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에 첫 앨범을 내고 나서도 그리 주목받지 못했지만, 작년에 록 발라드 싱글 <Lips of An Angel>의 인기로 인하여 뒤늦게 빛을 본 포스트 그런지-메탈 밴드 힌더(Hinder)의 최신작이자 2집. 이들의 데뷔작은 사실 벅 체리(Buckcherry)와 니켈백(Nickelback), 크리드(Creed) 사이의 어딘가에 존재했었던 감이 있었는데, 이번 앨범을 통해 일단 (음악적인 평가와는 별개로) 이들의 음악적 지향점과 정체성은 분명해 진 것 같다. 그것은 바로 80년대 록-헤비 메탈에 대한 완벽한 향수 구현. 앨범의 모든 수록곡들이 전부 헤어 메탈의 시대, 그 80년대를 향해 무모할 정도로 달려가고 있다.
물론 올 뮤직 가이드(All Music Guide)나 롤링 스톤(Rollingstone)이 이 앨범에 대한 평점을 별 2개 반 정도로 준 것은 충분히 이해가 간다. 왜냐면 음악적으로 이들이 창조적인 것을 이 앨범에서 보여준 것은 하나도 없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앨범을 듣는 순간 너무나 마음이 즐거워졌다. 그것은 벅체리도 노이지한 이펙팅으로 두리뭉실 덮어버리는 그 80년대식 기타 리프, 애드립들을 이 앨범에서는 노골적으로 (혹자는 베꼈다고 생각할 지 모를 정도로) 향수 어리게 재현해낸다. 첫 싱글이었던 <Use Me>부터 키스(Kiss)의 향수를 뿜어내기 시작하더니, <Last Kiss Goodbye>에서는 어딘가 스키드 로우(Skid Row)의 록 발라드 구성이 재현되고, <Up All Night>에 와서는 데프 레파드(Def Leppard)와 함께 당대의 팝 메탈 밴드들이 모두 범벅이 되고 있지 않은가! 이 앨범에서 가장 라디오 히트가 기대되는 발라드 <Without You>도 브라이언 아담스(Bryan Adams)와 데프 레파드의 중간 선에 있다. 타이틀 트랙 <Take It to the Limit>은 아예 선배인 머틀리 크루(Motley Crue)의 기타리스트 믹 마스(Mick Mass)를 대놓고 불러 80년대 향수 가득 먹은 기타 연주들을 융단 폭격한다. 게다가<Heaven Sent>과 <Things For You>는 완전 본 조비(Bon Jovi)가 자기들꺼 베꼈다고 억울해할 지 모를 팝 메탈의 진수 아닌가!!
게다가 이들이 이 앨범을 만들면서 얼마나 80년대를 기억했는지는 노래 제목들에서 증명된다. <Up All Night>은 팝 메탈 밴드 슬로터(Slaughter)의 히트곡 제목이고, <Without You>는 자연스레 머틀리 크루의 [Dr. Feelgood]에 담겼던 록 발라드 싱글에서 따온 것이다. 게다가 <Heaven Sent>라는 제목은 도큰(Dokken)의 싱글 제목이었으며, 앨범 타이틀은 누가 뭐래도 이글스(Eagles)가 남긴 명곡의 제목이 연상될 수 밖에 없다. (물론 이 모든 제목과 달리 곡은 밴드의 동명이곡들이다.) 그야말로 앨범 제목처럼 지들이 추종하는 장르에 대해 '극단까지 밀어붙여!'라는 곤조를 갖고 만든 즐거운 록 앨범이다. 물론 <Lips of An Angel>의 매력 때문에 힌더를 좋아했다면, 슬로우 템포의 록 넘버들이 그 매력을 이어줄 것이니 충분히 감상을 권유할 만 한 작품이다.
<Tracklist> 1 Use Me 2 Loaded and Alone 3 Last Kiss Goodbye 4 Up All Night 5 Without You 6 Take It to the Limit 7 The Best Is Yet to Come 8 Heaven Sent 9 Thing for You 10 Lost in the Sun 11 Far from Home (추천곡은 아래 플레이어로 감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