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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d Sheeran - + (Daum 뮤직-100Beat 리뷰)

Review 저장고/팝

by mikstipe 2011. 12. 20. 22: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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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립 가능한 포크와 힙합
 
  한 해에도 수많은 신인들이 쏟아져 나오는 대중음악 시장에서 자신의 노력만으로 그 이름을 알리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그렇기에 홈레코딩으로 능력만 있다면 혼자서 음악을 만드는 게 가능해졌고, 유튜브나 인터넷으로 자신의 음악을 충분히 알릴 기회는 생겼음에도 여전히 그들은 메이저 레이블에 데모 테이프를 보내고 계약을 따내고 싶어하는 것이다. 하지만 여기 오랜 기간 동안 자신만의 방식으로 꾸준히 길을 닦아 데뷔 6년 만에 마침내 대중의 반응을 얻고 이를 바탕으로 메이저 데뷔작까지 발표한 한 싱어 송라이터가 있다. 그가 바로 영국 출신의 약관의 남성 뮤지션 에드 시런이다. 

  1991년 웨스트 요크셔 할리팩스(Halifax) 태생인 에드는 어린 시절부터 기타를 배웠고, 고교시절에 이미 작곡을 할 능력을 갖췄다. 그리고 초등학생 때 밴 모리슨(Van Morrison)의 음악을 들으며 부모와 함께 데미안 라이스(Damian Rice)의 공연을 보러 가는 등 이미 자신의 음악적 취향이 매우 뚜렷했기에, 그의 음악이 포크적 성향을 갖는 것은 당연했다. 결국 그는 15살에 그의 자신의 첫 EP [The Orange Room]을 자비로 내놓고 본격적인 음악 활동을 개시했다. [Ed Sheeran](2006), [Want Some?](2007) 등의 EP를 계속 발표하면서 아직 그를 알아주는 사람이 별로 없어도, 심지어 관객이 5명밖에 없는 무대에서도 공연을 했다. 그렇게 점점 늘어간 공연 횟수가 2009년에는 312건이나 되었다. (그는 어느 인터뷰에서 과거 밴 모리슨이 한 해에 200회의 공연을 했다는 얘기를 듣고서 자신이 그 기록을 넘어서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결국 2009년 네 번째 EP [You Need Me]가 처음 영국 앨범 차트 200위권에 진입했고, 저스트 잭(Just Jack)이나 랩퍼 이그잼플(Example) 등 이미 메인스트림에 진입한 아티스트들이 그의 공연과 동영상을 보고 함께 무대에 서자는 러브콜을 보냈다. 마침내 2010년에는 처음으로 평단이 주목했던 [Loose Change]EP가 선을 보였고, 여기서 공개된 싱글 ‘The A Team’이 대중에게 서서히 어필하기 시작했다. 인터넷을 기반으로 그의 팬들은 점점 늘어났고, 그 가운데는 영국 축구선수 리오 페르디난드와 엘튼 존 경도 포함되어 있었다. 2장의 EP를 디지털로 더 발표한 그는 올해 1월 발표한 마지막 인디 EP [No. 5 Collaborations Project]를 통해 그라임(Grime) 힙합 아티스트들과의 협연으로 화제를 모았고, 어떤 홍보활동과 레이블의 지원 없이 첫 주에 7000장을 파는 기록을 세웠다. 그 결과로 그는 3개월 뒤 1000명 이상의 관객 앞에서 최초로 공연을 했고, 바로 어사일럼(Asylum) 레이블이 그에게 손을 내밀어 데뷔 앨범 [+]가 완성된 것이다. 


  이렇게 오랜 숙련의 기간을 거쳤기 때문에 에드 시런의 음악은 데뷔작이라 느끼기 힘들 만큼 깔끔하고, 세련되고, 탄탄하다. 어쿠스틱 기타 중심으로 심플하게 진행되는 ‘The A Team’는 국내 여성 팬들을 사로잡기에 충분하며, 피아노와 보컬만으로 구성된 ‘Wake Me Up’, 적당한 드럼 비트가 텐션을 실어주는 최근 싱글 ‘Lego House’ 등의 곡을 들으면 그를 ‘제 2의 제이슨 므라즈, 또는 제임스 모리슨’이라 쉽게 단정할 수도 있겠다. 그러나 나머지 업비트의 곡들을 들으면 그의 힙합에 대한 애정이 드러난 곡들도 많다. 어쿠스틱 기타 중심의 어번 리듬 위에 마치 랩처럼 플로우를 담아 노래하는 그의 보컬이 인상적인 ‘Grade 8’, 밴드가 연주하는 힙합 비트 위에서 앨범에서 가장 랩다운(?) 그의 운율이 에미넴(Eminem)이 부럽지 않은 트랙인 ‘You Need Me, I Don't Need You’ 등에서 앞으로 그의 음악에서 기대할 부분을 더 많이 찾게 된다.

  오랜 각고의 노력을 통해 드디어 에드 시런은 첫 메이저 앨범으로 고국을 넘어 세계 시장에 자신을 알릴 기회를 얻었다. 어쿠스틱 포크 록의 감성, 그리고 어쿠스틱 힙합의 감성까지 함께 가진 이 싱어 송라이터의 미래는 바로 자신이 가진 두 가지 장점을 어떻게 갈고 닦느냐에 따라 달려있을 것 같다. 일단 첫 단추는 잘 꿰고 가고 있기에 기대감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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