면 저도 그 여성 아나운서의 방송인으로서의 자질을 의심할 수 밖에 없다. 방송 관련한 본인 적성과 상관없이 자신의 가치 상승을 위해 방송국 입사 - 미모를 압세워 대충 활동 - 돈 많은 남자 꼬시기 - 결혼해서 설사 나중에 이혼하더라도 위자료 잔뜩 챙겨서 이후에 방송국 윗사람들에게 로비해서 스리슬쩍 프리랜서랍시고 다시 방송가 기웃대기... (이 시나리오는 진정 OTL이다 ...)

관련글 더보기

댓글 영역

  • 프로필 사진
    2006.08.25 16:21
    여자 아나운서는 어때야 한다는 고정관념자체도 역시 방송에서 만들어 놓은 그림일 뿐이니. 이런 논란들은 참 무의미한 것들 같다는 생각이 들어..방송생리상 화면에 잡히는 이미지샷을 고려안할 수 없으니 비슷한 능력이라면 이쁜 얼굴 데려다 앉히는게 정석일것이고, 다만 과거에는 소위 뉴스의 꽃이라 하여 별로 할일없이 그냥 얼굴마담하는 아나운서가 대세였다면 요새는 엔터테이너식의 역략을 발휘하는 애들이 인기가 있는 흐름으로 바뀐점이고, 야들은 어차피 한국 지성적인 여자를 상징하는 일종의 마스코트 아닌감. 남자들이 만들어 놓은 마스코트. 너무나 짚어야 할 점들이 많아 이런 이야기는 술자리서 논하기로 하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