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세 컨텐츠

본문 제목

Saza최우준 Trio Club 전국 투어 - 인천 (2012.04.28 신포동 바텀라인)

Concert Reviews

by mikstipe 2012. 5. 7. 21:46

본문

벌써 1주일이 훨 지나버렸지만, 이 얘기를 안 쓰고 넘어갈 순 없어서 이제야 리뷰를 올린다. 지난 4월 28일에는 최근 두 번째 솔로 앨범이자 로다운 30과 함께 오랜만에 제대로 된 블루스 록 앨범을 발표한 Saza 최우준이 자신의 트리오를 이끌고 펼치는 전국 클럽 투어가 인천 신포동에서 대단원의 막을 내리는 날이었다. 그의 2집을 들으며 '상당히 잘 만든 블루스 록 앨범'이라고 생각하면서 동시에 처음 제대로 감상하는 그의 보컬이 은근히 블루스라는 장르와 잘 맞아떨어진다는 생각이 들었기에, 그의 공연은 꼭 제대로 봐야겠다는 생각을 헀다. 이미 핫트랙스 매거진 필자 한 명과 잘 알게 된 사이라기에 언젠가는 그와 직접 대면할 기회가 있을 거라 생각했지만, 오이뮤직 전 기자였고, 역시 인천이 고향인 배영수씨와도 잘 아는 사이라기에, 혼자서라도 보러 갈까 생각했던 것을 그의 일행과 함께 보는 주말의 저녁 이벤트로 변경해버렸다.

신포동에서 순대곱창볶음으로 저녁을 해결하고, 한창 한중문화축제가 벌어지고 있었던 상황이었기에 자유공원도 오랜만에 올라가 거기서 진행되는 행사도 잠시 구경한 후, 다시 홍여문 아랫길로 내려왔다. 그리고 도착한 신포동의 재즈 클럽 바텀라인. 사실 인천에 산다면 많이 가봤어야 하는데, 솔직히 신포동쪽 클럽이나 음악 바는 많이 가지 못한 편이었다. 그래서 인천 토박이임이 갑자기 부끄러워지는 상황. 클럽 앞에서 일행과 올라갈까 머뭇하던 찰라에 바로 건너편 중국요리집 중화루에서 걸어나오는 최우준과 밴드 멤버들이 보였다. 배 기자의 소개로 인사를 나눴고, 그가 이미 내가 핫트랙스 매거진에 쓴 기사를 읽었다는 얘기를 들어서 기뻤다. 일단 그들보다 먼저 클럽 안으로 들어갔고, 이미 서서히 자리는 꽉 차있었다. 예매로 잡은 자리라서 무대를 가장 가까이 볼 수 있는 맨 앞줄 좌측 테이블에 우리는 앉게 되었다. 이 곳의 무대는 일단 뒷 배경 디자인이 너무 매력적인데, 마일즈 데이비스의 [Tutu] 커버를 활용한 무대 뒤 일러스트가 특히 인상적이었다.


9시경부터 그와 밴드는 무대 위에 올라왔고, 거의 90분에 가까운 시간동안 그의 2집에 수록된 대부분의 곡들을 연주했다. 그리고 몇 곡의 정통 블루스-소울 트랙의 커버, 신촌 블루스의 <건널 수 없는 강>, 그리고 김창환의 <어머니와 고등어>, 송대관의 <해뜰날>까지 한국 가요의 고전들을 그의 스타일로 커버해 연주하기도 했다. (아래의 영상은 그 가운데 레이 찰스(Ray Charles)의 고전 중 하나인 <Hard Times>다. 동영상 녹화를 위해서는 폰 커버를 벗기고 해야 소리가 좋음을 망각했던 내 불찰로 소리가 지저분한 점을 용서하시길.) 껍질이 살짝 벗겨진 펜더 스트라케스터를 붙들고 그의 트레이드마크 사자 머리로 눈을 가린 채 연주하는 그의 모습은 과거 웅산의 백업으로 송도 신도시 이벤트 공연에서 연주하던 모습과는 또 다른 외모의 매력을 선사했다. 하지만 그 보다 더욱 중요한 건 그의 기타 연주의 매력이었다. 적어도 이 무대에서 만큼은 그가 현재 퓨전 밴드 윈터플레이의 기타리스트라는 사실이 전혀 느껴지지 않을 만큼 완벽한 블루스 필로 점철된 연주를 그는 들려주었으니까. 이제 명실공히 그의 연주 자체가 확실한 경지에 이른 것이 선율 한 음 한 음마다 느껴질 만큼 탄탄했다. 윈터플레이에서 함께 연주하는 베이스주자와 함께 이 밴드로 섭외한 객원 드러머와의 호흡도 완벽했다.  


사실 원래 이 곳은 이번 공연이 아니면 대체로 퓨전-재즈 밴드가 무명부터 유명 팀까지 와서 공연하는 곳이라, 이펙터도 사용하고 헤비하게 울려대는 이번 공연 때문에 아랫층 노래주점 주인장이 고통을 호소했을 수도 있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런지 공연 중간에 입구 주변에 경찰관들이 올라왔던 것도 눈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그러나 다행히 정식 공연 허가가 나있는 클럽이고, 법적 하자가 없기에 일단 그들은 조용히 사라졌다. 그런 걸 아는지 모르는지, 공연장의 관객들은 모두 진한 밴드의 연주에 환호하고 한마디로 제대로 '취해있었다.' 맥주 두병의 취기보다 나도 그 연주의 취기에 더 흠뻑 빠져 있었으니까......

공연이 다 끝난 후 그는 즉석 싸인회(?)까지 마친 후, 우리 테이블로 와서 인사까지 하고 멤버들과 함께 자신들의 자리로 옮겨갔다. 그들보다 우리가 더 빨리 자리를 뜨긴 했지만, 밖에 나와서도 그 블루스 연주의 감흥이 계속 남아 다음날 집에서도 계속 유튜브로 블루스 록 관련 음악만 찾아들었다. 아름다운 4월의 밤에 느꼈던 가슴 찡한 한 편의 공연으로 기억에 계속 남을 것 같다.



Saza최우준 Trio - Hard Times
(Live At 인천 신포동 Bottom Line) 



관련글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