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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스트앨범 가이드 (8) - Modern Talking

80팝/80년대 팝앨범리뷰

by mikstipe 2006. 4. 2.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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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에도 정상의 자리를 지키는 유로 댄스뮤직의 살아있는 전설,
모던 토킹(Modern Talking)의 20년 역사를 결산하는 베스트 앨범

80년대 유로 팝-댄스에 대한 기억들, 그리고 그 속의 모던 토킹
 

70년대 말을 기점으로 전세계적인 디스코의 열풍은 서서히 식어갔지만, 80년대 초반 유럽 팝 시장에서는 댄스 클럽을 중심으로 한 팝적인 댄스뮤직들이 70년대 말 디스코의 영광을 대체했다. 그 과정에서 일부 아티스트들은 영국과 유럽 각국의 신시사이저 팝 음악의 분위기를 디스코보다 조금 빠른 비트와 조합해낸 유로 댄스(Euro-Dance)라는 하나의 흐름을 만들어 80년대 전 유럽의 플로어를 뜨겁게 달궈주었다. 특히 이 트렌드는 미국식 흑인 펑키-소울 댄스뮤직의 끈끈함도 없으며 동시에 영국식 신스 팝과도 차별을 둔 쉬운 멜로디와 단순 반복되는 비트 덕분에 아시아 팝 팬들에게 사랑 받기에 적합한 요건을 갖추고 있었고, 그 반응이 가장 열광적이었던 지역 중 한 곳이 바로 한국이었다.
  그리고 당시의 국내 음반 시장의 몇 가지 환경 요인들은 유로 댄스가 국내에서 인기를 끌기에 가장 적합한 조건들을 제공했다. 먼저 당시 청계천의 소위 '빽판 시장'에서는 DJ들을 위해 국내 발매보다 훨씬 빨리 일본, 홍콩의 클럽 인기 트랙들을 빠르게 복제해내었는데, 이 음원들이 매니아들에게 빨리 다가가는 첨병이 되었다. 이에 뒤질세라 국내 유럽 팝 라이선스 배급을 맡은 회사들이 정책적으로 12인치 싱글을 다수 배포했고, 당시 국내 FM방송도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이런 음악들을 자주 선곡해 국내 팝 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이러한 와중에서 국내 팝 팬들에게 몇몇 유로 댄스 계열 아티스트들은 적어도 그 당시 한국의 '닭장(당시 나이트 클럽의 애칭)'에서만큼은 영-미 대륙의 거물급 아티스트를 무색하게 하는 인기를 누렸다. 런던 보이즈(London Boys), 배드 보이즈 블루(Bad Boys Blue), 조이(Joy), 데이빗 라임(Daivd Lyme), 켄 라즐로(Ken Lazlo)...... 80년대 댄스뮤직을 사랑했던 분들에겐 추억이 새록새록 묻어나는 이름이 아닌가. 하지만 이들 중 대부분은 (90년대로 와서 런던 보이즈가 영국에서 반짝 인기를 얻은 경우를 제외하고) 자국 주변에서 소폭의 히트를 하는 것에 만족해야 했다.
  하지만 이 음반의 주인공 모던 토킹(Modern Talking)의 경우는 인기의 차원이 앞서 언급한 아티스트들과는 분명 달랐다. (비록 10년 이상의 해체기가 있었다고 해도) 이들은 고향인 독일에서 최고의 댄스뮤직 밴드로의 위상을 놓치지 않았으며, 80년대부터 지금까지 영국-미국 시장을 제외한 전 유럽과 아시아에서 꾸준한 인기를 얻어왔다. (지금까지 이들의 앨범이나 싱글이 차트 10위 내에 들었던 국가는 약 27개국이라고 한다.) 게다가 98년 재결합한 이후 발표한 5장의 앨범들에서 그들은 단지 과거의 영광에 의존하려는 것이 아니라 자신들의 고유한 색채에 현재 유럽 클럽 트렌드에 발맞춘 새로운 음악적 시도를 통해 음악팬들과 함께 호흡하고 있다. 즉 모던 토킹은 유로 댄스뮤직 역사의 산 증인이며 '박제된 전설'이 아닌 '살아있는 전설'로서 우리 곁을 지키고 있는 것이다.

모던 토킹의 음악적 여정 : 1984년부터 2003년까지
  1954년생인 디터 볼렌(Dieter Bohlen)과 1963년생 토마스 앤더스(Thomas Anders)가 처음 만나게 된 것은 1983년이었다. 당시 디터는 함부르크에서 프로듀서 일을 하면서 당시 유럽에서 히트한 F. R. David의 <Pick Up The Phone>을 독일어로 부를 가수를 찾다가 그의 목소리를 듣고 한눈에 반하게 되었다. 비록 그의 목소리로 녹음한 버전은 히트하지 못했지만, 두 사람은 서로의 재능을 확인하고 다음 해에 모던 토킹을 결성했다.
이들은 84년말 발표된 첫 싱글 <You're My Heart, You're My Soul>을 통해 유럽 여러 국가에서 골드레코드를 기록한 후 첫 앨범「The First Album」까지 큰 인기를 모으며 유럽 전역에서 인기를 받는 아티스트가 되었다. 그 후 이들은 「Let's Talk About Love」(85),「Ready For Romance」(86),「In The Middle Of Nowhere」(86),「Romantic Warrior」(87),「In The Garden Of Venus」(87) 등 87년까지 총 6장의 정규앨범을 발표했고, 그 중에서 <You Can Win If You Want>, <Cheri Cheri Lady>, <Brother Louie>, <Atlantis Is Calling(S.O.S. for Love)>(모두 독일에서 플래티넘 싱글 기록), <Jet Airliner>등의 히트 싱글은 이들을 80년대 유럽 최고의 댄스 팝 듀오로 만든 곡들이었다.
  이들의 히트곡들을 들어보면 당시 다른 유로 댄스와는 다른 그들만의 고유한 스타일이 있음을 느끼게 되는데, 주로 후렴부분이 점층적으로 겹치면서 가성으로 변화하는 토마스의 보컬과 그 뒤를 받쳐주는 깔끔한 하모니가 주는 신선함은 누구도 흉내내기 힘든 그들의 트레이드마크였다. 하지만, 시시 캐치(C. C. Catch)등의 가수를 키우며 프로듀서로도 인정 받은 디터는 자신의 솔로 프로젝트 블루 시스템(Blue System)에 전념하는 듯한 행보를 보였다. 그 결과 토마스는 솔로 활동을 하겠다고 선언하면서 결국 87년 말에 밴드는 해체하게 된다.
  모던 토킹의 해체 이후 아시아 지역 팬들은 그들에 대해서 서서히 잊어가고 있었으나, 그 동안 디터는 블루 시스템의 이름으로 87년부터 97년까지 자국에서 총 13장의 앨범을 발표했고, 토마스는 90년부터 독일과 유럽에서 총 6장의 솔로 앨범을 발매하며 솔로활동에 매진했다. 하지만 그 속에서 두 사람은 서로 함께 했던 시절이 서로의 음악을 더 완벽하게 해 주었다는 사실을 확인했고, 결국 10년만에 다시 뭉쳐 모던 토킹을 재건하게 되었다.
  일단 자신들의 기존 히트곡들을 일렉트로니카 시대에 맞게 재편곡하거나 랩을 첨가한 버전들과 신곡을 추가했던「Back For Good」(98)은 유럽 팝 시장에서 화제를 모으며 이들의 성공적인 복귀를 이끌었다. 그 후「Alone」(99),「2000: Year Of The Dragon」(00), 「America」(01),「Victory」(02), 그리고 가장 최근에 발표된「Universe」에 이르기까지 이들은 1년에 1장씩 꾸준한 앨범 발표를 하고 있다. 현재 그들은 자신들이 기존에 보여주던 사운드 이외에도 현재 유럽과 미국에서 유행하는 댄스뮤직의 최신 트렌드도 수용하는 자세를 보여주고 있는데, 이는 자신들의 기존 이미지를 유지하면서도 시대에 뒤쳐지지 않으려는 그들의 전략이 반영되었다고 할 수 있겠다.
(사족: 그런데, 이들은 2003년 가을, 결국 다시 각자의 길을 가기로 결정하고 해체를 선언했다. 물론 이번에는 서로의 우호적인 관계는 그대로 유지한 상태로...... 외국에서는 The Final Album이란 형식의 베스트로 그들의 팬들의 아쉬움을 달래주었다. (원문은 그 몇 개월 전에 쓰여져서 이 내용을 추가 합니다...^^;;;))


그들의 20년간의 음악 여정이 풍성하게 담겨있는 오직 국내 팬들을 위한 베스트 앨범
  이번에 발매되는 이들의 베스트 앨범은 지금까지 발표된 그들의 여러 베스트 앨범 중에서 최초로 2CD로 발매되는 것으로, 85년부터 지금까지 최신작「Universe」를 제외한 11장의 정규 앨범 중에서 각각 2-4곡씩 고르게 선곡되어있어 그들의 음악 여정을 일목 요연하게 확인할 수 있다. 또한 CD 2장 분량인 총 34곡이라는 풍부한 트랙 리스트는 그들의 과거 앨범을 CD로 구하지 못했던 국내 팬들에게는 소장용으로서의 매력도 선사하고 있다. 첫 번째 CD는 87년까지의 히트곡들(앞에서 언급한 그들의 플래티넘 싱글들과 이전 베스트 앨범에선 빠졌던 <In 100 Years> 등의 6집 수록곡까지)이 담겨 있으며, 두 번째 CD는 <You're Not Alone>, <Sexy, Sexy Lover>, <China In Her Eyes>, <Win The Race>, <Ready For The Victory> 등 재결합 이후 발표된 앨범들에서의 베스트 싱글들이 대등한 비율로 담겨있다. 특히 <You're My Heart......>, <Brother Louie>의 경우는 원곡과 98' Remix 버전이 모두 실려 있어서 그들의 과거와 현재의 감각을 비교해 볼 수 있으며, 각 CD의 끝부분에 실린 히트곡 메들리까지 싣고 있어 모던 토킹 컬렉션으로의 완벽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최근까지도 전 유럽 차트에 등장하며 정열적 활동을 보여주고 있는 시점에 발표되는 이번 베스트 앨범은 그 동안 모던 토킹을 아껴온 386세대 팝 팬들과 유로 댄스뮤직 팬들에게 더할 바 없이 반가운 음반이며, 그들이 우리에게 아직까지 사랑 받는 뮤지션임을 증명하는 정표로서 의미를 가진다고 할 것이다.


                                     

2003. 6.  글/ 김성환 (80s Pop Music Journa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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