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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설의 빽판을 오랜만에 다시 꺼내다...

My Music Diary

by mikstipe 2008. 10. 5. 08: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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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Hot Tracks 2008년 10월호 Essay란에 실린 제 글의 초고입니다. 거기에 그 후 며칠 전에 구입한 해당 음반의 LP미니어처 버전의 이야기를 추가했습니다.

이번달 핫트랙스 원고를 쓰는 과정에서 편집장님께 지령(!)을 받았다.

"이번달 아티스트 디스코그래피 기사는 브루스 스프링스틴(Bruce Springsteen)으로 부탁합니다."

베스트 앨범들을 제외한다면 대체로 그의 정규앨범은 LP로 더 많이 갖고 있어서, 오랜만에 LP장에 있는 그의 음반들을 다시 꺼내보았다. 그러다... 비록 원고에는 포함되지 못했지만, 개인적으로 아끼는 그의 음반 한장이 눈에 띄어, 오늘 한 번 그걸 소개해 보기로 마음먹고 사진을 찍었다.

어떤가? 예전에도 몇 번 단색 빽판에 대한 추억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꼽는 '빽판의 전설"의 최고봉은 단연 이 앨범이다.  단색 빽판의 매력 중 하나가 오만가지 희귀음반도 (미국-영국-일본 범위의 음반은) 거의 다 만날 수 있었다는 장점이라는 건 예전에도 언급했었지만, 그 가운데 프로그레시브 록밴드들의 3LP를 무색하게 만드는 "빽판의 전설"이 바로 이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1986년 5LP 라이브 앨범인 [Bruce Springsteen & The E Street Band Live/1975-85] 패키지다. 

중학교 시절 하교해서 집으로 가는 버스를 타다가 일부러 주안역 앞에서 잠시 내릴 때가 종종 있었는데, 그 이유는 당시 주안역 주차장 옆 구석에 어떤 사람이 포장마차(?)를 차리고 노점으로 컬러빽판들을 판매했었기 때문이다. (인천에서 당시 장국영, 안전지대 빽판은 다들 거기서 종종 구했다.) 그 때 중고로 단색 빽판들이 일부 섞여있었는데, 그 가운데 이 세트를 발견했을 때, 나는 쾌재를 불렀다. 야호!!! 이것도 빽판으로 나와있을 줄이야... 두 개의 커버 속에 각각 3LP+2LP로 들어있는 상태로 다시 비닐에 담겨있었던 이 음반을 냉큼 집어 단돈 5000원(그래도 중학생 용돈으로는 센 제품이다.)에 집으로 가져왔다. 정말 그 때 집에 오면서 얼마나 뿌듯했던지....


<이 방대한 선곡을 보라. 당시 LP시장에서 이 앨범은 본국에서도 화제에 가까웠다. 게다가 이 앨범이 빌보드 앨범차트에서 1위를 했다는 건 더 화제였다.>

10년간의 방대한 라이브 음원을 바탕으로 이런 무지막지한 앨범을 낼 수 있었다는 것은 그가 앨범 [Born In The USA]의 성공으로 그만큼 자신감에 차 있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이 세트만 구하면 그의 데뷔앨범부터 당시 신보까지 모든 히트곡을 라이브로 들을 수 있을테니, 얼마나 매력적인 아이템인가? 개인적으로 이 앨범 속에서는 LP1의 첫 곡인 <Thunder Road>와 LP4에 담긴 에드윈 스타(Edwin Starr)의 고전 <War>의 리메이크를 매우 좋아한다. (아, 물론 [Born In The USA]의 히트곡들의 라이브도 다 좋다.) 전자의 경우는 원래 스튜디오 버전과 달리 거의 어쿠스틱으로 심플하게 진행하는 구성 때문에 좋아하고, 후자는 이 앨범 말고는 들을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당시 싱글 커트되어 10위권 히트를 기록했었다.)

 


 <원래 5장중 2장을 담았던 커버. 튿어서 조금 테두리를 잘라낸 뒤, 메인 패키지 속에 집어넣어 보관중이다.>


<이게 속 내용물이다. 5장... 이 엄청난 분량에 당시에는 혀를 내둘렀다. 지금이야 워낙 방대한 크기의 박스세트가 계속 나오고 있지만, 당시만 해도 이건 혁명(!)에 가까웠다. 그걸 빽판을 찍을 생각을 하다니.>

이 물건을 다시 사진 속에 담으며, 비록 복제 음반이긴 했지만 이 시절이 오히려 낭만적이었다는 생각을 했다. 금지곡이 있는 라이선스 음반을 놔두고 굳이 청계천이나 단골 음반점을 찾아가 빽판을 구하려 애썼던 그 기억들... 인터넷으로 전 세계를 누비며 음반을 구하는 것은 그것대로의 스릴과 매력이 있긴 하지만, 어린 시절 음반구입을 위해 서울 세운상가부터 인천에 존재했던 거의 모든 음반점들을 이잡듯이 뒤졌던(!) 그 추억들은 지금도 내겐 소중한 것들이다. 마치 이 음반에 대한 내 의미처럼 말이다.

 

Bruce Springsteen - War (Live)

 Update ... 2008.10.05 

이 글을 처음에 썼을 때, 

브루스 스프링스틴의 전작 LP미니어처가 국내에 수입되었다정보는 갖고 있었으나, 실제로 10월 2일 서울 핫트랙스 매장에 올라 갔을 때, 실물을 제대로 처음 보았다. 그래서 다른 건 주얼케이스 버전으로 구하더라도, 이 놈은 이 버전으로 구하는 것이 낫겠다 싶어서 바로 사가져왔다...^^;;


실제로 정말 5LP 박스를 완전히 축소시켜놓은 이 디자인을 함 보시라!!
  

< 앞면 + 사이드라벨 >

<박스 뒷면 + 사이드라벨>


<박스를 열었을 때 모습>

<CD를 담은 커버들.. 원래 LP박스에서도 이 디자인 그대로 LP속봉투 역할을 했다.>

<부클릿과 일본어 가사+해설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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