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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y - A Night In Seoul (1999) [소리바다 1990년대 베스트 앨범 100 국내 25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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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mikstipe 2011. 11. 22. 20: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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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 글은 100Beat 편집진과 소리바다 측이 기획한 1990년대 베스트 앨범 100선 국내편 25위로 선정된 이 앨범에 대한 리뷰 원고입니다.


토이, 또는 유희열이라는 뮤지션에 대해 이야기를 시작할 때, 그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 출신이며 동시에 하나뮤직에서 그의 데뷔작을 냈었다는 사실은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그 이유는 바로 이 두 가지 사실이 그의 음악에 담긴 모든 것에 대한 핵심적 배경이자 근거가 되기 때문이다. 대한민국 대중음악의 역사에서 유재하로 인해 서구식 어덜트 컨템포러리 팝과 퓨전 재즈, 클래식의 감수성을 세련되게 도입하는 발라드의 시대가 시작되었고, 유희열은 유재하 음악경연대회에 참가하여 그 영향권 아래에서 이력의 출발점을 잡았던 것이다.

또한 그가 당시 엔지니어 뮤지션 윤정오와 함께 하나뮤직(좀 더 편하게 말해 조동진/조동익 사단)이라는 레이블 속에서 토이의 데뷔작을 발매했다는 것은 그가 가장 한국적 정서와 서구적 방법론의 조화를 묵묵히 진행했던 ‘진정한 뮤지션 집단’의 의지를 추종하겠다는 결의와도 같다. 비록 그 첫 앨범이, ‘내 마음 속에‘가 FM전파를 열심히 탔다는 것을 빼고는, 대중적 성과를 내지 못했지만 그는 이 음반으로 대중적 감수성을 노래하면서도 결코 과하게 통속적이지 않으려는 자신의 음악적 목표를 달성했다. 그는 어느덧 한국 가요사의 중요한 두 물줄기의 의미를 계승하는 책임을 자연스럽게 떠맡은 셈이었다.

대신에 시대의 변화를 간파한 그는 2집과 3집을 통해 흔히 ‘015B’라 일컫는 1990년대 가요 씬의 또 하나의 특별한 방법론을 받아들였다. 홀로 서야 했던 부담과 보컬의 한계를 객원가수 시스템을 통해 커버하고, 화려한 015B의 대표곡 속에 가려져있던 ‘015B표 발라드’로 통하는 당시 20대들의 정서를 통찰한 센티멘탈리즘 가사의 장점도 살짝 받아들였다. 이 때부터 그는 자신의 음악적 기반을 대중에게도 더 친근하게 닿게 하는 ‘날개’를 달았다. 그렇게 ‘내가 너의 곁에 잠시 살았다는 것’, ‘선물’ 등으로 대표되는, FM방송의 힘으로만 이어진 유희열의 작은 성공은 시작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이 앨범 [A Night in Seoul]을 통해 유희열은 자신이 쌓아온 음악적 내공을 하나의 ‘정점’으로 표출해 냈다.




Toy - 여전히 아름다운지 (Videoclip)

사실 이 앨범 속에는 그가 토이 1집부터 3집까지 보여주었던 모든 음악적 요소들이 들어있지만, 그가 얼마만큼 사운드 프로듀싱을 위해 공을 들였는지는 앨범 전편에 깔린 우수한 세션 연주와 치밀하나 과밀하지 않은 편곡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타이틀 트랙 ‘A Night in Seoul’과 같은 세련된 퓨전 팝 연주곡은 그 진수라 할 수 있다. 전체적 곡 구성 면에서 ‘퓨전’과 ‘팝’의 경계에 놓인 발라드 방법론(‘여전히 아름다운지’, ‘거짓말 같은 시간’을 김연우에게 보컬을 맡긴 이유는 그래서 분명하다)은 유지되고 있으나 장르적으로도 좀 더 다채로워졌다. 드럼 앤 베이스 비트를 자신의 재즈 발라드 정서와 조화시킨 ‘저녁식사’가 단적인 예시다. 특히, 다채로운 객원 보컬들을 초빙하면서 그들이 가진 장점도 극대화하는 여유를 보여준다. 김장훈과 윤종신이라는 두 보컬을 ‘스케치북’이라는 포크 팝/록 트랙 하나로 매끈하게 묶어내는 일, ‘우리는 어쩌면 만약에’를 통해 자신의 곡으로 윤상의 보컬이 가진 최상의 매력을 끌어내는 것은 그 어느 한국 주류 음악 프로듀서도 쉽게 하기 힘든 것이었다.

우리에게 1990년대 말에 이런 완성도 높은 ‘대중적 팝 앨범’이 있었다는 것은 축복과도 같았다. 조금 답보상태에 놓인 유희열의 현재 모습을 보면서도 아직 그의 음악 속에서 뭔가 기대하는 마음을 남겨놓은 이유는 바로 이 음반 때문인지도 모른다. (김성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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