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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천 펜타포트 록 페스티발(Incheon Pentaport Rock Festival) 1-2일 관람기 (3)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07. 8. 6. 05: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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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주일이나 지나서 이 글을 쓰게 되는게 참 거시기하지만) 개인적으로 지난 2일간의 팬타포트는 여러가지 생각들을 갖게 해준 시간들이었다. 일단 즐겁게 공연을 볼 수 있었다는 것은 기쁜 일이었고, 그간 음악 글쓰기를 하면서 알게 된 여러 지인들을 한 자리에서 만나 볼 수 있었다는 것으로도 즐거운 일이었지만, 작년과 비교해 올해 공연의 달라진 모습들을 몇 가지 정리해 볼 필요도 있을 것 같아, 지난 글의 에필로그로 붙이지 않고 여기에 따로 기록해본다.

1. 공연장: 사실 외형상으로는 작년과 전혀 달라진 것이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 하지만 다행스러웠던 것은 배수 관계는 작년보다 조금 나아진 것 같았고, 화장실 상태도 (비가 안와서 그런지) 양호했다. 주최측이 빨리빨리 현금을 돌리기 위해 고안한 푸드 코트 쿠폰 사용 제도는 조금 불편한 감도 없지 않았다. (현실적으로 조금 어렵긴 하겠으나, 쿠폰 구입을 신용카드로도 가능하게 해 주었으면 하는 바램도 가져봤다.) 하지만 아디다스 존 처럼 공연 자체 이외에 정말 이 곳을 파티장으로 즐기고 싶어서 온 이들에게도 재미를 줄 수 있는 장소가 있었음은 나아진 점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다만, 언제나 장대비는 퍼부을 수 있으니, 긴 통로에 뭔가 포장된 부분은 만들어야 하지 않을까? (캠핑장은 올해도 안 들어가봐서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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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아티스트 섭외: 아직도 팬타포트가 마니아들에게 조금 냉담한 시선을 받고 있는 것은 다름아닌 출연진 부분이다. 특히, 올해는 너무 후지 록 페스티발 쪽과 맞춰가려고 한 탓인지 대중적으로 알려진 라인업이 많지 않았음이 아쉬움으로 남았다. (물론 그 덕에 이렇게 빨리 국내에서 볼 수 있으리라 기대하지 못한 팀도 만났음은 다행일 수도 있다.) 좀 더 대중적으로 잘 알려진 아티스트들을 쉽게 섭외하고자 한다면 일정을 늦춰서라도 서머소닉 페스티발쪽에 맞추는 것이 낫지 않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한다. 그리고 지인들에게 들은 정보에 근거하자면 너무 일렉트로니카, 영국 록 밴드쪽에 치우치는 경향도 있다는 생각이 들기에, 좀 더 미국 취향의 밴드에도 문호를 여려는 노력도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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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공연 진행: 작년보다 확실히 나아진 부분이다. 마지막날 뮤즈(Muse) 공연이 상당히 지연되었단 얘기는 있었으나 1-2일의 경우 맨 마지막 헤드라이너가 10분정도 지체되었던 것 빼고는 거의 시간표대로 "칼같이" 공연이 진행되었다. 그리고 대략 대중이 어떤 아티스트의 무대를 주목할 것인지 예상한 것처럼 그 부분이 덜 겹쳐지게 시간표를 짠 것도 보이지않는 장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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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 티켓 판매: 미디어에까지 과할 정도로 철저한 통제를 가했으면서, 누군가의 지적처럼 실제 거기서 일하는 자원봉사자들 같은 쪽에는 팔찌 시스템을 적용하지 않았다는 것은 좀 의아했다. 기왕 팔찌 시스템을 정착시키려 한다면 좀 더 확실한 통제가 필요할 것 같다. 그리고 마니아들이 이미 후지 록이나 서머소닉의 출연진에 비례한 가격이 얼마인지 뻔히 아는 상태에서 현재의 가격은 3일권은 그렇다 쳐도 1일권이 좀 비싼 편이다. 그 부분에 대해서 좀 시정할 필요가 있을 듯하다.

5. 관객들: 정말 올해 놀란 것은 '이 사람들은 이런 데 와서 어떻게 놀아야 되는지 다 공부하고 왔나?"하는 생각이 들 정도로 젊은 관객들은 "제대로 놀아주었다"는 점이다. 공연 무대 안에서의 광란의 분위기도 그렇지만, 그 밖 공간에서도 사람들은 정말 즐겁게 놀고 있었고, 그것이 이 땅의 록 페스티발의 미래가 아주 어둡지만은 않다는 작은 희망을 주었으나, 한편 럭셔리한 선남선녀들의 야외 놀이터가 되어버리는 것도 경계해야 할 부분 중 하나라고 생각한다. 진정 음악을 사랑하는 대중의 놀이터를 어떻게 잘 구성할 것인가, 그리고 하나의 페스티발이 끝나고 그것이 '대중 음악'의 현실세계에서의 파급을 잘 끌어낼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그래서 아직도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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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하여간 7월의 마지막 주말은 그렇게 지나갔다. 그리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왔다. 그래도 이번 여름의 추억은 나름대로 쏠쏠했다. 제발, 제발 앞으로도 이 페스티발에 대해 희망을 버리지 않게 주최측이 더 잘 해 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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