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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진영, 미국 진출 좀 조용하게 하면 안되남?

mikstipe 음악넋두리

by mikstipe 2006. 9. 1. 13: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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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가면서: 먼저 '스타뉴스'인가에 난 이 기사부터 읽으시고 제 글 읽어주시기 바란다.

박진영, 세번째 '빌보드 톱 10' 진입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김원겸 기자]

미국에 성공적으로 진출한 최초의 아시아인 프로듀서 박진영이 세번째 '빌보드 톱 10' 진입에 성공했다. 박진영은 기존 싱글 빌보드 차트 3위까지 오른 'Me & U'라는 곡으로 이미 앨범 발매 전부터 주목을 받았던 차세대 스타 캐시(Cassie)의 데뷔 앨범 'Cassie'를 통해 다시 빌보드를 점령했다.

지난 8월26일 빌보드 앨범 차트에서 4위까지 오른 이 앨범에 자신이 작곡한 'When Your Body Is Talking' 수록시켰다. 또한, 음반사인 워너 뮤직은 음반 판매 촉진을 위해 미국 최대의 유통 체인인 서킷 시티(Circuit City)에서 판매되는 앨범에 만 박진영 곡을 보너스 트랙으로 수록시켜, 더욱 의미를 더했다.

'Cassie' 앨범은 음반계 '마이다스의 손' 피디디(P Diddy) 와 하버드 대학 출신의 떠오르는 프로듀서인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 비욘세가 참여해 앨범의 위용을 높이고 있다. 특히, 미국 최고의 커뮤니티 포털 사이트인 Myspace.com을 통한 새로운 홍보방식으로 잘 알려져있는 캐시의 이번 앨범에 박진영의 곡이 수록된 것은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박진영의 소속사 JYP측은, 무엇보다 지난 2월에 있었던 가수 비의 뉴욕 메디슨 스퀘어 가든 공연에도 모습을 비추며 우정을 과시했던 피디디(P Diddy)와의 지속적인 작업은 향후 박진영의 비즈니스 방향을 보여주고 있으며, 피디디(P Diddy)와 라이언 레슬리(Ryan Leslie)는 향후 설립될 JYP 엔터테인먼트 미국 법인의 주요 파트너 후보로도 올라와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박진영은 이미 2004년 9월 메이스(Mase)의 앨범 '웰컴 백(welcome Back)' 에 '더 러브댓 유 니드'(The love that you need)를 수록해 빌보드차트 4위에 올랐으며, 2005년 4월에도 윌 스미스(Will Smith)'로스트 앤 파운드(Lost and Found)' 앨범 '아이위시 아이 메이드 댓'(I wish I made that)을 수록해 빌보드 챠트 6위를 기록하기도 했다. 세번째 가시적인 결과로 기록될 이번 'Cassie' 앨범의 참여는, 성공적 아시아인 프로듀서로서의 박진영이 입지를 굳히고 미국 정착에 성공했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평가되고 있다.



이런 기사라면 이미 킬러캐스트에서 한방 먹여주셨어야 하는데, 아직 안 올라온 관계로 이번엔 제가 좀 정리를 해본다. 아무리 JYP엔터테이먼트가 보낸 보도자료에 근거하여 썼다고 전제하여도, 이 기사는 보는 독자들의 정확한 이해를 위해 몇 가지 수정되어야 할 부분이 있다.

1. 제목자체에 큰 하자는 없으나, 정확히 하자면 '박진영이 작곡가로 참여한 세 번째 앨범, 빌보드 앨범차트 Top 10 행진중' 이라고 해야 오해가 없다. 박진영이 작곡한 특정곡, 싱글이 많은 에어플레이나 온라인 음원 판매로 인해 싱글차트 10위권에 올랐단 이야기는 아니지 않은가?

2. 중간부에 어리둥절한 말들의 실체는 박진영이 이런 연속적 미국 아티스트 앨범 참여는 그가 피 디디(P.Diddy)와 지속적으로 개인적 교류를 충실히 하고 있다는 이야기이다. 즉, 피 디디가 이끄는 배드보이(Bad Boy)레이블이 존재하기 때문에 이러한 기록은 가능하다는 이야기다. (주류 음반 산업은 어쨌거나 비즈니스의 세계이니 그 면에서 현재 박진영은 우수한 비즈니스 능력을 보여주고 있음이 분명하다.) 물론 미국 작곡가, 프로듀서의 시각에서 그의 작곡실력을 좋게 평가했다는 것은 좋은 일이겠으나, 그가 제대로 '미국시장에서 인정받았다'라는 소리를 듣기 위해서는 아예 피 디디가 그를 배드보이 전속 작곡가로 임명했다던가, 아니면 레이블과 상관없이 여러 아티스트들이 그의 작품을 찾아야 한다는 이야기다. 외국 아티스트와의 개인적인 친분만으로 그가 미국 시장에서 작곡가, 프로듀서로 살아남기는 생각보다 쉽지 않을것이다. (이건 작곡 능력의 문제로만 되는건 아니다!!)

3. 개인적으로 난 박진영을 싫어하지 않는다. 아직도 난 그의 대표곡 '그녀는 예뻤다' 90년대의 멋진 싱글이라 생각하고, 박지윤의 '성인식'내겐 좋은 곡으로 평가받으니 말이다. 그에게 독설까지 퍼부었던 "정치적으로 올바른" 평론가들이 몇몇 있었지만, 난 그정도까지 그를 문제 삼고 싶지는 않다. 진짜 잔인하고 돈밖에 모르는 기획자라면 임정희는 데뷔도 하기 전에 JYP에서 쫒겨났을지도 모르니까. 그에게 걸고넘어질 부분은 그냥 기획력과 재능있는 인물을 발굴하는 능력에 비해 그들을 음악적으로 성숙해지도록 꾸미는 데에는 그와 기획사의 실력이 좀 모자란다는 것이다. 수많은 표절 논란이 이를 증명하지 않는가? 음악적으로 어떤 요소가 맘에 든다고 여과와 내면화 없이 이를 응용하면 어떤 결과를 초래한다는 실례를 박진영은 겪은 셈이다.
  필자는 그것이 그가 기획자와 프로듀서, 작곡자 세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다 본업쪽에서 실패한 경우라 생각한다. 그래서 결국 그도 미국으로 건너갈 결심을 했겠지만 말이다. 어쩌면 그가 자신의 기획사의 우두머리가 되는 것에 도취되지 않고 미국으로 들어가 '맨땅에 헤딩하기'를 통해 그 시장 진출 의 길을 닦고 있는 그 자세만큼은 타 기획자들이 본받고 인정해줘야 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 나라는 이 나라처럼 보도자료만 홱 뿌리면 알아서 기면서 써주는 동네가 아니다!)

4. 그러나, 그것이 자신의 이름을 건 한국 기획사의 이미지 상승이나 소속 가수들의 음반판매를 위한 매개로 이용하려는 의도가 보인다는 것이 이 기사, 아니, 보도자료가 가진 치명적인 '찌라시'성 요소이다. 게다가, (필자의 성급한 가설이지만) 언젠가 있을지 모를 박진영 본인의 국내 뮤지션으로의 컴백의 초석을 닦기위한 백그라운드 마련의 과정일 수도 있다라는 생각이 드는건 왜일까? (SM의 이수만 같은 경우는 적어도 현역에서 은퇴한지 한참 되었고, 그가 가수를 다시 한다고 해도 그가 슈퍼주니어처럼 춤추진 않을것 아닌가? 하지만 박진영은 그렇게 늙지 않았다.) 정말 박진영 본인이 미국에서 작곡자로 성공하고 싶다면 처음에 그랬던 것처럼 좀 더 조용했으면 좋겠다. 음반의 결과물이 어떠하였든 적어도 자신의 작업에 몰두하는 기간 동안에는 쥐죽은듯이 조용하게 사는 다른 '음악 밖에 모르는' 뮤지션들의 모습만큼은 그가 좀 배웠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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