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블로그에 링크되어 있는 모 블로그에 포스팅된 음원을 듣고 매료되어 아티스트의 정보를 찾다, 더욱 매료되어서 결국 인터넷 음반 몰을 뒤지다, 2장의 음반을 다 사버린 아티스트가 있다. 바로 영국 출신의 여성 포크 뮤지션
배시티 버니언(Vashti Bunyan). 1945년에 영국 런던에서 태어나, 러스킨 미술 고등학교와 옥
스포드 대학을 다녔으나, 수업에 참가하기 보다 노래를 작곡하는 것이 더 좋았기에 학업을 이어갈 수 없었다. 18살에 그녀는 뉴욕에 여행갔다가
밥 딜런의 [Freewheelin' Bob Dylan]을 듣고 반해 전업 뮤지션의 길을 가기로 결심했다. 그러다가
롤링 스톤스(Rolling Stones)를 발굴했던 매니저
앤드류 루그 올드햄(Andrew Loog Oldham)에게 발탁되어
데카(Decca) 레이블에서 첫 싱글이자 믹 재거와 키스 리차드가 작곡해 준
<Some Things Just Stick in Your Mind>를 발표했다.
(당시 그녀는 'Vashti'라는 호칭을 썼다.)
그 후 자신의 자작곡 싱글을 몇 개 더 발표했던 배시티는 당시 남자친구와 함께 말을 타고 전국을 여행하기 시작했는데, 그 과정에서 작곡된 노래들을 바탕으로 지금 소개하는 정식 데뷔 앨범
[Just Another Diamond Days]를 발표했다. 당시
필립스(Phillips)에서 발매된 이 음반에 평론가들은 긍정적 평가를 했지만, 상업적 인기는 전무했기에, 그녀는 낙심하고 음악 산업계를 떠나 히피처럼 아일랜드로 향했다. 결국 30년간 그녀는 결혼해서 3명의 아이를 낳고, 가축을 키우는 아주 평범한 삶을 살았고, 사람들에게 그녀의 존재는 잊혀져있었다. 하지만 90년대부터 브리티쉬 포크 시대 음반들의 재평가가 이뤄지면서 이 음반에 대한 관심이 늘어났고, 절판된 이 음반이 2000달러가 넘게 이베이에서 거래되는 웃지 못할 해프닝이 벌어졌다.
이 사실을 우연히 인터넷을 처음 접하면서 알게 된 배스티는 자신의 음악에 관심을 가져준 팬들에게 감사 하는 의미로
(자기도 음반을 갖고 있지 않았던) 이 앨범에 대한 음원의 저작권 확보를 위한 작업 3년에 걸쳐 완수해 냈다. 그래서 마침내 2000년에 이 앨범은 CD로 재발
매되었다.
그러나, 그녀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2005년에 마침내 자신의 두 번째 솔로 앨범
[Lookaftering]을 내놓았다. 놀라운 것은 그녀의 팬들이나 평론가들 모두 이 앨범에 만족했고, 역시 과거처럼 판매량에서 대박을 낸 것은 전혀 아니었으나, 그녀가 기나긴 시간의 간극을 넘어서도 여전히 아름답고 매력적인 포크 싱어로 부활할 수 있었다는 사실 만으로도 팬들과 포크 매니아들은 열광했다.
사실, 이 두 앨범은 어느 트랙이 특별히 좋다, 베스트 트랙이다... 라고 말 하는 것이 무의미하다. 애초에 그렇게 튀는 싱글을 부각시킬 앨범도 아닐 뿐더러, 쭉 들으면서 그 아름다움을 느끼는 것이 오히려 앨범 감상에 더 적합한 방법이다. 그리고 다행히 두 장 모두 그 당시에 라이선스 CD로, 그것도 LP 미니어처로 발매되었기에, 비싼 비용 치러서 해외 구매를 안해서 천만 다행이었다. 불행히도 국내에선 아직까지 재고가 남아있는 걸로 보이니, 여기 링크된 음악을 듣고 맘에 드셨다면 구입해보는 센스도 발휘해 보시길... 실로 오랜만에 들을 때마다 맘이 편해지는 음반을 만난 것 같아 반갑기 그지없다.
Just Another Diamond Days
(1970)
1. Diamond Day
2. Glow Worms
3. Lily Pond
4. Timothy Grub
5. Where I Like To Stand
6. Swallow Song
7. Window Over The Bay
8. Rose Hip November
9. Come Wind Come Rain
10. Hebridean Sun
11. Rainbow River
12. Trawlerman's Song
13. Jog Along Bess
14. Iris's Song For Us
15. Love Song
16. I'd Like To Walk Around
In Your Mind
17. Winter Is Blue
18. Iris's Song (Version Two)
Lookaftering (2005)
1. Lately
2. Here Before
3. Wayward
4. Hidden
5. Against The Sky
6. Turning Backs
7. If I Were
8. Same But Different
9. Brother
10. Feet Of Clay
11. Wayward Hum
<근데 ... 세월이 너무 흘렀다.... 저렇게 팍삭 삭으시다니...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