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글은 100Beat 편집진과 소리바다 측이 기획한 1990년대 베스트 앨범 100선 국내편 21위로 선정된 이 앨범에 대한 리뷰 원고입니다.
Solid - 이 밤의 끝을 잡고 (Videoclip)
무엇보다도 수위조절(?)이 적용되었던 3집 [Light Camera Action!](1995)와 4집 [Solidate](1997)보다 이들의 2집을 이들 커리어의 대표작으로 평가하는 가장 큰 이유는 편곡의 면에서도 해외 트렌드의 본질에서 그리 크게 이탈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비록 데뷔작에 비해 멤버들의 목소리를 전면에 배치하면서 멜로디를 강조했지만 김조한의 보컬은 창법 면에서도 미국 R&B의 분위기를 가장 완벽하게 구현했다. 또한 이준의 랩 스킬 역시 당시 한국어로 랩 플로우가 어떻게 안전하게 정착할 수 있는가의 표본을 보여주었다. 여기에 정재윤의 비트 활용 감각까지 3박자를 완벽히 구현한 곡이 앨범의 또 다른 대표곡 ‘나만의 친구’였다. 비록 영어 랩이 중심이지만 역시 뉴 잭 스윙의 비트감이 적정선을 유지하는 ‘Why’나 거의 당대의 지 펑크(G-Funk)와 비교해도 부족함 없는 ‘Hip Hop Nation’도 앨범의 빛나는 부분이다. 유로 하우스 비트가 활용되었지만 ‘슬럼프’나 ‘넌 누구니’에서 정재윤은 흑인 음악 본연의 그루브는 충실히 유지하려 노력했다. 또한 놓칠 수 없는 곡은 ‘아끼지 못했던 사랑’이다. ‘이 밤의 끝을 잡고’가 김형석의 작곡 참여를 통해 멜로디가 중심에 섰다면, 이 곡은 1990년대 가요 발라드 가운데 최초로 슬로우 잼(Slow Jam) 본연의 공식을 잘 수행해 낸 작품이다.
이제 이준과 정재윤의 근황은 그리 잘 들려오지 않으며, 김조한을 ‘나는 가수다’ 무대를 통해 다시 만나게 되었을 정도로 솔리드는 추억 속에 있다. 하지만 이 음반으로 그들은 검은 색 리듬도 어떻게 ‘요리’하면 주류 가요 속에 이식할 수 있는지 그 답을 제시했고, 17년이 지난 지금 들어도 그리 촌스럽지 않은 매력을 간직하고 있다. (김성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